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3월 발생한 영화배우 고(故) 장자연 씨의 자살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문제적 영화' <노리개>가 18일 개봉한다.
열정적으로 취재하다 방송사에서 해직된 후 '고발하는' 인터넷 1인 매체 <맨땅뉴스>를 진행하는 열혈 기자 이장호(마동석 분)와 법조인 집안 출신인 김미현 검사(이승연 분)가 자살한 영화배우 정지희(민지현 분)의 사건을 파헤치면서, 한국 사회 권력층의 악마적 행각을 추적하는 게 영화의 줄거리다.
<노리개>는 개봉 전부터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을 영화로 다룬다는 소식에 투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고, 실제 영화 홍보를 위한 금액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했다. 상당수 배우는 노 개런티로 출연했다.
이 영화는 <헬로우 마이 러브>의 제작자로 2009년 영화계에 입문한 후, 로드 다큐멘터리 <환타스틱 모던가야그머>를 만든 최승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최 감독은 <노리개>의 시나리오부터 연출까지 홀로 해냈다. 데뷔작으로 선택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이다.
개봉 이틀 전인 16일, 서울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최 감독을 만났다. 최 감독은 <노리개>가 극적 효과를 통해 관객을 일깨우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뚜렷한 목적의식이 배어났다. 배우라는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 대접받지 못하는 장면을 그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도 설명했다.
힘든 작업을 마친 소회도 풀어놨다. 영화적 비평이 어떻든, 스스로 칭찬하고픈 심경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이 영화를 보는 게 힘이 든다고도 말했다.
비록 "외압은 없었다"고 했으나, 투자 유치 과정에서 발생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는 털어놨다. 난항을 겪었던 주연배우 캐스팅 비화도 공개했다. 차기작은 딱히 구상한 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더 대중적인 영화가 자신의 취향이라는 점은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이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노리개>는 최승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한국 사회 문제에 직구를 던지는 영화를 만들었다. ⓒ프레시안(최형락)
"더 극적으로 보이도록 그렸다"
프레시안 : 영화는 2009년 3월 발생한 고 장자연 씨의 자살 사건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굳이 이 주제를 영화로 만든 이유가 뭔가?
최승호 : 사건이 터졌을 때만 해도 진지하게 영화화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나는 꼼수다>에서 1심 판결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사건 발생 20개월 만인 2010년 11월, 고 장 씨 소속사 김 모 전 대표와 유 모 전 매니저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씩의 사회 봉사 명령을 내렸다. <편집자>) 두 해 동안 이슈가 된 사건이었는데 너무 축소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사의 난점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국민의 법적 상식과는 거리가 있다고 봤다.
<환타스틱 모던가야그머> 개봉 작업까지 끝낸 후, 무슨 작업을 할까 고민하다가 이 사건을 다루기로 마음먹었다. 넓게 봐서는 같은 업계의 사람이 당한 비극 아닌가.
제작 결심을 하고 처음 찾아간 곳이 수원지방법원이었다. 마침 2심 판결이 날 때였다. 소속사 대표의 형량은 더 낮아지고, 문건을 공개한 매니저의 형량은 유지됐다. 누가 더 나쁜 사람인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판결을 보고 난 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프레시안 : 제목을 <노리개>로 지은 이유는 뭔가? 여성 관객은 불편해 할 제목이다.
최승호 : 여성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노리개가 실제 나쁜 건 아닌데 언론에서 비슷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누구누구 성 노리개가 됐다'고 하지 않나? 좋은 말이 좀 안 좋게 변질된 것 같다.
나도 그런 의미(성 노리개의 의미)로 제목을 정한 게 맞다. 명사의 힘이 너무 컸다. 제작 과정에서 스태프들을 대상으로 제목을 공모했는데, 이보다 좋은 제목을 못 얻었다. 결국 내가 처음 정한 그대로 가게 됐다.
프레시안 : 실제 영화를 보면, 정지희가 인간으로서 대우받지 못하는 상징적 장면에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정지희와 현성봉 <한국신문> 회장(기주봉 분)의 섹스 신(scene)에서 정지희는 사람이 아니라 목각 인형처럼 보인다. 정지희가 룸살롱에서 현 회장을 접대할 때 자신의 이름을 굳이 또렷하게 여러 번 반복해 말하는 신도 자신은 배우임을 알아달라는 절박한 몸부림으로 읽힌다.
