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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02
씬/1 지난 회 몽타쥬
승우 : 결혼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거... 그거 나는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난 적어도 이렇게 빚으로 어떤 관계를 시작하고 싶진 않아요. 세나씨도 그렇죠?
세나 : (보는 표정) 나는.... (그러다가 눈물 고여 웃는) 괜찮은데요.
승우 : (보는)
세나 : 나는.. 괜찮다구요!! (하는데)
씬/2 같은 길가 (저녁)
비가 내리는 어둑어둑 해지는 길가에 우산을 쓰고 서 있는 세나와 비에 흠뻑 젖은 승우.
망설이는 표정의 승우 그러다가 세나를 바라본다. 이윽고 웃고 만다.
승우 : ...생각해 볼게요.
활짝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세나. (F . O)
씬/3 초등학교 현관 (D) (F . I)
실내화를 갈아 신던 승우가 가방을 뒤져 본다. 아차 놓고 온 것이 있다.
씬/4 초등학교 교실 (D)
승우의 책상에 놓여 있는 소설책. 제법 어려운 것을 읽고 있다.
분홍 공주인 어린 세나가 교실에 들어와 아무도 없는걸 보고 비디오테이프를 들고 와서 학교 시청각 비디오에 틀어본다.
스파이스 걸스의 wanna be의 뮤직 비디오가 흘러나온다. 세나 춤을 추기 시작하는. 수준급이다.
승우 들어오려고 하다가 멈칫. 보는 표정. 세나 가디간을 벗어서 돌리다가 휙 던지는데 문 앞의 승우가 받는다.
승우 놀라고 세나도 헉 놀라는 표정. 두 사람 마주 보는 표정에서. 삐빅 거리는 핸드폰 소리.
씬/5 은행의 대출계 (D)
삐빅 거리며 울리는 핸드폰. 핸드폰 확인해 보는. 귀여운 이모티콘과 함께 세나의 메시지.
세나 : (소리) 생각해 봤나요?
승우 : (피식 웃음이 비져 나온다)
은행원 : 그럼..
승우 : 아... (핸드폰 닫는) 네. (보는데)
은행원 : 돈은 전부 계좌로 넣어 드렸구요. 대출 상환에 대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승우 은행원의 설명을 듣는데. 다시 문자 온 듯 삐빅 거리는 핸드폰.
세나 : (소리) 생각 다 하면 꼭 연락 주세요. 저는 요즘 굉장히 건강하고 한가합니다. (에취 하는 기침소리)
씬/6 세나의 방 (D)
에취하고 기침하는 세나. 전혀 건강하지 못하다. 문자를 보내고 닫는 세나. 핸드폰을 쥐고 두꺼운 이불을 덮고 눕는데.
문 열리고 들어오는 세나 부, 정일. 삐져 있는 세나 얼른 돌아눕는다.
정일 : 세나야, 괜찮니?
세나 : (화난 듯 돌아누워 있다)
정일 : 세나야, 많이 아프니? (본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힘들더라도 병원 갔다가 엄마 아빠하고 골프장에 가자 응? 이번 주말엔
아빠하고 엄마는 리조트 완공식에 내려가 봐야 해. 아줌마도 휴가 가고 이렇게 아픈데 너 혼자 집에서 어떻게 지내.
세나 : (이불까지 뒤집어쓴다)
정일 : 세나야 ... (슬픈 표정인데)
혜림 : (어느새 문가에서 보다가) 이세나 ! (와서 확 이불을 내린다)
정일 : 살살해 아픈 애한테~
세나 : (이불 내리고 혜림 보는)
혜림 : 아빠하고 엄마가 미안하다 그랬지? 이제 그만 좀 해라. 응? 얘, 우리가 그런 조건을 내세운 게 아니라
그 쪽 집에서 그런 조건을 내민 거야.
세나 : ....(거짓말 하는 표정으로 원망스레보는)
혜림 : (조금 찔리는) 니가 만난 그 남잔 아닐지 몰라도 그쪽 고모네는 그렇단 말야. 그 쪽 고모부 하고 거래하다 망하는 바람에
우리가 얼마나 손해를 봤는데!
정일 : 그 정도야 뭐. 김사장하고는 오래 아는 사인데 그 정도는 도와야지. 어려운 사람들은 그냥 돕기도 하는데
하물며 오래 거래한 사이에..
혜림 : 그냥 도와? (본다) 당신 또 나 몰래 어디 기부하고 그랬어?
정일 : 무슨 소리야?
혜림 : 당신이 문제야! 솔직히 당신이 너무 착하잖아. 기부를 해도 좀 심각하게 한단 말야. 했어 안했어?
세나 : 시끄러! 그만 나가 줘. (확 이불 덮는)
혜림 : 어머 얘! 말하는 것 좀 봐~ 버릇없이.
정일 : 가만 있어봐. (세나에게) 세나야 그럼 이렇게 할까? 우리가 이번엔 그냥 조건 없이 그 집 해결해 줄까?
세나 : 뭐? (벌떡 일어나는) 안돼! 안된단 말야!! 그럼 다신 나 안 볼거야!
정일 : (계속) 몰래 하면 되지~
세나 : 뭐?
혜림 : (동시에) 뭐? 몰래? 안돼! 그럼 생색도 안 나잖아?
세나 : (어이없어 보다가) 됐어 됐어! (하고 이불을 확 뒤집어쓴다)
정일 : 세나야~
혜림 : 기운 팔팔 한걸 보니 두고 가도 괜찮겠구만 뭘~ (하다가) 얘 근데 그 미스터 한하고는
이제부터 만난다는 거야 안 만난다는 거야? 응?! (찔러 보는데)
씬/7 은행 앞 (D)
은행에서 이체를 하고 있는 승우가 보인다. 집에 전화 걸고 있는 승우.
승우 : 지금 보냈어요. 고집 부리지 말구 받으세요. 제가 마련 할 수 있는데 어머니 이사 하는 거 싫어서 그래요.
무리 하는 거 아니예요. (하다가)... 죄송 합니다.. (하는 표정)
전화를 끊는데 다시 삐빅 울리는 세나의 메시지.
세나 : (소리) 재촉하는 건 아니예요. 재촉하는 걸로 생각할까봐 다시 문자 보내요. 그냥 궁금해서요.... 생각해 보셨나요? (한다)
승우 메시지를 보는 표정. 이 여자는 왜 이렇게 용감한가 조금은 씁쓸하게 웃고 만다.
씬/8 세나 방 (N)
세나 아파서 누워 있다가 핸드폰을 본다. 다시 문자를 눌러보려다가 망설인다.
보낸 편지함을 보는데 생각해 보셨나요? 가 주루룩 나온다.
포기하고 맘에 드는 브라이스 인형을 골라 안고 잠을 청해보는 세나. 다시 에취 하고 기침 하는데.
씬/9 공원 산책로 (오후)
조깅하고 있는 승우와 정민. 같이 뛰고 있는 모습. 정민 흘낏 승우를 바라보는.
정민 : 갑자기 왜 뛰자는 거야? (그러다) 머리 아픈 일 있냐?
승우 : 뭐?
정민 : 아님 가슴?
승우 멈춰 서서 숨을 고르는. 그러다가 허리 펴고 정민을 본다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는 그러다가 불쑥.
승우 : 너, 누구한테 결혼하자는 말 들어 본적 있어?
정민 : (표정) ?! (하다가) 너한테 누가 그래? 야, 대체 누구냐? 너 같이 재미없는 사람한테 누가 그런 말을 하냐? (하하 그러다)
승우 : (표정)
정민 : (승우 표정보고) 진짜?
씬/10 BB - club 주방 (저녁)
음악이 틀어져 있다.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며 간단한 안주류를 볶고 있는 루이.
볶는 도구를 사용해서 타다닥 박자를 맞추고 있다. 치지직~ 음식이 만들어지는. 나중에는 즉석에서 춤이 만들어 진다.
주위에 같이 일하는 사람 두셋이 조미료 통을 춤을 추며 탁탁 토스해준다.
벌컥 주방문 열리는.
정민 : (맥주 두 캔 들어 보이며) 맥주 안주 뭐 없니?
루이 : (작은 너트 류 봉투 던져 준다) 승우형 왔어?
정민 : (끄덕) 형들 비밀 회담이니까 넌 괜히 올라오지 마. 응?
루이 : 뭐? 뭔데? (정민 나가면 보는 표정) 그게 뭔데~! (보는데)
씬/11 BB-club 야외 테라스 (저녁)
맥주를 따는 승우와 정민 두 사람. 잠시 그러다가
정민 : 흠, 그 여자를... 다시 만났단 말이지?
승우 : (묵묵히 맥주 마시는)
정민 : 그 여자가 좀 이쁘긴 이뻤지. 게다가 때 묻지 않았고 솔직하고 또... (보는) 돈도 많고?
승우 : (본다 보는 표정 그러다가) 너도 그러냐?
정민 : ?
승우 : 부족한 게 없으면 그렇게 용감해 지는 거냐구. 서로 차이가 분명한데도 그렇게 쉽게 다가올 수 있는 이유가
아무래도 그거 같아서. 한 번도 사람한테 상처 받아본 일이 없어서 그렇게 자신만만한 거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정민 :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 선이라는 게 서로 차이가 지는 상대끼리 필요한 걸 맞춰주는 거 아니던가?
한쪽의 능력, 한쪽의 돈. 이런 식으로. 뭐 그런 점에서 미안하지만 부잣집 딸과 고시 패스 외교관.
그 아가씨하고 니가 선본 건 아주 정상적인 거 같은데?
승우 : (피식 그러다가) 결혼이 물물 교환이냐?
정민 : 접 붙이기지.
승우 : 뭐? (하하 웃고 만다)
정민 : 이상하긴 이상하지. (웃는) 그러니까 난 결혼 안한다잖아.
승우 : ...그런데 말야.. 난 그게 싫어서 안 되겠다는데도 괜찮다는 건 뭐냐? 자기는 괜찮다니... 그럼 난 뭐라고 그래야 하는 거지?
