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COVID 19)의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는 백신의 부스터샷(추가 접종) 접종 간격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사실상 단축했다. 영국의 백신접종합동위원회(JCVI)도 지난달 29일 '오미크론' 변이 출현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그 간격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은 화이자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BioNTech) 측의 연구 결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CEO는 독일 유력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화이자) 백신의 2회 접종만으로는 충분한 예방 효과를 받을 수 없다"며 "3개월 안에 3번째 접종, 즉 부스터샷을 맞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
화이자 백신 생산/사진출처:@바이오앤테크 트윗
화이자 측도 8일 mRNA 방식의 백신(화이자와 모더나)을 추가 접종할 경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효능(antibody titer)이 2차 접종 때보다 약 25배 높다는 초기 연구 결과(preliminary results)를 내놨다. 화이자측은 화이자 mRNA 백신을 2회 접종한 뒤 3주후, 3차접종 후 1개월이 지난 사람들의 혈액 샘플로 '오미크론' 변이종에 대한 중화 효능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백신 접종 완료 후 3개월만에 맞는 부스터샷에는 긍정적인 측면만 있을까? 부스터샷 접종 후 또 3개월만에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가말레야 센터, 3개월 간격의 백신 부스터샷 접종 결과 경고/얀덱스 캡처
이에 대해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가말레야 센터'가 다소 불안한 답변을 내놨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말레야 센터'측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3개월 재접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트위터는 “어떤 (전염병) 팬데믹(대유행)에서도 3개월 재접종으로 빠른 전환이 이뤄진 적이 없다"며 "장기간에 걸친 임상시험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mRNA 방식(백신)의 3개월 간격 부스터샷 접종은 안전성 면에서 예상치 못한 안전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썼다. 또 mRNA 백신의 작용 기간이 짧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가말레야 센터'측은 이날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환자 2명으로부터 '오미크론 코로나바이러스' 균주를 확보했다며 염기서열을 분석했다고 발표했다. '가말레야 센터' 측은 기존의 스푸트니크V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석한 뒤 2주내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2주 후에는 스푸트니크V를 '오미크론' 변이종에 맞춰 개량할 것인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3개월로 단축된 mRNA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에 대한 '예상치 못한 결과'에 관한 단초도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말레야 센터, '오미크론' 변이 균주 분리/얀덱스 캡처
이와 관련, 러시아에서는 접종자의 혈액형에 따라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이 다르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5월, 확진자들의 분포가 혈액형에 따라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 것과 유사하다. 당시 A형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이 코로나 감염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A형 소지자는 1년 6개월여가 지난 지금, 백신 접종 후 겪는 부작용도 다른 혈액형에 비해 심한 것으로 러시아 심장 전문의이자 교수(박사)인 블라디미르 포드호무트니코프(Владимир Подхомутников)가 최근 주장했다.
포드호무트니코프 박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의료기관 기반의 의학전문 사이트 '닥터 피테르' (Доктор Питер, 피테르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약칭)에서 확진 분포가 높았던 1그룹(우리 식으로는 A형)이 백신에 가장 민감한 반응(부작용)을 보인다고 밝혔다. A형은 예방 접종 후 사흘간 열이 나고 짜증스럽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겪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물을 마실 것을 권하고, 상태가 악화되면 즉시 의사와 상의할 것을 당부했다.
포드호무트니코프 전문의, 1그룹(A형)과 3그룹(AB형) 혈액형 소지자가 백신 접종에 나쁜 반응을 보여/얀덱스 캡처
백신 접종 장면/사진출처:RT 동영상 캡처
그 다음은 3번째 혈액형(AB형)을 가진 사람이다. 포드호무트니코프 박사는 "AB형 소유자의 신경계에서 B항원이 매우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진단했다.
백신 접종에 가장 잘 버티는 혈액형은 2그룹, 즉 B형이다. 4번째 혈액형(O형) 소지자도 비교적 잘 견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B형과 O형은 소화기관이 특히 예민하기 때문에 소아마비 백신과 같은 경구용 백신이 의외로 부정적인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다른 심장전문의 에브게니아 안티펜코는 코로나 감염 후유증의 하나로 심장 합병증을 들면서 손상된 장기가 제 기능을 회복하는 과정에 열이 나지나 않는지,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러시아는 현재 '스푸트니크V'를 비롯해 스푸트니크 라이트, 에피박코로나(EpiVacCorona), 에피박코로나-N, '코비박' 등 5종의 백신이 긴급 사용 승인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