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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fmkorea.com/7245923278
"사형" 이라고 하면 여러 나라가 떠오른다.
아마도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사형 하면 어디가 떠올라요?" 라고 물어보면,
중국, 북한, 그리고 미국이나 일본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앞의 두 병신들은 그렇다 치고, 미국 일본은 딱히 이 나라들이 사형을 많이 집행한다거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와 가까워서, 초강대국(선진국)인데 우리와 다르게 사형을 집행 중이어서 등등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쪽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은 다른 답을 할 수도 있다.
(출처 : 국제 앰네스티)
가장 최근인 22년, 23년 자료를 보면
공식적인 사형 집행 건수는 이란이 압도적 1위이고 그 뒤는 사우디아라비아인 걸 알 수 있다.
미국은 그에 비하면 한참 적은 숫자이며(22년 18명, 23년 24명)
일본의 경우에는 그보다 숫자가 훨씬 적다(20년 0명, 21년 3명, 22년 1명, 23년 0명)
물론 통계를 낼 수 없는 유사국가(북한)+공산정권(중국, 베트남)을 포함한다면 좀 달라지는데
중국에서는 매년 최소 1천 명, 최대 3~4천 명 정도가 사형 당하는 걸로 추정 중이고
북한은 추정 불가능, 베트남은 약 100~150건 정도가 집행 되는 걸로 보인다.
(미국의 사형 집행 건수 그래프.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2년 18명, 2023년 24명
사실 미국은 생각보다 사형을 많이 집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집행 건수도 계속해서 줄어드는 중이다.
오늘 1편에서는 미국의 사형 현황과 그 미래에 대해서 훑어보고
내일(귀찮으면 더 나중이 될 수도 있음!) 2편으로
사형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반대하는 사람들의 근거)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미국은 연방국가고 50개의 주가 있다. 사형을 시키느냐 마냐는 주의 권한이다(+연방정부, 군의 사형집행도 가능함)
사형? 그거 주의 한 절반 정도는 하는 거 아냐? 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공식적으로 사형제도가 있는 주는 54%에 해당하는 27개 주지만, 이 중 8개 주는 여러 이유로 집행을 중단한 상태다.
(이유 - 주지사, 법원의 명령, 사형 방식의 문제에 따른 법원 제동 등)
그러면 19개 주가 남는데, 이마저도 다 사형을 집행하진 않는다.
5년 이내에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주로 한정하면 무려 39개 주가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고
10년 이내로 보면 37개 주가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군대, 컬럼비아구[워싱턴] 역시 마찬가지)
즉, 거의 80%에 해당하는 주가 실질적으로 사형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일례로 2022년에는 단 6개 주에서만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리고 사형 집행 건수의 대부분은 "텍사스" 가 차지하는데
전체 사형 건수의 3,40% 정도는 항상 텍사스의 몫이다. 1976년 이후 대략 1,600명의 사형 집행이 있었는데
이 중 600건 정도가 텍사스에서 집행되었다.
연방정부 역시 2003년부터 17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었는데
트럼프가 임기 3,4년차에 꽤 많은 숫자를 집행하고 집에 갔다(이후 바이든은 다시 집행 X)
어쨌든 자료를 통해 확인했듯이, 미국의 사형 건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으며 사형제를 폐지, 사문화, 보류하는
주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는 걸까?
이유는 크게 3개다.
1. 국민들의 여론
당연하겠지만 이게 가장 큰 이유다.
사실 미국은 지금도 사형에 동의하는 국민이 더 많다. 근데 이 수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미국 사형 제도 여론, 찬성과 반대의 폭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참고로 사형제를 찬성/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2014년 자료)
찬성 이유
1위 : "눈에는 눈" 35%
2위 : 세금 아까워 14%
3위 : 그래도 싸다 14%
반대 이유
1위 : 생명을 빼앗는 것은 잘못이다 40%
2위 : 잘못된 판결 가능성 17%
3위 : 처벌은 신에게(종교적 이유) 17%
또한 미국인들은 사형 선고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형 제도가 공정한가? 에 대한 여론. 부정이 긍정을 앞선다)
사실 이건 민주당이냐 공화당이냐에 따라 다르고 같은 공화/민주당이어도
그 안에서 보수적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또 다르고, 인종에 따라서도 다르고... 하여튼 복잡하지만
어쨌든 미국인들의 사형 지지 여론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인 건 확실하며 사형선고가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다.
