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꽃인가요? 꽃이 아닌가요? 어떤 이는 꽃으로 보고 어떤 이는 꽃이 아니라고 합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묻고 싶어요. 제가 꽃이라고 한다면 식물에 대해 아는 사람은 이게 어떻게 해서 꽃이라 하느냐고 반문하겠지요. 그러면 꽃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이게 꽃이 아니면 어떤 게 꽃이냐고 물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면 세상이 너무 삭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사실은 꽃이 아닌데 꽃인 척하는 겁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속아 주는 거지요. 그러나 벌이나 나비는 속지 않아요. 그렇다고 향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말하자면 꽃 아닌 꽃인 것 입니다. 식물에 대해서 공부한 사람은 무성화라고 합니다.
생식기능이 없는 꽃을 말합니다. 일명 헛꽃인 것 입니다. 이것 또한 이름이 여러 개입니다. 불상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불두화라고 하며 우리네 시골에서는 함박꽃이라고도 불렀으며, 북한에서는 큰접시꽃나무라고도 합니다. 꽃이 눈뭉치처럼 생겼다 해서 영문명으로는 스노우볼(snowball tree)이라고 하며, 인동과에 낙엽관목으로 그리 크지 않고 3m 이내로 자라며, 이 꽃을 만나면 어린아이는 솜사탕이라고 꽃을 따 달라고 엄마를 조를지도 모릅니다.
처음에 연초록에서 하얀색으로, 다시 초록색으로 변해가며 꽃이 지는데 가까이서 꽃을 보면 하얀 꽃이 너무도 아름다워 그 부드러움 속에 빠져 들것 같은 불두화….
요즘은 공원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꽃이며, 무성화란 꽃의 생리적 특성과 부처님의 머리모양과 흡사한 꽃의 형태 때문에 사찰 경내에 많이 심어졌습니다,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을 즈음해서 5-6월에 개화합니다.
또 이와 비슷한 나무가 있답니다. 수국은 7월부터 피는데 전체적으로 무성화로 불두화와 같은 모양으로 피지만 꽃이 피는 시기와 나뭇잎에서 확연히 다릅니다.
작년 가을 국화꽃이 만개하여 국화향이 가득한 날이었습니다. 꼭 그곳에만 가면 된장 썩는 비슷한 냄새가 나는 겁니다. 그래서 하루는 냄새의 원인을 찾기 시작했는데 원인은 바로 불두화 나무였습니다. 불두화나무 낙엽에서 냄새가 나는 거였습니다.
불두화는 백당나무 꽃 가운데 있는 유성화를 없애고 가장자리에 있는 무성화만을 원예화한 원예종입니다. 백당나무의 열매에서 이런 냄새가 나는데 불두화도 그 유전자를 이어받아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가 싶기도 합니다. 혹 어디선가 꽃이 지고 없는데 이런 냄새가 난다면 주변에 불두화나무가 있는지 살펴보시면 해답을 찾을 수 있겠지요. 꽃말은 ‘은혜’ ‘베풂’이랍니다. /김택곤·숲해설가
첫댓글 부처님의 머리모양을 닮았군요. "불두화" 기억에 남겠습니다. 자세한 설명도 감사합니다. ^_^*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