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면서 많이 먹고 다녔다
딸이랑 둘 다 길거리 음식은 즐기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깔끔하고 색다른 음식점을 찾아다녔는데
우붓에서 스미냑으로 이사 오는 날 리조트의 룸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아
리조트에 캐리어를 맡기고 찿아간 곳이 바로 '킴수'였다
혹시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 아닐까 했더니 그렇지 않다고 한다
한국의 김영수 혹은 김지수라는 사람을 기대했다가.....
전에 두 딸들이 이곳에 왔던 경험이 하도 좋아 엄마를 데려오고 싶었나 보다
큰딸도 톡을 하는데 오늘 스미냑으로 옮긴다고 하니
얼른 킴 수 가서 점심 먹어야 한다며 부추긴다
그래서 왔어요
정글에 있다가 도시로 나온 기분이 확 들도록 세련되고 이쁜 가게다
물론
우린 야외테이블이 아닌 실내로 들어갔지만 실내도 에어컨을 틀어놓고 거의 문이 개방되어 있다시피 하니
약간의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정도다
한참 앉아있으니 금방 적응되긴 한다
메뉴판을 가져다주면 엄청 열심히 읽는다(히히 음식사진으로)
상형문자가 이해도에선 최고 아닙니까?
영어단어 몇 개 읽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짠딸이 이건 고기를 어떻게 해서 어떤방법으로 익혔는지
주 재료나 소스 등을 설명해 준다
이렇게 진지하게 브리핑을 듣고
짠딸이 권해주는 것과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 딱 맞을 수도 있다
그러면 찌찌뽕! 얼른 주문한다
엄마 취향을 아는지라 어느 것을 주문해도 다 맛있다
그리고 내가 워낙 잘 먹으니까....
디저트로 음료와 당근케이크까지 주문해서 여유를 부려본다
당근케이크는 아는 맛이니 반갑다
타일과 테이블이 깔끔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이곳 '킴수'는 음식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도 구비되어 있어 식당 내부가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식사 후 둘러보면 재미있다
이 에코백 큼직하니 좋은데...
공연히 메어보며 사고 싶은 척
가격은 만만치 않다
독특한 디자인과
자연 소재로 만든 생활용품들이 한 번쯤 눈길이 가게 한다
보드랍고, 거칠고, 자연에서 가져온 작품들이다
이 샹들리에는 조개껍데기인지 굴껍데기인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둘이 지나가면서
이런 물건도 사가는 사람이 있나? (한국인 없지?) 하고 속삭였는데
한 바퀴 돌아보고 와보니
팔렸다
누군가의 눈에 띄어 가격을 치르고 상품 포장 중이었다
아까 어떤 남자가 열심히 만져보고 고민하더니 샀구나 싶다
개취(개인취향)에 왈가왈부하는거 아니라는 걸 또 한 번 깨달음
그런데 포장을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틈에 완충재를 잘 끼워 넣어줘야 부서지지 않을 것 같은데
포장하는 모습이 너무 손에 설어 어쩔 줄을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깨지지 않고 잘 가져갔을 래나?
불을 켰을 때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야외테이블 옆엔
요렇게 예쁜 미니 풀이 있다
고객용 풀은 아닐 것 같은데 짠딸은 인스타용 포인트일 것 같다고 한다
이렇게 예쁜 색감의 풀을 그냥 사진만 찍으라고요?
방금 짐을 맡기고 나온 리조트의 수영장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점심 식사를 마칠 즈음
리조트에선 룸이 준비되었다는 연락이 왔지만
우린 스미냑 빌리지에서 간단히 쇼핑을 하고 발마사지까지 받는 여유를 부렸다
그리고는 킴수의 미니풀보다 넓디넓은 인피니티풀에서 해질 때까지 수영을 즐겼다
저녁노을에 물든 바다와 풀의 경계는 정말 보이지 않았다
완벽한 인피니티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