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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 08 - 어느 긴 하루
S#1. 호텔 일각 (밤)
벚꽃나무로 가득한 호텔 외곽길. 태준, 천천히 걸어올라오고 있다. 윤희와의 만남으로 머릿속이 잔뜩 심난해져서 올라오는데
그 때 저 앞으로 나타나는 두 사람을 보고 멈칫.. 걸음을 멈추고 보면 나무밑에까지 진영을 끌고와 돌이켜 세우는 동혁.
동혁 : (두 팔을 꼭 잡은채 노려보듯 보며) 서진영. 너 대체 어떤 여자야. 너 뭔데 자꾸 날 이렇게 흔들어놓는거야!
진영 : 이거 놔요. 갈래요. (가려는데)
동혁 : (거칠게 다시 돌이켜 세우더니) 못놓겠다면!
진영 : (본다)
동혁 : 못놓겠다면 어떡할래. 이대로 내가 당신 못놔주겠다면! 안놔주겠다면! 그 땐 어떡할래.
진영 : ! (본다)
동혁 : 어떡할래!
진영 : (본다)
동혁 : (본다)
그 두 사람을 보던 태준, 순간 돌아서서 가려다 멈칫. 다시 두 사람쪽을 쳐다보더니 곧장 다가서며
태준 : 서진영씨.
진영 : (돌아본다. 이런..!)
태준 : 지금 여기서 뭐하구 있는겁니까. 오늘 당직근무 아니었어요?
동혁 : (잡았던 진영의 손을 천천히 풀어주면서 태준을 본다)
엇갈리는 세사람의 시선.
진영 : (재빨리 감정 추스리며) 지금 막 돌아가려던 참이었어요. (동혁을 보며)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돌아서서 가버리면)
태준 : 손님께서도 많이 취하신것 같습니다. 이만 숙소로 돌아가주시죠. (그리고는 동혁앞을 지나쳐오는데)
동혁 : 호텔 총지배인이시라구요. 아직 정식인사는 없었지만 몇번 마주친적이 있었죠.
태준 : (선다. 돌아본다)
동혁 : (마주보며) 신동혁이라고 합니다. 왠지.. 앞으로 자주 만나게 될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태준 : (본다. 그러더니) 쉬십쇼. 손님. (돌아서서 곧바로 호텔쪽으로 가버린다)
동혁 : (표정없이 본다. 시선에서)
S#2. 호텔내부 일각.
진영 걸어오는 그 뒤로 따라붙는 태준.
태준 : 지금 제 정신이야? 당직지배인이라는 사람이 호텔안에서, 그것두 한밤중에 투숙객이랑 단둘이 뭐하는짓이야.
내가 : 아니라 다른 사람 눈에 띄었으면 어쩔뻔했어 너.
진영 : (계속 걸어오며) 아무것도 아닌일에 흥분하지 마세요. 아무 일 아닙니다.
태준 : 아까 그 상황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어. 누가봐두 두 사람, 보통사이 아닌것처럼 보였다구.
진영 :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그 사람하구 내가 어떤사이로 보이든 그게 총지배인님하구 무슨 상관이예요?
태준 : 호텔안에서 투숙객이랑 이상한 소문 뿌리고 다니는거 용납못해 나.
진영 : 시말서라도 쓸까요?
태준 : (그 말에 본다. 진지하게 보며) 뭐야 서진영. 정말 그 사람하구 연애라두 하는거야?
진영 : 꼭 대답을 듣고싶어?
태준 : 그래 듣고 싶어. 너.. 그 사람 좋아해?
진영 : 싫지 않아.
태준 : !
진영 : 좀 더 솔직히 말할까? 그래 나 그 사람한테 끌려. 자꾸 마음이 간다구. 됐어? 이제 대답 들어서 속 시원하냐구.
태준 : (보면)
진영 : (그대로 툭 치면서 지나쳐버린다)
태준 : ...!
