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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01
씬/1 초등학교 교실 (D)
사립 초등학교 교실. 귀엽게 교복을 맞춰 입은 아이들.
찰랑거리는 긴 머리에 분홍색 머리띠를 한 세나. 분홍색 가디건, 분홍색 공책, 볼펜까지 분홍색이다.
서 있는 세나는 난감한 표정. 뒤쪽에서 여자 아이들이 킥킥 웃고 있다.
선생님은 어제 프린트 물을 나눠줬다는데 세나는 받지 못했다. 세나를 왕따 시킨 분위기.
선생님 화가 나서 프린트 물을 흔들며 세나를 추궁하는데. 세나 이걸 어쩌나 하는 표정.
그때 쓱 세나 앞으로 밀어지는 노트. 동그라미 친 답이 노트 귀퉁이에 적혀 있다.
세나 의외다 옆자리의 짝을 보면, 창으로 들어온 햇빛을 받은 소년의 단정한 프로필이 시야에 가득 들어온다.
씬/2 초등학교 건물 현관 (오후)
토요일 오후. 텅 빈 것 같이 고요한 학교. 현관 밖으로 보이는 운동장에 비가 쏟아지고 있다.
세나 계단을 내려오다 소년의 뒷모습을 발견한다. 우산이 없는 듯 난감해하며 하늘을 보고 있는 소년.
자기 우산을 내려다보는 세나. 그리곤 소년의 뒷모습을 훔쳐보며 조금 설레인다.
소년의 옆으로 가는 세나. 세나 안녕 하자 안녕 하는 소년. 소년 더 이상 세나를 의식하지 않은 채 앞을 바라본다.
세나는 소년을 의식하며 천천히 실내화도 갈아 신고 우산도 털어보고 한다.
세나 흠흠 인기척을 내는데 소년 모른 척, 세나 망설이다 저기 하고 다가서는데 소년은 세나를 보지 않고 하늘을 내다본다.
세나 무안해진다. 자존심이 있지 그냥 휙 앞으로 걸어간다. 무안해서 운동장을 걸어가다가 멈춰서는 세나. 같이 가고 싶다.
세나 고민하다 결심하고 돌아보는데 그러나 이미 같은 반의 다른 여자아이가 소년에게 말을 걸고 있다.
같이 우산을 쓰고 세나의 옆으로 지나쳐 가는 두 사람. 세나 아쉬운 듯 돌아다본다.
빗속에서 두 사람을 언제까지고 보는 세나의 표정. (F . O)
씬/3 호텔 커피숍 (D)
마스카라가 칠해진 긴 속눈썹. 분홍색 립스틱이 칠해진 입술.
비싸 보이는 목걸이에 귀걸이 찰랑이는 머리. 명품 가방 옆에는 귀여운 부채가 놓여져 있다.
여전히 분홍색의 머리띠 분홍색의 원피스를 입고 있는 세나의 완벽한 모습. 생긋 웃는 세나.
조금 낡은 시계 줄 소박한 랜드로바형의 구두, 가방 옆에 놓여있는 문예지.
세나 앞에 마주 앉아 있는 승우. 단정한 얼굴에 단정한 차림. 세련되기 보다는 소박하고 건실하게 느껴진다.
다른 것보다 좀 두꺼워 보이는 노란색 넥타이 유행이 지나 조금 촌스럽게 느껴진다.
세나 : (관찰하던 세나 풋 넥타이 보고 웃는)
승우 : ? (그러다가 이윽고 자기 넥타이 확인) 아... 이상합니까?
세나 : (표정 웃는) 오래된 건가 봐요?
승우 : (싱긋 웃는) 한승우라고 합니다.
세나 : 저는 세나에요. 이세나. (표정)
화면전환. 세나와 승우 앞에 차가 놓여진다. 승우는 커피, 세나는 생과일 쥬스다.
세나 : 피아노과 나와서 그담엔 쭉 예술의 전당에서 일했어요. 하우스 매니저는 공연장 스케줄 짜고 관리하고 홍보도 하고
미술관으로 치면 큐레이터 같은 거예요.
승우 : 제가 하는 일 하고도 비슷하네요. 저도 스케줄 짜고 관리하고 홍보도 하거든요.
세나 : 그래요? (실망스러운)
승우 : 왜요?
세나 : 외교부 장관 비서시잖아요. 저는요.. 외교관은 다 007 같은 줄 알았거든요.
승우 : (커피 마시다 풉 하는)
화면전환. 승우와 세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승우 : 저희 아버님은 돌아가시기 전까지 철도청에서 근무하셨어요. 저희 고향의 역장이셨어요. (시계 보이며 웃는)
이게 아버님이 근속기념으로 받으신 기념 시계예요. 오래 된 거죠. 어째든 그래서 며칠씩 집에 못 오시곤 했는데
어머니도 음악 선생님이셔서 어릴때 낮엔 늘 동생과 저 둘 뿐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남동생은 지금 군대 가 있습니다.
세나 : (반가워서) 저희 집 하고 비슷하네요.
승우 : 그래요?
세나 : 저희 아버진 건설회사를 경영하세요. 그래서 건설 현장에 내려가시면 며칠씩 못 오셨거든요.
그리고 엄마는 예전에 앤틱 샵을 하셨기 때문에 프랑스랑 미국에 물건 사러 가셔서 늘 집이 비어 있었어요. (귀걸이 보이며)
이게 저희 엄마가 사다준 엔틱 진주 귀걸이에요. 러시아 공주가 했던 거래요.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래도 재밌죠?
어째든 그래서 저도 어릴 땐 오빠하고 늘 둘 뿐이었어요. 저희 오빠도 지금은 유학 가 있구요. 비슷하죠?
승우 : 그게.. 비슷한 가요? (하다) 뭐, 비슷한 거 같네요. (싱긋 웃는)
화면전환. 쥬스 마시는 세나.
세나 : (잔 놓으며) 아참, 다음 달에 미국에 마가렛 국무 장관이 온다면서요?
승우 : 그런 쪽에 관심이 있나요?
세나 : 아뇨. 그치만 저 마가렛 장관은 좋아하거든요.
승우 : 그래요? (웃는)
세나 : 그 사람 굉장히 특이한 버릇이 있다는데 아세요?
승우 : ?
세나 : 마가렛 장관이 브로치를 굉장히 좋아한데요. 그래서 회담할 때면 늘 브로치를 달고 나오는데 만일 회담이 결렬 될 거면
독수리나 표범 뱀 같은 무서운 모양의 브로치를 달구요 잘되는 날은 꽃이나 귀여운 동물 같은 그런 브로치를 단데요. 재밌죠?
승우 : 그런 정보를 어디서 들었어요?
세나 : 보그요.
승우 : 보그.. 라구요?
세나 : 잡지예요. 어째든 그래서 마가렛 장관한테는 티파니나 쇼메 같은 유명한 보석점에서도 서로 협찬하려고 한다네요.
정말 부럽죠?
승우 : (표정)
세나 : 저도 정치가나 될 걸 그랬어요.
승우 : (보는 그러다 결국 하하 웃고 만다)
세나 : ? (왜 웃지 하는 표정)
화면전환. 혼자 앉아 있는 승우. 그러다 시계 보고 선이란 게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구나 싶은.
커피 리필 해 달라고 손짓하는 승우.
씬/4 호텔 화장실 (D)
메이크업을 고치는 세나. 화장도구를 가방에 넣다가 문득 생각난 듯 핸드폰을 켜는데 문자가 들어온다.
어때 괜찮아? 하는 수지의 문자. 답장을 보내려고 하는데. 다시 삐빅 거리는. 깜짝~ 잘생겼니? 하는 은희의 문자.
답장 보내려고 하는데 다시 문자가 들어온다. 느낌이 어때? 스타일은 괜찮아? 너 옷은 뭘 입고 간 거야? 그 남자는 뭘 입었니?
뭐 하고 있어? 쉽게 에프터 약속하지 마. 대답 안 해? 당장 문자 보내!
차츰 소리 커지며 겹치는 소리. 시도 할 때마다 계속 문자가 들어오는. 몰려드는 문자.
에이 모르겠다 포기하고 탁 닫아 버리는 세나. 거울속의 자신의 모습 살피고 역시 거울은 못 믿겠다.
핸드폰으로 한 장 찰칵 찍는 세나~ 전송을 누른다.
씬/5 호텔 수영장 (D)
긴 의자에 앉아 썬텐 하고 있는 화려한 분위기의 수지와 은희 색색의 과일 음료가 놓여져 있는 사이드 테이블에
드르륵 핸드폰이 울리자 똑 같은 포즈로 벌떡 일어나 핸드폰을 열어 보는 두 사람. 세나의 포즈 뜬다.
수지 : 아니 또 핑크야? 촌스럽기는..
은희 : (문자 보내는) 원래 세나가 핑크 공주잖아. 그래도 오늘은 스타일은 얌전하잖아~
수지 : 뭐해?
은희 : 남자 사진도 좀 보내라구.
수지 : 어 맞다 그게 젤 중요하다. (열심히 문자 보내는 두사람)
씬/6 호텔 커피숍 (D)
핸드폰 들고 오는 세나. 핸드폰으로 몰래 찍으려고 승우 쪽 보는데 그러다 멈칫.
햇빛 쏟아져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있는 승우의 실루엣. 예전 소년의 실루엣이 겹쳐진다.
세나를 돌아보는 승우. 아, 들고 있던 핸드폰을 감추며 배시시 웃는다.
