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악!!! 진짜 왜이래요!!"
말이 좋아 초코길, 겨자길, 마늘길이였지 실상은 어둠의 생태숲에 다르게 길을 낸 것 뿐이였다.
하훈들이 초코길에 들어서고 얼마 걷지 않았지만 어떤 남학생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 무슨 소리지?"
벌써부터 겁을 바가지로 퍼서 집어먹은 가진이 설현의 팔에 매달렸다.
".............?"
"무서워. 귀신이면 니가 잡혀가야 돼. 나 버리고 도망가면 진짜 미워할거야."
"피식..... 오냐."
팔에서 전해오는 따뜻한 온기가 기분이 좋아서 설현은 웃으며 공포의 길을 걸어들어갔다.
네 사람이 들어선 곳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먼저 온 듯한 남학생 한 팀이 한 사람의 손에 놀아나고 있었다.
설현이 마녀라 칭하고 하준은 귀찮은년이라고 칭하고 하훈은 메두사라고 칭하는 전설의 그 이름, 국어담당 백장미였다.
"어머, 두번째 초코팀? 꺄아~ 꽃미남들만 왔구나~ 초코볼은 찾기 힘들어서 지루했어~"
그렇게 말하면서 장미의 손은 하준의 가슴띠를 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차마 욕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지는 못하고 하준이 몸을 뺐다.
"첫번째 시련이야, 귀여운 도련님들^^ 이 아름다운 백장미의 손에서 하준군의 가슴띠를 뺏아봐.
하준군의 가슴띠가 없으면 다음 시련 통과 못하는 거 알지? 이번 시련을 통과 못했다는 증거니까."
띠를 높게 들고 있는 장미의 뒤에서 몰래 가슴띠를 빼내려던 하훈의 기척을 알고 장미가 가슴띠를 자신의 가슴 앞으로 치웠다.
"아깝다!"
"그 정도론 뺏기지 않아요, 동관의 어린왕자?^^"
"조건이 뭐예요? 뭐 해야 주시는데요?"
가진이 설현의 뒤에서 나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어머, 날 그렇게 보지마 가진군!! 예쁜 제자인데 내가 반하면 어떡하려고 이래?!"
"장난치지 마시구요~ 뭐해야 되는데요~"
"꺄악! 그 눈 치우라니까~? 가진군에게 사랑에 빠지면 난 너희들을 통과시킬 수 밖에 없잖아~"
장미의 말은 기겁하는 것 같았지만 표정은 행복해 죽을듯한 표정이였다.
"난쟁이,그만해. 뭡니까, 조건."
가진의 귀여운 표정을 장미가 즐기고 있단 사실이 마음에 안들어서 설현이 가진을 뒤로 숨겨버렸다.
"그렇게 무섭게 물어보면 미워♡ 좋아, 이야기 해 줄게. 단체줄넘기 50회~
중간에 걸리면.....흐음...... 누가 좋으려나........."
설현의 팔 너머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설현과 장미를 번갈아보고 있는 가진을 본 장미의 눈이 반짝였다.
"그래, 가진군. 걸리면 가진군의 몸 한부분 한부분씩을 여자로 만들겠어. 기회는 팔,다리,머리,몸 4번이야. 시작할까?"
설현은 엄청난 고민에 휩싸였다.
다음 미션으로 넘어가지 못하더라도 가진의 여장모습을 볼 것이냐, 승리를 쟁취할 것이냐.
설현은 살면서 그렇게 고민한적은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시작해요."
"좋아^^ 너흰 학교에서도 알아주는 엘리트들이니까 네명 다 통과해야해.
첫번째 팀은 줄 돌리는 사람때문에 두 명이 빠졌거든. 거기 누워있는것들. 나와서 좀 돌려봐."
누워서 헤롱거리던 남자들이 스르륵 일어나 줄을 잡았다.
"자, 시작."
줄이 돌아가기 시작하고 체력 배분을 위해 가장 체력이 강한 하준이 먼저 줄 안으로 들어갔다.
곧 설현과 하훈이 연이어 들어가고 가진도 아슬아슬하게 들어갔다.
