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기온 ‘2000년 만에 최고’ 기록英 BBC뉴스, “지난 10년 극적인 온난화 양상 나타나”2009년 09월 17일(목)
글로벌이슈 진단 왜 북극이 문제인가? 왜 지구온난화라는 말만 나오면 북극이 도마 위에 오르는가?
“왜 북극이냐 하면 한마디로 가장 예민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태양열에 의한 온도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단순히 얼음이 녹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는 것 외에 북극은 태양열을 덜 받는 지역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 북극은 이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지구촌의 최후의 보루가 아니다. 얼음과 빙하가 녹으면서 옷 벗은 북극의 모습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북극은 기온에 가장 예민한 곳”
북극의 기온은 지난 2000년 동안 점점 낮아져 왔다. 그러나 최근 100년간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이런 추세가 뒤집혔다. 현재는 200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
영국 BBC 뉴스는 최근 인터넷 판 뉴스에서 “Artic warmest in 2000 year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렸다.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린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연구진의 보고서를 인용한 BBC는 북극권 23개 지역에서 10년 단위 기온을 조사한 결과, “1900년 동안 하강 추세가 계속되다 1900년경부터 올라가기 시작해 1998~2008년에는 기온이 최고에 달하는 ‘하키 스틱(hockey stick)’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지구 공전 궤도의 변화로 북극권이 햇볕을 덜 받으면서 기온이 줄곧 낮아져 왔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추세가 계속됐다면 현재 이 지역의 기온은 1.2℃ 낮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은 小氷期, 낮아야 할 북극의 기온 오히려 상승”
“지구 기온이 2000년 전부터 1000년에 0.2℃꼴로 낮아졌으나 1900년대부터 지금까지는 오히려 1.2℃ 올랐다”고 밝히면서 “지난 반세기는 2000년 이래 가장 더운 시기였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그 중에서도 이중에서도 특히 지난 10년은 가장 극적인 온난화 양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을 이끈 미국 노던 아리조나(Northern Arizona) 대학의 다렐 카프만(Darrell Kaufman) 교수는 “지난 20세기에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이는 화석연료에 의한 이산화탄소 방출로 지구온난화가 막 시작된 것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지구는 2만1천년의 태양 공전 궤도 주기를 갖고 있다. 따라서 북극권은 지난 8천년 간 여름철 태양 에너지를 덜 받아 왔고 이런 현상은 앞으로 수천 년 동안 바뀌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 10~14세기에 걸쳐 유렵대륙의 기온이 상승한 중세온난기가 있었으나 다시 내려갔다. 사진은 유럽에서 맹활략을 펼치던 중세시대 바이킹족들이 온난화로 지친 표정을 묘사한 삽화
기후변화와 관련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중세온난기(MWP, Medieval Warm Period)다. 10세기부터 14세기에 걸쳐 계속된 유럽의 기온이 상승했던 시기다.
바로 바이킹족들이 그린란드를 식민지로 정복하고 뉴펀들랜드까지 힘을 펼치면서 유럽에서 기세를 부릴 때다.
그러나 이후 지구의 기온은 다시 내려가는 소빙기(Little Ice Age)에 들어서서 지금까지 이어졌다.
NCAR의 보고서를 인용한 BBC가 강조하는 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극의 기온이 오르는 것은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는 것이다.
반기문 사무총장, “기후변화 과학자들 오히려 유언비어 배포자로 비난받아”
한편 이러한 과학연구가 나오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주 제네바에서 열린 3차세계기후회의(World climate Conference)에서 “미래의 위험성을 지적한 많은 시나리오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을 지적한) 과학자들은 수년 동안 헛소문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유언비어 유포자(scaremonger)라는 비난을 받아왔다”며 “진짜 유언비어 유포자는 바로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행동을 취할만한 여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