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년퇴임식을 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저도 며칠 전 평소 존경하던 교장 선생님의 정년퇴임식에 다녀왔습니다.
식순에 의해 대부분 재학생이 송별사를 하게 되는데 이번 퇴임식은 좀 특이했습니다.
선생님의 초임발령 학교 제자가 지난 스승의 날 선생님께 보낸 편지를 낭독하는 것으로 송별사를 대신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학교에 결석한 날 60리 길을 걸어오셔서 책가방을 싸라고 우리 집으로 가자시며 방에도 들어오지 않고 마당에 지키고 서계셨습니다. 냉수도 한 사발 대접하지 못한 채 산을 넘고 깜깜한 비탈을 걸어서 선생님을 따라 나서던 생각이.........선생님 학교의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니 거기 선생님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제 아이를 불러 앉혀놓고 이 분이 아빠가 늘 얘기하던 바로 그 선생님이시란다..........
장내는 숙연해졌고 콧마루가 찡하게 울리는 가운데 선생님께서 40여년 전 무슨 일을 하셨는지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셨는지 확연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비록 교직을 접는 의식을 하시지만 그것은 교단을 떠나는 것이지 교육을 떠나는 것이 아님을 믿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교직에 매여 이루지 못한 남은 꿈들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또한 인생의 황금기를 몽땅 바쳐 교직에 봉직하면서 사도를 몸으로 실천하신 이 땅의 퇴직하시는 모든 스승님께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를 드립니다. 늘 건강하소서.
이제 우리를 돌아볼 시간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선생인지.....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지만 60리 밤길을 걸어가서 아이를 데려다 내 집에서 거두면서 공부시킬 만큼 아이들을 사랑하신 선생님은 아직도 이 땅의 교단에 서는 모든 교사들의 귀감이 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삼가 황금보다 더 귀하고 별보다 더 반짝이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