한 번의 실패로 가진의 머리는 길어졌지만 더이상의 피해는 없이 그들은 첫번째 시련을 통과했다.
"머리끈 없을까? 머리를 너무 단단히 붙여놔서 안떨어져."
오랜만의 긴 머리가 반가웠지만 가진은 애써 불편한 척 머리끈을 찾았다.
"바보냐. 이런데 머리끈이 어딨어."
머리까지 길게 붙여놓으니 천상 여자가 따로없는 가진의 모습에 설현은 또 심장이 쿵 내려앉음을 느꼈다.
'여기서 부터 뛰시오.'
빨간색으로 커다랗게 붙여져 있는 팻말에 모두가 어리둥절해 졌다.
".......? 아까 마녀가 다음 시련이니 어쩌니 했잖아요?"
"그랬지. 아무래도 우리가 속은 것 같네."
"그럼 지금부터 달리기란거야~?"
"히잉.......뛰기 싫은데........."
한마디씩을 끝낸 설현, 하준, 하훈, 가진이 동시에 달리기 시작했다.
도착한 운동장엔 쉬운 미션 두개가 주어졌던 겨자팀을이 벌써 다들 와 있었다.
"1등은 놓쳤군."
"5등쯤 되겠는데요?"
"그럼 1등은 어디지~?"
"서관이네요~ 저~기 점수가 더 올라갔잖아요."
허탈하게 웃으며 서로를 마주보고 주저앉는 것으로 네 사람의 두 번째 대항전도 끝이 났다.
하필 마지막날 가장 쉬운 과자따먹기가 걸려서 쉽게 끝내고 난 뒤의 첫번째 시간.
모두가 대항전 후유증으로 낑낑댈 시간이 가장 까칠한 영어선생시간이였다.
모두가 졸린 눈꺼풀을 테이프로 붙여가며 참고 있을 때 설현은 다른 의미로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다.
"큭큭큭...."
옆자리에서 엎드려 취침중이신 가진의 얼굴을 설현은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웃고 있었다.
호빵같이 동그랗고 하얀 볼이 슉 들어가자마자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어이, 난쟁. 일어나봐."
말은 깨우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조근조근 작은 목소리와 아직도 쿡쿡찌르고 있는 손가락은 깨울생각이 없음을 보여줬다.
"우에.....이모...조금만 더 자께요....."
잠결에 또 나와버린 여자같은 목소리에 설현이 흠칫했다.
"..........또........에라이, 미친놈."
설현은 고개를 휘휘 젓고는 다시 가진의 볼을 찌르기 시작했다.
왼손으로 가진을 쿡쿡 찌르며 조용히 엎드린 설현이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쟁. 난 니가 여자였으면 소원이 없겠다. 너도 그렇지?"
"...............우웅......"
잠꼬대로 내는 말이였지만 설현은 긍정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기분좋게 웃었다.
"니가 여자면 나도 멀쩡한 놈이 되는거고 누구한테든 당당하게 사랑할 수 있을텐데....그치?"
"................."
"어이, 대답해봐, 아까처럼. 쓸데없는 기대라도 가지게 그렇다고 좀 해줘봐."
".............냐암.."
꿈에서 뭔갈 맛있게 먹는건지 가진이 입맛을 다셨다.
그 모습에 설현이 쿡쿡 찌르던 손가락을 멈추고 웃었다.
"큭.....뭐 먹는거냐? 니가 좋아하는 치킨 또띠아? 아님 고구마그라탕?"
"................."
어느새 가진의 식성까지 다 알고 있는 자신에 설현은 자신을 비웃었다.
"뭐, 뭘 먹든 맛있게 먹어라. 근데 넌 지금 무슨시간인지는 아는거냐? 영국에선 수업시간에 자도 되는건가? 좋은 나라군."
설현은 가진이 초등학교 1학년때 자퇴하고 대기업에 들어가 일을 했단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
혼자 공부하며 커오다가 13살이 되어서야 검정고시를 줄줄이 쳐서 중졸까지 받아냈단것도.