이게 사형 집행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다.
2. 사형 집행의 어려움(진짜 어려움)
올해 1월에 있었던 기사로 앨라배마주 당국이 순수 질소 가스를 이용해서 사형을 집행했다는 소식이다.
"응? 미국에서 사형은 물약으로 하는 거 아니었음?" 이런 의문이 생기는 게 정상인데
(미국의 사형 방식. 주황색이 바로 약물 주입이다)
맞다.
80년대 초, 독극물을 이용한 사형 집행이 시작된 이후로 거의 모든 사형은 독극물(약물 주입)로 집행되었다.
문제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런 독극물을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사형 집행에 쓰이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 공급을 중단하고 심하면 소송을 건다.
이러한 경향은 2010년부터 있었다고 하는데
사형 집행 주들은 다른 대체 약품을 찾는 식으로 우회를 시도했으나 이 역시 금방 막히고 말았다.
다른 기업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수입하는 약도 있었으나 이 역시 금방 수출 거부 당하게 된다.
이렇게 되자 일부 주에서는 "누가 이기나 보자 새끼들아", 하면서
"불미스러운 루트"를 통해서 약물 수입을 시도 하기도 했으나
이는 연방지방법원에 의해서 제지 당하기도 했다.
"응? 그럼 텍사스는 어떻게 그렇게 잘 집행해요? 걔넨 물약으로 사형 안 함?" 이라고 물을 수 있는데
요약) 조제 약국(원료 활성 성분으로 자체적으로 약물을 만드는 약국)을 통해서 약물 제조, 그걸 통해서 사형을 집행함
조제 약국이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되자 텍사스는 "약의 출처를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법"을 통과시킴.
텍사스는 텍사스스러운 방법을 택했다.
또한 해당 약국이 여러 규칙을 위반한 정황도 있다고 하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법 집행 기관이 사형 집행을 위해 문제가 많은 약국의 손을 빌렸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된다.
이외에도 택갈이(tex갈이 아님)를 통해서 이전에 확보한 약물의 유효 기간을 늘려 사용했다는 기사도 존재한다.
이처럼 독극물 방식의 사형 집행을 위한 약물 수급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는 사형 집행의 연기, 유예로 이어진다.
또, 약물 집행 방식은 100%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단적인 예로, 위의 질소 가스 방식으로 사형 당한 케네스 유진 스미스 역시 2022년 한 차례 약물 주사형을 시도했으나
정맥을 찾지 못하여 집행이 취소된 바 있다.
실제로 비만, 지나친 긴장, 약물중독 등의 이유로 정맥을 찾지 못해 약물 주사를 실패하는 경우는 종종 생긴다.
"그럼 어떻게 함? 걍 사형 집행자가 때려 죽임?"
아니다. 사형 집행은 취소 되고 연기 된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약물은 구하기 힘들고, 사형 방법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으며
만약 바꾸게 된다면 사형수와 법정 싸움을 해야 될 수도 있다. 1년 2년이 쉽게 지나가게 된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등장한 게 질소 가스 방식인데
이거 인도적인 거 맞음? 고문 아니냐? 인체실험 아니냐? 같은 비난이 전세계에서 쇄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지, 여론이 좋은 편은 아니다.
옛날에 쓰이던 전기의자가 그 잔혹성 때문에 이제는 거의 안 쓰이는 것처럼
"사형 방식" 또한 중요한 문제임을 잊으면 안 된다.
3. 사형의 비용 문제
가끔 보면 "사형수들을 왜 피같은 세금으로 먹여 살려줘야 되냐? 그냥 집행해!" 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사형은 상당히 큰 비용이 나간다.
