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가을이 아쉬워 아침 밥을 먹고서 바로 경복궁에 나갔습니다.
어제보다 현저하게 기온이 떨어진 탓인지 어제보다는 사람이 많이 적었습니다.
작은 아이들이 니콘 FM2 를 삼각대에 거치한 채 돌아다니고 있길래 신기해서 붙잡고 물었더니,
멀리 완도 앞에 있는 청산도에서 온 중학생이었습니다. 지도 교사의 인솔로 열 명이 같이 왔다고 하는데 다들 FM2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몇 가지 물었더니, 자기 선생님에게 안내를 해주어 조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약간의 스폰서를 받아 아이들이 슬라이드필름으로 촬영을 한다고 해서 속으로 놀랐습니다.
조금 이야기를 나눈 뒤에 혼자서 돌아다니는데 한 무리의 관람객을 인도하는 아가씨의 해박한 지식과 고운 말에 끌리어 계속 그 팀을 따라다녔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는데 궁에서 안내하시는 분들의 얘기가 일관성이 없고, 말이 거칠다고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안내하는 분의 말이 무척 마음에 들어 계속 따라다니다가 일이 다 끝나고 혼자 가길래 실례를 무릅쓰고 가서 물었더니, 고궁길라잡이라고 합니다. 요즘 고궁을 안내하는 사람은 문화재정 소속의 해설사와 자원봉사자인 고궁길라잡이, 그리고 사설기관에서 주선하는 고공체험학습 안내자가 있는가 봅니다.
자원봉사라면 무료봉사로 보이는데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장현초등학교의 박진서 선생님이셨습니다.
고궁을 내 집 드나들듯하면서 이런저런 불만은 제기한 적이 많지만 자원봉사를 해볼 생각은 한 적이 없는데 부끄럽고 부러웠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지식이 해박한 선생님들이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루
첫댓글 고궁뿐 아니라 문화재나 오래된 명소에 가이드(길라잡이)를 만든 제도는 참 잘 만든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사전에 조사를 하고 떠난다 해도 가끔 들리게 되는 명소에서는 종합적인 이해를 하기가 쉽지않더군요. 그런데 자원봉사든 수고료를 받든 가이드가 종합적인 소개를 해줌으로서 좀 더 쉽고 명쾌하게 이해를 하게되더군요.
한가지 아쉬운점은 역사적 사실보다는 약간 맛사지를한 스토리로 들려주는 경우를 종종 듣게되는데 좋든 싫든 역사적인 진실을 알려주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좋은 제도이고, 좋은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는데 가끔은 함량 미달인 분들을 알선하는 곳도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