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소비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자영업자나 회사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는 오히려 새로운 가치와 성장을 촉진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창업이라는 도전은 한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향후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세대들의 창업은 무엇보다고 중요하다고 본다.
울산은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중심지로, 특히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의 3대 주력산업이 위치해 있다. 그러나 2022년 11월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탈에 따르면, 울산의 창업 기업 수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5위로, 인근 부산이나 경상남도에 비해 창업 기업의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추세는 중소벤처기업부의 2021년 지역별 창업기업 현황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울산의 창업 기업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명확하게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대학 수가 부족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창업 메카인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은 스탠포드, UC버클리, 조지아테크 등의 대학교가 활발한 창업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울산에는 울산대학교, 울산과학대, 춘해보건대 등 3개의 대학교 밖에 없으며, 유니스트(UNIST)라는 특수대학 하나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대학이 많으면 창업도 활발한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서울대 근처에는 고시촌이, 베이징대와 칭화대 근처에는 창업촌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글로벌 혁신의 메카인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선 3만개가 넘는 기업이 창업되어 성공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20년 2월에 서울대에서는 학부와 대학원생 1천298명을 대상으로 창업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그 결과 긍정적인 응답이 61.9%에 이르고, 아이디어가 있다면 향후 창업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는 편이다` `있다` `매우 있다` 등 긍정적 답변이 62.7%로 나타났다.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실제 우리나라 20대 청년(대학생 포함) 창업 비중은 4%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에서는 매년 창업지원에 쏟는 예산은 2018년 7천800억원에서 2020년 1조4천억원, 2022년 3조6천억원 그리고 올해도 작년도와 유사한 3조6천억원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중에서 청년 창업지원 규모도 당연히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나 실제 청년 창업은 상당히 저조한 실정이다. 2020년 창업실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창업기업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50대가 가장 높은 31.3%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40대 30.2%, 30대 17.8%, 60대 이상 17.1%, 20대 이하 3.7% 순으로 나타났다. 즉, 20~30대 청년층의 창업비율은 21.5%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업력이 길어질수록 살아남는 청년 창업가가 줄어든다는데 있다. 업력 1년차 청년 창업 비중은 19.8%이지만, 7년차의 경우 9.2%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창업 초기 정부지원으로 창업은 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현정부에서도 청년들에게 창업을 권장하며 창업자금 지원부터 관련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이들 프로그램의 실효성은 여전히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있다. 대다수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한 예비 창업자들은 "단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차례 지원사업에 신청을 하고 있고, 지원금 외에는 특별히 크게 도움되는 것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청년창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를 키우고 청년 창업가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은 단기적인 집중교육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수준에 맞게 지속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실제 체험이나 벤치마킹 등의 활동들이 연계되어 이론과 체험학습이 동시에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본다.
우리 울산의 현실로 다시 돌아와 보면, 울산에서는 제조업 기반의 창업이 중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울산의 제조업 창업기업 수는 2019년 1천289개에서 2021년 1천113개로, 그리고 기술 기반 창업기업도 2019년 3천991개에서 2021년 3천533개로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울산에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고 본다. 울산은 전국 제조업 생산액의 12.4%를 차지하는 전국 2위의 제조업 중심지이지만, 이러한 주력산업을 기반으로 한 창업, 즉 새로운 미래산업 창출이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창업에 대한 관심과 창업가의 우열을 넘어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여러 요소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창업에 필요한 인프라와 투자자, 그리고 관련 기관과의 연결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창업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려면 창업을 지원하는 기관과 창업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킹, 기술지원, 교육 프로그램, 멘토링, 투자자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플랫폼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창업자들은 기술개발이나 사업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투자자를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울산에서 창업을 도전하는 많은 사람들이 초기 투자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기 투자금 없이는 창업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기술 개발이나 사업화 과정이 더디게 진행되며, 결국 창업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창업가들이 창업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관련 기관과의 연결도 중요하다. 특히 울산처럼 창업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에서는 이런 연결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울산이 창업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창업가들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어야만 울산의 창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새로운 미래산업이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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