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과 같으니....(마13:24)"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정녕 기쁨으로 그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시126:5-6)"
두 달 전에 교회 마당에 피마자 씨를 뿌렸습니다. 두 달이 거의 다 지나가도록 싹이 올라오지 않아서 씨가 죽어버렸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씨에서 싹이 올라왔습니다. 짓궂은 아이들의 등살에 결국 싹이 꺽여저버렸지만,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씨앗이 죽은 것이 아니라면 때가 이르면 싹이 올라온다는 것입니다. 너무 당연한 사실이지만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큰 격려가 되는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살았습니다. 그 말씀을 뿌리고 심고 있는데 아무런 변화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낙심이 되려할 때 이 사실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언젠가는 싹이 올라 올 것입니다. 동료 선교사님 댁에 방문했을 때 벽에 부쳐진 언더우드 선교사의 기도문을 보았습니다. 그가 처음 한국 땅을 밟은 후 보고 느꼈던 것이 지금 이곳 알바니아 상황과 얼마나 같은지 새삼 놀랐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가 한국의 미래를 내다보고 소망 중에 마무리했던 그 기도처럼 지금의 한국이 그렇게 변한 것을 봅니다. 이 땅의 미래에 대해 소망을 갖습니다. 언젠가 이들이 우리 모두가 한 형제 자매임을 알게 되고 동일한 주님의 이름 아래 성도의 반열에 서게 될 것을 바라봅니다. 오늘은 눈물을 흘리지만 기쁨으로 추수할 때를 기대합니다.
기도편지를 써야지 하고 마음을 먹으면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일이 시작됩니다. 벌써 5월 마지막 주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모두들 평안하신 지요? 주님의 은혜가 늘 함께 하시고 강건하시기를 소원합니다.
많은 관심과 기도로 도와 주셨던 알리아스의 교회 개척예배가 지난 4월 21일(어린이)과 22일(청장년), 은혜 중에 드려졌습니다. 알리아스로 이사한 후 지난 1년 동안 어린이 모임을 시작으로 청소년 모임과 영어, 태권도 강좌, 가정 성경공부 등으로 이어져 교회의 틀을 잡아왔는데, 그 결실(아니 또 새로운 시작이지요)을 보게 되어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요. 어린이 개척예배는 4월 21일 토요일에 70여명(평소보다 20-30명이 적게 나왔습니다)의 어린이들이 모여 감격스런 예배를 드렸고, 청장년은 4월 22일 주일에 130여명이 넘은 현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드려졌습니다. 개척예배는 한국 선교사님들의 공동의 작품(?)이었습니다. 모두 여러모로 준비와 진행을 도와주셔서 한국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교회개척을 감히 이룰 수가 있었습니다. 파송교회에서 담임목사님 내외분과 선교위원장 장로님 내외분을 비롯해서 8분이 이 개척예배와 저희들의 사역 격려를 위해 방문해 주셨습니다. 방문기간 동안 내내 비가 오는 궂은 날씨가 계속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방문팀과 저희들 모두에게 참으로 은혜로운 기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개척된 교회는 이곳 이름으로 '드리타 에 레'(Drita e Re)입니다. 한국어로 하자면 '새빛'(신광)이라는 뜻입니다. '전기'를 알바니아어로는 '드리타'라는 말로도 쓰는데, 전기가 없는 겨울에는 항상 '드리타'가 대화의 주제가 됩니다. 게다가 이곳의 영적인 어두움이 그리스도의 복음의 '새빛'으로 밝혀지기를 소망하면서 이 이름을 정했습니다. 또한 저희 파송교회의 이름이 '신광교회'인데, 뜻을 풀면 동일한 뜻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알바니아 땅에 새로운 빛의 교회가 시작된지도 한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교회가 시작되니 전보다 더 바빠진 것이 사실이고 이러 저런 일들과 준비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여호수아가 그 대적을 다 물리치도록 태양이 멈추었던 것처럼 우리의 하루하루의 시간을 늘려주시도록, 그리고 그렇게 생활하고 사역할 수 있기를 기도하기도 합니다. 어린이 주일 모임은 꾸준히 90여명 이상의 아이들이 참석해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주중에는 3차례로 나누어서 모임을 가지기 때문에 그런 대로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 주일에는 모두가 한번에 모이게 되어 장소도 협소하고 관리도 힘겨운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루 속히 함께 동역할 사역자가 있어야할 상황입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현재 '한알학교'를 위해 수고하시는 최형석, 엄유심 교사 선교사님 부부가 주일날 저희 교회에 참석하시면서 아이들과 청장년 예배를 돕고 찬양반주를 해 주시고 계신 것입니다. 앞으로 한알학교를 위해 헌신하신 남은 1년 동안 저희와 함께 일하시게 될 것입니다. 주일 청장년 예배는 우리 식으로 하면 중학생이상의 청소년들과 장년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잇습니다. 개척예배 이후 첫 예배를 기다리며, 과연 얼마나 예배에 참석하게 될까하고 마음을 조리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매주일 40명 정도가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고, 이중 현지인들은 주일마다 새로운 분들이 오고 가고 하면서 30여명 내외의 인원이 꾸준히 예배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더 많은 가정들을 심방하고 교제의 폭과 깊이를 넓혀가야 하는데, 그럴만한 여유가 없는 것이 저희에게 '딜레마'입니다. 