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들판에
깡마른 가랑잎
이리저리 구르다
혹은 뭉치고
혹은 뿔뿔이 흩어져
땅 속 어딘가에 묻혀
어쩔 수 없이
산화한다
시간의 흐름 속
흙과 한 몸 되어
씨앗 한 알
잔뿌리 한포기
끌어안고
생명의 눈을 틔우는
희미한 가랑잎의 흔적
세상에 뜻 없이
머물다 가는 것이
어디 있으리
너와 나 우리도
하릴없이 왔다
허망이 스쳐 가는 것이
아닐진대
얼고 부르트고
썩어 문드러지는
겨울의 황량함이 없다면
어찌 새봄의 푸르름이
있을까?
만화경 같은
그림판 속을
오고 가며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의 인연도
그러하리
비, 바람, 구름, 안개
어울려 때 맞추어
애틋한 싹을 키워내는
우리의
봄날도 그러하리
- 영월 송이골에서
산중낙서
* 블로그 "송이골 편지"에서(blog.daum.net/intonature/7861328) 글, 사진: 보리피리
카페 게시글
♡━━ 용띠방
가랑잎 단상
보리 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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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4
12.04.03 12:2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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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계시지요..
우리의 봄날!~~~
아마..
새 싹이 돋아나고...
새 희망을 노래할거예요..~~
비, 바람, 진눈깨비 날리는 험한 날입니다만
때 되면 오고야 말 푸른 봄날을 위함이겠지요.
늘 몸 건강, 마음 편안하시기를.
늘 멋진 시인 이십니다 조석으로 다른 기온에 감기조심 하시길...
고맙습니다. 방글이님도 환절기에 건강 살피시고 따스하게 보내세요.
산골자기에서 감기는 늘 건강이 우선이지요에서 뵙구 싶습니다
겹살도 드시고 계탕도드시며 몸보신하구 친구들과 랑데뷰도
혼자일수록요 이번4월
휭하니 댕겨 가시지요
산골에서는 감기걸린 기억이 거의 없는데 오히려 더러 한양 다녀오고 나서는
몸이 지뿌둥하지요. 공기 때문일까요? 시골살이는 이제부터 한창 바쁜 시절이라,
참여는 하고 싶습니다만 시간이 어떨지... 고맙습니다.
미생물인 가랑잎 도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데.
인간으로 태어나서 우리는 무엇을 남겼는가?.....
가는 세월만이 원망 스러울뿐.~~~~보리피리님 의 감동글 맘에 담고갑니다.~~~~~
바람이 마른 풀잎 일으키자
그늘 속 고개 든 작은 싹이 보입니다.
말없이 교감하며 주고받는 자연의 소리에
가만히 귀기울이며 마음을 주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