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택배 관련 글로 분란이 있었던 걸 보니 이번 겨울, 저는 참 이사 관련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싶습니다.
집을 팔고 귀국이사를 가게 되면서 짐 정리를 하는 게 정말 큰 일이었습니다. 가구는 말할 것도 없고... 쌓이고 쌓여온 추억의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더라구요. 그 중에서도 여태 모아온 음악 CD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다, 이젠 잘 듣지도 않는데 추억 때문에 이 녀석들을 다 싸들고 가느니 캐스모 통해 필요하신 분께 드리면 더 좋겠다 싶어 무료 나눔을 했는데, 가지러 오신 분께서 눈이 펑펑 왔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처음 들어서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회사를 마치고 바로 오느라 빈 손으로 와서 이걸 어쩌죠-" 였습니다. 당연히 무료 나눔이라고 글에 적었었고, 전 가져가셔서 잘 들어주시면 그게 더 감사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저리 말씀해주시니 어찌나 마음이 따뜻하던지요.
그리고 이삿짐 업체도 저는 참 잘 만난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이삿짐을 보낼 때, 이런 저런 안 좋은 일들, 잘못된 경우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참 많이 들었던 터라, 이사를 할 때 마다 매번,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결정하는 게 정말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래도 열혈 인터넷 검색의 효과인지 대부분의 경우, 백 퍼센트 만족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괜찮았었기에 참 다행이었지만요.
그런데 hodo** 이사(회사 이름을 적으면 안된다고 해서 조금 가려봅니다-) 에서 와주신 분들은 정말, 모든 프로세스 하나 하나에서 백퍼센트 만족이란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처음 견적을 봐주시는 것에서부터 포장용 박스를 가져다 주시는 날에 해주신 포장 요령 설명들, 그리고 pick-up 당일날 오신 분들의 꼼꼼하고 프로페셔널하기 이루 말할 데 없는 작업까지. 날도 굉장히 춥고, 무거운 것들이 많아 일일이 싸매고 들고 하시는 것이 엄청 힘드셨을텐데도 모두들 시종일관 유쾌하고 젠틀하게 해주셨더랬습니다. (한 분께서 계속 부시던 휘파람이 얼마나 듣기 좋던지요.)
토론토에 있으면서도 mover 분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들이 몇 번 있었는데, 정~말 아마추어같은 (-열심히 하시지만 너무 능률적이지 못하신-) 분들이 오셨을 때는 저도 처음부터 끝까지 곁에서 종종거리며 이걸 해야 하나 저걸 해야 하나, 나도 저걸 날라다 드려야겠다, 등등... 몸도 그렇고 맘도 편한 적이 별로 없었더랬습니다. 근데 이번엔 정말, 전 맘 턱 놓고 짐들 나간 빈 방에서 끝날 때까지 그냥 있어도 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 분들께서 작업하시는 곁에서 얼쩡거리는 게 더 방해가 된다고 알겠더라고요.)
이삿짐도 그렇고... 어떤 일에 있어서도 정말 프로페셔널하게, 당신의 일들을 잘해주시는 분들을 만났을 때의 마음 편함이 이런 거란 걸 느껴본 게 참 감사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보면 행복한 부부는 하나도 없고, 다정한 시부모님은 하나도 없는 듯이 보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울분을 토해낼 때 인터넷을 더 찾고, 실제로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럴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라는 말을 제 친구가 한 적이 있습니다.
토론토에서든 어디서든... 악명 높은 사람들과 사건들은 참 많이도 share가 되는데 반해, 기분 좋은 경험들,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사람과 가게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느껴지는 게 좀 아쉬웠는데...(홍보글 등의 다른 목적으로 악용될까봐 그렇다는 것에도 이해는 합니다-) 밑에 로* 택배 관련해서 좋은 경험을 올려주신 분의 글을 보고, 저도 좋은 이야기들은 많이 많이 퍼졌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적어봤습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후기에서 참 많은 도움을 받고 있었지만 정작 저는 후기 등등을 남기는 것에 있어서 굉장히 소극적이었던 게 왠지 마음의 짐처럼 느껴졌던 터라- ^^;; )
우직하게 소신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시는 많은 분들이 점점 더 빛을 보게 되시는 2017년 한 해 되었으면 합니다.
캐스모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첫댓글 저도 그래요. 아주 예전에 이사할때 막상 짐싸고 보니 캐리어 두개가 더 생겼어요. 따로 ttc타고 나중에 한번 더 왔다갔다 해야겠다 맘먹었는데..개인 이사하시는 분이었는데..밴으로 픽업하시는 분께서 제 짐보시더니 차도 넓은데 뭐하러 혼자 또 옮기려하냐며 이것도 다 옮겨주시겠다면서 다 실어서 이사도와주셨어요 ㅠㅜ 타고가면서 좋은말씀도 많이해주시고 . 생각보다 좋은 분,인연들 무척 많이
계시는데 아무래도 게시판엔 하소연 겸 부당한 대우 받은 경험을 많이
적게되니 그런 것 같아요..
세해 그 어느 덕담보다 기분좋은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좋았던 그 기분을 이어 행복으로 가득한 한해 되기기를 ...
덧글 주신 분들 이야기 들으니 저도 더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