화면전환. 승우와 세나 이제 할 말도 떨어져 가는 듯 번갈아 시계를 본다. 그러다
승우 : ..취미는 뭐예요?
세나 : 그쪽은요?
승우 : 저는.. 사실 별로 없어요. 독서..?
세나 : 제 취미는 춤추는 거예요.
승우 : (의외의 대답 픽 웃음 나오는)
세나 : 그리고는 또 저, 정리하는 거 좋아해요 음.. 마음이 아플 때는 방의 가구 배치부터 시작해서 냉장고 정리, 책 정리까지
전부 새로 해요. 그리고 아, 저 친구들이랑 쇼핑 하는 거 좋아해요.. 또..
얘기 도중 종업원이 리필을 해주자 막 커피 마시려는데.
세나 : (무의식적으로 탁 잡는)
승우 : (마시려다 말고 놀라서) ?
세나 : 커피 너무 많이 마시지 마세요. 피부에 안 좋아요~
승우 : 아, 제가 어제 철야를 했거든요.
세나 : 그래도 커피 말고 레몬 쥬스를 드세요. 피로엔 레몬 같은 강한 산성 과일을 먹는 게 좋거든요. 뇌의 피로를 회복해주는
꿀을 넣거나 피 순환을 돕는 녹차를 섞으면 좋대요. (백에서 수첩 꺼낸다) 제가 만드는 법 적어 드릴게요.
승우 : 아, 괜찮아요..
세나 : (벌써 열심히 적고 있다)
승우 : 저기.. (그러다 피식)
세나 : (아랑곳없이) 근데요 레몬은요 꼭 씻어서 짜세요. 농약 많은 거 아시죠? 이것도 적어 둬야겠네요. 레몬 짤 때는..
(진지하게 적는다)
승우 : (결국 다시 웃음 터트리는)
세나 : (보면) ?
승우 : (아닌 척 헛기침 하는)
씬/7 호텔 앞 (D)
걸어 나와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헤어지려는 승우와 세나.
세나 : 그럼, 지금 바로 관저로 들어가셔야겠네요.
승우 : 내일 아침에 장관님이 일본에서 귀국하시거든요. 제가 귀국 브리핑을 준비 해야 해서요. 바래다 드리질 못해서 죄송합니다.
(자세 바로하고 인사하는)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세나 : 저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인사한다)
하고도 두 사람 서 있는데 택시가 오지 않는다. 어색한 두 사람.
그러다 승우 싱긋 웃는다. 세나 힐끗 쳐다보면
승우 : (웃는) 아, 긴장했는데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네요.
세나 : ?
승우 : (본다) 저.. 선보는 거 처음이거든요.
세나 : (놀란다) 정말요? 선을 처음 보셨다구요?
승우 : 네..
세나 : 저는 외교관이라서 선 많이 보셨을 줄 알았는데. 외교관들에게 선이 별로 안 들어오나 보죠?
승우 : 네? (표정 그러다가) 저기.. 실례가 안 된다면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세나 : ?
승우 : 아까부터 쭉 물어보고 싶었던 건데요. (보는) 세나씨는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요 ?
세나 : ?
승우 :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나요?
세나 : ..... (해본 적 없는)
씬/8 택시 안 (오후)
택시 타고 이동하는 세나. 창밖 바라보는 표정.
씬/9 외교부 장관 관저 앞 길가 (오후)
버스 정류장에 버스 멈춰서고 내리는 승우. 내려서 시계를 보고 가볍게 뛰듯 관저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씬/10 장관 관저 외경 (오후)
씬/11 장관 관저 비서실 (오후)
딱딱한 사무실 분위기가 아니라 영국식 서재 분위기의 비서실. 뒷마당으로 통하는 넓은 유리창이 있다.
들어오는 승우. 자기 자리로 가서 웃옷을 벗는 승우. 지갑이 툭 떨어진다. 지갑 속에 끼워졌던 쪽지가 떨어지는.
쪽지를 보는 승우. 이세나 000-000-0000
승우 뒤로 몇 대의 팩스로 현지 공관의 전신들이 들어온다. 잠시 쪽지를 보는.
그러다가 결정했다. 쪽지를 구기는 승우. 쓰레기통으로 던진다. 천천히 날아가는 모습. 툭 떨어지는.
전신들을 받으러 팩스로 가는 승우.
씬/12 세나의 부모 집 빌라 거실 (N)
세나 소파에 앉아 있는데 잡지 사진에서 빠져 나온 듯 캐쥬얼 웨어를 맞춰 입은 세나부 정일과 세나모 혜림.
세나 : 잘 모르겠어~
정일 : 모르겠어? 왜 모르겠어~ (하다가 아~ 알았다) 얼굴이 못생겼구나?
혜림 : 자기야. 생긴 게 무슨 상관이야~
정일 : 왜 상관이 없어. 나 잘생겼어 지 오빠 잘생겼어 얘는 못 생긴 남자한테는 적응이 안 된다구.
혜림 : 농담 하지 말아요~ (그러고는) 엄마는 좋은데 외교관 요즘 괜찮아.
딸들 시집보낸 엄마 친구들도 니가 외교관이랑 선본다니까 다들 왜 진작 외교관을 생각 못했을까 후회하는 눈치더라?
정일 : 뭐? 그런 거에도 유행이 있어?
혜림 : 당연히 있지! 예전에 유행은 의사나 법조계 이런 쪽이었지 뭐. 근데 너무 바쁘대. 사위 얼굴 구경하기도 힘들대.
개업식 때 얼굴 한번 보려고 병원 차려 줬다면 말 다했지~ (세나쪽으로) 그러니까 세나야.
세나 : 나, 한 가지만 물어봐도 돼?
정일,혜림 : ?
세나 : 엄마 아빠는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
정일,혜림 : ??? (얘가 왜 이러나 하는 표정)
씬/13 세나 방 (N)
공주님 방처럼 예쁘게 꾸며진 방이다. 세나 침대 위로 푹 쓰러진다. 이윽고 세나 스르르 눈 뜨는.
비젼) 햇빛에 반사된 승우의 실루엣.
창가에 서 있는 세나. 창밖을 바라보는.
씬/14 장관 관저 비서실 (N - 새벽)
창에 비친 승우가 일하는 모습. 소매 걷어 부치고 일에 열중한 승우.
단정한 이마에 몇 가닥 머리가 흘러 내려와 있다 후 불어 넘기는 승우. 자료를 던져 놓고 뻐근한 듯 목을 두드려 보는 승우.
커피포트에서 커피 따르다가 말고 잠시 멈칫 물을 따른다.
비젼) 커피 마시는 것 말리는 세나의 모습.
창 밖 바라보며 물 마시는 승우. 재밌었다 웃는 승우.
이미 창 밖은 새벽. 승우는 없고 사무실엔 간밤의 일한 흔적만 널려 있다.
여직원들 들어오는데 익히 알고 있는. 또 밤을 샜네. 웃으며 얼굴 마주보는 여직원 1,2 혜정과 지영.
혜정은 대강 책상을 정리하고.
씬/15 관저 응접실 (새벽)
지영은 환기시키려고 나와서 창문을 열려고 하는데 그러다 어? 본다. 사무실 쪽을 향해 언니~ 하고 부르는 지영.
혜정 보면. 지영 창밖을 가리키며 웃는다.
씬/16 관저 정원 (새벽)
바지를 걷고 맨발로 뒤뜰 잔디밭을 천천히 걸으며 브리핑 준비를 하고 있는 승우. 풀밭 위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승우 브리핑 자료 들고 중얼 중얼거리는 모습.
씬/17 관저 응접실 (새벽)
여직원들 마주보고 웃는.
지영 : (내다보며) 비서관님! 시간 다 됐어요~!
씬/18 뒤뜰 (새벽)
어, 창가 쪽 바라본다.
여직원들 시간 다 됐다구요~! 하는.
승우 아~ 네! 뛰는 승우. 그러다가 아차 돌아서 신발 주워서 뛰어 오는. 허둥대는 게 귀엽게 보인다.
씬/19 예술의 전당 외경 (D)
디졸브 되면. 팔랑 팔랑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세나.
씬/20 공연장 안 (D)
피아노 독주회 리허설. 무대 위에선 여류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클라이막스로 향해 가고 있다.
연주가 끝나자 세나 팜플렛 자료 들고 무대 위로 올라가는 모습.
씬/21 예술의 전당 라이브러리 (오후)
사다리까지 가져다 놓고 음악 관련 서적들을 정리하는 세나. 서적들 찾다가 그러다가 문득 위쪽 칸에서 뭔가 책을 발견한.
세나 탁탁 먼지를 털어본다. 보고는 이거다 하는 세나 표정. 보면 결혼 대백과 사전.
세나 : 결혼 대백과 사전? (하다 이거다 하는 세나의 표정)
(화면 전환) 책 정리는 까맣게 잊고 사다리에 앉아서 열심히 책을 읽는 세나.
누군가 지나가다 사다리를 건드린 듯 휘청 한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세나.
세나 : (꽉 붙들고 휴 하는 표정 그러다가 탁 책 덮으며) 무슨 결혼대백과 사전이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뭔지
이런 기본적인것도 안 나와 있는 건데! (괜히 흥 하고 책 닫는)
씬/22 공항 (D)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 정부 관료들과 외교부 직원들과 승우. 그리고 경호 요원들.
승우 이어폰을 끼고 후배, 윤비서관과 나란히 서있다.
