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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공착영(憑空捉影)
허공에 의지해 그림자를 잡는다는 뜻으로, 허망한 언행 또는 이루어질 가망이 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憑 : 기댈 빙(心/12)
空 : 빌 공(穴/3)
捉 : 잡을 착(扌/7)
影 : 그림자 영(彡/12)
이해조(李海朝)의 신소설 '화(花)의 혈(血)' 후기에 나온다. 이해조는 소설을 '허공에 의지해 그림자를 잡는 허구적인 것'이면서도 '사실에 기초한 거울과도 같은 것'으로 비유하였다. 이 때문에 빙공착영(憑空捉影)은 소설의 허구성을 가리키는 용어로도 쓰인다.
그러나 빙공착영(憑空捉影)은 원래 중국 후한(後漢)의 역사가 반고(班固)가 지은 '한서(漢書)' 교사지(郊祀志)에 나오는 포풍착영(捕風捉影)의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바람을 잡고 그림자를 붙든다는 뜻으로, 허망한 언행이나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는 것을 말한다.
이와 비슷한 한자성어로는 귀모토각(龜毛兎角)과 누진취영(鏤塵吹影)이 있다. 전자는 거북의 털과 토끼의 뿔이라는 뜻이고, 후자는 먼지에 글을 새기고 그림자를 입으로 분다는 뜻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거나 이루어질 수 없는 일, 또는 쓸데없는 노력을 가리킨다. '뒤웅박 차고 바람 잡는다'는 우리말 속담도 같은 뜻이다.
[참고] 화의 혈(花─血)
이해조(李海朝)가 지은 신소설로, 1911년 4월 6일부터 6월 21일까지 66회에 걸쳐 매일신보(每日申報)에 연재,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특히 서문과 발문에 작가의 소설에 대한 견해가 첨가되어 있어 문학사적인 의의를 가진다.
즉, 서문에서는 주제의 현실성 및 시대상 반영이라는 현실주의적 문학관을 언급하고 있으며, 발문에서는 '빙공착영(憑空捉影; 허공에 기대 그림자를 잡음)'이라고 하여 소설의 허구성에 대한 근대문학 최초의 자각을 엿볼 수 있다.
전라남도 장성군에 사는 최호방은 나이 40에 퇴기 춘홍을 얻어 선초와 모란 두 딸을 두었다. 선초는 재색과 천성이 남달리 뛰어날 뿐 아니라 여느 기생과 달리 백년해로할 훌륭한 낭군만 기다리며 절개를 지키고 온갖 유혹과 위협을 뿌리친다.
이 소문을 들은 호색한 이도사는 동학란 평정이라는 구실로 부정하게 삼남(三南) 시찰사가 되어 많은 양민을 동학당으로 몰아 죽이고 부정축재를 한 뒤 장성에 도착한다. 그는 선초의 절개를 꺾기 위하여 아버지 최호방을 동학 관계 혐의로 누명을 씌워 몰아넣는다. 선초는 아버지를 살리려는 효성 때문에 굴복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 시찰에게 몸을 허락하더라도 백년해로를 맹세하도록 한 뒤 계약서까지 요구하는데, 이 시찰이 배반하자 자살한다. 그 뒤 이 시찰은 공금횡령죄로 처벌을 받고 선초의 혼령에 시달리며 액운이 그치지 않게 된다. 이때 언니의 원수를 갚으려는 동생 모란이 나타나 만인 앞에서 죄과를 폭로하여 그를 몰락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인 기생 선초의 효와 정절을 일차적인 주제로 내세우고, 여기에 동학란을 전후한 시기의 부패한 관료들의 이면상을 이 시찰이라는 인물을 통하여 폭로한 것이다.
이 작품은 효와 열의 강조와 악인의 징계 등 다른 신소설들에 비하여 특별히 참신한 점은 볼 수 없다. 그러나 동학란을 통한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고 작자의 소설관이 드러나 있어 새로운 의식을 보여준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가진다.
이해조(李海朝, 1869 ~ 1927)
본관은 전주(全州), 필명은 우산거사(牛山居士)· 선음자(善飮子)· 하관생(遐觀生)· 석춘자(惜春子)· 신안생(神眼生)· 해관자(解觀子)이고, 호는 동농(東濃)· 이열재(怡悅齋)이고, 경기도 포천 출생이다. 인조의 셋째 아들 인평대군(麟坪大君)의 10대 손이며, 이철용(李哲鎔)의 3남 1녀 중 맏아들이다.