최승호 : 그렇다. 정지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개연성을 설명해야만 했다. 여성층은 불편하겠지만, 섹스 신도 그래서 넣어야 했다. 현 회장의 악마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영화에 부족하다보니, 이 장면에서 그 점을 부각시켜야 했다.
룸살롱 신의 경우,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도 고려했다. 내 이름이 뭔지, 내가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어필해야 한다는 부담이 그들에게 크다. 그런 부담이 폭발해, 현실 극복의 의지로 드러나는 장면을 그렸다. 그래서 굳이 정지희가 자신의 이름을 네 번이나 반복해 말한다. 인간적인 대접을 받지 못하는 그녀의 몸부림이다.
프레시안 : 시사회에 참석한 스타들의 기사를 살펴봤다. '공감한다', '연예계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더라. 실제 조사를 얼마나 했나? 비슷한 사례가 많던가?
최승호 : 세세히 조사했다. 정지희와 비슷한 제안을 받았다가 뿌리치고 연예계를 떠난 사람을 만나는 식으로 접근했다. 무엇보다 인터넷 검색에 의존했다. 나는 아무래도 경찰 출입 기자보단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무명 감독이니 아는 기자도 없었다.
재미있는 건, 대부분 관련 사건 첫 보도는 나갔으나 후속 보도는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합의로 끝나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아닌가 생각했다. 이런 점이 상상력을 더 불어넣어줬다. 그 덕분에 더 연극적인 영화로 만들 수 있었다. 내가 주장만 남고 진실이 없는 사건을 그대로 그리고, 그 안에 내 가치 판단을 녹여 넣을 순 없는 노릇 아닌가.
프레시안 : 가치 판단은 이미 관련 소재를 채택할 때부터 한 것 아닌가?
최승호 : 시나리오상에서는 명료하게 캐릭터의 선악이 구분되도록 했다. 특히 영화가 법정을 중심으로 흘러가다보니, 이들의 캐릭터를 뚜렷이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드러낼 수 있을 때 악인의 악마성을 최대한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노리개>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주요 화두인 권력의 지저분한 뒷이야기와 비정한 면면을 직설적으로 풀어놓았다. 마동석은 시나리오를 본 후 흔쾌히 주연 이장호 기자 역을 맡았다. ⓒ마운틴픽쳐스 제공
프레시안 : 실화를 모티프로 한 영화를 제작할 경우, 아무래도 실제 사건 이해관계자들의 심경은 제작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다. 당장 <추적자> 개봉 후 사건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보도된 바 있다. 유가족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최승호 : 당연히 있었다. 특히 <노리개>에는 정지희의 오빠도 나온다. 유가족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고민을 했다.
'영화를 영화로 봐 달라'는 말처럼 무책임한 말도 없다. 그러나 이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특히 <노리개>처럼 사회 참여적 성격을 지니는 영화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유가족이 보시기에는 자연히 불편한, 센 장면이 많이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어떤 영화 감독도 현실을 그대로 그리진 않는다. 극화해 감정적 고양을 일으키는 게 영화다. 정지희가 영화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당위성을 그려야만 했다.
크라우드 펀딩 반대한 이유
프레시안 : 홍보비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마련했다. 어려웠으니 시민의 도움을 받은 건데, 그래도 무사히 개봉하게 됐다.
최승호 : 도움 주신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인데, 나는 애초에 크라우드 펀딩 계획에 반대했다. 잘되면 좋지만 안될 경우 오히려 민망해지지 않나. 더구나 '연예계 얘기인데, 굳이 일반 시민의 도움까지 받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영화 제작이 어렵다'는 언론 인터뷰가 나간 후, 사흘 만에 1000만 원이 입금되더라. 731분의 정성이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영화 작업을 하다 보면 보통 후반기에 지친다. 도움을 주신 분들 덕택에 후반기 작업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분들의 성함을 엔딩 크레딧에 올려서 우리 나름의 고마움을 표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금 감사 말씀을 드린다.
