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낮술에 취하다, 용마아차산
1. 일자: 2021. 8. 7 (토)
2. 산: 용마산, 아차산
3. 행로와 시간
[용마산역(07:00) ~ 용마산(08:15) ~ 아차산(09:00) ~ 광나루역(10:10)]
대학 동문들과 용마산과 아차산을 올랐다. 오랜만의 만남이었으나 엊그제 다시 본 듯 금세 대화가 섞인다. 옛 벗은 본디 이물감이 없는 법이다. 사는 이야기와 옛 일들을 들추어내며 천천히 용마산으로 오른다. 저마다의 속도로 걷는다. 풍경이 환하게 뚫린다. 데크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하늘 밑에는 삼각산의 주봉들이 우뚝하고 그 우측으로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이 도열해 있다. 참으로 멋진 산들이 서울을 에두르고 있다. 조금만 다리 품 팔면 이리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는 건 큰 복이다.
그늘이 있는 벤치에 앉아 하나 둘 친숙한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묻는다. 이야기를 들으며 상들이 그려진다. 젊은 시절 추억을 나누었다는 것, 그래서 몇 마디의 말로써도 금방 상황 파악이 된다는 점이 놀랍다. 잘 된 후배들도 있고 돌아가신 분들도 계시다. 세월이 훌쩍 지나버린 느낌이다.
용마산 넘어 아차산 가는 길은 녹음이 짙다. 고개를 넘어서자 한강이 조망된다. 이번에는 서울 남쪽의 풍경에 압도된다. 300미터 초반 높이에 이런 화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산도 드물 것 같다. 급할 거 하나 없는 우보산행, 시원하게 펼쳐진 강남의 마천루를 바라보며 광나루로 하산했다.
뒤풀이 장소로 들어간 곳은 얼마 전‘백반기행’에 소개된 음식점이다. 막걸리와 생선구이를 안주 삼아 지난 그리고 남은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여름 한낮 햇살이 도로에 쏟아진다. 알딸딸하다. 기분 좋은 낮술에 취해 전철에 오른다. 기억에 남을 추억 하나가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