어려서 한문 공부를 하여 진사 시험에도 합격했으나 신학문에 관심을 두어 고향인 포천에 청성제일학교(靑城第一學校)를 설립하기도 하였다. 활쏘기와 거문고 타기가 취미였으며, 특히 국악에 조예가 깊었다.
1906년 11월부터 잡지 소년한반도(少年韓半島)에 소설 '잠상태(岑上苔)'를 연재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는 주로 양반가정 여인들의 구속적인 생활을 해방시키려는 의도로 실화(實話)에 근거하여 소설을 썼다.
1907년 대한협회(大韓協會)와 1908년 기호흥학회(畿湖興學會) 등의 사회단체에 가담하여 신학문의 소개와 민중계몽운동에 나서기도 하였고, 한때 '매일신보' 등의 언론기관에도 관계하면서 30여 편 이상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의 문학적 업적은 크게 작품을 통하여 이룩한 소설적 성과와 번안과 번역을 통한 외국작품의 소개, 그리고 단편적으로 드러난 근대적인 문학관의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창작소설을 중심으로 볼 때 자유종(自由鐘, 1910)은 봉건제도에 비판을 가한 정치적 개혁의식이 뚜렷한 작품이다. 특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신교육의 고취, 사회풍속의 개량 등 개화의식이 두드러져 있다. 형식면에서는 토론소설로서 새로운 신소설의 양식을 시도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작첩·계모형의 가정비극적 주제를 보여주는 빈상설(鬢上雪, 1908)· 춘외춘(春外春, 1912)· 구의산(九疑山, 1912)이나, 미신타파를 내세운 구마검(驅魔劍, 1908), 일반적인 남녀이합(男女離合)에 중점을 둔 화세계(花世界, 1911)· 원앙도(鴛鴦圖, 1911)· 봉선화(鳳仙花, 1913) 등의 많은 작품이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봉건 부패 관료에 대한 비판, 여권신장, 신교육, 개가 문제, 미신타파 등의 새로운 근대적 의식과 계몽성을 담고 있으면서도 고대소설의 전통적인 구조를 기본바탕으로 엮어나간 전형적인 신소설들이다.
이들은 모두 당시 사회현실을 절실하게 부각시키지 못한 결점은 있으나 개화기라는 역사적 상황을 개인적인 체험 세계 안에서 비교적 포괄적으로 형상화시키고 있다.
한편, 화(花)의 혈(血)· 탄금대(彈琴臺)의 후기 등에서 보이는 현실주의적인 소설관과 '화의 혈' 후기에서 '빙공착영(憑空捉影; 허공에 의지해 그림자를 잡다)'으로 표현한 소설의 허구성에 대한 인식은 주목할 만하다. 또한 소설의 사회계몽이라는 도덕적 기능과 오락적 기능에 대한 동시적 인식 등은 최초의 근대적인 문학관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 밖에 베르느(Verne,J.)의 철세계(鐵世界, 1908) 및 화성돈전(華盛頓傳, 1908) 등의 번안 소개, 그리고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별주부전 등의 판소리계 소설을 각각 옥중화(獄中花, 1912)· 강상련(江上蓮, 1912)· 연(燕)의 각(脚, 1913)· 토(兎)의 간(肝) 등으로 개작한 것도 그의 문학적 공로이다.
그 밖에도 모란병(牡丹屛, 1911)· 우중행인(雨中行人, 1913)· 소학령(巢鶴嶺, 1913)· 비파성(琵琶聲, 1913)· 홍도화(紅桃花, 1910) 등 신소설 작가 중 가장 많은 작품을 남김으로써 신소설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의 소설은 구어체의 특징과 인물·성격의 사실적 묘사, 기자 생활에서 오는 보고체 문장 의식 등이 두드러진다. 특히 고전소설의 구조적 특징과 이념형 인간들을 계승하면서도 동시에 근대적 사상을 깔고 있다는 점에서 이인직(李人稙)과 더불어 신소설 확립에 뚜렷한 공적을 남겼다.