매주일 주일 설교를 한편 더 준비하는 것도 저희 부부에게는 아직까지 쉽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언어가 부족하기만 한 것이 가슴을 답답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오늘 주일예배는 지난 개척예배 이후 느끼지 못했던 어떤 영적인 공허함 같은 것이 예배시간 내내 느껴져서 힘들기도 했습니다. 예배 후에 아내와 대화하는 중에 아내 역시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 설교 내용이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외치셨던 '천국이 가까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본문으로 천국과 지옥, 회개와 믿음에 관한 것이었는데, 영적인 싸움이 치열했던 것 같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기도의 도움이 더욱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동안 저희 교회와 팀 그리고 한국 선교사님들 사역에 몇 가지 새로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저희교회는 지난 부활 주일에 계란 300개를 동네에 나누면서 복음을 전했고, 3월말부터 페친에서 사역하시는 이미화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매주 주일과 월요일에 영어성경공부를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대표의 요청으로 현지 구호단체와 연결하여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을 돕는 일을 추진 중에 있으며, 새롭게 컴퓨터 강좌와 그 동안 휴강 중이던 태권도 강좌를 재개하려고 하며, 8월에는 제1회 여름 성경학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팀 일원으로 한국 대구지부 GMP 간사로 수고하던 이혜정 선교사가 페친사역에 합류하기 위해 지난 3월에 입국하여 언어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배정양 선교사님 가정은 셀리타 지역에 교회 개척을 위해 이사하신 후 준비 과정을 거쳐 6월 3일 주일에 교회 개척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페친 교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지도자 양성과정이 1년 이상 진행된 교육 과정을 마무리하고 7월중에 수료식을 거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6월에 복음교회를 시작으로 올 여름 성경학교가 교회 별로 진행되게 됩니다. 코소보에 나가 교회를 개척 중인 이성민 선교사 가정은 결혼 4년만에 아기를 갖게 되어 7월달 출산을 앞두고 있는 경사가 있습니다. 또한 클리닉 사역팀의 심재두 선교사님 가정은 그 동안의 병원 건물 건축을 마무리하고 지난 3월 22일에 '샬롬 클리닉'을 개원하여 진료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태권도 사역팀의 사역도 하나님의 은혜로 진행 중이며, 교회도 계속 부흥하고 있고 특히 청년들이 부흥하고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일하심과 또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기도의 결과임을 감사드립니다.
육신적으로는 힘들지만, 저희 가정은 주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일들의 증인이 되는 은혜를 누리고 있고, 아이들 역시도 모든 면에서 많은 성장과 진보를 나타내고 있어서 감사를 드립니다. 은진이가 조금씩 한글을 깨쳐가면서 글을 읽어가기 시작했고, GMP 본부나 지부, MK-nest의 관심과 도움, 그리고 때를 따라 보내주시는 사랑과 어린이날을 축하하며 받게된 선물들, 그리고 특히 후원교회의 방문을 통해 많은 격려와 자긍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은섭이는 시력이 나빠져서 안경을 착용하게 되어 좀 답답해하고, 명은이는 새로 나는 이빨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 거의 두 줄로 이가 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주님의 사랑 가운데 자라고 있고, 주님이 주신 꿈들을 가지고 자라고 있는 것이 감사합니다.
어려움 중에도 감사할 일들이 많고, 또 더 많은 간증들이 생길 수 있음을 믿습니다. 여러 후원자 여러분들의 삶에서도 동일한 축복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항상 여러분들의 사랑에 빚지고 있어서 갚을 길이 없지만 부끄러운 일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심으신 모든 씨앗들로 인한 풍성한 추수의 기쁨이 늘 여러분들의 삶 가운데 계속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1. 알바니아 선교에 적합한 선교사와 가정이 되도록.
2. 말씀과 기도와 성령으로 무장한 능력 있고 성실하며, 겸손한 선교사와 가정이 되도록.
3. 언어의 계속적인 진보와 언어로 인해 복음이 제한되지 않도록. 가정의 건강을 위해.
4. 새로 개척된 "드리타 에 레"교회의 부흥과 영적 전투의 승리를 위해. 함께 사역할 장단기 사역자들을 주시도록. 현재 사역을 돕고 있는 최형석, 엄유심 교사 선교사님들과 가정을 위해.
5. 지역 주민들과의 교제, 가정 방문 사역이 꾸준히 진행되고 전도의 문이 활짝 열리며, 진행 중인 사역과 계획 중인 사역들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져 가도록.
6. 아이들이 모든 면에서 균형 있는 성장을 해가고 주님이 주신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한알학교 교사 선교사들의 사역과 임기를 마치고 귀임 하는 유치부 담당 교사의 자리가 채워지도록.
알바니아에서 조태균·오현미·은섭·명은·은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