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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 열반 1주기 추모법회가 2월 28일 서울 길상사에서 봉행됐다. 추모법회는 간소하고 정갈하게 진행했다. 영단에는 이날 처음 공개된 법정 스님 진영과 흰색 장미 14송이가 다였다. 진영 앞에는 화려하고 수북한 제사 음식 대신 상좌들이 올린 국수 한 그릇으로 스님을 기렸다.
법회는 명종, 개회사, 삼귀의, 반야심경, 종사영반, 연단 삼배, 추모영상 상영, 추모법문, 헌음, 길상사 신임주지 덕운 스님 인사말 순으로 이뤄졌다.
종사영반에는 송광사 원로의원 법흥 스님의 헌향,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ㆍ중앙종회의원 보선 스님ㆍ포교원장 혜총 스님의 헌다, 송광사 주지ㆍ유나 현묵스님 등 송광사 스님과 사부대중의 헌화가 이어졌다. 상좌인 덕조ㆍ덕인ㆍ덕문ㆍ덕운ㆍ덕진ㆍ덕일 스님은 법정 스님이 평소 좋아하던 국수를 헌공하며 은사를 기렸다.
추모법회에는 순천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 송광사 원로의원 법흥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 포교원장 혜총 스님, 송광사 주지 봉은사 주지 진화 스님, 광주 원각사 주지 현고 스님, 군종교구장 자광 스님, 보성 대원사 현장 스님, 송광사 문도 스님, 길상사 자문위원, 길상사 신행단체, 맑고향기롭게 이사 등이 참석했다. 20일 주지직에서 물러난 법정 스님의 넷째 상좌 덕현 스님은 자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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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은 “한평생 무소유를 수용하고 붓과 혓바닥으로 간담을 드러내서 중생을 제도하더니, 인연이 다해 조계산에서 여의었다”며 법정 스님이 쌍계사에서 은사 효봉 스님의 시자 시절 수행 일화를 소개했다. 보성 스님은 “법정 스님이 효봉 스님을 시봉한지 1년 즘 됐을 때였다. 평소 은사 스님의 공양이 변변치 않다고 생각이 들어 하루는 20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신도에게 고추장을 얻어오다 공양시간에 늦어지자 효봉 스님은 법정 스님에게 ‘오늘은 그만 너와 내가 점심 먹지 말자. 오후 불식을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성 스님은 “출가자는 그래야 돼!”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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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은 추모사에서 “스님의 삶은 언제나 사부대중의 사표였다. 출가자에게는 수행자의 본분사가 어떠해야 하는지, 재가자에게는 청정한 삶이 무엇인지를 알려줬다”며 “ <무소유>는 우리 시대 최고의 포교서이며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는 가르침에 따라 우리 사부대중은 스님의 큰 덕화를 되새기며 이 땅을 맑고 향기롭게 만드는 일에, 세상과 대중을 일깨우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처음 공개된 김범수 원광대 교수가 제작한 진영에 대해 해인사 백련암 원택 스님이 진영찬을 읊었다. 길상사 신임주지로 내정된 덕운 스님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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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운 스님은 “무소유 사상으로 큰 메아리를 남기고 떠나신 은사스님 열반 1주기를 앞두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길상사 차기 소임자로서 죄송하다는 말씀과 은사스님께 깊이 참회한다”며 “길상사가 은사스님의 정신에 입각해 맑고 향기로운 도량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여 화합하고 수행정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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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법회에는 설법전에만 400여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극락전에는 추모법회 이전부터 기도를 올리는 신도들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前 주지 덕현 스님의 갑작스런 사퇴에도 불구하고 추모법회는 여법하게 진행됐다. 길상사는 설법전에서 이날 오후 1시 20분부터 7시까지. 3월 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각 방송국에서 제작한 법정 스님 관련 영상다큐를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