윤비서 : 선배님 어제 선은 잘 보셨어요? 재미있으셨어요?
승우 : 글쎄.. (표정) ... 재미는 있었나? (하는데)
무전 : 무궁화 꽃이 피었다. 너구리가 망토를 벗었다. 대기바람. 오버.
승우 : 알았다. 오버. 착륙하셨군 가지. (하는데)
윤비서 : (흐~) 우리일도 이럴 땐 정말 007 같죠 선배님.
승우 : ?! (윤비서를 한번 본다 그러다 갸웃)
비젼) 007 같다던 세나의 모습이 스친다.
승우 : (피식 웃는)
씬/23 외교부내 기자 회견장 (D)
귀국 브리핑하고 있는 장관과 취재하는 기자들. 장관 뒤에 서 있는 승우와 비서관들.
씬/24 관사 정원 (D)
차에서 내린 장관 일행이 걸어 들어온다.
장관 : 다들 수고 했어요. 일본 회담 팀은 퇴근하고..
비서관들 : 수고하셨습니다.
장관 : 근데 말야.. 요즘 내 암호가 뭐야? 너구리?
비서관들 : (움찔)
장관 : 한비서
승우 : 네. (웃는)
장관 : 그런 소문이 있던데 너구리 맞아?
승우 : 다음 달에 암호를 바꿀 예정입니다. 장관님께서 원하시는 걸 말씀해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비서관들 : (다들 안심한다)
장관 : 외교관다운 정답이군. 한비서... 애인은 있어?
승우 : ...아니요.
장관 : 선은 좀 보나?
윤비서관 : (끼어들며) 얼마 전에 드디어 봤답니다.
일동 : (웃는)
장관 : 그건 다행이군. 일만 하지 말고 얼른 얼른 고르라고. 외교관일은 내조가 반이야. (한다)
승우 : (짐짓 웃는 표정)
장관 : 어떤 아가씨였나? (묻는) 선본 아가씨 말야. (하는데)
승우 : (표정)
씬/25 디자이너 샵 (오후)
쇼핑하는 세나. 화려한 입고 모델처럼 걸어 나와 거울에서 포즈 취하는 세나.
거울로 불쑥 들이밀어지는 수지와 은희의 얼굴 쇼핑하는 세 사람의 모습이
디자이너 샵, 모자 가게, 구둣가게 색색의 색조로 화면전환 된다.
옷 고르고 있는 세 사람. 각자 쭉 펼쳐 놓은 옷들을 점검해 보고 있는.
은희 :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거가 뭐냐구?
수지 : 그런 걸 왜 묻는 건데? 선이라는 게 당연히 조건으로 만나는 거지. 그런 걸 복잡하게 생각 하려면 연애를 하라 그래!
세나 : ...그래서 넌 뭐라고 생각하는데?
수지 : 나는 (생각) 후계자일까? 우리 아버지 사업 이어갈 후계자를 키우는 일이 내 결혼의 목표다.
우리 그룹 전체의 사활이 이 손에 달려 있다구~
세나 : (토닥 토닥)
은희 : 나는 낭만이라고 생각해~
세나 : 낭만?
은희 : 응.. 나는 결혼하면 꼭 영국 노팅힐에 있는 휴 그랜트 옆집에 살 거야.
수지 : 은희야, 휴 그랜트는 노팅힐에 안살아! 몇 번을 말해야 알겠니.
은희 : 그냥 상상이나 해보는 거지. 니들은 정말 낭만을 몰라~
세나 : (토닥 토닥)
수지,은희 : (세나를 보면) 넌?
세나 : 음.... (표정) 글쎄....혹시...조건일까?... 아니면.. 돈? 음...그건 아니지... 그럼 외모? 능력? 배경? 문화? 별자리? 혈액형?
같은 취미? 식성? 종교? 철학? 나이차? 궁합? ..(끝없이 나오는)
수지,은희 : (토닥 토닥..)
씬/26 모자 가게 (오후)
모자를 쭉 늘어놓고 모자를 쓰고 있는 세 사람.
수지 : 너 그냥 그 사람한테 관심 있어서 이러는 거 아냐?
세나 : 뭐? 아냐~ 그 남자에게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 머릿속에서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니 세나야~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니 세나야~ 이러면서 그 질문이 하루 종일 생각나서 이러는 거야.
수지 : 그 남자 잘생겼지?
세나 : 응.
은희 : 세나야~ 만일 그 남자가 못생겼으면 그 질문이 계속 생각났을까?
세나 : (표정 아닐 거 같다)
수지,은희 : (토닥 토닥..)
씬/27 구두 가게 (오후)
잔뜩 구두 골라 와서 상자 쌓아놓고 구두 신어보고 있는 세나와 수지 은희. 바닥에 깔려 있는 색색가지의 구두.
세나 : 아니 뭐... 잘 생겼긴 했지만 성격은 무진장 촌스러워. 시골 출신에 공부만 한 스타일 있잖아. 분명 연애 한번 못해봤을 거야.
선 본 것도 나하고가 처음이라는데?
수지,은희 : ?
세나 : 왜?
수지 : 순진하기는~ 그 나이에 그 정도 직업에 선을 본게 처음이면 연애를 못 해본 게 아니라
지금껏 선을 안 봐도 될 정도로 연애를 많이 해 본거란 뜻이다.
세나 : (표정).. 그럴까?
은희 : 아니면~ 선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찐한 순애보적인 사랑을 했다던가~~ (하고 손 모은다) 음~ 낭만적이다~
세나 : .... 진짜..? (표정)
수지 : 어? 너 그 표정이 뭐야? 뭐니? 너 정말 그 남자한테 반했니?
세나 : (펄쩍) 아니야~ 난 아냐~ (하는데)
씬/28 승우의 아파트 (황혼)
책들이 가득 꽂혀진 서민 아파트. 거실의 책장 외에 여기저기 책들이 쌓여 있다.
작은 거실과 연결된 딸려 있다. 현관옆 욕실에 세탁기도 놓여 있는.
책 읽으며 세탁기를 돌리고 있는 승우. 라면 물 끓이는 승우. 라면 봉지를 뜯는데 핸드폰이 문자 메시지. 핸드폰 보는.
전화번호가 찍혀 있다. ‘신윤수’ 라는 이름. 승우 표정.
씬/29 BB-club 길가 (저녁)
뛰어 오는 승우. BB 클럽 아래의 꽃집에 걸린 초롱에 불이 밝혀져 있다. 승우 뛰어가는 표정.
씬/30 꽃집 안 (저녁)
뛰어 들어온 승우. 둘러 보는데
커다란 보르조이가 불쑥 튀어나오는. 승우를 보고 좋아한다. 휙익~ 개들을 부르는 휘파람 소리.
돌아보면 대걸레 들고 나오는 루이가 보고 있다.
루이 : (시계 본다) 16분. 음 기록인데?
승우 : (피식 웃는) 또 너야?
루이 : 나한테 그렇게 속고도 또 윤수 누나 온줄 알았어? 형도 큰일이다.
아직도 이 꽃집 번호로 호출하면 번번이 이렇게 뛰어 오는 거야?
승우 : 넌 줄 알았어.
루이 : 요 몇일 왜 안온거야?
승우 : 그래서 호출 한거야? 매일 보는 얼굴인데도 그렇게 보고 싶었냐? 루이야 내가 그렇게 좋으냐? (짐짓 목 끌어 안으면)
루이 : 하지마~~ 징그러. (한다)
승우 : (짐짓 웃는 표정) 정민이는 뭐해?
루이 : (윗층 의식하며) 우리 형이야 늘 돈 벌 생각뿐이지~
씬/31 BB-party 사장실 (N)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다. 집시풍의 헐렁한 흰 와이셔츠 차림의 정민이 직원들과 와인을 마시고 있다.
정민 : (향기 맡는) 이건 좋은데요? 이걸 좀 더 주문하죠.
정민 다른 와인 쪽으로 발걸음 옮기다가 어? 문 앞에 서 있는 승우.
씬/32 BB-club (N)
시끄러운 음악의 클럽. 한쪽엔 드럼 피아노 등이 놓여 있는 무대가 만들어져 있고.
바에 서서 맥주 마시는 정민과 승우.
정민 : 뭐 하느라 요즘 안 들리냐?
승우 : 어제 그제 안 온거 가지고 왜들 이래? 니들 나랑 연애하니? (짐짓 웃는)
정민 : 너야 말로 연애하냐?
승우 : 뭐? (웃는다)
정민 : 낌새가 이상해서 그러지.
간단한 음식을 감각적으로 담은 접시를 가져다주는 루이.
음악 재즈로 바뀐다. 가수 나와서 노래 부르는. vonda sheparde - You belong to me 정도의.
루이 : (접시 내밀며) 승우형이 연애는 무슨 연애를 해?
정민 : 그래 그래 연애 말고 웬만하면 결혼을 해라. 대학 때부터 자취 했다며 혼자 산지 10년 넘은 거 아냐? 몸 버린다~
승우 : (정민 보며 웃는) 넌?
정민 : 난 직장도 갑갑해서 뛰쳐나왔는데 결혼을 어떻게 해?
루이 : (물 가져다주며) 우리 형은 결혼을 안 하는 게 한 사람을 구제해 주는 일이야.
정민 : 뭐?
루이 : 그리고 승우형도 다른 생각 하지마.
승우 : ..나도 결혼 하지 말라구?
루이 : 아니.. 승우 형은 윤수 누나하고 제일 잘 어울리니까.