S#3. 화장실.
안으로 들어오는 진영, 그대로 쏴! 물을 틀고 손을 씻는다. 씻고 또 씻고.. 그러다 툭.. 물을 잠근다.
고개를 숙이고 깊은 한숨. 거울을 들여다본다. 사실은 정말로 마음속이 어지럽고 복잡하다. 시선에서.
S#4. 태준의 방.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태준. 불도 켜지 않고 창가 의자에 앉는다.
낮은 스탠드불을 켜고 담배를 찾아 불을 붙힌다. 후.. 내뿜는 연기. 문득 주머니속에 들어있던 회중시계를 꺼내서 본다.
시계 안쪽에 들어있는 진영의 사진.. (그 시계를 들고 있는 손에 감긴 윤희의 손수건이 대조적으로 보인다)
태준, 말없이 바라보는 시선에서.
S#5. 동혁의 방.
의자에 길게 눕듯 앉아있는 동혁. 한손엔 술잔을 든 채, 다른 한 손엔 아버지의 얼굴이 찍힌 팩스종이를 들고 들여다본다.
잠시 바라보던 동혁, 그대로 종이분쇄기에 팩스종이를 집어넣는다. 국수가락처럼 분쇄되어 떨어지는 팩스종이..
동혁, 남은 술을 쭉 들이킨다. fade-out.
S#6. 직원숙소 앞. (아침)
안에서 나오는 윤희, 막 호텔쪽으로 올라가는데 한쪽에 세워져 있는 지프. 영재, 차에서 내려 윤희앞으로 다가선다.
영재 : 잘잤니?
윤희 : 음.
영재 : 타라. 태워다 줄께.
윤희 : 걸어올라가면 금방이야. 걸어갈래. (걸어가려는데)
영재 : (그 앞을 막으며) 이십분이나 기다렸어. 김새게 하지 말구 타.
윤희 : 이러지 마. 니가 자꾸 이럼 나.. 불편해져 영재야.
영재 : 내가 뭘 어쨌는데.
윤희 : 나한테 너무 잘해주지 말라구. 그런다구 나.. 마음 바뀌지 않어. 알잖아.
영재 : 마음 바꿔달라고 부탁안해. 좋아해달라고 귀찮게 굴지도 않을거구 니가 누굴 좋아하든 상관하지도 않을거야.
그러니까 너두 날 막지마. 내가 누굴 좋아하든, 누구한테 잘해주든.. 그건 내 자유야. (차 문을 열어주며) 어서 타.
윤희 : (고집스러운 표정으로 본다. 보면)
영재 : (한풀 꺽여) 알았어. 오늘만이야. 그러니까 타라구.
윤희 : 약속해.
영재 : 그래. 알았어.
윤희 : (그제야 고집을 꺽고 차에 올라탄다)
S#7. 근처 일각.
한쪽에서 지켜보던 수행원, 윤희와 영재가 차에 올라타고 출발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러면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는 그 위로.
김복만F : 뭐야? 찾았어?
S#8. 김복만의 사무실.
김복만, 의자에 앉아 수화기를 든채로
김복만 : 그래 그게 어디야. (순간 멈칫.. 천천히 고개를 들며) 뭐어? 서울 호텔? 그 녀석이 대체 거기서 뭘 하구 있는거야!
(버럭) 답답하게 그러지말고 자세히 좀 알아봐!
S#9. 레스토랑 안.
일렬로 늘어서 있는 식음팀 직원들. 정식, 미희, 그 옆으로 윤희도 보인다.
그 앞으로 쭉 지나오는 유팀장, 그들의 복장 하나하나를 점검한다.
유팀장 : 자세.
식음팀1 : (얼른 등을 쭉 편다)
유팀장 : (정식을 지나오면서) 향수 냄새가 너무 강합니다. 바꾸세요.
정식 : 향수가 아니라 스킨로션입니다.
유팀장 : 그럼 다른 스킨로션으로 바꾸세요.