프레시안 : "외압은 없었다"고 했는데, 정말 그랬나? 투자는 무사히 잘됐나?
최승호 : 애초에 큰 투자는 못 받으리라 생각했다. 한 투자사에서는 '감독을 바꾸면 고려해보겠다'고까지 하더라.
부담감이 큰 프로젝트였다. 내가 시나리오와 감독을 다 맡은 것도 할 사람이 없어서였다. 내가 시나리오를 잘 써서 쓴 것도 아니고, 연출을 남보다 특출나게 잘해서 감독한 것도 아니다. 기획 단계에서도 더 좋은 감독만 찾는다면 이 짐을 나눠 지고 싶었다. (외압이 아니라) 무게감이 가장 힘들었다.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부끄러워했으면 좋겠다"는 말만으로도, 최승호 감독의 <노리개>는 현실에 발을 깊숙이 담근 정치적 영화가 됐다. ⓒ마운틴픽쳐스 제공
프레시안 : 자금이 부족해 원하던 만큼의 영화를 만들지 못한 건 아닌가?
최승호 : 사실은 초고 시나리오가 120페이지 분량이었다. 엄청 길었다. 예산이 한정되다보니 75페이지로 줄여서 찍었다. 시작부터 3분의 1 이상을 덜어냈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전부 담겼다고 말할 순 없다.
다만 사회적으로 지니는 의미나 힘든 과정을 거친 제작 과정을 돌이켜볼 때 개인적으로는 나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 시사회가 끝나고 반응을 챙겨보는데 '먹먹하다'는 단어가 많이 보였다. 시나리오를 다 털고 나서 먹먹한 영화이길 바랐다. 기대한 반응이 나와서 기쁘다. 관객에게 크게 오독되진 않았으니까. 흥행 스코어 부담은 없다.
프레시안 : 배우 섭외는 어떻게 진행됐나? 아무래도 흔쾌히 역을 맡을 배우를 물색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최승호 : 이장호 역과 정지희 역을 찾기가 힘들었다.
한정된 예산으로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스케줄을 미리 정해놓고 배우 캐스팅에 들어가야 했다. 그런데 이장호 역의 경우 30대 후반~40대 초반의 남자 배우는 비싸거나 바쁘거나, 둘 중 하나더라. 캐스팅이 상당히 힘들었다. 다행히 우리 PD가 마동석 씨의 친구였다. 인맥을 통해 섭외했다. 캐스팅 전에 <퍼펙트 게임>에서 마동석 씨를 눈여겨봤다. 박만수 역할의 페이소스(감성)라면 충분히 좋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마동석 씨가 시나리오를 보고 단숨에 하겠다고 연락을 해주셨다.
정지희 역할은 배우상을 특별히 정하지 않았다. 당연히 이름 있는 배우는 절대 맡지 않으리라고 봤다. 실제 몇몇은 접촉해보니, 노출은 할 수 있지만 배우 이미지를 업고 가기는 부담스럽다고 하더라. 한참을 고민하던 차에 조감독이 TV <방자전>의 조감독과 친분이 있는데, 민지현이라는 배우가 괜찮다고 했다. 나온 영상을 보고 좋다 싶어 시나리오를 넣었다.
그런데 사흘이 지나도 연락이 안 오더라. 크랭크인(촬영 개시)까지는 3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대로 안 되니 오픈 오디션 가자'고 할 정도였다. 다행히 그날 저녁 민지현 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랜 고민 끝에 결정하셨다. 다른 역할의 배우는 모두 흔쾌히 해주셨다. 모든 배우와 촬영 스태프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프레시안 : 이장호 기자의 경우 배역 모델은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상호 기자를 배우 캐릭터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승호 : 내가 기자를 모르니 기자상을 정립할 수 없었다. 그래서 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상호 기자가 쓴 <그래도 나는 고발한다>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도움까지 받았는데 이름을 너무 동떨어지게 하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캐릭터 이름을 이장호로 정했다. 실제 만나보진 못했다.
