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 마자랭의 조카였던 그녀는 예쁘고 대단히 똑똑한 여성이었다. "나는 영리하고 재치 넘치는 사람들이 좋다"라고 말할 만큼 루이 14세는 언제나 재치 있는 여자들에게 매료되었었다. (물론 미모는 베이스고..)
20세의 루이 14세는 매력적이고 재기 넘치는 그녀와 열렬한 사랑에 빠졌었고 만약 마자랭이 동의했다면 분명히 그녀와 결혼했을 것이다. (비밀리에 둘이 약혼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왕은 결혼에 있어서 마음에 끌리는대로 해서는 안되며 왕관과 국가의 이익에 따라야 했다. 거기다 그때는 스페인과의 전쟁을 두고서 평화조약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마자랭은 루이 14세에게 사랑을 포기하도록 애원하였다. "폐하의 영광과 명예 그리고 신에 대한 봉사와 왕국의 안녕을 위하여..황공하오나 자제하시기를 간절히 비옵니다."
루이 14세는 마리 만시니를 몹시 사랑했지만, 왕으로서의 의무를 잊을만큼 지각없지는 않았다. 마자랭은 마리를 한 귀족남성과 결혼시키기 위해 이탈리아로 보냈고, 그녀가 떠날 때 루이 14세는 격렬하게 울었다고 한다. 그녀는 마지막 만남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국왕이십니다. 당신은 울고 계시지만 전 떠납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루이 14세는 스페인과의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피레네 조약으로 마리 테레즈와 결혼하였다.
<오를레앙 공작부인 앙리에트 안(1644-1670)>
루이 14세의 동생인 오를레앙 공작의 첫 아내이자 영국 찰스 1세의 딸인 그녀는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야심이 많은 여성이었다. 키는 크지 않았지만 그녀는 매우 섬세하고 흰 피부에 마치 장미꽃과 재스민처럼 조화된 장밋빛 볼을 가지고 있었다. 작은 눈은 빛났고 코도 예뻤으며 입술도 아주 붉고 하얀 치아였었다. 앙리에트는 무척이나 매력적이었고 1661년 17세인 당시에도 신비스런 매력을 갖고 있었다.
리젤로트와 달리 그녀의 결혼은 몹시 불행했는데, 리젤로트가 남편과 극과 극이어서 오히려 사이가 괜찮았던 반면 앙리에트와 필리프는 서로 상당히 닮았기 때문이었다. 남편과 똑같이 앙리에트는 치장, 보석, 궁중 오락들을 좋아했고 바람기가 많아서 남자들에게 늘 둘러싸여 있었다.
그녀는 순종적이기만 한 왕비 마리 테레즈를 대신해 궁정의 중심을 이끌었는데 그런 앙리에트에게 젊은 루이 14세는 당연스럽게 빠져든다. 그러나 이 둘의 관계는 필리프가 눈치채고 질투에 사로잡힌 남편처럼 행동했기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거기다 평소에는 전혀 재빠르지 않던 왕비까지도 알아챘었다.
그러나 그것 자체로는 왕의 사랑을 막지는 못했다. 루이 14세는 자신을 법 위에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고 신경쓰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루이 14세와 앙리에트가 실제 성적 관계를 가졌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적어도 마리 테레즈는 그런 관계였으리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관계는 루이가 앙리에트의 시녀인 라 발리에르에게 눈을 돌리면서 끝나게 된다. 그녀가 26세의 나이로 갑자기 죽었을 때, 그녀 자신도 그랬지만 많은 이들이 오를레앙 공작의 남자친구인 로렌기사와 데피아 후작에 의한 독살이라고 믿었었다. (그녀가 자주 마시던 엥디브 물에 의한 독살이라 하였는데 생시몽이나 리젤로트 모두 독살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고, 심지어는 유령 소동도 있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자연사라 얘기된다.
<(왼쪽부터) 마리 만시니, 앙리에트, 수비즈 공비>
<마드무아젤 드 퐁탕주, 마리 앙젤리크 드 루시유(1661-1681)>
루이 14세의 공식 애첩이 되겠다는 야망을 노골적으로 가진 그녀의 상승은 몽테스팡 부인의 치세동안 첫 번째의 심각한 도전이었다. 그러나 퐁탕주의 영광은 짧았다. 왕과의 관계가 시작된 지 1년 후 아기를 낳지만, 아기는 곧 죽고 만다. 그리고 그녀의 건강도 몹시 나빠졌고 20세의 나이로 죽었다.
리젤로트의 기록. 【 나는 보베라는 이름의 시녀를 데리고 있었다. 그녀는 대단히 마음씨 고운 사람이었다. 국왕은 그녀와 사랑에 빠졌으나 국왕의 모든 시도에도 그녀는 흔들림 없는 태도를 고수하였다. 그래서 국왕은 그녀의 친구인 매우 예쁘지만 현명하지는 않는 퐁탕주에게 관심을 돌렸다.