▶️ 憑(기댈 빙)은 형성문자로 凭는 간체자, 慿는 속자, 𠙖, 凴는 동자, 馮는 통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기댄다'는 뜻을 가진 馮(빙)으로 이루어졌다. '마음의 지주(支柱)로 삼다', '의지하다(依支--)'의 뜻이다. 그래서 憑(빙)은 ①기대다 ②의지하다(依支--) ③의거하다(依據--), 전거로 삼다 ④성하다(盛--: 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대단하다 ⑤의탁하다(依託ㆍ依托--), 맡기다 ⑥크다 ⑦차다, 가득하다(분량이나 수효 따위가 어떤 범위나 한도에 꽉 찬 상태에 있다) ⑧붙다, 귀신(鬼神)이 들리다 ⑨건너다, 걸어서 건너다 ⑩증거(證據), 증서(證書) ⑪의거할 곳, 의거하는 대상 ⑫크게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据(근거 거), 據(근거 거, 할퀼 극), 擬(비길 의), 藉(깔 자, 짓밟을 적, 빌릴 차) 등이다. 용례로는 남의 힘을 빌려서 의지함을 빙자(憑藉), 다른 것에 몸이나 마음을 기댐 또는 영혼이 옮겨 붙음을 빙의(憑依), 증거로 빙거할 만함을 증빙(證憑), 어떤 사실을 증명할 만한 근거 또는 그럼 근거를 댐을 빙거(憑據), 사실의 정확성 여부를 여러 가지 근거에 비추어 상고함을 빙고(憑考), 어떤 근거에 의하여 표준을 삼음 또는 어떠한 근거에 비추어 해 나감을 빙준(憑準), 남을 믿고 의지함을 빙신(憑信), 믿어서 근거나 증거로 삼음을 신빙(神憑), 남에게 기대어서 의뢰함을 빙시(憑恃),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들음을 빙문(憑聞), 증거로 삼을 만한 문서를 문빙(文憑), 증거가 되는 것을 빙증(憑證), 여행 허가증을 빙문(憑文), 옛날 포탄의 한 가지인 비격진천뢰 속에 넣어 채우는 삼각형 모양의 쇳조각을 빙철(憑鐵), 사실이 정확한가 아니한가를 근거에 의거하여 조사함을 빙사(憑査), 원인을 밝혀 낼 만한 근거에 의거하여 자세히 실피어 알아 냄을 빙험(憑驗), 범죄 사실을 증명할 만한 근거에 의거하여 실상을 조사하여 밝혀 냄을 빙핵(憑覈), 증빙이 될 만한 서류를 교부함을 부빙(付憑), 범죄 사실을 증명할 만한 근거에 의거하여 죄인을 추문함을 빙추(憑推), 증거를 대며 물음을 빙문(憑問), 사실을 증명할 만한 근거에 의거하여 일의 실상을 따져 물음을 빙힐(憑詰), 쥐가 토지신의 사당에 들어가서 몸을 숨기는 것과 같이 권세 있는 사람을 믿고 못된 짓을 자행함을 이르는 말을 빙사(憑社), 사실을 증명할 만한 근거에 의거하여 맞추어 봄을 빙준(憑准), 망상의 하나로 신불이나 여우 같은 것이 자기 몸에 접했다고 믿는 것을 이르는 말을 빙의망상(憑依妄想), 관청이나 공공의 일을 이용하여 개인의 이익을 꾀함을 이르는 말을 빙공영사(憑公營私) 등에 쓰인다.
▶️ 空(빌 공)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구멍 혈(穴; 구멍)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工(공)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工(공; 도구를 이용하여 무언가를 만드는 모양)과 구덩이를 판 구멍(穴)은 비어 있다는 뜻이 합(合)하여 비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空자는 '비다'나 '헛되다', '공허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空자는 穴(구멍 혈)자와 工(장인 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工자는 흙을 다지는 도구인 달구를 그린 것이다. 空자는 이렇게 달구를 그린 工자에 穴자를 결합한 것으로 흙을 다져 구멍을 만들었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니까 空자는 도구(工)로 구멍(穴)을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공간'이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空자는 '비다'나 '구멍'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마음의 상태에 비유해 '공허하다'나 '헛되다'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空(공)은 (1)속이 텅 빈 것의 뜻 (2)헛의 뜻 (3)공짜, 대가(代價)가 없이 거저 생긴의 뜻 (4)내용을 알지 못하거나 또는 알리지 않으려고 할 때에, 그 부분을 대신해서 나타내는 o모양의 부호를 