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가네 / 용혜원 🍁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를 들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빠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
💙친구가 그리워지는 가을
https://www.youtube.com/watch?v=TYa_tkzCgL4
찬비가 내린다
눈이라도 내리려나?
어제 도수치료 받고 와서 그럴까?
일어나니 여섯시
이리 잠을 많이 자나?
얼른 일기 써서 톡을 보냈다
의자에 앉아 있으려니 엉치와 고관절이 넘 아프다
어제 도수치료 받을땐 괜찮았는데...
넘 아파 걷기도 불편하다
도수치료로는 안되겠다
친절한 신경외과에 가서 주사를 맞아야할까보다
이렇게 고통스럽게 지낼 필요가 없다
집사람에게 주사 맞으러 가야겠다니 어제 도수치료 받았으니 좀 참아 보란다
아파서 안되겠다니 그럼 집안일 대강 하고 오후에 가잔다
주사 맞고 오더라도 집안일 하다보면 다시 아플거니까 대충 일을 하고 가잔다
오늘 땔감 나무를 가져다 주기로 했으니 부엌을 깨끗하게 치우는게 좋겠다고
그도 맞는 말
아침 한술 한 뒤 동물 먼저 챙겨 주었다
집사람이 임사장님에게 깍두기와 굴젓을 좀 가져다주라고 담아 준다
내가 기러기 한 마리 주기로 했으니 기러기도 잡아다 드려야겠다
닭장에 내려가니 닭과 기러기가 문 앞에[서 서성거린다
이 녀석들 밖을 나오고 싶나?
모이를 주는데 기로기 한 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어? 알 낳으러 갔나?
녀석이 뻥이 옆에 알을 낳는다
가서 살펴보니
아뿔사 반쯤 뜯어 먹혀 있다
뻥이 녀석이 기러기를 잡아 먹었다
어허동물들 지키라고 닭장에 넣어두었더니 오히려 녀석이 한 마리씩 냠냠
쥐어 박으니 오줌을 질질 싼다
쪼끄만 녀석이 왜 잡아 먹는 거지
밤이면 기러기들이 뻥이 곁에서 잠을 잔다
뻥이가 물지 않으니까 지들도 안심하고 옆에서 잤는데 엊저녁엔 한 마리 잡아 먹었다
이제는 가까이 가려하지 않겠지
그러나 뻥이가 괘씸하다
지금까지 저 녀석에게 죽은 닭과 기러기가 네 마리
배고파서 잡아 먹는 걸까?
엊그젠 밥도 많이 주었는데...
이 녀석이 노망했을까?
동물을 죽이면 혼난다는 걸 까먹은 것같다
그나저나 죽여 버릴 걸 어떡하나
기러기는 가져다 묻어 주었다
김치를 가져다 드리려고 갔더니 임사장님이 나가셨다
전화해 보니 팔순 잔치 가셨다며 기러기는 다음에 달라고
그럼 김치만 문앞에 놔두겠다고 했다
야외 부엌을 치웠다
콩대와 들깨대는 묶어 다음에 땔 수 있도록 하우스 안으로
책과 신문지도 모두 가져다 하우스에 간추려 두었다
불쏘시개 하려면 필요하다
예전에 있던 장작은 한쪽으로 모아 두었다
귀촌해 와서 장만해 두었던 장작이라 바짝 말랐지만 거의 다 부슬부슬
이럼 불담이 없겠다
처진 거리는 솥에 물 붓고 모두 불 살라 버렸다
집사람이 오후에 가져온다는 장작을 지금 마을 공터로 가져 온다고
그럼 나가서 받아 오라고
웬만함 운반비 준다며 집까지 실어다 달라 부탁해 보라했다
우리가 땔감을 실어 오려면 힘들 것같다
난 부엌 뒤처리를 말끔하게
비가 오락가락
아침 여명이 그리 좋더니 갑자기 구름 몰려오며 비가 내렸다 그쳤다
무슨 놈의 날씨가 이러나?