승우 : (표정)
정민 : 아, 이 자식 정말.. 루이야 너는 왜 이렇게 솔직하냐? (표정) 귀엽게~ (짐짓 꼬집어 주려는)
루이 : 하지마~ (우씨 뿌리치는 영어로) 내가 뭐가 귀여워.
정민 : 얘 말은 듣지마. 원래 윤수씨 매니아니까. 야, 윤수씨는 진희 선배하고 결혼할 사람인데
승우하고 제일 잘 어울린다고 하면 어쩌냐? 지금 일본에서 둘이 같이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승우 : (표정)
정민 : 야야 만일 아직도 윤수씨 생각 그만하고 얼른 다른 여자를 만나.
루이 : 형은 왜 형 맘대로 다른 여자를 만나래?
정민 : 너야 말로 왜 자꾸 안되는 여자를 기다리라고 하는데? (하며 옥신각신하는데)
승우 : 나 선봤다...
정민,루이 : (정지) ?!
승우 : 선 봤다구. (짐짓 웃는)
정민 : (본다)
루이 : (보는)
승우 : (돌아서는 바에 기대서 무대 보며 웃는 표정) 음악 좋다~
정민,루이 : (두 사람 표정)
씬/33 거리 외경 (N)
쇼핑 가방 잔뜩 들고 걷고 있는 세나, 수지 은희.
세나 : 그렇다고 내가 그 남자를 좋아하는 건 아닐 거야! (믿고 싶은)
수지,은희 : (토닥 토닥)
세나 : 그 남자 말이 자꾸 생각나는 건 그냥 답을 잘 모르겠으니까 답답하니까 그런 거라구.
수지,은희 : 그래 그래.
세나 : (좀 안심이 된다)
수지 : 그 남자는 뭐라고 그러는데?
은희 : 그래 그 남자는 뭐래?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래?
세나 : 몰라.
수지 : 자기는 대답도 안하고 널 괴롭힌단 말야? 야, 그럼 우선 그 남자한테 물어보면 되겠네~!
세나 : (풀죽은) .. 전화 아직 안 왔어...
수지 : 니가 전화하면 되잖아.
세나 : 남자한테 먼저 전화 해본 적 한번도 없단 말야!
씬/34 BB-club 야외 테라스 (N)
셋이 야경을 바라보며 맥주 한 병씩 들고 왔다 갔다 하며 자유롭게 얘기 나누는.
정민 : (난간에 걸터앉아서) 전화 할 거야?
승우 : 전화해서.. (보는) ... 그래서 다시 만나면?
정민 : 만나면 정들고 정들면 사랑하는 거고 사랑하면 결혼 하는 거고.
승우 : 그렇게 간단 하냐? (웃는) 그럼... 그래 볼까?
정민,루이 : (보는 표정)
루이 : 선 봐서 결혼을 하겠다구? 승우형이?
정민 : 뭐 안 될 것도 없지 (하다가) 너 또 그 노란 넥타이 매고 갔냐?
승우 : (표정) ... 응.. (웃으며 끄덕)
루이 : 그거 윤수 누나가 선물 한 거라며.. 그걸 선보는데 매고 갔단 말야?
승우 :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서울에 계시는 고모가 하도 선을 보라고 하시길래 피해 다녔는데
결국 약속 당일 날 잡혀서 선을 보게 됐거든.
정민 : 그래도 많이 발전 했다. 니가 선을 다 보고... 어떤 여자냐?
승우 : 음 ...보자 (생각해 보는) 이쁘고 사랑 많이 받으면서 자란 것처럼 보였고.. 옷도 잘 입고~
루이 : (딱 잘라서) 형하고 안 어울려. (정민에게 입 막히고)
승우 : (팔짱끼는) 뭐.. 내가 알았던 여자는 윤수 하나밖에 없으니까.. 보는 것만으로도 사는 게 힘들어 보이던 윤수와는
정 반대라고 할까?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넘어져 본적 없이 쭉 그림같이 행복하게 즐겁게 그렇게 살아온 아가씨?
정민 : (표정 그러다가 짐짓) 음.... 딱 내 타입이네.
승우 : 그래... 괜찮았어 나쁘지 않았어. 이번에 선보러 나가면서 괜찮으면 한번 잘 해볼까 마음 먹었었어. 근데..
정민 : (핸드폰 내민다) 전화해.
승우 : 뭐?
정민 : 당장 전화하라구.
루이 : (정민보고) 형은 가만 좀 있어봐~
승우 : (받는 한참 본다) 정민아..
정민 : ?
승우 : 근데 어쩌냐...나 그 전화 번호 버렸는데.. (하는 표정)
씬/35 세나 방 (N)
침대에 누워 있던 세나 벌떡 일어난다. 뭔가 결심한 표정.
씬/36 승우의 아파트 작은 방 (D)
출근할 준비를 하는 승우. 옷장을 열고 무의식적으로 노란 넥타이를 꺼내 든다. 넥타이 매는.
그러다가 책상위에 놓인 가방 드는데 책상위에 놓인 사진틀이 눈에 들어온다.
윤수와 승우의 사진이 보인다. 승우 노란 넥타이를 매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진희와 윤수 승우의 사진.
넥타이 푸는 승우. 던지고. 옷장문 다시 여는. 쭉 걸린 다른 타이들을 보는데 맘에 드는 게 없다.
탕 옷장 문 닫는 승우.
씬/37 백화점 넥타이 매장 (오후)
넥타이 고르고 있는 승우. 핸드폰 벨이 울린다. 승우 주머니를 뒤지며 핸드폰을 찾는.
승우 : 네, 한승웁니다.
세나 : (소리) 저기...
승우 : 네..말씀하세요.
세나 : 저, 안녕하세요? 저, 세나예요. 이세나.
승우 : (의외다 놀라는) ?
세나 : (소리) 왜 몇 일전에 선 본,
승우 : 아.. 예. 알아요. 기억합니다.
씬/38 예술의 전당 벤치 (오후) / 넥타이 매장 (오후)
퇴근하려고 나온 세나. 초록색 나무들을 배경으로 서 있다.
세나 : 놀라셨나 봐요. (표정) 저.. 아무래도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전화 드렸어요.
매장 붉은 색조의 포스터 밑에 서 있는 승우.
세나 : 저 이렇게 선보고 제가 전화하는 거 처음이거든요. 물론 전화가 안 온 것도 처음이지만..
승우 : 아.. (미안한) 미안합니다. 전화 못해서.
세나 : 그냥 한 가지만 물어 보고 끊을게요. 근데 지금 전화 받기 괜찮으세요? 어디세요?
승우 : 여기.. (조금 쑥쓰러운) 백화점인데요.
세나 : ? 백화점이요?
승우 : 네.. 넥타이 사러 왔거든요. 그런데 무슨 (일이죠?)
세나 : (OL) 핑크로 사세요!
승우 : 네?
세나 : 넥타이요. 핑크가 어울릴 거라고 그때 내내 생각했거든요. 핑크로 사세요. 근데 거기 어떤 종류의 핑크가 있나요?
승우 : 어떤 종류요? (표정) 잠시만요... (다시 매장으로 다가선다)
매장에 서 있는 승우. 넥타이들을 쭉 보는.
세나 : (소리) 제가 보기엔 샤인 핑크나 펄 핑크가 어울리는데..베이지 핑크나 다크 핑크는 안 어울리니까 사지 마세요.
샤인 핑크로 고르세요.
승우 : (전화기 막고 매장 직원에게) 저기 샤인 핑크가 뭐죠?
직원 : (곤란한) 여기 담당하시는 분이 잠시 자릴 비우셨거든요?
승우 : 아 네... 알겠습니다. (하고 넥타이 다시 보는데)
세나 : (소리) 샤인 핑크 있나요? 요즘 디자인은 사선이 유행이예요. 샤인 핑크에 다크 퍼플이 들어간 게 제일 이쁘던데.
요즘 많이 나오는 디자인이예요... 그거는 없나요?
승우 : (어차피 못 찾을 거 포기하고 웃으며 듣고 있는) 저기요... (세나 쪽으로 몸 돌린)
세나 : (다시 화면으로 승우와 마주보게 들어온다) 그게 없으면 연두도 괜찮을 텐데.. (마주 선 두 사람)
승우 : 저기요..
세나 : (못 듣고) 핑크가 제일 좋구요. 그담엔 연두예요. 연두도 연두대로 어울릴 거 같긴 한데... 샤인 핑크는 찾으셨나요?
승우 : 저기...세나씨.
세나 : 네?
승우 : (웃는) 저 지금 솔직히 세나씨 얘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고 있어요.
세나 : 그래요? (어쩌나 하는 표정)
승우 : 그냥 제가 (고를게요)
세나 : (얼른) 그럼 제가 가서 골라 드릴까요?
승우 : ?! (표정)
씬/39 예술의 전당 앞 (오후)
계단을 뛰어 내려와서 차를 잡는 세나. 택시가 서자 좀 지져분하다..
급한데도 주저하다가 모범이 오자 아이 다행이다 번쩍 손들어 잡는다.
씬/40 백화점 로비 (오후)
기다리고 있는 승우. 일 관련 외국 잡지 보다가 일어난다.
왔다 갔다 하는 승우. 출입문 보는데. 애인들, 부부들, 아이들과 나온 가족들, 주말의 백화점 풍경.
엘리베이터를 잡으러 달려가는 엄마를 쫓아가느라 아이 뒤뚱 거리다가 넘어지는데 승우 어.. 달려간다.