정식 : 네 알겠습니다.
유팀장 일단 두루 복장, 용모검사를 해놓고
유팀장 : 요즘 음식의 재료나 종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묻는 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손님이 질문했을때 우물우물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메뉴에 대해 틈틈히 공부하도록 하세요.
직원들 : 네 알겠습니다.
유팀장 : 정 모르겠거든 그 땐 주방장을 직접 모셔다가 답변할 수 있도록 조처합니다. 알겠습니까?
직원들 : 네 알겠습니다.
유팀장 : 에 또. 이번달 우리 레스토랑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주방에서 요리품평회를 열 계획입니다.
이에 대한 홍보 팜플렛이 곧 만들어질 예정이니까 다들 그렇게 알고. (윤희를 보며) 김윤희씨.
윤희 : 네. 유지배인님.
유팀장 : 오늘부터 홀서비스 시작하세요. 행사가 시작되면 일손이 많이 부족하니까 곧바로 실전연습으로 들어갑니다.
이미희씨가 책임지고 김윤희씨 지도하세요.
미희 : 네 알겠습니다.
윤희 : (신난 표정으로 보면)
유팀장 : 이상.
직원들 : (일제히 45도로 인사하며) 수고하셨습니다.
S#10. 주방안.
노주방장, 메뉴표를 들여다보며 안으로 들어서는데 한쪽에서 모여있는 주방직원들과 제니.
노주방장 : 뭐야? 또 무슨 작당들을 하구 있는거야?
이주임 : (보더니) 오늘이 서지배인님 생일이랍니다. 그래서 깜짝파티를 준비중입니다.
노주방장 : 생일? 벌써 일년이 지났나? 시간 참 빠르다.
제니 : 주방장님도 오실거죠?
노주방장 : 몇신데?
제니 : 여덟시까지 오시면 되요.
이주임 : 깜짝파티니까 서지배인님한텐 아는척하시면 안됩니다.
노주방장 : 알았어. 거 빨리 끝내구 일들 시작해. (그러면서 한쪽으로 프레임-아웃)
이주임 : (명단표를 쭉 훑어보며) 대충 여덟명에서 열명쯤은 되겠는데..
제니 : 넉넉하게 십인분으로 준비하면 되겠네요.
이주임 : 케잌하구 샴페인은 내가 준비해갈께. 그리구 회도 좀 떠가야지. 소주도 좀 사고.
그 때 뒤로 프레임-인되는 미희와 윤희.
미희 : 여기들 계셨네요?
이주임 : (돌아보며) 어! 미희씨. 왠일이예요?
미희 : 우리 식음팀에 새식구가 왔거든요. 인사시켜드릴려구요.
윤희 : 안녕하세요. 김윤희라고 합니다.
제니 : (윤희를 본다)
미희 : 오늘부터 홀서비스 시작하거든요. 앞으로 많이 도와주시라구요.
윤희 :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주임 : 미인은 언제든지 대환영입니다.
다들 : (웃는 가운데)
미희 : 근데 지금 뭐하구 계시는거예요?
이주임 : 아! 오늘 서지배인님 생일이예요. 깜짝파티할건데 미희씨도 올 수 있죠?
미희 : 빠질수 없죠.
이주임 : 김윤희씨도 오세요. 우리 서지배인님하구 인사도 할겸..
윤희 : (웃음으로 답하는데)
미희 : 근데 오늘 깜짝파티 총지배인님두 아시나?
윤희 : (? 보면)
제니 : 제가 어제 말했뒀어요. 시간맞춰 오실거예요.
이주임 : 야. 이거 간만에 신나게 놀겠는데. 어?
다들 들뜬 분위기 가운데 윤희, 시선을 돌린다. 총지배인님두..?
S#11. 사무실.
문을 열고 박스를 들고 들어오는 순정. 퇴근준비를 하고 있는 진영을 보더니
만취손님 사건으로 아직도 삐진듯 새침해져서 시선을 돌린다.