가리키는 이름 (5)영(零) (6)실체(實體)가 없음 (7)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비다 ②없다 ③헛되다 ④쓸데없다 ⑤쓸쓸하다 ⑥공허하다 ⑦비게 하다 ⑧구멍을 뚫다 ⑨통(通)하게 하다 ⑩막히다, 곤궁하다 ⑪구멍 ⑫공간(空間) ⑬하늘 ⑭공중(空中) ⑮틈, 여가(餘暇) ⑯부질없이, 헛되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없을 무(無), 빌 허(虛),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열매 실(實), 바다 해(海), 뭍 륙/육(陸), 있을 유(有), 물 수(水), 찰 영(盈)이다. 용례로는 상하 전후 좌우로 끝없이 퍼져 있는 빈 곳을 공간(空間), 지구의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무색 무취 투명의 기체를 공기(空氣), 항공의 여러 설비를 갖춘 항공기가 뜨고 나는 곳을 공항(空港), 하늘로 하늘 가운데를 공중(空中), 이루어질 수 없는 헛된 생각을 공상(空想), 텅 비어서 아무 것도 없음을 공백(空白), 속이 텅 빔을 공허(空虛), 까닭이나 필요가 없음을 공연(空然), 빈자리로 사람이 앉지 아니하여 비어 있는 자리를 공석(空席), 헛된 약속으로 거짓으로 허황되게 하는 약속을 공약(空約), 일하지 않고 쉬는 날 곧 일요일을 공일(空日), 물체 속에 아무것도 없이 빈 것 또는 그 구멍을 공동(空洞), 빈 이름으로 실제와 들어맞지 않는 명성을 공명(空名),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성이나 도시를 공성(空城), 음식을 먹지 아니하여 고픈 배를 공복(空腹), 아무도 살지 않는 텅 빈집을 공가(空家), 항공기로 공중을 날아다님을 항공(航空), 터무니없음이나 근거 없음을 가공(架空), 높은 하늘로 어떤 지역에 수직되는 공중을 상공(上空), 짙게 푸른 하늘을 벽공(碧空), 텅 빈 공중을 허공(虛空), 괴롭고 허무한 것을 고공(苦空), 공중의 적에 대함을 대공(對空),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뜻으로 사람의 일생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 또는 재물을 모으려고 너무 욕심을 내지 말라는 말을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아무 것도 없는 골짜기에 울리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라는 뜻으로 쓸쓸할 때 손님이나 기쁜 소식이 온다는 말을 공곡족음(空谷足音), 공중에 세워진 누각이란 뜻으로 근거가 없는 가공의 사물을 공중누각(空中樓閣),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음을 공전절후(空前絶後), 헛된 이론과 빈 이야기를 일컫는 말을 공론공담(空論空談), 행하는 것이 없으면 돌아오는 소득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공행공반(空行空返), 우주 만상의 실체가 모두 비어 지극히 고요함을 일컫는 말을 공공적적(空空寂寂), 헛된 이치와 논의란 뜻으로 사실에 맞지 않은 이론과 실제와 동떨어진 논의를 일컫는 말을 공리공론(空理空論), 열 집 가운데 아홉 집이 비었다는 뜻으로 전쟁이나 재난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거나 흩어진 상태를 이르는 말을 십실구공(十室九空), 제 자리에 있는 것으로 제 자리를 때운다는 뜻으로 이 세상에는 공것이나 또는 거저 생기는 이득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이공보공(以空補空), 탁자 위에서만 펼치는 헛된 논설이란 뜻으로 실현성이 없는 허황된 이론을 일컫는 말을 탁상공론(卓上空論), 빈방에서 혼자 잠이란 뜻으로 부부가 서로 별거하여 여자가 남편없이 혼자 지냄을 뜻하는 말을 독수공방(獨守空房), 벌지 않고 먹기만 하면 산도 빈다는 뜻으로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놀고 먹기만 하면 결국 다 없어짐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좌식산공(坐食山空), 무턱대고 쏘아 과녁을 맞혔다는 뜻으로 멋모르고 한 일이 우연히 들어맞아 성공했음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사공중곡(射空中鵠), 하늘은 그 끝이 없고, 바다는 매우 넓다는 뜻으로 도량이 넓고 그 기상이 웅대함을 이르는 말을 천공해활(天空海闊) 등에 쓰인다.
