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 강해(5)
엡 4:22~24
1. 십자가 사건의 신비
1) 2천 년 전에 십자가에서 그리스도께서 죄인인 우리가 마땅히 받고 당할 형벌을 다 받고 죽으셨을 때에 아주 신비하게도 우리의 옛 사람이 그 사건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 일이 발생하였다.
2) 이는 그리스도와 우리 사이의 ‘신비한 하나 됨’ 가운데서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이 놀라운 하나 됨의 신비는 예수님과 오랜 시간적 거리를 가지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라고 고백하였다.
3) 그런 믿음의 삶에 대하여 “22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23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24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엡 4:22~24)라고 선언하였다.
2. 옛 사람과 새 사람의 관계
1) 옛 사람이란 ‘하나님과 그리스도와 관계없이 살던 존재 전체’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이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새로운 존재, ‘새 사람’이 되기 이전의 존재와 그 존재 방식을 가리키는 것으로, 옛 사람은 하나님과 관련 없는 사람이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사람이다.
2) 그런데 성경은 십자가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의 옛 사람이 죽었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 옛 사람의 죽음은 각 개인에게서 오직 한 번 발생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옛 사람이 죽은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더 이상 옛 사람이 아니라 새 사람이라고 불리는 것이다(골 3:9~10).
3) 새 사람이란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존재 전체’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이는 태초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함을 받은 사람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죄로 인해 상실해 버렸던 하나님의 형상을 되찾아 가는 것이 구원받은 자의 삶이기에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새 사람을 입으라고 하는 것이다.
3. 옛 사람의 죽음과 새 사람을 입음
1) 우리의 옛 사람이 죽었다는 것은 이제 우리가 더 이상 죄와 상관이 없는 존재가 되었음을 말해 준다. 이는 죄의 형벌과 관계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과 죄의 세력과 관계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는 말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함께 죽은 우리 옛 사람의 죽음에서 우리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죄에 대한 형벌이 다 내려졌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죄의 지배로부터도 해방된 것이다.
2) 물론 새 사람을 입은 우리이지만 우리 속에 여전히 죄의 잔재가 남아 있기에 끊임없이 우리의 부패한 인간성과 싸워가야 하며, 때때로 실패하여 죄를 범할지라도 항상 죄 중에 있거나 죄를 짓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다. 대신 성령을 좇아 행하는 일, 성령의 가르침을 따르고, 성령의 감동하심 가운데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3) 우리가 새 사람을 입었다는 것은 자신을 하나님께 감사의 제사로 드릴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아들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셨다(고후 5:21).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의의 무기로 드릴 수 있게 된 것이다(롬 6:13).
4)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 이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 사람을 입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제사장이라고 할 수 있다. 루터와 칼빈 등의 개혁자들이 강조한 ‘만인 제사장주의’의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 전체, 우리의 일상을 다 주께 드리고, 그 시간과 노력을 사용하여 주께서 명령하신 사명을 이루기 위해 살아 나가는 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산 제사를 주께 드리는 새 사람인 것이다(벧전 2:5).
4. 이 말씀을 대하는 오늘의 성도들로서
1)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를 받으시고 우리의 섬김과 봉사의 삶을 받으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죄인인 우리에게는 있을 수 없는 놀라운 일이다. 그러므로 이 예배의 자리에 나오게 된 것에 대한 깊은 감사와 감격이 넘쳐야 하겠다.
2) 우리가 주께 드리는 삶의 열매는 우리를 새 사람으로 만드신 주님께 대한 감사의 표요, 감사의 제사라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면서 우리의 일생을 통하여 새 사람으로서의 신실한 삶을 살아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