진영 : 그게 다 뭐예요?
순정 : 뭐긴 뭐야. 화장품 샘플 들어온거지.
진영 : 객실 화장품 바꾸시게요?
순정 : (퉁명하게) 봄이잖아. 당연히 피부도 봄에 맞는 화장품을 써줘야지. (흘끗 돌아보며) 그나저나 어젠.. 무사했어?
진영 : 뭐가요?
순정 : 사장님한테 불려갔었잖아 어제.
진영 : 아아..
순정 : 어떻게 됐어? 혼났어?
진영 : 네. 눈물이 쏙 빠질만큼 되게 혼났어요.
순정 : (순간 눈이 반짝) 진짜? 진짜루 눈물이 쏙빠지게?
진영 : 네.
순정 : 어머어머 그 새가슴털처럼 따뜻하신분이 진짜루 화 많이 나셨었나 보다. 그 정도로 화내신거 보면.
자기 혹시... 징계당하거나 그런건 아니지?
진영 : 왜요. 제가 징계당했으면 좋겠어요?
순정 : (찔려서) 누가 그렇대? 그냥 걱정되니까 물어본거지.
진영 : 뭘. 딱 정곡을 찔린 얼굴이네.
순정 : 어머어머. 무슨 억울한 말을 그렇게 해? 내가 다른 사람 잘못되는거나 좋아하는 그런 못된 사람처럼 보여?
진영 : 내가 잘못되는건 고소해하잖아요. 아니예요?
순정 : (솔직히 그렇지만) 기막혀. 이거 왜 이래. 이래뵈두 나, 방송에서 수재의연금이나 불우이웃돕기할때마다
ARS로 꼭 두통화씩 걸어서 성금하는 사람이야. 내가 얼마나 인정많구 따뜻한 사람인데..
진영 : 어이구 그러셨어요? 몰라봐서 미안하네요.
순정 : 놀리는거야?
진영 : 아니예요. (빙긋 웃음) 퇴근할께요. 수고하세요.
순정 : 잘가든지 말든지.
진영 : (막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그 때 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서는 태준. 순간 마주치는 태준과 진영의 시선.
진영, 어색하게 시선 피하며 태준을 지나쳐 밖으로 나간다. 태준, 진영의 뒷모습을 보는데
순정, 샘플용기를 열어 냄새를 맡으면서 흘끔 보더니.
순정 : (시큰둥한 척) 무슨 일이세요? 여기까지?
태준 : (그제야) 아.. 오지배인 좀 보러왔어요.
순정 : 지금 자리에 없는데.. 불러 드려요?
태준 : 아뇨. 그럴건 없구 이따 보면 내 방에 좀 들르라구 전해주세요.
순정 : 그러죠 뭐..
태준 : (문닫고 나가려는데)
순정 : (얼른) 저기..
태준 : (? 나가려다말고 보면)
순정 : (머뭇머뭇) 오늘 서진영씨 생일인거 알구 계세요? 다들 그 집에 모여서 깜짝파티 한다든데..
태준 : (아.. 참! 생일이랬지)
순정 : 여덟시까지래요. 퇴근하구 가면 딱 맞을거 같은데.. (슬쩍 눈치보며) 괜찮으시면 저랑 같이 가시든지요.
태준 : 네 뭐.. 별일 없으면 그렇게 하죠.
순정 : (순간 표정 활짝 피면서) 정말요? 그럼 이따 끝나구 총지배인님이 연락주실래요?
태준 : 네. 그럴께요. (웃으면서 밖으로 나가면)
순정 : (뛸듯이 좋아서) 예쓰! 됐쓰!
S#12. 동혁의 빌라 전경.
S#13. 동혁의 방.
똑똑똑 노크소리. 대답이 없자 빠꼼히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서는 엄실장.
