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쌈으로 강씨 집에서
마씨 댁으로 시집온
할머니 이야기 올시다
어린나이에 시집와서
시부모 모시고 신접생활
삼년 알꽁달꽁 사랑 받고
살았는데 건장한 신랑이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뜨니
청산과부 신세되여 긴밤 눈물
로 독수공방 등잔불 아래서
길삼으로 세상을 읽고 살았다
어느날인가 시아버님 오라부름
몸단정 안채 거실 상면 왈
며누리 아가야 그동안 고생이 많았지 네이야기 잘들어라 마음 강하게 먹고 살고 있어라 부탁 말씀이 무슨 말쓰인지 알지 못하며 대답 살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되여 시부모님 겨울 솜바지 저고리
이불 세탁 지어놓고 겨울김장
월동준비 다해놓고 춥고 눈오는
깊은겨울 캄깜한 그믐밤 홀로
잠들어 자고 있는데 방문 열리고
건장한 남자 셋이 들어와
큰 자루에 자고 있는 여인을 입막고 번쩍들어 발버둥치는 여인을 자루속에 넣고묶여 사나이
등과 등에 업어 묶혀서 꼼짝못하고 그믐밤 어디론가 한참 업혀가 자루속에서 새벽을 맞이해 자루를 풀어주는 남정네가 사기 대접에 물한그릇 주어 마시는듯 마는듯 하고 졸음속에 남정네와 동침 이웃마을 장가못간 노총각 옛재혼 보쌈 아내가 되여 다섯 남매 아빠 엄마로 살아온 할머니 이야기를 방앗간집 큰아들에게 들려준 옛 실화 당사자 이야기 다큐멘타리 입니다
재혼이 엄격히 금지된 조선시대에
시부모의 주선하에 보쌈 남정네
선택 묵인하에 재혼이 성립된
당시 사회의 한단면 풍습을
엿보았읍니다
거부의 폭행을 방지하기 위해
엎고갈때 등과등 으로 업어
여인발을 두남정내 가 붙들고
당사자가업고 갔다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