정민 :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며.. (하다가) 넌 정말 관심 없어?
승우 : (보는 표정) ...모르겠어. 날 결혼 해도 좋을 남자로 생각해주니 고맙고 그렇지만 난 아니니까 미안하고...그건가?
딱 잘라 거절하기가 힘들었어.
정민 : 핸드폰 줘봐.
승우 : ? 왜?
정민 : (핸드폰 가져오는) 너 답지 않게 무슨 말이 이렇게 많어? (메시지 확인) 정말 많이도 보냈네. (하고 통화 버튼을 누른다)
승우 : ?! 야 너 뭐하는 거야?
정민 : (핸드폰 내민다) 자, 관심 없으면 딱 잘라서 거절해. 그게 예의야.
승우 : (보는 표정) 끊어. (뺏으려는데)
정민 : (빙글 피하고)
세나 : (소리) 여보세요~
승우 : (표정)
정민 : (표정 내민다)
승우 : (어쩔 수 없이 받는) ...여보세요? (일어나서 다른 쪽으로 몇발짝 걸어가며)
씬/12 세나 방 (밤)
침대에 벌떡 일어나 앉은 세나.
세나 : (잔뜩 긴장한) 네 승우씨. 저예요.
씬/13 BB-club 야외 테라스 (밤) / 세나의 집 주방 (밤)
잠시 침묵이 흐른다.
승우 : 음.. 잘 지냈어요? (하다) 저기 (정민쪽 원망스레 돌아보고) 언제 시간 있으시면 한번 만났으면 해서요... 시간.. (있어요?)
세나 : (얼른) 저 시간 많아요.
승우 : 그럼 언제가 좋겠어요? (하는데)
세나 : (불쑥) 근데 생각은 해보셨나요?
승우 : ? 아 .... 그게... 음... 만나서 얘기하죠.
세나 : (재차) 생각 안 해보셨어요?
승우 : (표정)
세나 : 생각.. 해 보신 거죠?
승우 : 저기... 만나서 얘기해요 우리.
세나 : (아닌가보다 풀죽은) 만일... 그 답이 제가 듣고 싶지 않은 거면 저 그럼.. 그냥 안 만날래요.
승우 : (표정)
세나 : (결심) 승우씨한테는 거절당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거절이면 안 만날래요. (한다)
승우 : (표정)
세나 : (자신 없게) ...거절 할 건가요?
승우 : (뭐라고 하나 그러다가) ...우선 만나죠.
세나 : (확 좋아하는 표정. 보이지도 않는데 끄덕 끄덕) ...지금 만나자고 한 거죠? 만나자고 한 거예요? 그죠? (좋아하는)
승우 : (결국 웃음이 나온다)
씬/14 BB-club 야외 테라스 (밤)
승우 전화를 끊고 정민을 바라보는.
정민 : 너 정말 관심 없냐?
승우 : (표정 그러다가) 그만하자. 갑자기 전화 걸게 된 건 다 니 덕분이니까.
정민 : (정말? 하듯 빤히 보는)
승우 : (무시하고) 나 간다. (하는)
승우 돌아서는데 루이가 쳐다보고 있다.
루이 : 누가 누구한테 관심이 있다는 거야? (사이) 그때 그 여자?
승우 : (루이보다 정민 보다가) 관심 있는 거 아냐. (한다 그리고 나서는 루이 툭툭 치고) 간다. (가는데)
루이 : (승우 뒤에 대고) 윤수 누나 안 기다려?!
승우 : (멈칫 다시 돌아선다)
정민 : 다른 남자한테 간 여자를 뭐 하러 기다려?
루이 : 그래도 승우형이 기다린다 그랬잖아.
승우 : (보다가) 거절할거야.
정민,루이 : ?
승우 : 윤수 하고는 상관없어. 그렇지만.. 그냥.. 거절 할거야. (짐짓 웃는) 이제 됐냐? (하고) 나 간다. (걸어 내려가는)
씬/15 세나의 집 거실 (밤)
전화 걸며 계단을 거의 춤추며 내려오는 세나.
세나 : 그래~ 분명히 거절할거면 그냥 만나지 말자 그랬다니까! 만나겠다는 건 결혼 한다는 거 아냐? (좋아하다가) 응? 나?
감기 어떠냐구? (하다가 그제 서야 아픈 것도 잊고 있었다 푹 주저앉는다) 아파. (아픈 표정) 아파서 죽을 지경이야 지금.
씬/16 세나의 집 차 (D)
기사 아저씨가 운전하는 차 뒤에 타고 있는 세나. 아직도 잔뜩 감기에 걸려있다.
원피스는 이쁜데 추워서 걸쳐입은 가디건이 영 맘에 안 든다.
세나 : 아저씨 아저씨.. 이 가디건 너무 안 이쁘죠?
기사 : (힐끗) 음.. 이쁘긴 한데.. 좀 더워 보이는데..?
세나 : 그죠? 역시 그렇죠?
결국 낑낑 거리며 가디건을 벗는. 빨간 나시 원피스 차림. 이제야 만족스러운.
그러다 추운지 부르르 떠는 세나.
세나 : 아저씨... 히터 좀 틀어주실래요?
기사 : (허허 웃으며 세나를 돌아본다)
씬/17 북 카페 (D)
세나 들어오는데 옷이 추운지 다시 기침이 나는. 에취 한다. 그리고 돌아보는데 아직 안 왔나?
카페로 들어서는 세나 그러다 계단 중간의 창가에서 책을 보고 있는 승우의 모습을 본다.
세나 승우를 바라보는 표정. 어느새 아픈 것도 다 날아간 것 같다.
시집을 읽던 승우 책을 보다가 창가로 시선을 돌리는데
세나 : (어느새 옆에서 보고 읽는) 햇빛이 바다를 비출 때 나는 그대를 생각합니다.
승우 : ? (돌아보는)
세나 : (웃는 표정 다시 읽는다) 달그림자 샘에 어릴 때 나는 그대를 생각합니다.
승우 : .... (웃는) 아... (무안해서 덮는) 왔어요?
세나 : 누구 시예요? (책 표지 보고) 괴테? 이것도 좋아하는 시예요?
승우 : 중학교 때 좋아했어요. 인기 많았던 국어 선생님이 청혼할 때 외웠던 시라고 해서 그때 반 애들이 다 열심히 외웠죠.
세나 : .....청혼이요? (좋아하는 표정)
승우 : (청혼이란 말에 좀 무안해 하며 음.. 책 꽂으려는데)
세나 : 아, 저 살래요.
승우 : ....괴테 좋아해요?
세나 : (끄덕) 네!
승우 : (의외다) 정말요?
세나 : 잘 생겼잖아요. 제 타입이예요. (웃는다)
승우 : (하하 같이 웃는)
세나 : (조금 무안해진) 줘요. (시집 빼가려면)
승우 : 제가 살게요. (하는)
세나 : 그럼 선물이예요?
승우 : (보는 그러다가) 그런 걸로 해요. (하는)
승우가 시집을 들고 계산대로 가는데 세나 아, 잠시만요 하고 잡지 코너로 가서 뭔가를 고르는.
승우 세나의 모습을 바라다본다. 이윽고 세나가 남자 패션 잡지를 하나 들고 온다.
승우 : ?
세나 : 이건 승우씨를 위한 거예요.
승우 : 저요?
세나 : 이거 모르세요? (GQ 같은 잡지를 들어 보이는) 승우씨는 이거 꼭 봐야해요. 독신 남자들의 필수품이라구요.
여기 보면 우선 바쁜 남자들을 위한 패션 트랜드가 아주 일목요연하게 정리 되어 있구요.
쇼핑하기 싫어하는 남자들을 위해서 모든 쇼핑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 계절별 피부 관리부터 간단하고 쉽게
인스턴트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요리까지. (뿌듯한) 좋죠?
승우 : (재밌다. 그러다가 잡지 받아 보며 짐짓) 이걸 모르고 지금껏 어떻게 살았지.. (짐짓 갸웃)
세나 : (다시 무안해진 잡지 다시 뺏으며) 됐어요.. 잡지 읽을 시간 없죠?
승우 : 줘요 살 거예요.
세나 : (금새 웃는) 그럼 이건 내 선물이요. (좋아하는) 진짜 도움 많이 될 거예요오~ (좋아라 앞으로 가는)
승우 : (잠시 보다 얘길 해야지 싶은) 저기..어디 가서 얘기 좀 하죠.
세나 : (돌아보는) 얘기는 좀 무서운데.. (하다가) 그전에..이 근처에 아쿠아리움 있는데 거기 갈래요? (반짝하는 표정)
승우 : (보다가 피식 웃는 끄덕인다) 그래요. 거기부터 가죠.
씬/18 아쿠아리움 (오후)
아쿠아리움을 걷는 승우와 세나. 열대어들을 보는 세나. 행복하고 들떠 있는 세나. 승우도 그런 세나가 귀엽게 느껴진다.
푸른 수족관을 바라보는 세나. 세나 승우를 돌아본다.
세나 : 여기 진짜 와보고 싶었어요. 근데 친구들 하고 오는 건 좀 창피하잖아요.
근데 데이트할 땐 약간은 창피한데도 다 가도 되니까.
승우 : 창피한데가 어디 어딘데요?
세나 : 예를 들면 놀이 공원이나~ 스케이트 장이나~ 동물원이나~ 아, 남산! (풋 웃는다) 이런덴 아주 어릴 때 말고는 연애할 때만
가는 장소잖아요. 아마 연애를 하면 유치해져도 용서가 되나 봐요.
수족관에 비친 두 사람. 마치 수족관 안에 서 있는 듯 보인다.
승우 : 연애 많이 해 봤어요?
세나 : (안 해본) 물론.. 많이 했어요. (하다가) ...승우씨는요?
승우 : (웃으며 수족관을 보는)
세나 : (재차) 연애 많이 해봤어요?