집사람이 올라왔다
뒤이어 노열동생이 땔감을 실어 왔다
얼마 되지 않으니 노열동생이 실어왔단다
반톤 트럭을 준다 하던데 그걸 가지고 세 집이서 나누었단다
토막이 모두 20개쯤
한 두세번 때면 끝날 것같다
괜히 기대만 잔뜩했다
나무토막을 모두 부엌으로 올겼다
이제 막 자른 통나무라 꽤나 무겁다
하나씩 들고 옮기는데도 허리가 넘 아프다
모두 옮겨 놓고 나니 또 비가 내린다
집사람이 고추를 건조기에 넣자고
봄에 물김치 담을 때 쓸 고추를 햇볕에 말리;고 있었는데 날씨가 궂으니 건조기에 말리는게 좋겠다고
고추를 모두 건조기 채반에 담아 건조기에 넣었다
온도를 45도에 40시간
넘 바싹 마르면 안된단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할 일 다 했으니 오후엔 주사 맞으러 가자고
집사람이 좀 일찍 나가면서 큰 애 집 들러 깍두기와 무를 좀 가져다 주잔다
그도 좋겠다
며느리에게 전화해 보니 집에 있단다
병원 가는 길에 잠깐 들러 가겠다고
점심 한술 먹고 무와 김치 챙겨 광주로
친구 전화
집에 있냔다
지금 병원 간다니 잘 되었다며 장성 내려 오려고 기차역애 나왔단다
아이구야 항상 보고 싶은 친구
내려온다니 넘 반갑다
정읍에서 내려 환승해 오겠다기에 사거리나 장성에서 내리라고 했다
큰애 집 들러 가져간 김치와 무를 전해주고 바로 병원으로
1시 40분에 도착했는데 10여분이 대기하고 있다
김교장형님 전화
내가 허리가 자주 아프다기에 알려주려고 전화했단다
가르쳐 주어도 잘 실천하지 않아 말을 할까 말까 한다고
그래도 좋은 정보 있으면 말해 달라니
형님은 가을부터 봄까지 매주 한두번씩 도수치료를 받으신단다
허리는 날씨가 차가워지면 더 아파지는 것같아 미리 받으신다고
허리가 무척 아파 침도 많이 맞았는데 도수치료 받은지가 3년쯤 되는데 지금은 전혀 허리 문제는 없다고
어디로 다니시냐니 봉선동에 있는 봉선 한방 병원이라고
그곳 한방병원이 도수치료를 아주 잘해준단다
병원에서 직접 실비처리를 해주니까 부담이 없다고
도수치료는 아프기 전에 받는게 좋다고 한다
의미있는 말씀
나도 그래 보는게 어떨까?
생각해 보아야겠다
내 진료 차례
주사 맞은지 3주 되었다고
이 주사를 계속 맞아도 괜찮냐고 물으니 이건 매주 맞아도 상관없단다
2-3일이면 투여한 주사액이 사라진단다
그럼 맞아도 괜찮겠다
주사를 맞고 나니 그렇게 아프던 엉치와 고관절이 좀 괜찮아진다
예전엔 맞고 나면 통증이 바로 가셨는데 요즘은 약간은 남아 있다
언제나 이 통증이 없어 질까?
비가 계속 내린다
오늘 밤엔 눈까지 내린다는 예보
갑자기 겨울이 찾아드는가 보다
친구에게 전화하니 익산 도착했다고
우리가 장성으로 갈테니 정읍에서 환승해서 장성역에 내리라고
그렇게 하겠단다
장성역에 도착하여 전화하니 지금 환승했다며 한 이십분쯤 걸릴 것 같단다
장성역 휴게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친구가 나온다
봄에 서울에서 봤지만 넘 반갑다
여전히 건강해 보여 좋다
그래 항상 이런 건강 지키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오늘은 바둑 모임이니 같이 바둑 휴게실로
많은 분들이 나와 두고 있다
친구와 한수
예전엔 맞수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많이 늘어 호선
굳이 싸우려 하지 않고 집으로 이기자는 마음으로
그런데 중반 전투에서 대마를 하나 잡아 승
내 바둑이 무척 사나워졌단다
어? 난 될 수 있는 한 전투를 하지 않으려하는데...
그러나 헛점이 보이면 바로 공격해 들어간다
그걸 보고 사납다고 말하는 것같다
집사람 나오라해서 김가네 가서 김치찌개
내가 톡에 자주 이 식당을 소개하기에 한번 먹고 싶었단다
공위원장과 송고문이 모임을 하고 있다
우리가 식사하고 있으니 방어회를 한접시 가져다 준다
어허 이거참
넘 고맙다
집사람이 집에 가서 술한잔 더하며 먹는 게 좋겠다고
한두점 먹고 다시 포장했다
송고문님께 감사하다며 내가 기러기 두 마리를 내겠다고
장사장도 왔길래 추진해 보라고 했다
항상 내게 잘 대해주니 나도 기러기라도 가지고 대접해 드려야겠다
집에 와서 방어회에 술한잔 더
이런저런 이야기
내게 건강 잘 지키라는 친구의 말
동환이와 재풍이가 떠나버리고 나니 넘 보고 싶단다
우리 함께 떠날 수 있도록 건강 하자며 건강에 대한 이야길 많이 한다
그래 알 수 없는 미래지만 스스로 건강해지도록 노력해야겠지
상표친구가 보고싶다기에 상표에게 전화
내일 점심 같이 하자며 장성 넘어 오라고
그렇게 하겠단다
친구와 수담이나 나누자고
막걸리 기울어가며 무려 12시가 넘도록 바둑을 즐겼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바둑 두어본지가 언제였을까?
내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하니 피곤한 줄도 몰랐다
소나무 위에 눈이 소복소복 쌓였다
서설
친구가 찾아와 반가워 내렸나?
님이여!
소복소복 쌓인 첫눈처럼
오늘도 따뜻한 행복 가득 쌓이는 날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