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당진에서 숲해설 생태지도자 연수생들이 숲해설을 듣기위해 서산에 있는 국립용현자연 휴양림(이하 용현휴양림)을 방문했습니다. 용현휴양림은 가야산맥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해발 678m 가야산은 충청남도의 명산으로 백제시대의 다양한 문화유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당대에는 상왕산으로 불리다가, 통일신라시대에 산 아래 가야사를 세우면서 가야산이라 명명되었는데요.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인 가야봉을 비롯해 석문봉, 옥양봉, 수정봉 등 많은 봉우리가 능선을 이루고, 골짜기 사이로 용현계곡이 흐르고 있습니다. 용현계곡을 감싸안은 듯한 커다란 산맥은 심산유곡의 경치를 뽐내며 마치 양팔을 벌리고 있는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편안하게 방문객들을 맞아주는데요. 또한 용현계곡은 충청도 유일의 대규모 천연림(1,000ha)을 자랑해 산림휴양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숲해설가들은 좋아하는 나무나 동물들을 별명으로 사용한다고 해요. 오늘 우리에게 숲해설을 해 줄 숲해설가의 별명은 개암나무입니다. 목공체험장 앞에서 개암나무와 함께 용현숲의 생태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국립용현자연휴양림 사무실 앞산에는 환경부에서 멸종 위기종 1급으로 지정한 붉은 박쥐가 동면하고 있다고 합니다. 붉은 박쥐는 이곳에 방문하는 유아들에게 최고의 인기 동물이라고 해요. 붉은 박쥐는 아기 박쥐과에 속하는 종으로 주로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박쥐입니다. 온몸이 오렌지색과 붉은 색을 띠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요. 붉은 박쥐는 천연기념물이며 예쁜 생김새와 그 색깔 때문에 황금박쥐로 불리기도 한다고 해요. 붉은박쥐는 10월에서 4월 정도 동굴에서 동면하고 여름철에는 곤충 등을 사냥하면서 가야산 일대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목공체험장 옆에 있는 벚나무 앞에서 잎을 관찰하며 벚나무의 생태를 알아 보았는데요. 벚나무는 잎자루 위쪽에 좁쌀만 한 돌기인 꿀샘, 즉 밀선(蜜腺)이 달려 있습니다. 꿀샘을 살살 건드리면 개미가 좋아하는 당액이 나오는데, 개미는 그것을 먹고 애벌레들이 오는 것을 막아준다고 해요. 벚나무 잎은 연해 애벌레들이 좋아해 벚나무는 꿀샘에 당액을 저장해 든든한 파수꾼 개미를 불러들인다고 합니다.
꿀샘은 봉숭아에도 있고, 느티나무에도 있다고 해요. 당액을 먹기위해 부지런히 봉숭아 줄기를 오르고 있는 개미 한마리가 보입니다. 식물은 이렇게 다른 곤충들과 공존하며 사는 지혜를 발휘하며 살고 있다고 해요. 벚나무는 번식을 위해 버찌를 새들에게 먹이로 제공하는데, 느티나무의 독특한 번식방법도 알아 보았습니다.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생산하는 느티나무 잎은 넓고, 생식활동을 돕는 잎은 아기잎처럼 매우 작다고 해요. 가을이 되면 주된잎은 떨어져 낙엽이 되지만 씨가 맺혀 있는 잎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꽃이 피는 부분의 잎은 열매가 익은 후 여러 잎과 소가지를 매달고 모체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모체에서 떨어져 나와 위 사진에 있는 가지처럼 낙엽을 매달고 있다고 해요. 바람이 불면 작은 잎들은 프로펠러처럼 날개역할을 하면서 멀리 떠난다고 합니다. 느티나무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체에서 떨어져 나온 어린 느티나무를 만날 수 있는데요. 주차장 입구에 있는 엄마나무에서 분가한 어린 느티나무가 목공체험장 앞에서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이테를 보지않고 소나무의 나이를 알수 있는 방법도 알아보았어요. 소나무의 줄기와 가지는 1년에 한마디씩 자라기 때문에 가지의 마디를 세어보면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개암나무예요. 개암나무 옆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숲해설가가 들려주는 전래동화도 듣습니다. 혹부리 영감이 몰래 숨어 도깨비 잔치를 구경하다 너무 배가 고파 몰래 개암나무 열매를 깨물었는데 소리가 너무 커 도깨비들이 혼비백산해 달아났다고 해요. 이후 혹부리 영감은 도깨비들이 놓고 간 방망이로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부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용현계곡은 수량이 풍부하고 주변 숲이 울창해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인데요. 계곡에는 늦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합니다. 대규모 국유림으로 지정된 용현계곡 일대는 천연림으로 이루어진 숲과 계곡 덕분에 생태계 보존성이 매우 높다고 해요. 요즘 시골에서도 볼수 없는 가재와 개똥벌레 등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화백나무와 단풍나무 앞에서 크게 쉼호흡을 하며 숲이 주는 치유와 행복을 선물 받습니다.
휴양림 주변으로는 가야산의 자연생태와 불교 역사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내포 문화 숲길로 이어지는데요. 백제의 미소길을 따라 걷다보면 오페르트의 남연군묘 도굴 미수사건으로 인해 대원군의 쇄국정책 강화와 천주교탄압이 가중된 가야사지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퉁퉁고개로 가는 길에는 윤유리골과 퉁퉁골이란 깊은 골짜기가 있는데요. 내포지역에 천주교 신앙생활을 하던 신자들이 1866년 병인박해로 타격을 받아서 이곳으로 피신하여 옹기를 굽던 가마터와 참나무로 숯을 만들던 숯가마 터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등산로 옆엔 힘차게 광합성을 하며 바위 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거센 비바람과 폭풍을 이겨낸 소나무가 위풍당당하게 용현계곡을 지키고 있네요. 이모습이 마치 중생들에게 일체유심조를 외치던 원효대사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한편 용현 휴양림에서는 다양한 숲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숲해설 및 목공체험은 3월 ~ 11월까지 오전 10시부터 수시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체험객들은 사전예약 후 숲 생태계와 교감하는 오감 체험 활동 및 자연물을 활용한 목공체험을 할수 있습니다.
유아숲 체험과 숲학교는 3월 ~ 11월까지 오전 10시부터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대학교 등을 대상으로 수시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체험객들은 계절별 숲 속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창의적 산림교육 프로그램을 할 수 있습니다.
흥미진진!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국립용현자연휴양림의 숲해설을 직접 들으며 숲이 주는 선물을 받고 싶다면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길 추천합니다.
주 소 :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산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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