출입문으로 들어온 세나. 둘러본다. 승우를 찾는. 그러다가 문득 시선 멈춘다.
아이를 일으켜서 먼지 털어주고 달래주고 있는 승우가 보인다. 아이를 보고 웃고 있는 승우.
세나 승우를 보는 표정. 어쩐지 두근거린다.
아이, 아이 엄마 고맙다고 하고 가고. 승우 잠시 보다가 그러다 돌아서는데 어.... 세나를 발견한다.
승우도 웃어 보이는데 세나 어떤지 어색해진다. 짐짓 웃는.
씬/41 넥타이 매장 (오후)
넥타이를 고르고 있는 승우. 온다는 기세와는 달리 뒤에 서 서 보고 있는 세나. 막상 만나니 쑥스럽다.
직원이 늘어놓은 핑크 색 넥타이를 보는 승우. 그러다 흘낏 세나를 본다.
승우 : (미소 띈 표정으로 짐짓 넥타이 보는) 넥타이 골라주러 온 거 아니었어요?
세나 : ....그러게요..
승우 : (웃음 나오는)
세나 : 친구들 꺼 골라주는 건 좋아하지만 우린 친구도 아니구...
승우 : (짐짓 이상한 색 고르는) 이거 어때요?
세나 : ! 어 그건 절대 아녜요. (휙 뺏는) 아니라구요!
승우 : (다른 손에서 다른 넥타이 보여준다) 이거죠? (핑크에 팥죽색 사선이 들어간 넥타이)
세나 : 맞아요 바로 그게.. (하다가) 지금 놀린 거예요?
승우 : 그럴 리가 있어요? 우린 친구도 아닌데... (웃는)
세나 : (짐짓 흘기는 표정)
넥타이 매 보는 승우. 세나 옆에서 보는 표정 금새 생글생글 거리고 있는.
세나 : 잠깐만요. (승우를 돌려 세운다) 요즘은 그런 매듭으로는 잘 안 매요. 제가 매 드릴게요.
승우 : 어... 저기요... (당황스럽다)
세나 : 요즘은 이게 유행이거든요 (척척 매는)
승우 : (이걸 어쩌나.. 서 있는 표정)
세나 : (의식 못하고) 자아~ 이렇게 약간 비틀어서~ 다됐다. (뒤로 물러선다) 흠 좋은데요?
승우 : (거울 보는 좀 어색하다)
세나 : 좋죠? 그죠?
승우 : (세나 좋아하는 것 보고 웃는) 좋은데...
세나 : 아, 이렇게 매면 윗분들이 싫어하시려나? 그럼 안되죠. (자문 자답) 외교관은 공무원이잖아요.
공무원은 이런 거 안 할 거 같애. (푸는) 다시 매드릴게요. (다시 매려고 달려드는데)
승우 : (웃으며) 아.. 제가 할게요. (다시 넥타이 매는 표정)
세나 : ...네... (하고 거울보며 조금 아쉬운) 이뻤는데...
승우 : (위로하듯) 그러게요 이뻤는데... (넥타이 매다가 옆에 세나 흘낏) 근데.. 물어 보고 싶은 얘기가 뭐예요?
세나 : (그제 서야) 아아~ (잊어버렸다)
승우 : (그럴 줄 알았다 피식 웃는)
씬/42 BB-club (저녁)
아직 손님이 없는 클럽.
마주 앉아 있는 승우와 세나. 바에서 보고 있는 정민과 루이.
승우 : 물어 보고 싶은 얘기가 뭐예요?
세나 : (막상 물어보려니 이상하다) 그게.. (하다가 쑥스럽다) 막상 물어보려고 하니까 이상하네요...
승우 : 뭔데요? (웃는)
하는데 울리는 세나의 핸드폰. 세나 확인하면 수지의 메시지.
세나 : 저기 잠시 만요.
승우 세나 간 쪽 보다가 돌아앉는데 앞 보면 어느새 앉아 있는 정민과 루이.
루이 : 뭐야? 진짜 다르잖아. 형 취향 아니잖아. 아직 어린애구...날나리 같은데?
승우 : (웃는)
정민 : (간 쪽 보는) 그렇지? 내 취향이지? 아직 어리고 날나리구.
루이 : (정민 흘기는 그러다가) 전화 번호 버렸다며?
승우 : ....어 그게 그렇게 됐어~ (웃는)
씬/43 BB-club 룸 / 요가 도장 / BB-club 홀 (저녁)
클럽 룸에서 전화 걸고 있는 세나. 요가 도장에서 요가 하는 수지. 우당탕 자세 무너지며 핸드폰 고쳐 잡는 수지.
수지 : 뭐? 결국 그 남자를 만나러 갔다구?
세나 : 응.
은희 : (같이 하다가 옆에서 보는) 만나러 갔데? (자세 무너져 수지를 덮치는)
세나 : 근데 막상 앞에 놓고 결혼에서 중요한 게 뭐냐고 왜 그런 말을 물어봤냐고 말 하려니 이상해서 이거 물어봐도 될까?
수지 : (은희에게 깔려서) 글쎄.. 그런 말을 하면 그 남자 니가 자길 좋아한다고 오해할거 같은데?
세나 : ...그렇지?
수지 : 너 솔직히 말해 봐. 진짜 그 남자 좋아하는 거 아냐? 그 남자가 맘에 드니까 그게 궁금했던 거 아니냐구.
세나 : 뭐야?
홀에서 얘기 나누는 세 남자의 모습이 들어온다.
정민 : 그러니까 할 말이 있어서 찾아와서는 넥타이까지 골라줬다~
루이 : 할 말이 뭐래?
승우 : 글쎄 나도 모르지.
정민 : (쯧) 어린 것들. 니들은 그러면서 무슨 사랑을 한다고.. 그건 진짜 할 말이 있단 얘기가 아냐.
승우 : 뭐?
정민 : 니가 전화를 안 하니까 저쪽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서 만나자는 얘길 그렇게 한거잖아. 내 생각엔, 이제 나와서 그럴 거 같다.
할 말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별게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건 더 이상 신경쓰지 마세요.
승우 앞에 앉는 세나.
세나 : (짐짓 웃으며) 할 말이 있었는데요. 생각해 보니 별게 아니었던 거 같애요.
승우 : (바 쪽의 정민을 보는 표정)
루이 : (와 정민 쳐다보면)
정민 : (음 끄덕 끄덕 하고 예스 한다)
세나 : 그러니까 그건 더 이상 신경 쓰지 마세요.
승우 : (정민 보고 다시 세나 보는) 신경이 쓰이는데요. 물어보고 싶은 말이 진짜로 뭐예요? ...(본다)
정민, 루이 : (보는)
세나 : (표정)
승우 : 뭔데요?
세나 : 그게.. 음.. (그러다가 에라) 결혼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뭐죠?
승우 : ...! (표정 대답 못하는)
세나 : (불안하게 보는) ...저기 제가 한 말을 오해하진 말아 주세요. 선 보고 나서 내내 그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아서요.
승우 : (계속.. 그러다 짐짓 싱긋) 오해 안해요. ....아, 내가 (세나씨에게) 그런 말을 했었군요?
세나 : (보는 표정) 네?
승우 : 아, 그 질문 예전에 누군가가 저한테 했던 거였거든요. (하는)
씬/44 길가 (저녁)
차를 잡아 주는 승우. 매연을 뿜는 택시가 오자 얼굴을 찡그리는 세나.
승우 힐끗 보고 손을 들다 만다. 택시 운전사 서려고 하자 승우 세나 모르게 약간 고개를 젓는. 택시 지나가고.
택시 지나가자 좋아하는 세나. 승우 재밌다는 듯이 세나를 본다 그러다 짐짓 옆으로 가면
승우 : 차가 잘 안 잡히네요.
세나 : 괜찮아요. 시간이 걸려도 좋은 차 잡히면 좋겠다. (길 보면)
승우 : 여기서 집이 가깝다고 했죠?
세나 : 네. 한... 차타고 10분 걸릴걸요?
승우 : 그럼 걸으면 한 30분 정도...걸어가죠? (보면)
세나 : 네?? (표정) 저기.. 30분인데... (보는 그러다) ..네.
씬/45 세나의 집 근처 길가 (N)
산들 산들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장미 넝쿨이 우거진 주택가. 걷고 있는 두 사람. 약간 거리를 두고 걷고 있다.
승우 : (본다)
세나 : (시선 느끼고) ?
승우 : 잘 걷네요 뭐.
세나 : (약간 불만) 쇼핑 좋아하는데 잘 못 걷는 건 말이 안되죠~ ... 걷긴 잘 걸어요. 근데.. 좋아하진 않아요... (표정)
승우 : 난 걷는 거 무지 좋아하는데... (하다가) 그때는 걸어서 다녔다... 걸어서 다녔다
통인동 집을 떠나 삼청동 입구 돈화문 앞을 지나 원남동 로타리를 거쳐 동숭동 캠퍼스까지 그때는 걸어서 다녔다...
세나 : (본다)
승우 : 시 예요. (웃는) 전공이 국문과예요.. (긁적) 그때 말 안했나? 그날 참 얘기 많이 한 거 같은데..
선이란 게 정작 중요한 얘긴 안하게 되나 봐요.
세나 : (본다)...(승우가 시선 느끼고 보자) 본 중에 제일 길게 말한거 알아요?
승우 : 네? (하다 하하 웃는)
세나 : 그 담은요?