승우 : 연애 해본 적 없어요.
세나 : (좋아서) 정말요? (하다 풋 웃는다) 사실은 저두요.
승우 : ?
세나 : 정말이요. 길게 연애 한 적은 없어요. 제가 연애 할 만큼 멋진 사람이 없어서요.
승우 : ....난 누굴 많이 좋아한 적은 있었어요.
세나 : (보는) 짝사랑이었어요? (웃는) 전 짝사랑이 좋아요. 슬프잖아요. 그래서 어릴 때도 인어 공주 얘길 제일 좋아했어요.
전 아주 아주 슬픈 얘기가 좋아요.
터널에 들어서다가 세나 앗 놀라 승우에게 붙는. 상어가 머리 위 터널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는 두 사람.
씬/19 아쿠아리움 일각 카페 (오후) / 수지의 집 (오후)
사면이 수족관으로 되어 있는 카페다. 차 마시고 있는 세나와 승우.
승우 잠시요 하고 자리 비운다. 추운지 부르르 떠는 세나. 승우와 있을 땐 괜찮은 척 했지만 역시 몸이 좋지 않다.
핸드폰이 걸려온다. 수지다.
세나 : 여보세요?
수지 : 너 어디야? 괜찮어? 은희가 너 걱정 되서 죽는다.
은희 : (전화 빼앗으며) 너 그렇게 다 쓰러져 가면서 아직도 밖이야?
세나 : (자랑스럽게) 여기 아쿠아리움이다!
은희 : 아쿠아리움? 얘 거기 춥잖아.
수지 : (전화기 뺏는) 너 그 체력에 제 정신이니? 하긴 니가 정신이 있으면 거기 그러고 있진 않겠지.
열도 그렇게 많이 나던 애가 ..당장 들어가.
세나 : 벌써? 싫어. 승우씨가 아직 가잔 말도 안했단 말야. 그리고 지금 말짱해. (하다가 기침)
수지,은희 : (잠시 듣다가)
은희 : 세나야~ 아직 안 죽었니.
세나 : ...반쯤...
승우가 걸어온다. 얼른 끊어 버리는 세나. 언제 아팠냐는 듯 활짝 웃는 세나.
씬/20 아쿠아리움 출구 (D)
걸어 나오는 승우와 세나 두 사람.
승우 : 저녁 같이 먹을 수 있어요?
세나 : (잠시 그러다가) 얘기 꼭 해야해요? ...(짐짓) 좋은 얘기죠?
승우 : (표정)
세나 : (웃는) 저 맛있는데 알아요. 잠시만요. (핸드폰 꺼내는)
승우 : ?
세나 : 근처에 차 대기 시켜 놨거든요.
승우 : (표정) ?!
세나 : (전화 걸다가 승우를 본다) ...왜요?
승우 : (시계 본다) 우리 만난 지 꽤 시간이 지났는데 그동안 쭉 기사분을 대기 시켜놨어요?
세나 : (아무것도 모르고) 네.
승우 : (난감하다) 음... (하다가) 차 보내고 좀 걷죠.
세나 : 네? (표정) 또 걸어요?
승우 : 나는.. (하다 딱딱해진다) 난, 누구 대기시키는 거 익숙하지 않아서요. (앞으로 가는)
세나 : (확 무안해 지는 표정)
씬/21 공원 (D)
시원스럽게 한강이 펼쳐진 공원. 어색해 진 채로 걷고 있는 승우와 세나. 세나 강바람을 맞는 게 춥다.
승우 걷다가 추워하는 세나보는데 세나 아닌 척 하는. 세나 아무 말 없는 승우를 보다가.
세나 : (그러다가) ...화났어요?
승우 : (짐짓 웃는)
세나 : 내가 잘못 한 거예요?
승우 : (멈춰 서는 잠시 강보다가 세나 보며 웃는) 음.. 인어 공주 좋아한다고 그랬죠?
세나 : (무슨 얘기?)
승우 : 그럴줄 알았어요. 예전에 누가 그러더라구요. 그런 슬픈 얘길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상처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세나씨를 보며 상처 받아 본적 없는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 했거든요.
세나 : (보는)
승우 : 나는 별로 안 좋아해요.. 슬픈 얘기라서요. 사실 좀 당황했어요. 데이트 하면서, 뭐 먹고 얘기하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다른 사람을 밖에서 대기시키는 거, 솔직히 나라면 못할 일이예요.
세나 : 앞으로 승우씨 불편하면 차 안타고 나올 게요 그렇지만 솔직히 말하면.. 난 사실 뭐가 잘못 된 건진 모르겠어요.
그렇게 기다려 주는 게 아저씨 일이잖아요?
승우 : 세나씨가 잘못 했다는 게 아니라 나는 못한다는 거죠. 세나씨하고 같이 있으면 나는 계속 서로의 차이를 의식하게 되요.
인어 공주 얘길 좋아하거나 아니거나.. 기사분을 기다리게 하거나 아니거나.. (본다)
세나 : (표정)
승우 앞으로 걸어가다가 돌아보면 좀 떨어진 뒤에 세나가 그대로 서 있는 게 보인다. 세나 잠시 승우를 보다가.
세나 : 차이가 있어서 좋아지는 거잖아요?
승우 : (보면)
세나 : 나는 나하고 다른 승우씨가 좋은데요.
승우 : (!)
세나 : 승우씨는 다른 내가 싫은가요?
승우 : (표정)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잠시 마주서 있는 두 사람.
승우 : (그러다 웃어 버린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솔직해 질수 있어요?
세나 : (표정)
승우 : (강보는) 음.. 이젠 내가 솔직해질 차롄가요? ... 나는.. 사실은요.. (세나 보는데)
세나 스르르 주저앉는다.
승우 : !
승우 놀라는 놀라서 뛰어 오는 승우. 세나를 보면 이마에 송글 맺혀 있는 땀방울. 이마 짚어 보면 불덩이처럼 뜨겁다. 당황하는데.
세나 : 별거 아니예요 감기예요.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승우 : (보는 표정)
씬/22 세나의 집 앞 (N)
택시가 멈춰 선다. 운전사가 도와준다. 세나를 부축해 내리는.
승우 : 감사합니다.
택시 떠나고 집 앞으로 가는 승우. 딩동 벨을 누르는데
세나 : 저기요..오늘 집에 아무도 없어요. 가방주세요.
승우 : (들고 있던 세나 가방과 시집 그리고 약을 준다)
세나 가방에서 열쇠를 찾는다. 그러다 가방과 들고 있던 시집을 툭 떨어뜨리는. 승우 주워 주는.
승우 : 아까 병원에서 약을 먹어서 지금 기운이 없을 거예요.
세나 : (짐짓 웃는) 괜찮아요. (꾸벅) 감사합니다.
열쇠를 찾았다. 문을 열려고 하다가 다시 이번엔 약봉지를 툭 떨구는.
승우 안 되겠는지 결심하고 열쇠를 주워서 자기가 문을 연다. 그리고 세나에게 등 내미는 승우.
세나 보다가 승우에게 업히는. 업는 승우.
씬/23 세나 방 (N)
세나 업고 들어오는 승우. 침대에 눕힌다.
세나 : 고마워요.. (하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승우 : ?
세나 : (돌아보면)
나가기 전에 벌여 놓은 아수라장. 방이 엉망이다. 세나 벌떡 일어나서 가리는 표정.
승우 : 저기... 괜찮으니까 누워요.
세나 : 안돼요. 원래는 안 이렇단 말예요. 잠시만요...
잔뜩 모아들고 벌떡 일어나다가 다시 스르륵 주저앉는다. 승우 어~ 세나에게로.
씬/24 이층 응접실 (N)
물과 물수건을 들고 오는 승우. 똑똑 세나의 방문을 두드려 보는데. 반응이 없다.
어쩌나 잠시 고민하는 승우.
씬/25 세나의 방 (N)
들어오는 승우. 어느새 더할 나위 없이 말끔히 정리된 방안.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세나가 추운 듯 침대에서 웅크리고 자고 있다.
승우 무슨 마술인가 괜히 책상 밑을 들춰보며 피식 웃는.
승우 방을 둘러본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방이다. 세나의 침대 근처에 가득 놓여 있는 인형들을 보는.
그러다 자신이 주었던 우산이 소중히 놓여 있는 걸 본다. 승우 보는 표정.
승우 사이드 테이블에 물 주전자를 놓고 시계의 알람을 맞춰 둔다. 물수건을 다시 적셔서 세나의 이마에 얹는다.
그러자 앗 차가워 하며 눈을 뜨는 세나.
승우 : 괜찮아요?
세나 : 안갔네요? (하고) 다행이다... (한다)
승우 : ...지금 가야해요.
세나 : (금새 시무룩)
승우 : 알람 울리게 해놨으니까 그때 일어나서 약 먹으면 될 거예요.
세나 : ...네. 오늘 고마워요. (잠이 들기 시작하는) 안녕히 가세요.
승우 잠시 보다가 일어나려는데 세나 승우의 옷을 잡고 있다.
승우 : (내려다보는)
세나 : (작은 소리 혼잣말이다) ...가지 말지.. (잠이 든다)
승우 조금은 난감해서 세나를 내려다본다.
씬/26 세나의 집 앞 (N)
세나부의 다른 차가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씬/27 세나의 방 (N)
잠들어 있는 세나 모습. 옆에 승우가 아직 앉아 있다. 물수건 다시 갈아주는 승우.
승우 시계를 본다. 늦었다. 승우 일어나려다가 세나가 아직도 쥐고 있는 자신의 셔츠를 본다. 승우 세나의 손을 살짝 떼어 놓는다.
일어나서 세나를 내려다보는 승우. 세나의 이마를 짚어 보는. 열이 많이 내렸다. 다행이다.
승우 돌아서서 조용히 나가려는데 확 문이 열리는. 승우 !
정일과 혜림이 들어오다가.