"내가 니놈때문에 하루하루 피가 말라가는 것도 모르지? 알 턱이 있나.
난 밤마다 니놈이 옆에서 자는 숨소리때문에 두근대서 잠도 못자는데 니놈은 잘만 자고... 좀 억울하네."
"............"
"아니, 넌 평생 알지 마. 또 미안해서 쩔쩔 맬거잖아.
난 니놈이 쩔쩔 매면서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것도 싫고 내가 아닌 고민하는 것도 싫어."
'퍼어억!!'
설현의 머리와 영어선생이 내려친 출석부가 정답게 2자회담을 하는 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졌다.
"쓰으......뭐야."
"뭐긴 뭐야. 니 선생이지. 넌 내 수업시간이 취침시간인 줄 아니? 밤에 뭐하고 이제 자겠다고 난리야?"
"아아......다 알고 있는 사실들이라......"
설현이 '난 너 따위 일개 선생이 가르칠만한 인물이 아니야'를 베이스로 깔고 영어선생을 올려다 봤다.
"뭐.........좋아. 니가 나한테 이렇게 덤비고도 과연 성적이 잘 나올지 기대할게.
얜 아직도 자는거야? 야! 구가진!!"
설현은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부터 함부로 하지 못하는 사람임을 알려주고 있었기에 영어선생이 애꿎은 가진에게 화살을 돌렸다.
"으음............"
가진이 시끄러웠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정말!!"
가진을 귀찮게 했다는 것도 짜증나 죽겠는데 영어선생이 들고 있는 출석부가 가진의 머리를 향하고 있었다.
'퍼억!!!'
그 출석부를 맞은 건 가진의 머리가 아니라 가진의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뻗어나간 설현의 다친 오른손이였다.
"이녀석 아파서 울면 책임 지실래요?"
아직도 꿈나라 일주중인 가진의 흰 볼에 붉은 피가 똑똑 떨어졌다.
"..............?"
'웬 피....?'라는 생각을 하는데 어쩐지 오른손이 욱신거리며 따뜻한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제서야 설현은 알아차렸다.
출석부를 맞는 바람에 터진 오른손의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단것과
그걸 보고 있는 영어선생 외 1학년 1반 학생들의 표정이 엄청난 경악을 그리고 있단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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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연재 ]
〃17세 천재소녀의 방엔 성격 더러운 그놈이 산다〃-10-
곰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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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11 21:10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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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핫!!아프겠당,.
설현이가 정말 가진이를 아끼네요
잼있어 담편이 기대되
허거거거덩...ㅋㅋ 가진이가 여잔 걸 알면 어떻게 될까?ㅋㅋ
넘 재밌어요~
#아프겠.....다음편기대~
아윽 ㅎㅎ 담편도 기대 할게여 ㅎ 업뎃쪽지점 부탁 ㅎ ㅎ
#어뜨게.........진짜아픈데그러면
#아프겟다~~~~~~~~담편기대할꼐요
#헉억억억ㅠㅠㅠㅠㅠㅠㅠ짱이다ㅠㅠ쪽지주세요~~
# 피가나올정도로 ;; ㅎㄷㄷ
#미친 영어선생-_-
# 아 저 영어선생ㅡㅡ아오저썅노무새키! 흥흥! 우리 설현이 피어쩔꺼고! 우리가진이볼에묻은피어쩔꺼닝
# 설현아 어뜨케 ㅠㅠㅠㅠ
넘 잼있어영~
#담편기대하겟습니다>~<>~< ..아 늦게와서 ㅜㅜ 흑흑
#헐.,... 영어선생 죽여버려...-.- 감히 설현이를 두번이나 치다니~!!!!!!!!!!!!!!!!!!!!!!!!!!!!
#다음편두 기대요~~!!
#아푸겠다~ㅜㅜ담편기대요~>ㅡ<
#저 못된 영어 선생.............. 설현이 많이 아프겠어요....ㅜㅜㅜ 담편 기대할고 있을께요~ㅎㅎ
#, 헐,. 이런짓을.....
헉... 아퍼라.. ㅠㅠ
#이런저런 영어선생!!
#못된 영어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