승우 : (보는)
세나 : 시요 그담은요.
승우 : 음... 먼지나 흙탕물 튀는 길을 천천히 걸어서 다녔다 요즘처럼 자동차로 달려가면서도 경적을 울려대고 한발짝 앞서 가려고
안달하지 않았다 제각기 천천히 걸어서 어딘가 도착할 줄 알았고 때로는 어수룩하게 마냥 기다리기도 했다...
세나 : (보는 다시 승우 훔쳐보는데)
승우 : ? 왜요?
세나 : 정말 많이 닮았다.
승우 : ?
세나 : ...저기 예전에 초등학교 때 부반장하고 닮은 거 같아서요... 선 본 날 그렇게 생각했는데...제 짝이었어요..
걔도 시 좋아하고 말 잘 안하고 또 반듯하고 성실하고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다른 사람들도 잘 도와주고... (아련한)
비젼) 공책 밀어주는 남자 아이. 햇빛속의 실루엣.
승우 : (싱긋) 음... 그 남학생 좋아했어요?
세나 : (금방 새침) 전 짝사랑은 안 해요. 얼굴도 기억 안 나는데요 뭐.
승우 : (웃으면)
세나 : 정말이예요. 정말로 별로 안 좋아 했어요. (그러다가) 물론 걔도 절 안 좋아했지만..
이상하게 그런 사람들은 절 안 좋아해요... 그게 제 콤플랙스예요.
승우 : (보는)
세나 : 물론! 나머지 사람들은 다 절 좋아하지만. (웃는)
승우 : (..하하 웃는 그러다가 흘낏)
세나 : 근데..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예요.. 대답 안 했잖아요~
승우 : (보는 그러다가 싱긋) ..옛날엔 나도 알고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짐짓 웃는)
어쩌죠? 그것 때문에 왔는데..
세나 : (다른 쪽 얼굴 돌리며 머쓱) 뭐.. 꼭 그런 건 아니고.. (한다)
씬/46 세나의 집 앞 (N)
세나와 승우 마주 서 있다. 승우 세나의 집을 올려다 보는데 솔직히 너무 크고 화려하게 느껴진다.
세나 : 데려다 줘서 고마워요. (하고) 다음엔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뭔가 이상하다) 아.. 다음은 우리 안 만날지도 모르고...
승우 : (싱긋) 다음엔 제가 저녁 살게요.
세나 : (! 예의상 한말일까?) ...언제요?
승우 : ...네?... 음.... (뭐라고 하나 망설이는데)
세나 : (표정 그러다 반짝) 그럼 저희 피아노 독주회 보러 오실래요?
승우 : ... (이윽고 끄덕)
세나 : (활짝 웃는 표정)
씬/47 예술의 전당 (D)
커다란 독주회 포스터 걸린다. 만족스럽게 보고 있는 세나.
씬/48 관저 비서관 실 (D)
들어오는 승우.
승우 : (전화기에) 장관님 외교부로 나가십니다. 차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한편에 놓여 진 거울에 가서 옷을 제대로 갖춰 입다가 넥타이를 본다. 한번 세나가 매준 대로 넥타이를 매 본다.
안되겠다 피식 웃으며 본래대로 매는데 윤비서관 들어온다.
승우 : 어 ... 이번 주에 확대 미팅 잡아줘.
윤비서 : 아, 또 철야해야겠네.. 금요일 어떠세요?
승우 : 금요일.. (하다가) 아 그날은 안되는데. 약속 있어.
윤비서 : 약속이요? (약속 거의 없었던) ..혹시 데이트?
승우 : (싱긋).. 아니. 음악회. (하는데 핸드폰 울린다 ? 보는)
씬/49 기차 역 (D)
승우 편안한 차림으로 기다리고 있는.
기차역에서 나오는 숙희. 구식이지만 단정한 투피스 차림. 승우와 비슷한 인상으로 단아하고 작은 체구.
승우 : (반갑게 손들어 보인다) 어머니!
숙희 : 승우야! (웃는)
씬/50 승우집 근처 시장통 (D)
숙희 시장에서 이것저것 사고 있는 모습. 야채 사서 건네받으며 많이 파세요~ 하고 인사하는.
그런 숙희를 보는 승우의 시선 부드럽다. 승우 잔뜩 손에 봉지 들려 있다.
승우 : 그냥 바로 집으로 들어가자니까 뭐하러 이런 걸사요? 혼자서도 잘 해 먹고 다니는데.
숙희 : 너 잘 하는 거야 알지. 그래도 집에 밥 그립지 않든? 엄마가 해 주는 밥 먹고 싶지 않았어?
승우 : 당연히 먹고 싶었죠. (웃는) 근데 왜 갑자기 올라오셨어요?
숙희 : 어.. 그게... (표정) ...승우야 너 선 봤니? 고모가 보라는 선 봤니...?
승우 : (아, 그것 때문에 올라 왔구나 다른 의미로 알아듣는) 고모가 말했어요? 말하지 마시라고 했는데.
숙희 : (차분한) 왜 말하지 말라고 해... 얘길 해줘야지.
승우 : 아직 어쩔지 마음도 안정했고 어머니 그 말 들으면 바로 올라와서 결혼시키시려고 할까봐 무서워서.. (웃는)
숙희 : 그 선 그만 두자.
승우 : ?
숙희 : 그만 둬. 혹시 마음에 들었더라도 그만 둬. 응? (본다)
승우 : (표정)
씬/51 골프장 외경 (D)
골프 치러 온 세나의 가족들.
정일과 혜림은 기다리며 차양에 앉아 있는. 필드에서 세나 치는데 팔짝 팔짝 좋아한다.
정일 : 야, 우리 공주님이 기분 무지 좋은가보네? 필 받았어~
혜림 : 쟤가 요즘 ...그 남자 만나는 거 같애~ 그 집 고모가 전화 했어. 둘이 만나는 눈치라고.
정일 : 뭐? 근데 왜 우리한테 말을 안하지? (세나 보는) 우리 세나는 이 아빠한테 뭐든 숨기는게 없는 애였는데? 그거 거짓말 아냐?
혜림 : 질투해?
정일 : (표정) 이게 뭐 질투야.. (서운해서 세나 보다가 그러다가) 아, 난 싫어. 그 놈 맘에 안 들어.
담보고 뭐고 그런 조건도 찝찝하고. 아, 그리고 원래 딸 시집보낼 때는 우리 형편보다 나은 집에 보내야 하는 거 아냐?
혜림 : 이렇게 순진하다니까~ 요즘 돈 있는 집들은 좀 부족하게 데리고 와서 데릴사위처럼 만드는 게 유행이예요.
아, 우리보다 나은 집에 보냈다가 쟤 구박 받으면 어떡해? 세나 쟤가 할줄 아는게 뭐가 있어? 시집살이 못 견뎌~
시골에 있는 집 하나 해결해 주는 걸로 우리가 너무 이득 아냐? (보면)
정일 : (그래도 아쉬는 표정으로)
밝은 세나의 웃는 얼굴.
씬/52 승우의 아파트 (오후)
승우 심각한 표정. 숙희 국을 끓이고 있는데 거실쪽에서 숙희를 바라보는 승우.
승우 : 우리 집이 담보로 넘어간다는 말이예요?
숙희 : (썰고) 그래... (불 끄고 돌아보는) 미안하다.. 엄마가... 요전에 고모네 사업이 좀 어려웠을 때
우리 집을 담보로 보증을 서줬어. 근데 고모네 사업이 요즘 다시 안 좋아져서 빚을 갚을 수가 없는 입장이란다..
너 선본 그 집이 고모부한테 투자를 했데.. 우리 집을 담보로 잡고..
승우 : (표정) 그래서 저하고 제가 선본 그... 사람하고 잘되서 결혼하면 집이 안 넘어간다. 그게 고모 생각이었나요?
숙희 : 마음 상할 거 없어. 고모는 고모대로 다 좋은 방법을 찾아 볼 려고 했던 거고... 너도 결혼할 때 됐으니까...
당사자들은 모르게 하고 둘이 만나게 해서 서로 좋다고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그러더라. 좋지 않으면 그만이고...
그치만 엄마 생각엔 그건 아닌거 같아서... (하다가 문득 걱정) 혹시 그 아가씨가 맘에 들었던 건 아니지?
승우 : (잠시) 걱정 마세요.
숙희 : 그래 그럼 다행이구.. (웃는) 선 본 아가씨 마음 다치치 않게 얘기 잘하고 더는 만나지 말아. 응?
승우 : (표정) ..네.
씬/53 예술의 전당 음악 홀 몽타쥬 (오후 - 저녁)
시계 보는 세나. 곧 만난다.
스텝으로 일하고 있는 세나. 팜플릿이 놓이고 꽃들이 들어오고 착착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즐거운 표정으로 점검하고 있는 세나.
(시간 경과) 사람들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일을 하면서도 계속 승우를 기다리는 세나.
(시간 경과) 이제는 조금은 초조한 세나 시계를 보며 기다린다. 홀에 사람들이 거의 들어온.
아예 밖의 계단에서 기다리고 있는 세나. 기다리는 표정.
홀의 시계 정각 7시. 진행 요원들 문 닫는. 기다리던 세나 뛰어 들어간다.
피아노 연주가 시작된다. 뒤쪽에 서 있는 세나 조금 실망했다.
씬/54 대사 관저 회의실 (오후)
회의 주재 하는 승우. 비서관들과 정부측 관료들이 확대회의 하고 있는 모습.