정일 : 세나... (하다 놀라서 보는) !!
혜림 : (보고) !! 어머나~!
승우 : !
정일 : (혜림의 앞으로 나서며) 자기야!! (앞으로 나가려다가는 주춤) 세나야!!
혜림 : 너, 너 누구야!!
세나 자다가 눈을 뜨고 보는. 그러다 벌떡 일어나 앉는.
세나 : 엄마? 아빠? (그러다 승우보고) 승우씨?
정일 : ?!
혜림 : ???
승우 : (표정) 처음 뵙겠습니다. (인사 하는) 한승웁니다.
씬/28 세나의 집 거실 (N)
배웅하고 현관에서 들어오는 정일과 혜림. 정일 투덜거리는.
정일 : 그냥 보내면 어떻게? 뭐라고 한마디는 해야지.
혜림 : 지금 몇 신데 붙들고 애길 해요?
정일 : 그렇지 지금이 몇 시야? 아무리 아파서 걱정이 되도 그렇지 우리가 안 왔으면 단 둘이 날 샐 뻔 했잖아.
혜림 : 아니 근데 둘이 언제 저렇게 된 거야?
정일 : 그치?
혜림 : 너무 잘됐지?
정일 : 뭐?
혜림 : 외모도 준수하잖아~ 실력도 괜찮구~ 우리가 원하는 데릴사위 조건도 되고~ 아, 게다가 주는 돈도 안 받는다 그러지~
외교부에서도 장래 장관감이라구 소문났데!
정일 : ..장관감?
혜림 : 자기야! (표정) 그냥 오늘 우리 들어오지 말걸 그랬나 부다.
정일 : 뭐?!! (하는 표정)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사람이~
씬/29 세나의 집 앞 (N)
승우 가려고 하고 배웅하는 세나.
승우 : 아픈데 그만 들어가요.
세나 : (표정) 오늘... 고마웠어요.
승우 : (잠시) ...그날 비 맞아서 감기 걸린 거죠?
세나 : ...(끄덕)
승우 : 그렇게 아프면서 왜 나왔어요?
세나 : ...만나고 싶어서요.
승우 : (표정) !
세나 : (짐짓 웃어 보이는)
잠시 서 있는 두 사람.
세나 : (잠시 그러다가 용기 내서) 거절하려고 나왔던거 아니죠?.... (그러다가) 우리...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나요?
승우 : (보는 표정) ... (웃는다) 다음에 가고 싶은 창피한 장소는 어디예요.
세나 : ?! (활짝 웃는 표정)
씬/30 세나의 방 (N)
책상위에 놓인 시집을 잠시 들춰보는 세나. 미소가 떠오른다. CD를 골라서 오랫동안 안 들었던 듯 후 불어 본다.
CD를 넣는 세나. 음악이 나오는. wanna be~ 세나 춤을 추기 시작한다.
빙글 빙글 돌다가 책상위의 시집을 가지고 품에 꼭 안은 채 침대로 쓰러지는 세나. 좋아 죽겠다 발을 굴러보는 세나.
씬/31 버스 정류장 (새벽)
버스를 기다리며 서있는 승우. 미소를 짓는 표정. 그러다가 거리의 꽃집이 문을 여는 것을 본다. 보는 표정.
씬/32 윤수의 꽃집 (D)
회상 승우가 윤수의 꽃집 문을 열어준다. 윤수와 승우가 화분들을 옮기고 있다. 화분에 물을 주는 두 사람.
윤수 그러다가 승우에게 물을 뿌린다. 두 사람 물싸움 하는. 활짝 웃는 윤수. 승우의 보는 표정.
윤수 그러다가 어? 하면서 손을 흔드는데 돌아보면 말쑥한 차림의 진희가 서 있다.
씬/33 BB-club (N)
회상 가게가 끝난 후. 윤수와 진희의 송별회가 벌어지고 있다.
승우와 정민 정민의 여자 친구 가게의 가수, 종업원들 그리고 루이 시끌벅적하고 흥겨운 파티 분위기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그림 같이 잘 어울리는 윤수와 진희가 앉아 있다. 서로 와인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나누는.
승우가 사람들을 본다. 여유로운 진희와 분위기를 즐겁게 유도하는 정민.
정민 : 이러고 일본 가서 그냥 둘이 같이 사는 거 아냐?
진희 : 무슨 소리야? (하고) 같이 사는 건 결혼식 다음. (웃는다)
화가 난 루이. 그리고 활짝 웃고 있는 윤수.
승우 : 기다릴게. (하는)
일순 사람들의 시선이 모인다. 정민, 루이는 진희를 보는 표정. 진희의 표정 승우를 보고 있는.
윤수 승우를 보고 있다.
승우 : 너무 늦은 거 알지만 그래도 말해야겠어.
윤수 : (표정)
승우 : 기다릴게. (윤수만 똑바로 보고 있는)
씬/34 버스 안 (새벽)
창밖을 보다가 그러다가 털어 버리려는 듯 얼굴을 쓸어 내려 보는 승우.
씬/35 놀이 공원 (D)
예쁘게 차려 입은 세나가 승우를 기다리고 있다. 행복한 세나. 그때 핸드폰 벨이 울린다.
세나 : (웃는) 승우씨... (그러다가) ! 그게 무슨 말 이예요? (표정)
씬/36 기차 역 (D)
핸드폰을 걸며 뛰고 있는 세나. 플랫 홈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뛰어 내려가고 있다.
세나 : 엄마, 엄마 아빠가 갑자기 승우씨 집엔 왜 가? 거긴 왜 가는데~!
씬/37 세나 부모의 자동차 (D)
혜림 : 니들까지 뭐 하러 와. (하다가 앗 따거 하며 전화기 떼는)
정일 : 온데?
혜림 : 얘가 소리는 왜 질러. 얘, 결혼은 부모들이 나서야 성사가 되는 거야. 너 연애 하고 말거야? 연애할거면 선을 왜 보니?
넌 모른 척 따라 오기만 해. 나머지는 아빠 엄마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씬/38 플랫 홈 (D)
세나 : 엄마 엄마~! (하는데 전화 끊긴 듯)
승우 : (소리) 세나씨. (하면)
세나 : (돌아보는 승우를 보자 확 웃음이 번진다)
승우 : (굳은 표정)
세나 : (같이 굳은 표정)
승우 : 기차 떠나요~ 가요. (하며 세나의 손을 잡는다)
앗 하는 세나. 승우 세나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하고 세나 처음에 얼떨떨하다가 승우에게 손을 잡힌 게 좋다. 웃는 세나.
승우 돌아보면 세나 얼른 심각한 표정으로 열심히 뛰는.
씬/39 승우의 집 앞 마루 (D)
나란히 앉아 있는 세나와 승우. 웃고 있는 정일, 집안의 분위기와 숙희를 살피는 혜림,
숙희는 당황스럽지만 의연하게 차와 다과를 권하고 있다.
정일 : 이거 저희가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너무 당황하셨겠습니다.
세나 : (갑작스레 말 튀어 나오는) 아빠 우리도 당황 했어~! (하다 눈치) 요. (배시시 웃는다)
숙희 : (세나 보는 표정)
혜림 : (세나를 찌르는) 얘가 이렇게 아직 철이 없답니다.
세나 : (꾸벅) 죄송합니다~
정일 : 그래 다 들켰다. 그냥 반말해 세나야. (허허 웃는)
승우 : (피식 웃음 나온다. 그러다가 숙희 표정에)
숙희 : (못마땅하다) 저희 애한테 얘길 못 들어서 고모부가 전화하셨을 땐 결례를 범했습니다. (세나보며) 아가씨가 이세나씨군요.
세나 : 네~ (활짝 웃는다)
숙희 : (세나를 찬찬히 보는데 나시 원피스가 노출이 너무 심하다)
정일 : 저희가 잘못했죠. 다짜고짜 세나 애비 되는 사람입니다 이랬으니. (하하 웃고) 고모부님께 듣기까지 미스터 한 본가가
이렇게 저희 현장하고 가까운 줄 몰랐습니다. 그렇잖아도 선보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사과도 드릴 겸
겸사 겸사 가는 길에 들렀으니 너무 불편해 하지 마세요.
숙희 : 사과라니요. 저희가 부끄럽습니다.
혜림 : 아니예요. 서로 오해는 풀어야죠. 미스터 한 고모부님 되시는 김 사장님은 저희와는 오랫동안 사업을 같이해온 사이예요.
그러니 저희가 김 사장님을 돕는 건 당연한 일이예요. 이번 일도 저희가 잘 마무릴 할 테니 너무 걱정 마시고
아무쪼록 이번 결혼과는 연관시키지 말아주세요.
숙희 : 네? 결혼이라니.. (승우를 본다)
승우 : ! (표정)
세나 : 결혼 얘길 왜 엄마가 해?
혜림 : (세나 찌르는)
숙희 : 저기 (승우와 세나보며) 두 사람이 만난다는 건 이제 알았지만 결혼이라고 하시니 너무 갑작스럽네요.
승우야? (어떻게 된 거니?)
승우 : 이 얘긴 저희끼리 먼저 할 얘기 같은데요.
세나 : 언제요? (승우 본다)
승우 : ? (세나보는)
세나 : (아 지금 물어보면 안되지 다시 배시시 웃는)
숙희 : (세나본다)
정일 : 아, 둘이 안했으면 우리라도 얼른 나서서 일을 진행 시켜야지. 그런 일도 있었는데.
숙희 : 네?
승우 : (표정)
혜림 : (짐짓) 일은 무슨...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얼마 전에 저희가 일 때문에 집을 비웠는데
저희 애가 아파서 미스터 한이 밤새 간호를 해준 일이 있었어요.
정일 : 아,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집 비운 사이에 딸아이가 남자하고 거의 밤을 샜는데.. (숙희에게) 저희가 보기엔 영 불안해서요.