커튼이 반쯤 열려 햇빛이 들어오는 실내엔 여기저기 어지러진 종이들.. 한쪽에 나뒹구는 양주병과 반쯤 술이 남아있는 잔들..
종이 분쇄기에서 쏟아져 내린 종이조각들..
엄실장, 나즈막히 한숨을 내쉬며 돌아보는데 바로 그 때 욕실문이 열리면서 안에서 방금 샤워를 끝낸 동혁의 모습이 나타난다.
엄실장 : 일어나셨군요.
동혁 : 어. 늦잠을 좀 잤어. (그러더니 커튼을 쭉 열고 창문을 열어젖힌다. 심호흡)
엄실장 : 괜찮으십니까?
동혁 : (흘끔 돌아보며) 뭐가?
엄실장 : 네? 아니 저.. (말끝을 흐리면)
동혁 : (데스크앞으로 가서 노트북을 켜며) 은행쪽 사람들 라인은 잡았놨지?
엄실장 : 네.. 오늘중으로 다시 연락하기로 했습니다.
동혁 : 한강유통 김회장하고도 약속 다시 잡아. 오늘 낼 새로.
엄실장 : 네 그러죠.
동혁, 화면에 뜨는 오늘 일정표를 열어본다. 그러자 거기에 써져 있는 글씨. "서진영 birthday"
동혁, 잠시 보더니
동혁 : 아니.. 오늘 말구 내일부터 시작하지. 오늘은 다른 볼일이 좀 있어.
엄실장 : 네 알겠습니다.
동혁 : (옷장앞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으며) 어제 속초에서 여동생 소식을 들었어. 내가 떠나고 일년뒤에 그 아이도
입양보내졌다는군. (옷을 계속 갈아입어가며) 홀트에 한번 알아봐. 1981년부터 82년 사이. 여자아이로 이름은 신동숙.
나이는 한살반에서 두살 사이가 될거야.
엄실장 : 알아보겠습니다.
동혁 : 그리고 왠만하면 오늘은 전화연결하지 마.
엄실장 : (보면)
동혁 : (거울을 보며 마무리를 한 뒤 옷장문을 닫는다)
S#14. 진영의 아파트.
E. 때르르릉 때르르릉 (전화벨 소리)
막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진영. 전화를 받기 위해 급하게 신발을 벗고 뛰어들어와 수화기를 든다.
진영 : 네. 여보세요? (듣다가 반가워) 엄마? 으응. 어제 당직이라 밤새구 지금 들어오는 길이예요.
(가방을 내려놓고 소파에 앉아 스타킹을 벗어가며) 미역국? 어 대충.. 사실 오늘 같은 날은 내가 엄마한테 미역국
끓여들여야하는건데. 나 낳아주느라구 엄마가 고생했잖아요. (듣다가) 어? 애인? 에이 그런게 어딨어. 결혼 못하면 말지뭐.
(웃으며) 알았어요. 아버지한테두 안부전해주세요. 네.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잠시 쓸쓸한 기분으로 한숨..)
벗어놓은 스타킹을 아무데나 던져놓고 방으로 들어간다.
S#15. 진영의 방안.
안으로 들어와 가방을 한쪽에 놓는다. 그러다 생각났는지 핸드폰을 꺼내 메세지 들어온게 없나 살펴본다.
진영 : 쫌생이.. 말다툼 좀 했다구 축하 메세지두 안보내냐? 으이그.. (그러면서 핸드폰을 꾹 눌러 꺼버리고는 한쪽에 던져놓더니)
잠이나 자자. (침대속으로 쏙 들어가 이불을 푹 뒤집어쓴다)
S#16. 로비.
안으로 들어서는 수행원. 입구에 서서 안을 한번 쭉 훑어본다.
뒷짐진 채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던 오형만, 입구 서있는 수행원을 발견. 왠지 그의 동태가 좀 수상해 천천히 다가서며
오형만 : 안녕하십니까 손님. 어딜 찾으십니까?