벽에 걸린 시계를 보는 승우. 시간 넘어 있다.
씬/55 관저 정원 (N)
퇴근하는 승우. 걸어 나오는데 핸드폰이 걸려 온다. 번호를 보는.
누구 번호인지 알겠는 승우. 잠시 그러다가 헛기침하고 전화 받는 승우.
승우 : ...여보세요.
씬/56 예술의 전당 앞 계단 (N)
음악회 끝나고 사람들 내려가고 있는 계단. 세나 전화 걸고 있다.
세나 : 아, 저 세나예요. 이세나. 지금 어디세요? (웃는) 아~ 회의였군요. 아뇨 저 별로 안 기다렸어요..
오늘 공연 정말 좋았는데 아쉽네요. (그러다가 표정) ...네? 무슨 말이요? (웃는 표정)
씬/57 관저 정원 (N)
승우 : (표정) ....우리 사이에 이런 말 좀 우스울지도 모르지만.. (음) 우리... 더 이상은 만나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사이)
좀.. 생각해 봤는데.. 그게 좋겠어요. 죄송합니다.
씬/58 예술의 전당 계단 (N)
세나 : (의아하고 놀란 표정) .... (전화기 끊고. 표정)
씬/59 관저 정원 (N)
전화기 접는 승우. 조금 지친다. 정원에 서 있는 승우. 조금 .. 오래 서 있는 모습.
씬/60 세나의 몽타쥬 (D)
슈베르트의 “들장미” 가 들린다. 경쾌한 느낌.
<세나방> 머리 수건까지 쓴 세나가 방안의 인테리어를 바꾼다. 끙끙 거리면서 가구 배치를 다 다시 한다.
소파를 끌다가 꽈당 넘어지기도 하고. 색깔별로 쿠션을 늘어 놓는 세나. 색이 맘에 안 드는데? 다시 재배치.
갸웃하고 재배치 계속 바꾼다. 완전히 바뀐 방안 흡족하게 돌아보는 세나.
<주방> 가정부 아줌마 보고 있고. 주방 냉장고를 온통 뒤집어 놓는 세나.
열어보면 냉장고에 가지런히 든 지퍼 락. 일일이 포스트잇까지 다 붙어 있다. 흡족한 표정의 세나.
<서재> 서재를 정리하고 있는 세나. 손 털고 보면 종류와는 상관없이 색깔별로 정리된 서고.
<정원> 정원 테이블에 앉아 가위를 들고 장미를 싹둑싹둑 자르는 세나. 화병에 가득 꽃꽂이를 하고 있다.
그리곤 장미 향기를 맡는 세나. 심호흡 하고.
세나 :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제 진짜 좋은 남자를 만나야지. (웃는) (F . O)
씬/61 기차 안 (D) (F . I)
승우의 창밖 보는 모습. 고향으로 가는 기차. 창밖을 바라보는 승우의 옆모습.
씬/62 호텔 커피숍 (D)
분홍색의 머리띠 분홍색의 원피스를 입고 있는 세나. 여전히 생글거린다.
한 남자하고 앉아 있다. 부유한 분위기이다.
남자 : 한태석 입니다.
세나 : 저는 세나예요. 이세나.
화면전환.
세나 : 피아노과 나와서 그담엔 쭉 예술의 전당에서 일했어요. 하우스 매니저는 공연장 스케줄 짜고 관리하고 홍보도 하고
미술관으로 치면 큐레이터 같은 거예요.
남자 : 재밌겠군요. 저도 좀 그런 쉬운 일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세나 : (웃는 표정 잃지 않으며) 네에~
화면전환.
남자 : (열번) 저희 아버님은 자수성가해서 기업을 일으키셨고 어머니는 화가셨던 외할아버님으로부터 미술적 재능을
이어받으셔서 미술관 같은 문화사업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그래서 저의 형제들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는 경영수업을
어머니로부터는 문화 수업을 받아 왔습니다. 행운이었죠. 어때요. 세나씨 댁과 좀 비슷하지 않습니까?
세나 : 네에~~ (표정) 뭐..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웃기가 점점 괴로워진다)
화면전환. 쥬스 마시는 세나.
세나 : ...취미는 뭔가요?
남자 : 아, 제가 취미 생활을 즐길 정도로 한가하지가 못해요. 세나씨는 어떠세요?
세나 : 제 취미는... (하다가) 독서예요.
남자 : 역시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세나씨 같이 아름다운 분들은 대부분 독서를 좋아하시더군요.
세나 : (표정)
화면전환 화장실에 다녀온 세나 걸어오는데. 남자 세나의 발을 내려다보는. 세나 자리에 앉자.
남자 : 근데 늘 그런 신발을 신고 다니시나요? 웬만하면 신발은 그렇게 높은걸 신지 마세요. 몸에 안 좋습니다.
자세에도 문제가 생길뿐더러 나쁜 습관은 2세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역시 여성은 여성이자 어머니 두 몫의 인생 아닙니까?
세나 : (싫다 이 남자)
씬/63 호텔 앞 (D)
시무룩한 표정으로 차를 기다리고 있는 세나와 남자.
세나 : (남자 보는) 저기 실례가 안 된다면 뭐 하나만 그냥 물어봐도 될까요? 아까부터 물어보고 싶었던 건데.
남자 : ?
세나 : (보는)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요?
남자 : 네에?
세나 :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었나요?
남자 : ???
세나 : (자기도 이상한 듯 갸웃 하는 표정)
씬/64 협소한 가옥 (D)
낡고 협소한 가옥을 보는 승우모 숙희.
승우 둘러본다. 천장도 낮고 전깃줄도 얼기설기 장판도 들떠 있는. 작은 방 두 개로 된 슬라브 가옥이다.
숙희 미소 띄고 있는데 승우 아니다 싶지만 말 못 하고.
숙희 : 좋으네... 괜찮아...
승우 : ..어머니. 그냥 서울 오면 어때요?
숙희 : (돌아본다) 됐어. 손보면 돼. 승준이도 제대하면 여기서 교편 잡을 생각이고 아버지 산소도 여기 있는데.. 가긴 어딜 가?
엄마는 맘에 드는데? (다시 보는)
승우 : (맘 아픈 그러다가 숙희에게) 제가 어떻게 해볼게요. 대출을 받아도 되구요.
숙희 : 말도 안돼. 빚 갚으려고 빚 더 낼래? (웃으며) 애도 참... (보면서) 청소하기 편해져서 좋기만 하다. 응?
승우 : (표정)
씬/65 시골 길 (D)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시골길. 승우모와 앞서가고 승우 뒤쳐져서 그렇게 걸어가는 모습.
웃으며 코스모스 따서 내미는 승우. 웃음 터트리는 숙희. 그러다가 그렇게 멀리서..
씬/66 세나의 집 앞 길가 (D)
걸어오는 세나. 승우와 걸어 올라온 길을 걸어오고 있다. 그러다 문득 뭔가 기분이 많이 나쁘다.
화가 나기 시작하는 세나. 다시 돌아서 걸어 내려간다.
씬/67 승우의 시골 집 (D)
단아한 분위기의 한옥집이다.
씬/68 앞 마루 (D)
방과 방 사이에 마루. 열린 문으로 뒷마당이 바로 내다보인다. 거의 정리된 분위기.
마루에 피아노가 덩그마니 놓여있다. 그 피아노를 천천히 만져 보고 있는 승우 모.
승우 바라보는 표정. 숙희 문득 승우 기척이 느껴져 돌아본다. 피아노에 손 떼는.
승우 웃어 보이는.
숙희 : (아닌 척) 다했니? (시계 보고) 어머 차 시간 다 됐네. 그러게 자고 가지도 못할 거 뭐 하러 내려왔어.
승우 : ...그냥요 어디로 이사 갈지 궁금해서. (그러다 피아노 만진다) 이거 못 가져가겠네?
숙희 : 응 놓을 자리가 없을 것 같아. 마을회관에 두면 어떨까? (한다)
승우 : (보다가 그러다가 짐짓) 아,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결혼해 버릴걸. (장난 반 진담 반)
숙희 : 뭐? (하다가 애도 참 웃는다) ...그래 그 아가씨한테는 신사답게 제대로 잘 거절했지?
승우 : ....(표정) 아뇨.. 어머니 아들 그렇게 신사는 아닌 거 같아요. (그러다가 기분 바꾸자) 야 이 피아노 그립겠다.
엄마. 그럼 마지막으로 노래 한곡 불러요.
숙희 : 뭐?
승우 : 엄마 노래 잘하잖아요. 자 노래 한곡~ (짐짓 신나하며 밀어서 숙희 앉히는) 박수! (박수 치는)
숙희 : 얘가~ (밉지 않게 흘기는) 뭘 부르라 그래~
승우 : 그거 불러 봐요. 들장미.
숙희 : 들장미? (하다) 음.. 그래 너하고 승준이... (표정) 윤수도 이 노랠 제일 좋아했지. 니들이 좋아하는 괴테 시지?
승우 : (끄덕)
숙희 : (전주 치는. 이번엔 베르너의 들장미) 웬 아이가 보았네~ 들에 핀 장미화 (그러다 멈추고) 얘, 너도 같이해 ~
승우 : (웃는)
숙희 : (전주) 웬 아이가 보았네~ 들에 핀 장미화~
승우 : (같이한다)
숙희 : 갓 피어난 어여쁜 그 향기에 반해서~ 정신없이 보내~ 장미화야 장~미화~ 들에 핀 장미화~~
화면 점점 빠지면 비젼)
젊은 숙희가 피아노 치면 피아노 주위에 모여 있는. 어린 시절의 승우와 윤수 그리고 조금 어린 승준.