프레시안 : 사건의 개요를 자세히 정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장자연 사건은 이렇게 일어났다. 잊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의도한 건가?
최승호 : 누구나 꼼꼼히 봐야 하는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장자연 사건이 끝나고,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안 느껴도 되는 상태로 유야무야돼 버린 것 같다. <노리개>로 인해 '그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수치심을 느낀다면, 제 영화가 일정 부분은 할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오시는 관객이 스마트폰을 켜서 실제 사건을 검색해보시길 바란다.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최승호 감독은 예쁜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은 더 상업적인 영화가 되길 희망했다. ⓒ프레시안(최형락)
"다음 작품은 좀 더 상업적으로"
프레시안 : 개봉관은 몇 개인가?
최승호 : 260개로 들었다. 보통 개봉 당일에는 작게 시작하고 주말에 키우기 마련인데, 생각보다 크게 시작했다. 처음 기획할 때는 예산 5000만 원짜리 실험 영화였다.
프레시안 : 최근 현실 고발성 영화가 지속적으로 개봉하고 있다. <도가니>, <부러진 화살> 등이 대표적이다. <26년>과 <지슬>, <추적자>도 넓은 의미로는 현실에서 일어난 충격적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진 창작물이다. 이런 내용이 계속 영화로 만들어지는 이유가 뭘까? '이런 배경을 등에 업고 <노리개>를 찍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면 뭐라고 답하겠는가?
최승호 : 이전 정권 탓이 조금은 있지 않을까 싶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유통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는 꼼수다> 식으로 '뭔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일종의 음모론적 해석이 유통되는 것 같다. 공식 기록과 실제 사건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 말이다. 공식 기록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영화라는 극을 통해서 분출되는 것 같다.
유행을 따른 것 아니냐는 지적은 온당치 않다. 내가 처음 영화 제작을 고민할 때만 해도 <부러진 화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지도 몰랐다. <도가니>도 <부러진 화살>이 개봉한 2011년 8월인가 개봉했는데, 법정 장면이 담긴 사실도 몰랐다. 나중에 말을 듣고 알게 됐다. 내가 이들 영화로부터 영향을 받진 않았다.
프레시안 : 법대를 졸업했고, 감독 데뷔 이전에는 회사원 생활을 했다. (최승호 감독은 2000년 한 전자 회사에 입사해 TV 해외 영업 업무를 2006년까지 맡았다. <편집자>) 안정적인 일자리를 버리고 미래가 극히 불투명한 영화계에 투신했다. 왜 그랬나?
최승호 : 영화를 좋아했다. 더구나 직장 생활이 내 몸에 맞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회사를 다닐수록 인생에 회의감이 들었다. 그래서 나이 서른넷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쓰고 나왔다.
그런데 영화계로 갈 방법을 모르겠더라. 무작정 동국대 영화대학원에 갔는데, 나는 이론보다 제작 실무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원 2학기 때 무작정 영화사를 차리고 영화 시나리오를 영진위에 넣었다. 운 좋게 당선되면서 이 세계에 들어오게 됐다.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으니 영화가 좋다고 생각했다. <노리개>를 만들면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좋지만, 관객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음 영화를 하게 된다면, 내가 보여주겠다는 강박에서는 벗어날 것 같다.
프레시안 : 차기작은 준비하고 있나?
최승호 : 아직은 없다. 당장 내일부터 15세 등급을 위해 <노리개> 확장판 편집 작업을 한다. 다만, 다음 작품은 '조금 더 상업적인 영화'로 갈 생각이다. 그 안에서도 내가 생각하는 옳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나지 않을까?
프레시안 : 좋아하는 영화 하나만 꼽아 달라.
최승호 : 해롤드 래미스 감독의 <사랑의 블랙홀>이 당장 생각난다. 훌륭한 미국식 코미디다.
현실이 팍팍해서 영화를 좋아하게 됐다. <노리개>를 보고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예쁜 영화, 편한 영화를 좋아한다. 언젠가는 이처럼 유쾌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첫댓글 이런 영화가 많이 나오고 국민들도 반짝 관심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사회문제를 개선하는데 노력하길 바랍니다.
성차별적 차원에서 다루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