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보고 싶었던 자취생활 ***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에 박 군은 친구 병순이와 만났다. 이름을 병순이라고 했더니 혹시 여자친구인줄 오해는 마시기를... 분명 남자친구이니...
연무읍에서 계명학원을 같이 다니기도 하였고 또 박 군이 대전 XX보육원에 소개를 해서 취업을 했다가 고아들이 너무 불쌍해서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왔다는 친구...
그가 박 군보다 1년 늦게 대전상고에 진학을 해서 또 다른 학생과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무척 좁은 방을 사용하고 있었다. 갈 데가 없었던 박 군은 이번에는 이렇게 좁은 자취방에 끼어들기로 한거라. 그러니 아예 책상은 들여올 엄두도 못내고 책과 이불 보따리 한 개와 숟가락 밥그릇 하나만을 들고 세 명이 같이 자취를 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먹거리였는데 세 총각들의 솜씨로 어 ? 짜지않다 짜지않다 하면서 자꾸 소금을 쏟아 부어 만든 김치(?)가 웬 세상에 그런 짜고 쓸 수가 없었고 또 겨울이 되어서도 연탄까스 중독이 무서워서 연탄을 피울 엄두도 낼 수가 없었던 그렇게 허름한 판잣집 자취방이었으니 그 추위는 말하여 무엇하랴 !
아무튼 그 추운 방에서 영양이 부족하고 비실비실 앓기 시작하던 우리 박 군은 그만 지독한 감기몸살로 일주일간을 등교도 못하고 드러누워 있어야 했었다. 온통 세상이 어지럽고 도무지 기운을 차릴 수가 없었다. 셋이서 드러누우면 사실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려해도 자리가 비좁아 힘들 정도였는데, 하루 밤에는 날씨도 워낙 춥고 소변을 보고 싶은 것을 무리하게 참고 또 참으면서 잠을 자다가 그만... 이것은 진짜 비밀인데...?
아 그만 박 군은 오래 참았던 그 많은 소변을 자리에 누운 채로 실례를 해버린 거라... 엉덩이가 뜨뜻하여 잠이 깼을 때는 이미 모든 상황이 끝난 상태... 이 난감한 현실을 어쩐담...
에라 모르겠다. 박 군은 아침이 되어도 자리에서 버티고 일어나지를 않자 눈치 빠른 병순이가 이내 박 군 오줌싸게 한 것을 알아 차리고는 이불을 걷어 붙히는데... 아휴 ! 부끄러워라 !!
게 어디 쥐구멍이라도 없소! 우리 박 군좀 들어가서 숨읍시다 !
한편 XX영아원에서는 막상 박 군을 내보내고 영환네 가족이 입주를 하여 박 군이 하던 일을 영환이 아버지가 맡아서 했으나 영 손재주와 눈썰미가 박 군만 훨씬 못하였다. 더구나 원장님께서는 우리 박 군이 연탄불도 피우지 못한 냉방에서 자취를 하다가는 병이 나서 죽을 고생을 했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는 인정이 있으셔서,
- 어떠니 ? 너도 영아원을 떠나서 살아보니 세상살이가 그리 쉽지 않음을 깨달았을 것이고 나도 또는 영환이 아버지를 부려보니 도통 일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를 않아 내 입장에서도 네가 필요로 하니 다시 영아원에 돌아와서 학교 잘 다니면서 열심히 일하거라.
- 원장님 감사합니다 !
아이구 너무나 고마우셔라... 어쩌면 고학생의 심정을 이렇게도 잘 이행하여 주시다니... 박 군은 마음속으로 너무도 감사했고 3학년을 올라가는 어느 봄날 자취방의 짐을 다시 영아원으로 옮겼다.
그렇게 1년 만에 원장님의 배려에 따라 다시 박 군과 XX영아원은 재결합(?)을 하였고 우리 박 군은 XX영아원에 소위 컴백을 하여 그 추억 많은 영아원시절은 계속하여 이어지게 되었으니 다음 편을 기대하시라...!!
잠실 베레모
첫댓글 ㅎㅎㅎ 자취 생활 자유롭고 누구나 한번쯤은 하고 싶어 했던것 아닌가 싶습니다...허나..이렇게 힘들줄이야 ㅎㅎㅎㅎ
억지로 한번 자취를 해본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