수행원 : (오형만을 흘끗 보더니 그대로 지나쳐서 안으로 들어간다)
오형만 : (? 본다)
S#17. 일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수행원. 직원들, 손님인줄 알고 일제히 인사한다.
수행원, 안을 휘 둘러본 뒤 담당 지배인한테 뭔가 물어본다. 담당지배인, 고개를 가로저으면 수행원, 쑥 밖으로 나간다.
S#19. 면세점 앞.
수행원, 면세점 여직원까지 찬찬히 살핀다. 그러나 윤희의 모습이 없자, 수행원 다시 자리를 옮기고.
그 뒤 원경으로 프레임-인 되는 오형만. 아무래도 수행원이 의심스러워 보면.
S#20. 레스토랑 안.
윤희, 미희곁을 따라다니며 미희가 하는것을 보고 배운다.
미희가 주문하는 법, 손님들에게 어떻게 응수를 하는지,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넣으려는 듯.
(화면 바뀌면)
윤희, 다른 테이블 손님들에게 물을 따라주고 있다. 손님 오른편에서 되도록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따른다.
손님 뭔가 윤희에게 말을 걸자 윤희 역시 응수하며 미소짓는다. 한쪽에서 바라보던 미희, 빙긋 웃는다.
S#21. 레스토랑 카운터 앞.
미희 : (카운터쪽으로 오며) 김윤희씨 생각보다 아주 잘하는데요 유지배인님. 메뉴도 벌써 거의 다 외웠드라구요.
좀 있으면 제 자리까지 위협하겠어요.
유팀장 : (흘끗 보며) 뭐.. 머리가 나쁜것 같진 않습디다.
그 때 안으로 쑥 들어서는 수행원.
미희 : (얼른) 어서오십쇼 손님. 한분이십니까?
수행원 : (쓱 둘러보더니) 여기 김윤희씨라구 새로 들어온 직원이 있습니까?
유팀장 : 누구십니까?
수행원 : 있는지 없는지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유팀장 : 누구신지 알아야 저희도 대답해드릴 수 있습니다 손님.
수행원 : (귀찮은 표정으로 홀 안을 휘 둘러본다)
그 때 안쪽에서 손님들에게 물을 따라주고 있는 윤희를 본다.
수행원, 그럼 그렇지. 수행원, 증거를 잡은듯 보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휑하니 나가버린다.
유팀장, 미희, 그런 수행원의 행동을 이상하게 보는데 그 때 안으로 들어서는 오형만,
오형만 : (수행원이 나간쪽을 흘낏 보며) 아까 그 사람 누굽니까?
유팀장 : 글쎄요. 좀 이상한 사람입니다. 저희 직원을 찾길래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쏜살같이 나가버립니다.
오형만 : 누굴 찾았는데요?
유팀장 : 김윤희씨라고. 이번에 총지배인 줄타고 내려온 낙하산입니다.
(홀 안쪽의 윤희를 가리키며) 저기.. 저 쪽에 이쁘장한 여직원 보이시죠?
오형만 : (안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윤희, 아무것도 모른채 오형만쪽을 한번 본 뒤 지나간다.
순간 오형만 멈칫하는 표정. 어디서 봤더라... 생각하는데
flash-back> 4부. 폐쇄회로 카메라에 잡힌, 태준에 방에서 나오던 바로 그 여자.
오형만 : ! (본다)
S#22. 사무실.
화장에 꽃단장 열심히 하면서 기분좋게 흥얼거리는 순정. 그 뒤로 들어서던 오형만, 생각에 잠긴채 곧바로 책상에 앉는다.
순정, 오형만이 들어오거나 말거나 계속 콧노래.
오형만 :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치면서) 틀림없어. 그 여자하구 분명히 내연의 관계야.. 꼬투리를 어떻게 잡는다..
순정 : (? 보며) 뭘 그렇게 혼자 중얼대세요?