숙희 : (승우를 보는)
승우 : (곤란하다)
세나 : 아빠 아빠, 그날은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숙희에게) 승우씬 그냥 간호만 해 준거예요.
혜림 : (세나 가만있으라는 듯 무릎 누르고) 아무래도 여식을 둔 저희 입장에서는 선을 보고 너무 얘기가 길어지는 게
조금은 걱정스럽습니다.
숙희 : .....네 알겠습니다... 이해합니다. (세나보고) 아가씨는 우리 승우랑 결혼할 생각이 있나요?
세나 : 그게..음.. (하다가) 솔직히 말씀 드릴게요. 저희 아직 몇 번 만나지도 못했는데요.. 그냥 결혼하는 건 억울하긴 해요.
..(표정 웃으며) 그렇지만 (한다) 저, 승우씨 좋아하고 결혼 하고 싶습니다.
승우 : ! (세나를 본다)
숙희 : (표정)
정일 : 저희는 처음부터 미스터 한이 무척 흡족했습니다.
혜림 : 부족한 자식이지만 우리 세나도 많이 예뻐해 주세요.
정일과 혜림 깊이 절하면. 숙희도 승우한번 본 후 같이 절하는.
승우 세나를 보고 있는.
정일 : (웃으며) 결혼 시키시죠. 사부인~
세나 : (웃는)
숙희 : (당황스러운)
승우 : (세나를 계속 보고 있는 표정)
씬/40 승우의 집 앞 (D)
정일과 혜림 차타고 가는 배웅하고 있는 숙희와 승우 세나.
혜림 : 우리가 현장으로 내려가는 길이라 세나를 서울에 못 데려다 줄 거 같은데 부탁해요. (승우를 보며 웃는)
승우 : 네.
혜림 : (돌아서서 숙희에게) 이거 괜히 신세만 끼치고 갑니다.
정일 : 조만간 정식으로 인사하는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숙희 : 네... 그러시죠. (하는)
정일, 혜림 정중히 인사하고 숙희도 마주 인사하는. 차를 타고 떠나는 정일, 혜림.
어색해진 세나. 숙희 세나 보는 표정.
숙희 : 밥 먹고 가요. (그러고는) 잠시 혼자 기다릴 수 있죠? (승우에게) 밭에서 채소 좀 가져오자.
승우 : (표정)
세나 : (승우를 보며 해 맑게 웃는)
씬/41 뒷 마당 (D)
같이 채소를 고르고 있는 승우와 숙희. 숙희 생각이 많다.
승우 : 놀랐죠?
숙희 : (본다 그러다가) 그래~ 엄마는 뭐에 홀린 기분이다 승우야. 집 문제로 그런 일도 있었는데.. 이게 무슨 당황스러운 경우야?
(하다가) 정말 결혼할거야?
승우 : (짐짓 웃어 보이는)
숙희 : 어떻게 할 거야? 결혼 할 거니? (하는데)
승우 : (표정) 결정하면 말씀 드릴게요. (하는) 이런 일 만들어서 죄송해요. 엄마.
씬/42 본가 승우의 방 (D)
혼자 앉아 있는 세나. 세나 책이 가득 꽂힌 책장을 본다. 책상도 보고 방을 둘러보는 세나. 이게 승우의 방인가 싶어 기분이 좋다.
세나 그러다가 책상위에 있는 사진 보는. 승우, 승준 윤수의 사진이다.
사진보고 있는데 들어오는 승우. 세나가 윤수의 사진을 보는걸 보고 사진을 다른 곳에 둔다.
세나 : 동생이 둘이예요? 남동생 한명인줄 알았어요.
승우 : 한명은 친구예요. 아주 어릴 때부터 친구.
세나 : (치운 사진을 다시 가서 들여다보는) 그럼 저한테 언니겠네요? 아주 친해요?
승우 : ....아주 친해요.
세나 : 잘 됐다 ! 그럼 저도 친해져야지. 전 예전부터 언니 있는 친구들이 제일 부러웠어요. 여기 살아요?
승우 : 아뇨.. 멀리 있어요. (한다)
세나 : 그렇구나. 아쉽다. (하는 표정)
승우 : (윤수의 사진을 보는 복잡한 표정)
씬/43 세나의 집 앞 (저녁)
걸어 올라오는 두 사람. 승우 계속 생각에 잠겨 있다.
세나 : (보는) 무슨 생각해요? ... 왜 이렇게 말이 없어요? ... (하다가) 아까 많이 놀랐어요? 정말 말도 안 되죠?
우리 엄마 아빠가 좀 성격이 급해요. (하다가)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얼렁뚱땅 결혼을 하는 법이 어딨어요 그죠?
승우 : (세나를 본다)
세나 : 게다가 아직 프로포즈도 못 받았는데..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낭만적인 프로포즈를 꿈꿨는데요.
반지도 없고 꽃도 없고 음악도 없이!
승우 : (보는. 그러다가 결심한 듯 멈춰서는)
세나 : ? (돌아보는)
승우 : 할 말이 있어요.
세나 : (본다)
승우 : 저기.. (잠시 생각하다가 힘들게)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된 거 같아요.
세나 : ?! (그러다가) 그게 무슨 말이예요? 저희 부모님 때문인가요? 급하게 서둘러서 그런 거라면 내가 말하면 되요.
승우 : 아니 예요 그게.. 아니고.. 솔직해지자면 그동안 세나씨가 날 좋아해주는 마음이 기분 좋았습니다. 근데.. (잠시 보는)
아까 세나씨가 나하고 결혼하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서야 내가 준비가 안 된 걸 알았어요..
(사이) ..실은 아직 내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남아 있어요.
세나 : (보는) !
승우 : 세나씨 만나기 전까지 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세나 : !
승우 : 저번에 말했던 짝사랑 했던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좋아했었는데 솔직하게 말을 못했어요.
그래서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됐고 두 사람은 지금 같이 외국에 있어요.
세나 : (표정)
승우 : 그래도 나는 기다리겠다고 했거든요. 돌아오면 대답 해 달라고 다시 선택해 달라고 했으니까..
그 사람 답을 듣는 게 먼저일거 같아요.
세나 : (본다)
승우 : 이런 마음으로 세나씨의 솔직하고 순수한 마음 받을 수가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세나 : (멍해진 표정)
씬/44 승우의 아파트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 승우. 드라이 크리닝 해온 넥타이를 비닐에서 꺼내는데 세나가 골라 준 분홍색 넥타이다.
승우 두고 다른 넥타이를 찾아본다. 윤수의 노란 넥타이. 둘 다 그대로 두고 전혀 다른 넥타이를 맨다.
씬/45 외교부 로비 (D)
서 외교부 장관의 회담을 하기 위해 마가렛 장관과 회담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인다.
뒤에 걷고 있는 승우.
씬/46 외교부 회담장 (D)
마가렛 장관과 서장관이 악수를 나누자 여기저기서 플래쉬가 터진다. 회담을 나누고 있는 외교부 장관.
뒤쪽에 배석해 있는 승우. 마가렛 장관의 옷깃에 달린 독수리 브로치가 보인다.
씬/47 예술의 전당 (D)
공연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막이 내려진 무대. 발레 공연이 준비되고 있는. 무대가 설치되고 몸을 풀고 있는 발레리나들.
세나 무대 구석에 앉아 아이스크림 한통을 들고 열심히 먹고 있다. 무전기가 울리자 무전 받는.
세나 : 네....아무 이상 없어요. (무대 둘러보는) 네.. 무대가 좀 우울해요.
실장 : (소리) 그게 무슨 소리예요?
세나 : 몰라요. 전부 칙칙한 거 같애요. (한숨 푹 쉬는) 레몬 샤벳을 먹어야겠어요.
실장 : (소리) 뭐? (하는)
세나 공연 중에 뒤에서 레몬 샤벳 한통을 먹고 있다.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흘낏 흘낏 뒤돌아보면 세나 모른 척 딴청 피면서 목에 걸린 직원 카드를 빼내는 표정.
씬/48 야외 카페 (오후)
열심히 아이스크림을 먹는 세나. 보고 있는 수지와 은희.
은희 : (보다가 도저히 못 보겠는 듯) 끔찍해 수지야~ 저 칼로리의 덩어리들을 보렴?
수지 : (보다 보다 휙 통을 뺏는)
세나 : 왜! (입 나온)
은희 : 세나야~ 이게 칼로리가 몇인 줄 알아?
세나 : 줘~!
수지 : 안돼!
세나 : 그럼 아이스크림 말고 햄버거로 먹어 버릴 거야!
은희 : (헉) 그냥 주자 수지야~ (하는데)
수지 : 그만 좀 해. 야, 선보고 몇 번 만난 남자한테 뭘 그렇게 연연해!
은희 : 그래 세나야. 너는 지금 누굴 진짜로 좋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니가 좋아하는 걸 즐기는 것뿐이야.
세나 : (표정) 지금 내가 즐기는 거야? 근데 왜 기분이 이런데~
수지 : 아우 정말 못 봐주겠네... (하다가) 대체 그 남자는 너랑 왜 안 만나겠다는 거야?
은희 : 그래... 잘 되가는 거 같았잖아.
수지 : 그 남자랑 잤니?
은희 : (헉) 얘~! (짝 수지 때리는)
수지 : 왜? 자면 남자들이 그렇게 변하잖아. (그러다가) 아님 그 남자랑 같이 쇼핑한 거 아냐? 너 카드 긁는 거 보고 넘어간거 아냐?
은희 : 세나야~~ 말 좀 해라~~
세나 : ...다른 여자를 기다리는 중이래.
수지,은희 : 뭐?
은희 : 여자가 있어?
수지 : 이제 봤더니 아주 나쁜 놈 이구만! 아니 그러면서 선은 왜 봤데?
세나 : 승우씨가 나쁜 거 아냐. 그 여자는 다른 남자를 사귀고 있고 결혼할지도 모른데.
그렇지만 그게 결정될 때까지는 자기는 아무도 만날 수 없다는 거야.
