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군인의 길 -세속오계 (2024.9.8)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우리나라의 최초 군승(군법사 스님)은 세속오계를 만든 신라 원광(圓光)법사입니다.
어려서부터 글 읽기를 좋아하여 유교와 도교는 물론 노자와 장자의 가르침에도 조예가 깊었습니다.
25세에 중국 진나라로 유학하여 남경 장엄사에서 출가하고 불교 경전을 공부합니다.
원광법사는 불교 경전뿐 아니라 모든 학문에 통달합니다.
당시 중국에서 지위가 높은 분들이 원광법사의 가르침을 들고자 찾아왔고 그 소식이 신라까지 알려집니다.
원광법사는 중국에서 수십 년을 살다가 신라 진평왕 때 수나라가 중국을 통일하자 신라로 돌아옵니다.
여래장경사기(如來藏經私記)를 지어 많은 불교를 보급하고 오랜 중국 생활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왕에게 말씀드려 나라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원광법사는 99세에 황룡사(몽고 침입으로 9층 탑 소실)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나라를 위하여 많은 일을 합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로 나뉘어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원광법사가 지금의 운문사(비구니스님 교육하는 절)인 청도 가실사(嘉悉寺)에 계셨습니다.
화랑인 귀산(貴山)과 추항(箒項)이 나라가 걱정되어 찾아옵니다.
원광법사는 두 사람에게 스님이 아닌 젊은이가(재가불자) 지켜야 하는 다섯 가지 계율을 가르쳐 줍니다.
이것이『세속에서 젊은이가 지켜야 할 마땅한 도리』이자 화랑이 지켜야 할 세속오계(世俗五戒)입니다.
그 후 세속오계가 화랑도 이념이 되어 신라가 삼국통일을 하는 데 기틀이 됩니다.
첫째, 사군이충(事君以忠), 임금께 충성을 다하여 섬겨라.
신라의 화랑도는 젊은 화랑들이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다해 조국을 지켰습니다.
우리가 아는 관창, 원술랑, 사다함이 있습니다.
화랑은 나라가 위급할 때면 언제든지 목숨을 내놓고 조국을 구해 훗날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찬란한 문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둘째, 사친이효(事親以孝), 부모에 효도하라.
시베리아에 사는 「펠리컨」이란 새는 극심한 추위에 먹이를 구하지 못하면 자신의 가슴살을 새끼들에게 먹이고 자신은 죽습니다.
가시고기는 암컷이 새끼를 낳고 떠나면 수컷은 새끼들에게 제 몸을 먹여 자라게 하고 자신은 죽습니다.
우렁이는 몸속에 많은 알을 품고 부화시켜 자랄 때까지 자신의 살을 파먹게 하여 결국 빈 껍질만 남기고 죽습니다.
부모의 자식 사랑은 조건 없이 주는 사랑입니다.
자신의 피와 살을 조건 없이 나눠주는 사랑입니다.
“내가 이만큼 너를 키웠으니 이자까지 계산해서 갚아라”하고 독촉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부모가 사업에 실패하거나 하시는 일이 마땅찮아 뒷바라지를 못 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여러분의 마음이 아픈 만큼 부모님은 열 배 몇십 배의 아픔으로 눈물 흘립니다.
부모는 자식을 선택하여 낳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여러분을 선택했다면 공부를 잘하고 얼굴도 잘생긴 자식을 선택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부모님을 선택하고 태어났습니다.
부모와 자식은 천륜으로 맺어진 사이입니다.
여러분이 전생에서 했던 착한 일과 나쁜 일이 씨앗이 되어 거기에 걸맞은 인연으로 지금의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전생의 인연으로 많은 사람 중에서 지금의 부모님을 골라 부자의 인연을 맺었습니다.
잘살고 못살고, 잘나고 못나고, 신체가 허약하고 못 배운 부모를 만나는 것, 이 모두가 우리가 전생에서 업보의 결과입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열심히 살고 좋은 일을 많이 하면 앞으로 더 좋은 인연으로 아들딸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이 생활이 싫다”하고 현실을 외면하고 피하면 갚아야 할 인연을 다음 세상까지 가지고 갑니다.
여러분이 살면서 좋은 일 많이 하면 이번 세상에서 나쁜 인연은 모두 소멸하고 좋은 인연을 다음 세상으로 가져갑니다.
우리는 더 좋은 마음으로 부모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다음 세상에서 돈 많은 재벌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좋은 환경의 부모님을 만나게 됩니다.
셋째, 교우이신(交友以信), 벗을 사귈 때 믿음으로 사귀어라.
친구 사이에 믿음과 신의가 중요합니다.
친구가 어려움에 부닥치면 망설이지 말고 기꺼이 도와주는 친구여야 합니다.
옛날에 돈이 많은 부자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아들과 약속합니다.
“필요한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3년 후 누가 더 진실한 친구를 가졌는지 내기하자”
아들은 다 이긴 게임이라 생각하면서 기뻤습니다.
아버지는 돈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는 구두쇠였고 아들은 주위에 항상 많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아들은 친구를 사귄다며 날마다 많은 돈을 가져갔습니다.
밥을 사고 술도 사느라 날마다 돈을 펑펑 썼습니다.
어느덧 3년이 지나 약속한 날짜가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돼지 한 마리를 잡아 가죽을 벗기고 아들에게 짊어지게 합니다.
