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는 ‘국민병’이라 부를 만큼 환자가 많은 질환이다. 겨울에는 낮아진 기온으로 혈액순환이 둔해지면서 당뇨병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11월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당뇨병은 어떤 질환이고, 치료 방법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국민병 ‘당뇨’=질병관리청 만성질환건강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약 7명 가운데 1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다. 13.8% 수준이다. 고령화와 유병율 증가로 2050년이 되면 당뇨병 환자가 약 600만명에 달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당뇨병은 혈액 안에 있는 포도당(혈당)이 정상치보다 높아 소변으로 넘쳐 나오는 질환이다.
포도당은 우리 몸이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에너지원을 만들고, 인슐린은 이 과정을 돕는 호르몬이다. 만약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비정상적으로 작용하면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설돼 많은 양의 소변을 보게 된다.
이로 인해 몸 안에 수분이 모자라 갈증이 심해지고, 섭취한 음식물이 에너지로 이용되기 어려워 피로감과 공복감을 자주 느끼게 된다. 아무리 먹어도 몸안의 세포에서는 포도당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중은 오히려 줄고 점점 쇠약감을 커지는 것이 당뇨병의 주된 증상이다.
◆당뇨가 무서운 이유는?=당뇨병과 당뇨에 따른 합병증은 국내에서 6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국내 인구 10만명 당 17.5명이 당뇨병으로 사망했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다양한 만성질환과 합병증의 원인이자 위험요인이란 점이다.
특히 콩팥병으로 많이 알려진 만성신장질환은 우리나라 2형 당뇨병 환자 40% 이상에서 동반되는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평생 투석을 받거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김은숙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도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합병증 때문”이라며 “당뇨가 처음 시작될 때는 증상이 없어 스스로 위험성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이 빠진다거나 갈증이 심하고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심한 고혈당으로 인한 심각한 위험신호는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뇨병은 혈액 검사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고, 국가 건강검진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지만 위험 대비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것.
◆합병증 예방=당뇨에 따른 합병증 예방을 위해선 발생 초기부터 적극적인 대응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경계성 당뇨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고 있다. 경계성 당뇨는 당뇨병 전단계를 의미하는데 일반인보다는 혈당이 높고 당뇨 환자보다는 조금 낮은 수치로 당뇨병 고위험군을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다. 공복일 때 126부터는 당뇨, 100 이상이면 전당뇨로 본다.
정기검진에서 당뇨병 전단계라는 진단을 받게되면 균형적인 식단과 함께 운동 시작을 권한다. 비만이라면 체중감량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1년에 1회 정기적인 검사는 필수다. 당뇨병 고위험군은 운동 식이조절을 통해 체중 조절 시 당뇨병 발생 예방효과가 10여년 이상 지속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전문의 진료를 바탕으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교정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당뇨병 임상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개인별 ‘맞춤치료’를 권고한다. 당뇨병 치료의 목표는 환자의 혈당 조절을 향상시키고 당뇨 합병증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있기 때문. 너무 비만하거나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는 경우나 신장이상 징후가 보이는 경우 등 개인의 상태에 따라 권장되는 식사 요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합병증 조기진단을 위해 의료계에서는 1년에 한번은 소변 알부민 배설량과 사구체 여과율 평가 등을 통해 신장 기능을 확인하길 권하고 있다.
원규장 영남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는 “당뇨병 환자에서 만성 신장질환이 진행되는 원인은 크게 세가지 ▲혈압 상승과 같은 혈역학적 요인 ▲고혈당에 동반되는 대사적 요인 ▲심장과 신장에서의 염증ㆍ섬유화로 인한 요인”이라며 “지금까지는 혈역학적 요인과 대사적 요인을 타겟하는 치료제가 많이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염증과 섬유화 진행을 늦추는 것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등장한 피네레논이란 성분이 염증과 섬유화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며 “당뇨병 환자와 만성신장질환자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작용기전이 새로운 만큼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