수지 : 어쨌든 너랑 양다리 였잖아.
세나 : 아니야~ 그런 거... 그리고 나는 승우씨의 그런 점이 좋은 거란 말야.
그런 사람이니까. 한번 날 좋아해주기 시작하면 쭉 나만 좋아 해줄 거 아냐.
수지 : (표정) 얘가 완전 혼자 환상에 빠져 있구만.
은희 : 얘, 그래도 멋지다~ 환상이면 어때~ 나도 그런 남자 만나봤으면~ 낭만적이다 세나야~
수지 : 얘들이 정말! 시끄러! 우리 사전에 짝사랑은 없어. 세나 너 짝사랑은 절대 안 돼!
남자가 싫다면 포기하는 거지 너 혼자 좋아하고 그러는 거 나 절대 용납 못해! 알았지?
세나 : (풀죽은 표정) 너무해~
은희 : (같이) 너무해~
수지 : (은희 확 끌어당기며) 뭐? 야, 넌 이쪽이야 이쪽. 지금 세나편이면 안 돼 잖아! (하는데)
씬/49 길가 (저녁)
걷고 있는 세나. 수지와 은희가 세나를 위로한다.
수지 : 야, 그렇게 풀죽어 있지 마. 곧 잊혀져! 안보면 잊어진다잖니!
세나 : 보이는데?
수지,은희 : 뭐?
세나 : 저기~ (하는)
세나 빌딩에 있는 멀티큐브를 가리킨다. 마가렛 미국 국무장관 방한.
서우진 외교부장관 일행이 회담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속에 보이는 승우.
수지 : 어디 누구야 누구?
은희 : 어머 누구니? 저기서 어떤 사람이야? 어머 지나갔다 어쩜 좋니. 누구였니? (하는데)
세나 : (표정)
은희 : 이거 운명아냐?
수지 : 뭐?
세나 : 게다가 저기 마가렛 장관은 우리 선볼 때 같이 얘기했었는데..
은희 : (꺅~) 정말? 수지야 정말로 운명 인가봐~ 이런 걸 운명이라는 거지?
수지 : (은희 입 틀어막는) 짝사랑은 안 돼!! 알았지? (하는)
씬/50 세나의 집 AV 룸 (N)
커다란 티브이의 화면. 티브이 앞 소파에 기대 자다가 뉴스 시그널에 벌떡 일어나는 세나.
세나 : (실망한) ...스포츠 뉴스잖아.
다시 누우려는데. 그러다가 테이블 위에 있는 핸드폰을 본다.
세나 : 안 돼. 짝사랑은 안 된다잖아 세나야 응?
씬/51 관저 응접실 (N)
장관 느슨하게 타이 풀고. 승우와 윤 비서관 장관에게 물 가져다주는.
장관 : (물마시며) 참 까다롭구만... 이번엔 우리도 양보할 수 없는데 말야. 아참, 디너 때 교환할 선물은 준비했나?
그 후에 마지막 회담이 있으니까 기분 좋은 선물이면 좋을 텐데... (허허 웃는)
승우 : 옥으로 만든 꽃 브로치를 준비했습니다.
장관 : 브로치라... 그래 좋군. 오늘도 달고 나온 거 같은데..
윤비서관 : 네. 독수리 브로치였습니다.
승우 : 마가렛 장관은 브로치를 좋아하는 걸로 유명하답니다. 보통 기분에 따라 좋은 기분일 때는 꽃 같은 브로치를
나쁜 기분일 때는 독수리나 표범 무늬 같은 브로치를 하고 나온다는군요.
윤비서관 : (승우 보는) 그래서 오늘 일이 안 풀린 거군요?
장관 : 음.. 그래서 선물을 우리 전통 옥으로 만든 꽃 브로치로 한다 이거군.
승우 : 네.
장관 : 좋구만 그걸로 하지. (하고) 대체 그런 건 어디서 알았어?
승우 : ...어떤 사람한테 들었습니다. (한다)
씬/52 관저 비서실 (N)
늦게까지 일하는 승우. 승우 팩스로 들어오는 자료들을 취합해서 자리로 오다가 핸드폰의 불빛이 반짝이는 것을 본다.
누군지 알 것 같다. 잠시 바라보는 승우. 핸드폰을 열어 보는 승우.
세나 : (소리) 망설이다 문자 보내요. 오늘 티브이에서 승우씨를 봤어요. 나, 가끔 문자 보내도 되나요? (한다)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아요.
승우 핸드폰을 잠시 보는 표정.
씬/53 세나의 집 AV룸 (N)
핸드폰 쥐고 기다리는 세나. 전화도 문자도 오지 않는다.
세나 : ...결국 짝사랑인가... (실망해서 픽 옆으로 쓰러진다)
씬/54 BB - club (N)
승우 맥주 한잔 놓고 음악 듣고 있는. 승우 옆에 앉는 정민.
정민 : 왔는데 왜 안 부르냐? (그러다가 승우 표정보고) 뭐가 또 문제야? 머리? 아님 이번에도 가슴?
승우 : (표정)
정민 : 음... 니 표정 보니 끝났구나.
승우 : (끄덕) ...다른 사람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어.
정민 : 와~ 확실하구나. (그러다가) 기다리는 중이야?
승우 : 기다리는 중이야. (피식 웃는)
정민 : 웃어? (하다가) 음... 그냥 내가 잘해볼까? 딱 내 타입이던데.
승우 : 뭐?
정민 : 할까?
승우 : (짐짓 웃는) 하지마.
정민 : (승우 보는 그러다가 싱긋 웃는 맥주 마시는) 후회 할 거야.
승우 : 후회하는 중이야.
정민 : (흘낏 본다)
승우 : (웃으며) 그렇게 솔직하게 누가 나 좋아한다고 해준거 처음이었거든. 뭔가 굉장한 걸 거절한 게 아닌가 후회 돼.
(짐짓 웃으며 맥주 마시는)
세나 : (소리) 후회할 거예요 답장 안한 거. 답장 못 받았으니 그냥 내 맘대로 예스라고 생각할거니까... 가끔 문자 보낼게요.
씬/55 세나의 몽타쥬 (D)
세나 냉면을 먹고 있는. 아~ 맵다 한다.
세나 : (소리) 저는 오늘 냉면 먹었어요. 오늘 날씨가 꽤 덥다 더라구요. 제가 찾아보니까 관저 근처에 맛있는 냉면집이 있던데요?
세나 비옷에 장화에 우산 들고 예술의 전당 풀밭을 팔짝 팔짝 뛰고 있다. 우산 밖으로 손 내밀며 빗방울을 손으로 받는 세나.
세나 : (소리) 오늘 오후에 비가 온데요.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하지만 승우씬 불편 할 텐데요 그죠? 우산 꼭 가져가세요. 아셨죠?
영화관 멜로 영화 간판 걸려있다. 세나 영화를 보고 울고 있는 모습. 훌쩍 거리며 운다.
세나 : (소리) 너무너무 슬픈 영활 봤어요. 울고 나니까 속이 시원한거 있죠? 승우씨도 꼭 보세요 알았죠?
공연 끝나고 나오는 세나. 하늘을 보면 하늘에 별이 반짝인다.
세나 : (소리) 오늘 공연 끝나고 나오는데 별이 보였어요. 거기도 그런가요?
씬/56 승우의 아파트 (N)
늦은 듯 들어와서 냉장고를 여는 승우. 물 마시며 뒤져보는데 먹을 게 별로 마땅치 않다. 그러다가 놓여 있는 GQ를 본다.
잡지를 보며 볶음 우동을 만들고 있는 승우. 그러다가 세나가 잡지를 들고 설명하던 모습을 떠올린다.
승우 표정. 그러다가 내가 왜 이러나 하는 머리 뒤로 깍지 끼고 왔다 갔다 하는 승우.
컴퓨터 앞에서 일하고 있는 승우. 다시 반짝이는 핸드폰.
세나 : (소리) 아, 데이트 아니면 못가는 창피한 장소 또 하나 생각 났어요. 플라넷테리움이요. 언제 같이 가면 좋겠어요...
전화 한번 해주지~ 절대 오해 안 할게요. 그냥 나, 승우씨 하고 얘기하고 싶어요... 잘 지내나요?
승우 어쩔 수 없이 미소 짓는.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그러다가 결심한 듯 전화하려고 하는데
컴퓨터에서 메일 왔다는 딩동 하는 소리가 울린다.
승우 ? 보다가 메일을 여는데 표정 굳는 승우. 화면에 신윤수라는 이름이 반짝인다.
뚫어지게 화면 보는 승우.
씬/57 BB - party (오후)
어두운 실내. 큰 스크린으로 웨딩드레스를 보고 있는 정민과 루이.
서로 취향이 다른 두 사람, 우아한 드레스 선택한 정민. 짧은 미니스커트 같은 파격적인 드레스를 선택한 루이.
서로 리모컨으로 자기 드레스를 돌리며 싸우는데 들어오는 승우. 승우 열심히 보고 있다.
정민 : 결혼식이란 건 인생 최대의 환타지라니까.. 그게 뭐냐?
루이 : 내가 좋아하는 걸 고르라며? 나한테 뭘 바라는 거야 형은? 게다가 왜 색이 다 흰색이야. 블랙은 없어?
정민 : 블랙?
루이 :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란 말도 몰라? 뭐가 좋다고 흰색을 입고 결혼하냐구.
정민 : 뭐? 형으로 니 장래가 정말로 걱정 된다 걱정돼. (돌아서다가 승우 발견하고) 어~? 왔냐?
승우 : (보고 있다가) 뭐해? (짐짓 웃으며 들어선다)
정민 : 드레스 업체 선정. 승우야 니가 좀 골라봐라. 응?
승우 : (짐짓) 음... 내가 드레스 입어본지가 좀 오래 되서 말야.
정민 : 뭐? (하 웃는)
승우 : 좀 이따 우리 여직원들 많이 오니까 그때 한번 물어보자.
