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유구국(琉球國) 표류기에 관한 것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의 세조 8년(1462년) 기사에는 유구국 북쪽의 구미도(仇彌島)에 표류하였다 돌아온 선군(船軍) 양성(梁成)의 기록이 매우 자세하게 나옵니다.
그 중에서 제주(濟州), 유구국(琉球國), 중원(中原), 남만(南蠻), 일본(日本)의 위치를 알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아래에 발췌, 인용합니다. (여기서 '중원'은 '중국'으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출처=http://sillok.history.go.kr/inspection/inspection.jsp?mTree=0&id=k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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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 27권, 8년(1462 임오 / 명 천순(天順) 6년) 2월 16일(신사) 2번째기사
유구국 북쪽의 구미도에 표류하였다 돌아온 양성의 표류기
처음에 병자년(1456년, 세조 2년) 정월 25일에 선군(船軍) 양성(梁成) 등이 제주(濟州)에서 배를 출발하여 바람을 만나서 2월 초2일에 표류하다가 유구국(琉球國)의 북쪽 방면 구미도(仇彌島)에 이르렀다.
初, 丙子年正月二十五日船軍梁成等濟州發船逢風, 二月初二日漂到琉球國北面仇彌島。
(中略)
초득성(肖得誠) 등 8인이 금년(今年: 1462년, 세조 8년) 정월 24일에 나주(羅州)에서 배를 출발하여 2월 초4일에 표류하다가 유구국(琉球國) 미아괴도(彌阿槐島)에 이르렀다.
肖得誠等八人, 今年正月二十四日, 羅州發船, 二月初四日, 漂到琉球國彌阿槐島。
(中略)
1. 중국과의 정도(程途)는 동남풍(東南風)을 따라서 배가 7일 동안 가면 도착하고, 일본(日本)과의 정도(程途)는 서풍(西風)을 따라서 배가 18일 동안 가면 도착하였다.
一, 中原程途因東南風舟行七日乃到, 日本程途順西風舟行, 十八日乃到。
(中略)
1. 남만(南蠻)은 나라의 정남쪽에 있는데, 순풍(順風)이면 3개월 만에 도착할 수 있고, 일본국(日本國)은 나라의 동남쪽에 있는데 5일 만에 도착할 수 있고, 중국은 나라의 서쪽에 있는데 순풍(順風)이면 20일 만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하였다.
一, 南蠻在國正南, 順風則可三月乃到, 日本國在國東南, 順風則可五日乃到, 中原在國西, 順風則可二十日乃到云。
(後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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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자료를 살펴보면, 방향과 항해 시간이 나옵니다만......
제가 이리 저리 그 위치를 추정해보았지만, 서로 모순이 생겨서 그만 포기하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의 기사에는 오류가 전혀 없다"는 전제하에 위치 비정을 하고 싶습니다.
회원 여러분!!! 한 번 검토해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유구국(琉球國)에 관한 <위키백과>의 내용에 따르면....
1. 과거에 대유구(大琉球)는 지금의 오키나와(沖縄) 본도(本島) 주변을,
소유구(小琉球)는 지금의 대만(臺灣)을 가리켰다고 합니다.
2. 대만(臺灣) 섬의 옛 이름이 유구(琉球)였다고 하는데, 역사학자들 사이에 다툼이 있습니다.
3. 대만(臺灣)에는 유구향(琉球郷)이라는 지명이 존재하며, 대만 사람들은 소유구(小琉球)라고 부릅니다.
4. 역사기록에는 '流求國' 또는 '琉求國'이라고 표현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위 양성(梁成)의 표류기 내용에는
유구국(琉球國) 본도(本島) 인근에 구미도(仇彌島), 지소도(池蘇島), 오시마도(吾時麻島),
미아괴도(彌阿槐島), 굴이마도(屈伊麻島), 일남포도(日南浦島), 시마자도(時麻子島),
우감도(于甘島)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오며,
섬들의 크기 등을 고려하면,
위 <세조실록> 기사에 등장하는 유구국(琉球國)을 대만(臺灣)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남만(南蠻)은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자바, 칼리만탄(보르네오) 섬들이라는 것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참고 자료>
[출처=위키백과, "세계 해류도"(1943년, 일부 인용)]
[출처=위키백과, "세계 해류도"(2004년, 일부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