▶️ 捉(잡을 착)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연결되다(連結--)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足(족, 착)으로 이루어졌다. 손을 뻗히고 따라 붙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捉자는 '잡다'나 '체포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捉자는 手(손 수)자와 足(발 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足자는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발'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捉자는 이렇게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足자에 手자를 결합한 것으로 도망가는 사람을 붙잡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捉자에 쓰인 足자는 쫓아간다는 뜻이고 手자는 손으로 붙잡는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捉(착)은 ①잡다, 쥐다 ②체포하다(逮捕--), 사로잡다 ③지키다 ④부리다, 지탱하다(支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잡을 집(執), 잡을 액(扼), 잡을 파(把), 잡을 구(拘), 잡을 포(捕), 잡을 조(操), 잡을 나(拏), 잡을 나(拿), 잡을 지(摯), 잡을 체(逮), 잡을 병(秉) 등이다. 용례로는 잡아서 보냄을 착송(捉送), 사람을 붙잡아 감을 착거(捉去), 사람을 잡아옴을 착래(捉來), 죄인을 잡아 가둠을 착수(捉囚), 죄인을 잡아다 칼을 씌움을 착가(捉枷), 죄인을 잡아 관아에 알림을 착고(捉告), 죄인을 잡아서 넘겨 줌을 착급(捉給), 사람을 잡아다 죽임을 착살(捉殺), 물고기를 잡음을 착어(捉魚), 죄인을 잡아 들임을 착입(捉入), 죄인이 잡히어 몸이 드러남을 착현(捉現), 요점이나 요령을 얻음 또는 어떤 기회나 정세를 알아차림을 포착(捕捉), 사로 잡음을 활착(活捉)이나 금착(擒捉), 마음을 단단히 가다듬어서 다잡고 늦추지 않음을 파착(把捉), 사람을 잘못 알고 잡음을 오착(誤捉), 송두리째 모두 잡음을 몰착(沒捉), 도망한 죄인을 추적하여 잡음을 근착(根捉), 범죄 행위를 하는 그 자리에서 죄인을 붙잡음을 현착(現捉), 죄 없는 사람을 위협하여 붙잡아 감을 협착(脅捉), 죄인을 붙잡음을 집착(執捉), 죄인을 들춰서 붙잡아 옴을 추착(推捉), 죄를 짓고 잡힘을 취착(就捉), 염탐해서 붙잡아 옴을 형착(詗捉), 죄인을 찾아 쫓아가서 체포함을 근착(跟捉), 게를 잡았다가 다시 놓아준다는 뜻으로 수고만 하고 소득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착해방수(捉蟹放水), 남 잡이가 제 잡이라는 뜻으로 남을 해하려 하다가 도리어 자기가 해를 입는 다는 뜻의 속담을 일컫는 말을 착타착아(捉他捉我), 대가리를 잡다가 겨우 꽁지를 잡았다는 뜻으로 큰 것을 바라다가 도리어 작은 것을 얻게 되었다는 뜻의 속담을 일컫는 말을 착두근착미(捉頭僅捉尾), 멧돝 잡으러 갔다가 집돝 잃었다는 뜻으로 너무 욕심을 부리면 이미 가진 것조차도 잃어버리게 된다는 뜻의 속담을 일컫는 말을 착산저실가저(捉山猪失家猪), 전대와 그물로 호랑이를 잡는다는 뜻으로 변변치 못한 방법이나 허술한 계획으로 우연하게 일을 이루었음 이르는 말을 탁망착호(橐網捉虎), 남을 대신하여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대인착도(代人捉刀), 그물을 쓰고 고기를 잡는다는 뜻으로 그물을 물에 던져야 고기가 걸리는 법인데 그물을 머리에 쓰고서도 고기가 잡힌다는 것이니 요행히 운이 좋았음을 이르는 말을 몽망착어(蒙網捉魚), 독 안에서 자라 잡기라는 뜻으로 틀림없이 파악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옹중착별(甕中捉鼈), 썩은 새끼로 범 잡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리석은 계책과 보잘것없는 것으로써 뜻밖의 큰일을 성취함을 이르는 말을 고망착호(藁網捉虎), 이백이 술에 취하여 채석강에서 물 속의 달을 잡으려다 죽은 일을 이르는 말을 태백착월(太白捉月), 죄를 저지른 그때 그 자리에서 곧 잡음을 일컫는 말을 등시포착(登時捕捉), 죄 없는 사람을 잘못 잡음을 일컫는 말을 양민오착(良民誤捉), 그 자리에서 곧 잡아옴을 일컫는 말을 입즉착래(立卽捉來), 그 자리에서 즉각 잡아옴을 일컫는 말을 입각착래(立刻捉來), 바람을 잡고 그림자를 붙든다는 뜻으로 허망한 언행을 이르는 말을 포풍착영(捕風捉影) 등에 쓰인다.