루이 : 회식이야?
승우 : 응.. 결혼하는 여직원 축하할 겸, 겸사 겸사~ (드레스 보다가) 음.... 어떤 게 어울릴까?
정민,루이 : (표정)
정민 : 누구? 선본 그 아가씨?
루이 : (발끈) 형은 왜 자꾸 그래?!
승우 : (웃는 그러다 본다) 윤수 말야.
정민,루이 : ?!
승우 : 윤수 한테는 뭐가 어울릴까? (그러다가) 메일 왔어. 곧 귀국 한다더라.
루이 : ?! 정말?
정민 : (표정) ...
승우 : (사이) 윤수하고 진희 선배하고 거기서 약혼했데. 들어와서 곧 결혼할거래.
정민,루이 : (표정)
승우 : 자, 그럼 이제.... (짐짓 웃는) 나는 어쩌지?
승우를 배경으로 웨딩 드레스 화면들이 철컥거리며 넘어간다.
씬/58 BB - club (오후)
외교부 비서실 사람들 모여서 회식하고 있다. 어느 때 보다도 활발하게 술을 권하고 있는 활기찬 승우의 모습.
정민, 루이 보다가 마주보는 테이블로 다가서서 인사하고 합석한다.
승우 : 왜?
루이 : (묵묵히)
정민 : 술마셔 주려고 그런다. 넌 이런 날 같이 술 마셔줄 여자도 없니?
승우 : 너희들만으로도 귀찮은데 뭐.
정민 : 그 여자라도 만나라. (표정) 이세나씨.
루이 : (흘기면)
승우 : (웃으며 맥주 마시는 표정)
씬/59 백화점 (오후)
코스매틱 코너에서 화장을 받는 세나. 자기가 나서서 이것저것 지시하는 세나. 완벽한 화장이다.
화장에 어울리는 화려하고 조금은 야한 드레스를 입고 빙글 도는 세나. 높은 신발을 신어 보는 세나.
세나 : (소리) 어제 밤에 용기를 내서 전화해 달라고 했었는데 역시 전화는 안 해주네요. 오늘은 창피해서 문자 안 보내려고 했어요.
쇼핑백을 잔뜩 들고 걷고 있는 화려하게 성장한 세나의 모습.
세나 : (소리) 우울해서 일 하러도 안 갔어요. 나 이제 승우씨 때문에 짤릴지도 몰라요 책임져요~! (하는)
씬/60 BB - club (N)
회식하고 있는 사람들. 약간 술에 취한 듯 무대에서
가수의 노래에 맞춰 키보드를 연주하고 있는 승우 마이크를 잡고 같이 노래를 하고 있다. 빠른 비트의 노래다.
이런 일이 별로 없는 듯 외교부 사람들 와아~ 다들 분위기 띄우고 있고 클럽내 사람들도 박수 치고 좋아하는 분위기이다.
정민과 루이만 승우의 그런 모습을 착잡하게 바라본다.
아까부터 테이블 위에서 삐빅 거리며 울리는 승우의 핸드폰. 정민 흘낏 보는데. 루이 그런 정민을 ?
정민 잠시 망설이다가 에라 확 승우의 핸드폰을 잡는다.
루이 : ???? 뭐야 형!
정민 : (본다) 이럴 줄 알았어. (하는데)
주루룩 세나의 문자가 뜨는걸 보는 정민. 루이도 끼어서 보는.
씬/61 길가 (N)
잔뜩 쇼핑백들을 모아들고 택시를 잡고 있는 세나. 잘 안 잡힌다.
세나 : 아저씨 부를까? (하다가)
비젼) 싫어하던 승우의 모습이 떠오른다.
승우 : 놀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다른 사람을 밖에서 대기시키는 거, 솔직히 나라면 못할 일이예요.
다시 택시를 잡는 세나. 핸드폰 벨이 울린다. 핸드폰을 보는.
놀라는 세나. 종이 백을 다 내 팽개치고 얼른 핸드폰을 받는.
세나 : (받는) 승우씨? 저예요! (하다 실망) 아 네에.. 누구시죠? (하는)
씬/62 BB - club (N)
멋진 연주가 끝나고 연주한 사람들 서로 인사하는. 춤추던 사람들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 다 박수치는데.
정민은 웃고 있는데 루이는 정민에게 항의하고 있는 표정.
무대에서 내려오는 승우. 루이 승우보며 짐짓 조용해진다. 승우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자리에 앉는.
건배하는 사람들. 술 마시고 왁자한 분위기. 결혼 축하합니다 하는.
윤비서관 : 결혼식 직전까지 아무도 모르게 이럴 수 있어요?
지영 : 저도 이렇게 빨리 할 줄 몰랐거든요.
승우 : ....선 본거예요?
지영 : 네.
혜정 : 선은 한 비서관님도 보셨잖아요? 저희 다 알고 있었다구요.
승우 : 아... 그 거...
혜정 : 그래서 (지영 보며) 그것 때문에 충격 받고 결혼 한다는 거잖아요.
지영 : 아, 왜 그러세요~ 충격은 언니가 받으셨잖아요? (웃는) 선보고 나니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결혼까지 가게 되네요.
윤비서관 : 와 이거 전격 고백인데요? (하다가) 정말 선배님 그 선 본거는 어떻게 되셨어요?
승우 : (표정)
정민,루이 : (승우를 보는)
혜정 : 그걸 뭘 물어보세요. 몇 년을 지켜봤는데 한비서관님이 여자 만나시는 건 소문도 못 들어봤어요.
사무관1 : 진짜? 이거 한 비서관 성 정체성에 문제가 있는 거 아냐?
일동 : (너무하다 그런 농담이 뭐냐 다들 웃는데)
승우 : (짐짓 웃는)
루이 : 그런 거 아니예요. 승우 형은 따로 좋아하는 여자가 있단 말예요.
일동 : ?
정민 : (루이 입 막으며) 어, 너 무슨 소리야? (하는데)
루이 : 사실이잖아. (하는) 지금 술 먹는 것도 그거 때문이잖아. 실연당해서.
정민 : (승우보고)
일동 : (호기심)
승우 : (조금은 씁쓸한 표정)
윤비서관 : (호기심) 저한테도 숨기고 대체 그게 누군데요?
승우 : 음.. (하다가 웃는다) 술 마셔. (짐짓 웃으며 따라주려다가) 어? 술이 없네... (일어선다) 잠시만요 술 가져 올게요.
일어나다 비틀 하는. 루이 괜찮아? 하면 웃으며 괜찮다고 하고 가는데.
그때 문으로 들어와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 세나가 보인다. 승우 세나를 보는 표정.
세나 승우를 발견하는 확 웃음 번졌다가 다시 승우의 굳은 표정에게 자신도 표정에 굳는.
사람들 세나를 보는데. 정민 왔구나 일어나서 세나에게로 간다.
정민 : 여기예요. (하는)
승우 세나를 보고 있고 세나 정민에게 끌려 주춤 주춤 다가오는. 다들 제각기 승우와 세나를 흥미롭게 보고 있던 일동.
세나와 승우 어정쩡하게 서 있다.
윤비서관 : 선배님, 누구세요?
승우 : 아... (뭐라고 말하나)
정민 : 이쪽은 이세나씨~
루이 : (퍽 일어나서 정민 어깨 때리고 가버린다)
일동 : (호기심에 본다)
승우 : (어쩔 수 없이) 이쪽은 이세나씨, 세나씨 이분들은 저하고 같이 근무하시는 분들입니다.
윤비서관 : 아.. 그렇군요. 반갑습니다.
세나 : (생긋) 네~ 반갑습니다. (다른 일행들에게도) 반갑습니다아~
방글 방글 웃으며 인사하는 세나. 다들 의외라는 듯 세나와 승우를 번갈아 보며 살핀다.
윤비서관 : 아, 바로 이분이 한 선배님이 쭉 좋아하셨다는 그분인가요?
세나 : (? 하다가 아아~) 아, 아뇨 전 그건 아니구요.. 전 얼마전에 선 본 사람이예요.
일동 : ?!
세나 : 그냥 지나다 들렀어요.
일동 : (표정)
승우 : (표정)
정민 : 우선 앉으시죠.
세나 : (웃으며) 네~ 그래도 될까요? (앉으려는데)
승우 세나의 팔을 잡는다.
세나 : ?
승우 : 나가죠.
세나 : 아니요 저기 나는요...
승우 : (굳은 얼굴로) 나갑시다. (꽉 잡아 일으키는)
세나 : (하면서도 확 끌려 가는 표정)
사람들 : (호기심에 차서 본다)
씬/63 BB-클럽 야외 테라스 (N)
쭈볏 쭈볏 서 있는 세나와 아무 말 안하고 야경 보고 서 있는 승우.
세나 : ...찾아와서.... 화났어요?
승우 : 왜 왔어요?
세나 : (표정)
승우 : 왜 하필 오늘 여기 온 겁니까..
세나 : 그냥... (하다) 좀 아까 친구 분하고 전화를 했어요. 근데 그분이 오늘 승우씨가 굉장히 기분이 나쁜 날이라고 해서요...
그래서 제가 꼬치꼬치 물어 봤어요 그랬더니.. 실연 당했다고 농담처럼.. 그러기에...
승우 : (울컥하는 표정)
세나 : 기다리던 그 사람한테서 무슨 소식이 온 게 아닌가 해서요...
승우 : ...나하고 결혼할래요?
세나 : !
승우 : 기다리던 답이 왔습니다...거절이라구요. 답 들었으니 이제 차례대로 결혼하자고 한번 해보는 겁니다.
세나 : !!
승우 : 상대랑 상관없이 본인 감정만으로 쉽게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거 아닌가요? 그러니 이런 나라도 괜찮지 않아요?
세나 : (표정)
승우 : 괜찮으면 결혼합시다.