사형은 징역형과는 다르게 한 번 집행하면 절대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여러 차례에 걸친 심의가 필요하며
이는 모두 비용(인건비)으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는데
1) 변호사 비용 - 사형수들은 대부분 본인의 변호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가 이를 담당해야 함
2) 재판 전 비용 - 재판 과정이 길고 복잡하며 더 많은 전문가가 투입되어야 함
3) 배심원 선정 - 사형에 대한 배심원의 견해 역시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입 됨
4) 재판 - 일반적으로 사형 재판은 다른 재판에 비해서 1.5 ~ 4배 이상 오래 걸린다는 통계. 이는 비용 증가로 이어짐
5) 수감시설 - 사형수는 일반적인 죄수와는 다른 시설에 갇혀 있으며, 이는 시설 비용, 유지 비용의 증가를 뜻함
6) 관련 인원의 문제 - 사형 집행자(주로 교도관)의 고통은 이전부터 문제 된 바 있음. 이 문제 역시 비용이 나가게 된다
7) 항소 - 위의 것들을 모조리 x2, x3 해버린다. 그렇다고 무시했다가 '실수'로 사형을 집행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좆망
등등이 있다.
심지어 캘리포니아의 경우, 1978년 이후 총 13명의 사형을 집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들어간 총 예산이 40억 달러(현재 환율로 5조 5천억)였으니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1명을 사형 하는데 4천 억 이상이 들어간 셈이다.
물론 이는 과장이 좀 있는데
저 비용은 캘리포니아 주 전체 사형수(약 700여명)의 모든 비용(구금, 관리, 법정 비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고, 캘리포니아가 사형을 거의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1명 당 비용이 과하게 부풀려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예가 아니더라도, 사형 재판, 집행의 전 과정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연구 결과가 널렸고
이는 종신형 수감자에 비해 딱히 '저렴하거나' 하지 않다.
사형 재판, 집행의 전 과정에 드는 비용은 연구, 지역에 따라서 편차가 큰데
종신형에 비해서 최소 수십 만 달러, 최대 수백 만 달러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죄수 1인을 1년 수감 하는데 드는 비용이 미국은 대략 4만 불, 우리나라의 경우는 3,100만원인 걸 생각하면
절대 저렴한 가격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결론
미국의 사형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국민들의 사형 지지 감소, 사형 공정성에 대한 의문, 현실적인 어려움(약물 수급, 비용 문제)이
그 원인이다.
물론 텍사스 같은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보수적인 지역에서는 사형이 없어질 거 같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사형 완전 폐지는 불가능할 거 같지만
수십 년 후에는 사형 집행 건수가 한 자리 숫자로 줄어들거나
2,3개의 주 외에는 사형을 집행을 하지 않는, 그런 상황도 충분히 올 수 있을 것이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끗~
- 2편 예고 -
"사형제도의 문제점", 즉 "왜 사형에 반대하는가"
출처
베트남 사형(https://thediplomat.com/2017/04/beware-vietnams-death-machine/)
(https://edition.cnn.com/2022/05/27/asia/vietnam-death-penalty-amnesty-hnk-intl/index.html)
미국의 5년, 10년 이내 사형(https://deathpenaltyinfo.org/executions/executions-overview/states-with-no-recent-executions)
텍사스 독극물(https://www.kclu.org/2024-07-10/npr-investigation-reveals-information-about-death-row-in-texas)
캘리포니아 사형 비용(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1/jun/20/california-death-penalty-execution-costs)
사형 비용(https://deathpenaltyinfo.org/policy-issues/costs)
미국에서 사형제가 감소하는 이유(https://www.vox.com/2015/6/29/18093632/death-penalty-capital-punishment)
사형과 주사(https://www.bbc.co.uk/bbcthree/article/cd49a818-5645-4a94-832e-d22860804779)
이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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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형도 돈이많이드는구나..
사형에 드는 비용이 종신형 수감자한테 드는 비용보다 딱히 저렴하지 않다는 게 놀랍다
와 개흥미돋... 글쓴여시 고마와
대박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