국왕은 그녀를 매우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데 퐁탕주는 나의 시녀가 되기 전 어느 꿈을 꿨었고 신앙심 깊은 신부가 그녀가 꾼 꿈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고 한다.
퐁탕주는 국왕의 정부가 되기 오래 전에 그 꿈에 대해서 나에게 말해 준 적이 있다. 그녀는 높은 산에 오르는 꿈을 꿨는데, 정상에 도달하고서 대단히 밝은 구름에 의해 압도당하였다. 그리고서 갑자기 자기가 깊은 어둠 속에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공포를 가져왔고 그녀가 잠에서 깨어나게 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고해 신부에게 말했을 때 그는 말했다.
'조심하시오. 산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명예가 있는 궁정이오. 그러나 그것은 짧게 지속될 것이오. 만약 당신이 신을 버린다면 신은 당신을 버릴 것이고 당신은 영원한 어둠으로 떨어질 것이오.'
퐁탕주가 독살되었으리라는 데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녀는 자신의 죽음의 원인으로써 몽테스팡을 고소했다. 그 애첩에게 매수 당한 퐁탕주의 하인은 우유에 독을 섞음으로 그녀와 그녀의 몇몇 시녀들을 죽였다. 그들 중 두 명은 퐁탕주와 함께 죽었고 그들이 독살되었다는 것이 공개적으로 말해졌다.
퐁탕주는 조그만 새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었지만 아주 선량한 마음씨였다. 그녀는 붉은 머리칼을 지녔는데 머리에서 발끝까지 천사처럼 아름다웠다. 】
사실 별다른 한 일도 없고 일찍 죽어버린 그녀가 많고 많은 루이의 연인들 중 이름이 유명해진 것은, 복식사에서 퐁탕주(Fontange)라는 길고 우아한 머리 장식이 그녀의 이름을 땄기 때문일 것이다.
'퐁탕주'는 린넨이나 레이스를 주름잡아 마치 부채를 편 것같은 모양을 만들어 머리 위로 탑같이 층층이 세운 형태로 1690년대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전해오는 바로는 그녀가 승마를 하는 도중에 땋아 올린 머리가 헝클어지자 자신의 양말 대님으로 머리를 묶었다고 한다. 그게 너무 매력적이어서 루이 14세가 만찬 때에도 머리를 그대로 하고 있으라고 요구했다고... 근데 퐁탕주는 그 머리 모양이 유행되기 전에 죽었으므로 이 이야기는 신빙성이 없다고 한다.
<그 밖의>
마드무아젤 드 로렌 뤼드레 부인은 아름답고 유쾌한 사람이었다. 처음에 그녀는 앙리에트의 시녀였고 그녀의 죽음 후에는 왕비궁으로 들어갔으나 다시 리젤로트의 시녀로 들어온다. 그리고 그 때 루이 14세는 그녀에게 반했었다. 루이 14세와는 반짝 관계로 한 2년 간 사랑을 한다. 왕은 곧 그녀에게 싫증을 느꼈고 거기다 몽테스팡이 왕의 관심을 끊기 위해 모함을 하자 관계는 완전히 끝난다.
모나코 공비 카트린 샤를로트 드 그라몽의 경우, 루이 14세가 그녀를 좋아하고 있는 동안 여기에는 로죙 공작이 끼어서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로죙은 연인에게 왕과 만나는 것을 금지하였지만 정원에서 그녀가 왕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는 질투심이 폭발해버린다. 곧 달려가서 무지막지하게 손찌검을 하였고, 왕은 로죙을 질책하였었다. 그러나 분을 참지 못하고 계속 무례하게 굴다가 결국 로죙은 바스티유 행 신세가 되고 만다.
안 드 로앙 샤보-수비즈 공비. 수비즈 부인은 교활했고 위선으로 가득 찬 여인이었는데 사리사욕 때문에 루이 14세에게 접근하였다. 그녀는 남편의 묵인 하에, 왕에게 자신을 바치고서 자신과 남편, 아이들을 위한 모든 종류의 이익을 얻어냈다. 특히 선량한 왕비 마리 테레즈를 엄청나게 속였다고 한다.
마리 만시니의 자매인 수아송 백작 부인 올랭프 만시니는 왕의 마음에 들려고 엄청 노력했던 부인 중의 하나였고 라 발리에르와 왕과의 추문을 왕비에게 고해 라 발리에르의 추락을 바라기도 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아들인 오이겐(오스트리아의 장군. 스페인 계승 전쟁 등에서 프랑스에 큰 패배를 안겨주기도 했다.)의 친부가 루이 14세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왕은 이를 극구 부인하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