세나 : (눈물이 글썽 한다)
승우 : (가다듬고 차분히) 지금 세나씨가 날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 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게 그런 거가 아닌 걸 난 알아요. 아마 날 좋아하는 본인의 감정을 스스로 즐기고 있는 걸 거예요.
세나 : 그렇지 않아요.
승우 : 아뇨...아마.. 내말이 맞을 거예요. 그래도 결혼하고 싶다면 나는 좋아요. (한다) 지금 난 누구라도 상관없으니까.
세나 : (표정) !
승우 : ...그게 싫다면 다시는 문자를 보내는 것도 이렇게 찾아오는 것도 안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세나 : (표정)
승우 : 미안합니다. 우린 너무 다른 사람이예요.
승우 다른곳 보고 있고 세나 승우를 보는.
세나 : 너무해..
세나 결국 눈물이 글썽하는. 우는 세나.
승우 세나에게 시선 돌리는데 울고 있는 세나를 본다. 세나의 눈물은 역시 싫다. 승우의 표정.
세나 확 돌아서 계단으로 뛰어 내려간다.
씬/64 계단 (N)
서 있는 정민과 루이. 세나가 내려온다. 두사람 앞을 확 스쳐 지나가는 세나. 따라 붙는 정민.
승우 내려온다. 남아 있던 루이와 눈이 마주치는 승우.
씬/65 BB - club 앞 길 (N)
세나 울며 가는데 정민이 잡는다.
정민 : 세나씨.
세나 : (돌아보는)
정민 : (다가온다) 바래다 드릴게요.
세나 : 괜찮아요. 안녕히 계세요. (가려면)
정민 : (잡고) 아니예요 제가 불렀잖아요. 그러니 만회할 기회를 주세요.
세나 : 아뇨 괜찮아요. 그쪽 잘못 아니예요. 그리고 차 부를 거예요!
정민 : ?
세나 : 승우씨가 싫어하는 거니까 꼭 부를 거예요! (핸드폰 누르는) 싫어하는 거 다해줘야지. 또 뭐가 있죠?
정민 : (보는 표정)
씬/66 화장실 (N)
찬물에 세수 하고 있는 승우. 보는데 뒤에 기대 서 있는 루이.
루이 : (수건 던져준다) 울면서 가던데?
승우 : (닦는 그러다 웃어 준다) 매번 울리는 구나.
루이 : 왜 그랬어? 윤수 누나 때문이야?
승우 : (표정)
루이 : 그럼 사과는 해 형. 그 여자는 승우 형이 싫어한다고 안 온다고 했어. 근데 우리 형이 오라고 조른 거란 말야.
승우 : ... (그랬구나 싶은)
루이 : .... (표정) 형답지 않게 왜 그렇게 심하게 말한 거야?
승우 : 음.. (하다가 짐짓 웃는)
씬/67 세나의 집 차 안 (N)
차타고 가는 세나.
세나 : 문자도 보내나 봐라! 전화도 안할 거야! ....기다리지 않을거야. (창밖 보는 눈물 나는) 기껏 기다려 주려고 했는데.
기사 힐끗 세나를 본다. 조용히 휴지 뽑아서 넘겨준다.
세나 : 고마워요 아저씨. (흑흑 본격적으로 우는데)
씬/68 승우의 아파트 앞 (N)
들어오는 승우. 피곤한 하루다. 아파트 마당의 벤치에 앉는다. 잠시 그렇게 있는데 핸드폰에서 삐빅 거리는.
승우 열어본다. 그러다가..... 뭔가 찡해지는 표정.
세나 : (소리) 다신 문자 안 보내려고 했는데 답장 한번 못 받아 본 게 너무 억울해서요... 이대로 끝이면 그 동안 한 내 노력이
너무 불쌍하잖아요. 그냥 한마디만 보내주면 안 되요? 네... 라구요. 그럼 다시는 안 괴롭힐 테니까..
그렇게만 보내줘요. 네..라고. (사이) 그동안 내가 싫었던 건 아니죠?
씬/69 세나의 방 (N)
들어온 차림대로 침대에 앉아 있는 세나. 핸드폰을 내려다보는데 답장 오지 않는다.
휴우 한숨 쉬며 일어나려고 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내려다보는. 네라고 찍혀져 있다.
세나 눈물 핑 돌며 미소. 그래 됐어 하고 핸드폰을 덮는데. 다시 삐빅 울리는 핸드폰. 놀라서 보는 세나. 핸드폰 열면...
씬/70 세나의 집 앞 (N)
세나 집 앞으로 뛰어 나온다. 서두르는 세나.
승우 : (소리) 냉면 맛있었어요. 같이 갔던 동료들도 그 집 단골로 하기로 했어요.
너무 좋아서 벌써 여러 번 가고 장관님께도 소개했어요.
씬/71 세나와 승우의 몽타쥬 (N)
세나가 먹었던 그 냉면집에서 승우 관저 사람들과 냉면을 먹고 있는.
승우 : (소리) 나는 비오는 거 안 좋아해요. 불편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우울해지니까 회담이 성사되는 경우가 별로 없거든요.
승우 관저를 나오는데 비가 내리고 있다.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는 승우.
승우 : (소리) 슬픈 영화 오래간만에 봤어요. 슬픈 건 안 좋아하는데 그 영화는 좋았어요.
거리를 걷다가 건너 세나가 봤던 영화 간판을 보는 승우. 표를 사고 있는 승우.
승우 : (소리)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별을 봤어요. 플라넷테리움 말고 내 고향에 언덕에 정말 별이 쏟아지는 곳이 있는데...
거기 같이 갈래요?
늦게까지 관저에 남아 일하고 있는. 승우 핸드폰을 들고 관저 정원에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세나가 보았던 별이 총총 박힌 하늘.
승우 : (소리) 맘 아프게 해서 미안합니다. 만나고 싶습니다.
씬/72 길가 (N)
택시가 선다. 급하게 내리고 있는 세나. 그때 그 육교가 있는 그 길가다.
육교로 뛰어가는 세나. 올라가서 두리번 거리는데. 없나? 하는데. 그때 몇 계단 아래서 걸어 올라오는 승우가 보인다.
세나 승우를 바라보는. 두 사람 조금 오래 마주 보고 있다.
승우 : 혹시나 해서 아래까지 내려갔다 왔어요... 음.. 세나씨를 기다리는 기분은 이런 거군요? 안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세나 : 왔어요. (짐짓 미소 지으려는데)
승우 : ...미안해요. 심한 말해서 미안하고.. 그동안 기다리게만 해서 미안해요.
세나 : (벌써 글썽 하며 끄덕인다)
승우 : ...세나씨 하고 같이 있으면 나는 늘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잊게 돼요.
세나 : (본다)
승우 : 분명히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세나씨가 괜찮다고 하면 나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 하게 돼요.
서로 너무 다르다는걸 알면서도 괜찮다고 그러면 괜찮은 거 같아진다구요.
세나 : ...무슨 뜻이예요?
승우 : (결심하고) 나... 아직 좋아했던 사람을 완전히 정리했다고 말 할 수는 없어요.
세나 : (두근)
승우 : 그리고 나는 세나씨하고 달리 고지식하고 재미없는 사람이예요. 누굴 즐겁게 하거나 당황하게 하는 거 나는 못해요.
분명히 앞으로도 나는 세나씨의 여러 가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잔소리를 하거나 우리 사이에 차이가 생기면
이기적으로 내 생각만 할지도 몰라요.
세나 : (보는)
승우 : 그렇지만.... 이런 나라도 괜찮은가요?
세나 : (보는)
승우 세나에게 손 내민다. 이윽고 세나, 천천히 내려와 승우의 내민 잡는다.
세나 : (끄덕인다)
승우 : (웃어 주는) ...결혼 할래요?
세나 : (웃는)
승우 : ..대답 안해요?
세나 : (잠시 그러다가 불쑥) ....햇빛이 바다를 비출 때 나, 그대를 생각 합니다. 달 그림자 샘에 어릴 때 나, 그대를 생각 합니다.
먼 길 위로 먼지 자욱이 일 때 나, 그대 모습을 봅니다. 깊은 밤 좁은 길에서 마주친 나그네에게서도 나, 그대 모습 봅니다.
승우 : (표정)
세나 : 이시.. 국어 선생님 그 시요.... 나도 프로포즈 할 때 이 시를 꼭 승우씨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승우 : (잠시 그러다가 이윽고) ...고마워요. (한다)
손 잡고 그렇게 서 있는 두 사람 위로.
세나 : (소리) 물결이 거칠게 출렁일 때 나, 그대 목소리 듣습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숲 속에서도 나, 그대 목소리 듣습니다.
음.. 그담에 뭐더라?
승우 : (소리 웃는 이어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나는 그대의 곁에 있고 그대는 내 곁에 있습니다. 해는 기울어 별 반짝이는데
아, 그대 지금 내 곁에 있다면.
(F. O)
씬/73 관저 앞 (오후)
(F . I)
퇴근하고 있는 승우. 핸드폰이 삐빅 울린다.
세나 : (소리) 오늘은 문자 별로 안 보냈죠? 다섯 개째. 지금 클럽으로 가고 있는 중이예요. 좀 있다 봐요.
웃는 승우 핸드폰 닫는데. 다시 문자가 온다.
어쩔 수 없군 하면서 핸드폰 열어보는 승우. 잠시 멈칫. ‘신윤수’. 윤수의 번호가 떠 있다.
보는 승우 잠시 그러다가 삭제를 누른다.
승우 : 루이 이 녀석 정말. (웃으며 걸어가는)
씬/74 윤수의 꽃집 앞 (오후)
문이 열리고 나오는 윤수. 반가운 듯 그리운 듯 거리를 본다.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다가 약혼반지가 쑥 빠져 버리는. 도르르 반지가 떨어진다. 떨어져서 굴러가는 반지.
반지를 집는 손. 윤수 앞 보면 세나가 윤수의 반지를 보는.
세나 : 어머 이 반지! (하며 윤수를 보면)
윤수 : ? (웃어 보이는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