씬/69 서울 역 (저녁)
걸어 나오는 승우. 그러다가 생각 난 듯 핸드폰 꺼내서 본다. 전원을 켜는 표정.
주머니에 집어넣는데 삐빅 울린다. 승우 보는. 그러다가 ?! 시간 확인해보는. 잠시 그러다가 휙 뛰어 가는 모습.
씬/70 관저 앞 길가 (저녁)
관저 보이고 좀 떨어진 버스 정류장에 이층 커피숍이 보인다.
승우 차에서 내려 확인하고 뛰어 올라간다.
씬/71 인근 커피숍 (저녁)
들어오는 승우. 둘러보는데. 허름한 커피숍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선보고 온 세나가 기다리고 있다.
커피 잔. 세나 승우를 돌아본다. 마주 보는 두 사람.
앉아 있는 두 사람. 승우 쪽에 레몬차와 세나 쪽에 커피가 놓여진다.
승우 : (시계 본다) 오래 기다렸네요. 핸드폰 꺼놔서 몰랐어요.
세나 : ...
승우 : 오랜 만이예요.
세나 : ...(그러다가 보는) 저 사실 화가 나서 왔어요.
승우 : ...저기 그때는 정말... (사과 하려는데)
세나 : (안 듣고) 전 화가 난걸 깨달을 때 까지 시간이 좀 걸려요. 그래서 좀 늦었어요. 그때는 몰랐는데 오늘은 꼭 따져 보려구요.
승우 : (표정) 그래요.. 나도 세나씨 이렇게 만나서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때는.. (다시 사과하려는데)
세나 : (OL) 저 오늘 선 봤어요. 근데 그 남자한테 제가 뭐라 그랬는줄 알아요? (사이)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요?
승우 : (표정)
세나 : 근데 그 말을 왜 했냐하면 저 그 남자가 너무너무 한심했거든요. 그래서 알았어요. 아, 그때 나도 그렇게 한심하게 보였구나!
(화가 난다) 내가 한심했어요? 그래서 약속도 그렇게 맘대로 깰 수 있었던 거예요?
승우 : 그렇지 않아요. (피곤한 눈을 눌러본다) 그런 거 아니었어요 (하다가) ....저기.. 제가 오늘은 좀...
이런 얘기 들을 기분이 아니예요. 그러니까 (다음에...)
세나 : 내 기분은요? 나 같은 사람하고 한 약속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 했나요!
내가 전화 안했으면 계속 아무 전화도 변명도 안하려고 했죠? 그죠? 맞죠? 약속은 지켜야하고 못 지킬 때는
최소한 연락은 해줘야죠. 어머니가 선생님이면서 그런 것도 몰라요?
승우 : (어머니란 말에 보는)...(누르고) ...그래서 사과하면 됩니까?
세나 : (표정)
승우 : 미안합니다. 사과해요. 그럼 이제 된 건가요? (일어나려면)
세나 : 저기요! (확 잡는)
승우 : ...! (화나는) 정말 피곤한 사람이군요!
세나 : ?!
승우 : (뿌리치는) 그렇게 항상 자기 마음대로예요? 남의 기분은 그렇게 안중에 없어요?
세나 : (표정 .... 그러다가.. 글썽)
승우 : (본다)... (그러다가) ... 미안합니다. 오늘 제가 좀 피곤해서..
세나 : ....(표정) 그렇군요. 근데 내가 화를 내서 더 피곤해 졌겠네요. 뭐, 괜찮아요.
원래.. 승우씨 같은 사람들은 나를 피곤해 하니까 안 좋아하니까..
승우 : (표정)
세나 : 그래도 승우씨가 음악회에 온다고 해서...마음이 좀 설레였어요. (표정) 그리고 오지 않아서.. 조금 속상했어요.
아니 많이.. 속상했어요.
승우 : ... (표정)
세나 : (더듬 더듬) 승우씨 같은 사람들한텐 내가 뭔가 모자라나봐요.. 나도 열심히 하는데.. (기어이 눈물 툭 떨어진다)
잘하려고 하는데.... (참아보려는데 투툭 떨어지는 닦는데 안되겠다) 미안합니다. 실례할게요. (나가는)
승우 : (잡지 못하고 이게 아닌데 하는 표정으로 앉아 있는)
그러다가 이윽고 확 쫓아 나가는 승우.
씬/72 길가 (저녁)
눈물 닦으며 걷고 있는 세나. 승우 뒤 쫓아와 세나를 잡는.
승우 : 세나씨!
세나 : (멈춰선다)
승우 : 세나씨...
세나 돌아보면 승우 보다가 다가오는 표정. 얘기해야하나... 잠시 망설이는 그러다가
승우 : 미안합니다.. 여기 오면서는 세나씨 한테 미안하다고 말 해야지 그랬는데.. 오늘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
고향집이 빚 때문에 넘어 가서 그것 때문에 집에 다녀 왔어요.
세나 : ?
승우 : (잠시 그러다가) 그 집, 저랑 제 동생이 태어나고.. 또 아버지가 돌아가신 집이예요. 근데... 그게 보증 때문에
담보로 넘어갔어요.. 그래서 제가 좀 힘들어요 오늘... (심호흡) 이 말 왜 하는 거냐면.. 제가 음악회 가지 않은 이유요..
그거 말하려구요. 우리 선본 거에 조건이 붙어 있었어요. 처음엔 몰랐지만 중간에 알게 됐어요.
세나 : (본다)
승우 : 우리 집 담보로 잡은 분들이 세나씨 부모님이세요.
세나 : !
승우 : 우리 선본 거에는 우리집을 세나씨 부모님들이 그대로 둔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어요. 세나씨하고 나하고 잘되면
그 빚 갚지 않아도 된다더군요. 그래서... 그때 그만 만나자고 한 거예요.
세나 : (표정)
승우 : 음... 오늘 세나씨 연락받고 여기 오면서도 그냥 이 얘긴 안하려고 했어요.
세나씨 한테 우리 집에서 세나씨 집에 빚졌다는 얘기 자존심 상해서 하기 싫었어요. 그리고 한 두 번쯤은 그냥 모른 척
결혼해 버릴까 그런 생각도 했어요. 그러니까 나는 세나씨가 생각하는 그런 반듯한 사람이 아니예요.
세나 : ... (시선 떨구는)
승우 : ..예전에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했던 결혼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거... 그거 나는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난 적어도 이렇게 빚으로 어떤 관계를 시작하고 싶진 않아요. (사이) 세나씨도 그렇죠?
세나 : (표정)
보는 세나. 보다가 그러다가 조금 웃는다.
승우 : ?
세나 : 넥타이...
승우 : (자기 넥타이 보는)
세나 : 바꿔 맸네요.
계속 세나가 매줬던 매듭이었던 승우. 승우 짐짓 웃어보인다.
승우 : 괜찮나요? (하는)
세나 : (짐짓 웃는)
승우 : ...언젠가 세나씨를 좋아할 자격 있는 그런 진짜로 반듯한 남자 만나길 바랄게요. 자 그럼... 안녕히 가세요.
세나 : (표정)
승우 돌아서 걸어가는. 걷고 있는 승우. 그러다 빗방울 떨어진다. 가방에서 우산꺼내서 펴는데. 그러다가 표정.
아직 커피숍 건물 처마 밑에 비를 피해 서 있는 세나. 생각하는 표정인데 그런 세나에게 확 내밀어지는 우산. 보면 돌아온 승우.
승우 : 이거.. 쓰고 가요.
세나 우산을 받아드는데. 그러고는 돌아서 빗속으로 걸어가는 승우. 세나 우산 쓰고 서 있는.
비젼) 공책 보여주던 소년의 모습 우산 주던 승우와 겹쳐지는.
그러다가 갑자기 세나 승우가 간곳을 본다. 세나 뛰기 시작하는. 빗속을 뛰는 세나.
씬/73 육교 (저녁)
승우가 건너간다. 세나 승우를 발견한다. 뛰어 올라가는 세나. 승우 건너 가다가.
세나 : 저기요!!
승우 못듣고 가는.
세나 : 저기요.... 승우씨!!
승우 : ? (뭐지? 그러다가 돌아 본다 세나를 발견하는)
세나 : 나는요~!
승우 : (보는)
세나 : (보는 표정) 나는.... (그러다가 눈물 고여 웃는) 괜찮은데요.
승우 : (보는)
세나 : 나는.. 괜찮다구요!! (하는)
세나 웃어 보이는 표정. 승우 잠시 보다가.. 이윽고 피식 웃는다. 이 여자를 어쩌지?
그런 승우를 보고 활짝 웃으며 뛰어 오는 세나. 진추하의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 음악이 흐른다.
씬/74 초등학교 건물 처마 밑 (환상)
음악연결. 크래딧이 올라가면서. 세나가 나오는데 부반장 남자아이 비를 보며 서 있다.
현실과는 달리 세나 망설이다 용기 있게 말을 건다. 돌아보는 남자. 처음으로 얼굴이 똑바로 보이는. 승우다.
세나 : 같이 쓰고 가지 않을래?
승우 : (잠시 그러다가 끄덕 한다)
빗속을 나란히 우산 쓰고 가는 두 아이들의 뒷모습.
세나 : (소리) 이제 그 애 얼굴을 알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