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승가를 분열시키고 부처님을 시해하려 한 데와닷따28)
악행을 한 사람은 두 세상에서 괴로워한다.
이 세상에서도 다음 세상에서도 괴로워한다.
‘내가 악행을 했다.’고 괴로워하고
악처에 태어나 더욱 괴로워한다.29)
28) 데와닷따는 부처님께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크나큰 존경을 받으시는 것을 보고 질투심을 느꼈다. 그래서 그는 부처님께 승가를 자기에게 맡겨 달라고 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얼토당토않은 말은 하지도 말라며 그를 심한 어조로 꾸짖으셨다. 그 일로 데와닷따는 부처님께 복수하리라고 마음먹고 세 번이나 부처님을 해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 후 그는 부처님께 다음과 같은 보다 강화된 다섯 가지 계율을 제안했다.
‘비구는 숲속에서만 살아야 하고, 비구는 신도들의 가정에 공양 초청을 받지 않고 탁발해 온 음식에만 의지하며 생활하고, 비구는 누더기로 만든 가사를 입어야 하며 새 천으로 만든 가사를 입어서는 안 되고, 비구는 나무 밑에서 살아야 하고 지붕 아래에서 살아서는 안 되며, 비구는 고기와 생선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승가의 화합을 해치는 데와닷따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하며 말씀하셨다.
“비구는 숲속에서 살아도 좋고 정사에서 살아도 좋다. 비구는 탁발을 해도 좋고 공양청에 응해도 좋다. 비구는 누더기로 만든 가사를 입어도 좋고 새 천으로 만들어 준 가사를 입어도 좋다. 8개월 동안 나무 아래서 지내는 것은 이미 허락했다. 비구는 허락된 고기는 먹어도 좋다. 하지만 허락된 것이라도 자기를 위해 죽이는 것을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 가는 것은 먹으면 안 된다.”
(먹어서는 안 되는 고기는 코끼리, 말, 개, 뱀, 사자, 호랑이, 표범, 곰, 늑대 고기이다.)
그런데 출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비구들 중 그를 추종하는 비구들이 가야시사에 모였다. 부처님께서는 사리뿟따 장로와 마하목갈라나 장로를 가야시사에 보내시어 그들이 악에 물들기 전에 되돌아오게 하셨다. 자기를 따르던 비구들이 떠나버리자 데와닷따는 크게 화를 내면서 피를 토했다. 그때부터 그는 중병에 걸려 아홉 달 동안 누워 일어나지도 못했다. 그는 아무리 해도 병이 낫지 않자 자기 잘못을 뉘우치며 제자들에게 부처님을 만나 참회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자들은 걷지도 못하는 데와닷따를 가마에 태우고 부처님이 계신 제따와나 정사로 향했다. 제따와나 정사 근처에 왔을 때 제자 들이 목욕하려고 잠시 가마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데와닷따가 몸을 일으켜 발을 땅에 내려놓는 순간 그의 몸이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몸이 점점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 겨우 턱만 남게 되었을 때, 그는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힘들게 게송을 읊었다.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 신들 중의 신, 중생들을 잘 길들이시는 분, 모든 것을 알고 보시는 분, 과거의 공덕으로 삼십이상(三十二相)을 갖추신 부처님께, 아직 남아있는 턱과, 아직 살아 숨 쉬고 있는 목숨을 바쳐 귀의합니다.”
데와닷따는 게송을 마치자마자 죽었고 즉시 아비지옥에 태어나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부처님께서는 그가 아비지옥에 태어났음을 말씀하신 다음에 게송을 읊으셨다.
29) 데와닷따는 악처에 떨어져 큰 고통을 받았지만 죽기 직전에 부처님께 귀의한 선업 공덕으로 십만 대겁이 지난 후에 ‘앗팃사라’라는 이름의 벽지불이 될 것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는 과거 여러 생 동안 수많은 악행으로 자신을 괴롭힌 데와닷따에게조차 큰 연민심을 내셨다. 그가 출가하지 않는다면 윤회를 벗어나는 선업의 씨앗을 심지 못하지만, 출가하면 미래에 윤회를 벗어날 선업의 씨앗을 심을 것을 아셨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데와닷따가 큰 악행을 저지를 것을 알면서도 출가시켜 결국 선업의 씨앗을 심게 하셨다. (비구 일창 담마간다, 『부처님을 만나다』, 428-434쪽 및 게송 163 각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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