“너의 친구 집으로 가자”
아버지는 아들의 친구를 불러냅니다.
“이보게 자네가 네 아들과 친구라지, 우리 애가 실수로 사람을 죽였네. 시체를 같이 묻고 내 아들 좀 숨겨주게”
그러자 아들의 친구는 펄쩍 뜁니다.
“저는 친구가 아닙니다. 어서 가세요. 다시 저를 찾지 마세요.”
겁이 난 아들 친구는 문을 잠갔습니다.
아버지는 아들 친구 3명을 찾아갔지만 모두 거절을 당합니다.
친구가 아니라면서 다시는 찾지 말라고 냉정하게 말하고 어떤 사람은 문조차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아들아, 이제 아랫마을 배 서방한테 가자”
이번에는 아버지가 돼지를 짊어지고 아들과 같이 아랫마을 배 서방네 대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보게, 내가 실수로 사람을 죽였네. 시체를 숨겨주게. 그리고 내가 피신할 수 있게 돈 좀 빌려주게”
“잘 왔네, 얼마나 상심이 큰가,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자네에게 주겠네. 부족하면 옆집에서 꾸어 주지. 시체는 내가 처치할 테니 자네는 어서 피하게”
그제야 아들은 두 어른께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렸습니다.
아버지는 배 서방에게 그사이 일을 자초지종 말했습니다.
이처럼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입니다.
넷째, 임전무퇴(臨戰無退), 싸움터에서 물러서지 말고 용감하게 싸워라.
우리는 남과 북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어 우리의 국방은 여러분의 손으로 지켜야 합니다.
군대 2년 동안 나라를 위하여 충실히 근무해야 합니다.
전쟁에서 물러섬이 없어야 하고, 야간 근무에 졸지 말고 다른 사람과 잡담하지 말고 열심히 근무해야 합니다.
다섯째, 살생유택(殺生有擇), 산목숨을 함부로 죽이지 말라.
부처님은 미물도 불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착하게 살면 모두 부처님이 될 수 있고 나쁜 일만 되풀이하고 죄를 짓고 남을 못살게 굴면 다음 세상에서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보장을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소나 말처럼 짐승이나 곰팡이처럼 미물로 태어납니다.
노래를 잘한 사람은 새로 태어나고, 싸움을 잘한 사람은 사자나 표범처럼 맹수로 태어나며, 빌붙어 사는 사람은 빈대 같은 기생충으로 태어납니다.
낚시를 좋아하면 낚싯바늘에 할퀸 것처럼 온몸에 상처가 있고 종기가 늘 생기는 사람으로 태어납니다.
사람으로 태어나도 아주 못되고 고약하여 불행한 사람으로 태어납니다.
살아 있는 모든 목숨은 참으로 소중합니다.
보잘것없는 미물도 함부로 살생하면 안 됩니다.
부득이한 경우에 꼭 필요한 만큼만 잡아야 합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고민이 생깁니다.
남과 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병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를 해치려고 하는 적군을 막지 못하면 수많은 국민이 적에게 희생당합니다.
적이 살생하지 못하도록 적군을 막아야 하고 외부로부터 침입을 막아야 합니다.
“달걀은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고 외부의 힘으로 깨지면 달걀후라이 밖에 될 수 없습니다.
적으로부터 깨지지 않으려면 우리 자신을 잘 지켜야 굳건한 나라가 됩니다.
우리 역사에 BC 3000~1950년까지 약 5천 년 동안 14,500회 전쟁이 있었습니다.
전쟁이 없던 해는 불과 292년밖에 안 됩니다.
우리나라에 931회 외적이 침입해 왔습니다.
임진왜란 때 우리 조상 18만 명의 귀와 코를 베어 묻은 귀 무덤이 31기이고, 병자호란 때 인조 임금은 삼배구고두를 하고, 일제강점기 때는 나라를 다스리는 국권을 잃었으며, 6.25 전쟁 때는 같은 민족끼리 전쟁을 치렀습니다.
원광법사는 다섯 가지 경우에 살생을 금지했습니다.
⑴불교에서 육재일(음8, 14, 15, 23, 29, 30☞사천왕이 천하를 돌며 사람의 선악을 살펴 제석천에게 보고하는 날)에는 살생을 하지 않는다.
⑵봄과 여름에 새끼를 배고 낳는 번식 때는 살생하지 않는다.
⑶농사일에 도움을 주는 개, 닭, 소, 말과 같은 가축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
⑷먹을 수 없는 미물은 죽이지 않는다.
⑸부득하게 가축을 잡아야 할 때는 최소한의 숫자만 잡는다.
원광법사는 아주 작은 목숨도 함부로 죽이지 말고, 부득이 살생할 경우 꼭 필요한 만큼만 죽이는 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길이라 하였습니다.
법구경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녹은 쇠에서 생기지만 점점 그 쇠를 먹어치운다”
사람의 마음씨가 그늘지면 우울증에 걸리고 결국 그 사람의 자신이 녹슬고 맙니다.
우리가 온전한 사람이 되려면 마음을 제대로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 건전한 대인관계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오늘 법문은 여기서 마칩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2024년 9월 8일 호국태안사 일요법문
첫댓글 신임 병사 4명이 처음 나왔습니다.
알토란 같은 귀엽고 듬직한 병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