▶️ 影(그림자 영)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터럭삼(彡; 무늬, 빛깔, 머리, 꾸미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景(경; 일광, 영)으로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일광(日光)의 뜻으로, 나중에 光(광)은 양광(陽光), 影(영)은 음광(陰光)으로 구별해서 쓰이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影자는 '그림자'나 '형상'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影자는 景(볕 경)자와 彡(터럭 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景자는 높은 건물 위에서 햇볕이 내리쬐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햇볕이 건물을 비추게 되면 그림자가 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소전에서는 景자가 '그림자'나 '형상'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해서에서부터는 좀 더 뜻을 명확하기 위해 彡자가 더해진 影자가 '그림자'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景자는 햇볕이 내리쬔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러니까 影자에 쓰인 彡자는 건물 옆으로 진 그림자를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影(영)은 ①그림자 ②환상(幻像), 가상(假象) ③형상(形象), 모습, 자태 ④초상(肖像), 화상(畫像) ⑤햇볕, 햇살 ⑥빛, 불빛 ⑦음덕(陰德), 도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모양 형(形)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의 작용이 다른 사물에 미쳐 반응이나 변화를 주는 일 또는 그 현상을 영향(影響), 그림으로 나타낸 어떤 사람의 얼굴 모습이나 용태를 영정(影幀), 고승의 초상을 모시는 곳을 영각(影閣), 이름난 이의 화상이나 조각상을 모시어 둔 사당을 영당(影堂), 물체가 빛을 가려서 그 물체의 뒷면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늘을 영자(影子), 실제로 근무는 하지 않고 이름만 빌어 가지는 벼슬 또는 그러한 벼슬을 가지는 일을 영직(影職), 원본을 사진 제판으로 복사하여 인쇄함을 영인(影印), 그림자처럼 따라 다님을 영종(影從), 흰 바탕에 연한 푸른빛의 잿물을 올린 도자기 또는 그러한 빛을 영청(影靑), 글씨나 그림을 비치게 받쳐 놓고 그 위에 덧쓰거나 그림을 영사(影寫), 형상을 사진이나 영화로 찍음을 촬영(撮影), 반사로 비친 그림자를 반영(反影), 도장을 찍은 형적을 인영(印影), 지면이나 수면 등에 물체의 그림자가 비침을 투영(投影), 공상이나 환각에 의하여 눈앞에 있지 않은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환영(幻影), 그림이나 사진 따위에 의한 초상을 조영(照影), 뒤에 남은 흔적으로 가시지 않은 지난날의 모습을 잔영(殘影), 크기를 가지고 있는 광원에서 나오는 빛에 의하여 물체가 비취어 그림자가 생길 경우에 다소간 빛이 들어가 있는 부분을 반영(半影), 물체가 그림자를 비추는 일 또는 그 비친 그림자를 사영(射影), 주로 얼굴을 그린 화상 또는 사진을 진영(眞影), 거꾸로 촬영한 모양을 도영(倒影), 섬의 그림자로 희미하게 보이는 섬의 모습을 도영(島影), 최근에 찍은 인물 사진을 근영(近影), 그림자와 형체는 서로 붙어 다님을 일컫는 말을 영형상수(影形相隨), 그림자만 보아도 놀라고 울리는 소리만 들어도 떤다는 뜻으로 잘 놀람을 이르는 말을 영해향진(影駭響震), 술잔 속의 뱀 그림자라는 뜻으로 자기 스스로 의혹된 마음이 생겨 고민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배중사영(杯中蛇影), 먼지에 새기고 그림자를 입으로 분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헛된 노력을 이르는 말을 누진취영(鏤塵吹影), 외로운 몸과 하나의 그림자라는 뜻으로 몸 붙일 곳 없이 떠도는 외로운 신세를 이르는 말을 고신척영(孤身隻影), 자기의 몸과 그림자가 서로 불쌍히 여긴다는 뜻으로 몹시 외로움을 일컫는 말을 형영상조(形影相弔), 한낮에 그림자를 피한다는 뜻으로 불가능한 일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일중도영(日中逃影), 꿈과 허깨비 거품과 그림자와 같다는 뜻으로 인생의 헛되고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몽환포영(夢幻泡影), 바람을 잡고 그림자를 붙든다는 뜻으로 허망한 언행을 이르는 말을 포풍착영(捕風捉影), 모래를 머금어 그림자를 쏜다는 뜻으로 몰래 남을 공격하거나 비방하여 해치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함사사영(含沙射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