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저녁 밀양 석정 윤세주 옛집 삼겹살 파티
-윤동재
밀양 의열기념관에서 만난
이육사와 정율성
의열단 단장 약산 김원봉의 집터에 지었다는
의열기념관을 꼼꼼히 둘러보며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문구를 발견하고는
두 사람 서로 손을 잡고 잠시 묵념했다
묵념이 끝나자 나는 용기를 내어
그들에게 다가가
두 분은 어떻게 되는 사이인가요 했더니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동기생이라고 했다
약산한테 둘 다 직접 배웠노라고 했다
기념관을 하나 빠뜨리지 않고 둘러보더니
둘은 의열기념관 옆 석정 윤세주 옛집으로 갔다
나도 따라 갔다
꿈인 듯 환영인 듯
석정 윤세주가 집 안 채소밭에서
잘 자란 상추를 뜯고 있었다
이육사와 정율성을 보더니
뜯던 상추를 내팽개치고
얼른 그들을 얼싸안았다
그리고는 표충사에 간 약산도 곧 올 거라고 했다
약산이 올 때까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여러 해 전 중국 태항산
산서성 좌권현 장자령 자락에서
총성 없는 바람 소리로 만났던 석정
그를 이렇게 코밑에서 직접 보기는 처음이었다
이육사 정율성 윤세주 김원봉
이 나라 독립을 위해
몸 바친 겨레의 별을
한 자리에서 다 뵐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쿵쿵 뛰었다
나는 독립을 위해
항일을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으니
아니 지금도 이 나라 이 겨레를 위해
한 일이 손톱만큼도 없으니
석정과 육사와 율성이 약산을 기다리며
실컷 말씀을 나누게 하고
마당에 돗자리를 펴고
삼겹살과 상추와 쌈장을 준비해
지글지글 노릇노릇 삼겹살을 굽고
소주와 상추와 쌈장은
내 손으로 부지런히 차려내야겠다
요리 유튜브로 벼리고 벼린 솜씨를
어디다 써먹으려고
이때 다 써먹어야지
약산이 오면
내 솜씨 남김없이 다 발휘해야겠다
내 요리 솜씨 칭찬 받고 싶고
오늘 저녁 이들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호탕하게 웃는 웃음 소리를 실컷 듣고 싶다
#밀양 #의열기념관 #김원봉 #윤세주 #이육사 #정율성 #삼겹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