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김일중)
한 여행자가
아름답고 튼튼한 준마를 타고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있었다.
어느 날
허름한 휴게소에서
쉬고 있는데
낙타 한 마리가 다가와
속삭였다.
손님
저는 볼품은 없지만
사막같은 곳을 여행할 때는
제가 준마보다 나을 겁니다.
여행자는
비웃듯이 말했습니다.
내 준마는 너보다
열 배 이상 나을 것 같은 데
말씀 잘하셨습니다.
그러니 그 준마를 팔고
저를 사시면
돈도 벌고
여행도 아무 지장 없이
하시게 될 것입니다.
긴 여행길에는
그래도 낙타가 최적입니다.
가난한 낙타 주인도
옆에서 거들었다.
낙타의
가격도 싸고
타고 여행하는데
별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한
여행자는
그 준마를 팔고
훨씬 값싼 그 낙타를 샀다.
여행자는
마침 사막을 여행하게 되었다.
좀 느리기는 했지만
출발은 무난했다.
도중에 밤이 되어
텐트를 치고 밤을 새기로 작정했다.
일인용 텐트 속에
누워 잠을 청하는데
밖에서 낙타의 소리가 들려 왔다.
주인님, 밖이 너무 춥네요.
제 코만
텐트 안으로 집어넣으면 안 될까요?
여행자는
낙타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 청을 허락했다.
조금 있다가
주인님, 귀가 너무 시려요.
제 머리만
텐트 안으로 집어넣으면 안 될까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아
그것도 허락했다.
얼마 지나
주인님, 목이 시려요.
목을 텐트 안으로 들여 놓았다.
등이 시려요.
몸통이 거의 다 들어왔다.
엉덩이가 몹시 시려요.
온 몸이 다 들어왔다.
피곤하다며 좀 눕겠다고 했다.
너무 좁다고 했다.
여행자는
텐트 밖으로 밀려났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행복한 하루가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