오형만 : 아니예요. (그러면서 순정을 곁눈으로 흘끗 보더니) 뭐예요? 맞선이라도 들어왔어요?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요?
순정 : 데이트가 있거든요 오늘저녁에.
오형만 : 데이트요? (순간 심통) 어떤 새끼랑요?
순정 : (그 말에 반응 오버하며) 어머머? 새끼라뇨? 새끼가 뭐예요 새끼가?
오형만 : 새끼가 뭐 어때서요? 그거 욕 아니예요.
순정 : 어우어우.. 수준 이하, 상식 절벽. 교양 단절.. 말을 말어야지 내가.
(컴팩트를 탁 접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가려다 생각난듯) 아 참. 총지배인이 찾았었어요. 사무실로 잠깐 오래요.
오형만 : 왜요?
순정 : 그건 가서 직접 물어보세요. (나가면)
오형만 : (무슨 일이지? 시선 돌리는데서)
S#23. 태준의 사무실.
똑똑똑.
태준 : 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서는 오형만.
태준 : (보더니) 앉아요.
오형만 : (태준의 책상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앉는다) 무슨 일이십니까.
태준 : (한쪽에 있던 장부몇권을 쭉 밀어놓는다)
오형만 : (? 보면)
태준 : 지난해부터 올 일사분기까지 검수실 물품출납장부예요. (그 옆에 있던 다른 장부를 내민다)
이건 지난해부터 올 일사분기까지 식음팀 매출장붑니다. 두 가지를 비교하다보니 몇군데 이상한 부분이 있어서 말입니다.
오형만 : (태준을 보면)
태준 : 특히 주류부분 말인데요. 판매된 물량과 재고물량에서 다소 차이가 있는것 같더군요.
오형만 : (뜨끔..) 그래서요?
태준 : 연말 결산은 그럴듯하게 짜맞춰놨지만 실제 출납명세표를 비교해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누군가 중간에서 물량을 빼돌리고 있다는 얘기죠. (보며) 모르는 일입니까?
오형만 : (억지로 여유있게 웃으며) 왜 그런걸 나한테 물어보는겁니까.
태준 : 검수실과 식음팀, 양쪽 장부에 손댈만큼 영향력을 가진 사람.. 우리 호텔에 그다지 많지 않아요.
오형만 : 그러니까 뭡니까. 내가 그 물품을 빼돌리기라두 했다 그겁니까? 양쪽 장부를 조작해가면서요?
태준 : 전혀 모르는 일입니까.
오형만 : (어이없는듯 다시 픽 웃더니 순식간에 표정 싸늘해지며) 이거 왜 이러십니까. 지금 누구한테 덮어씌우자는거예요!
태준 : (보면)
오형만 : 어떻게든 껀수잡아 날 내몰고 싶은 모양인데.. 이렇게 나오시면 섭하죠. 나, 스무살때 벨보이로 시작해
이 서울호텔에서만 자그만치 십칠년입니다. 이 호텔에 내 청춘 묻고, 내 인생까지 건놈이라 그거요.
근데 뭐요? 물건을 빼돌려? 장부를 조작해? 사람 뭘루 보고 그런 말을 하십니까 지금!
태준 : (보면)
오형만 : 이 오형만이.. 그렇게 만만한 놈 아닙니다. 날 갖구 어떻게 해볼 생각이라면 꿈 깨는게 좋을겁니다. 아시겠습니까?
태준 : 진짜 내 꿈이 뭔지 알아요 오지배인?
오형만 : (? 보면)
태준 : 당신처럼 호텔경험이 풍부한 사람과 합심해서 우리 서울호텔을 한국에서.., 그리고 아시아에서
제일 좋은 특급호텔로 만들어가는겁니다.
오형만 : (멈칫.. 본다. 보면)
태준 : (간격을 두고 보더니) 앞으로 호텔물품이 외부로 반출되는 일 다시는 없도록 하세요. 안에서 새는 비를 막지 못하면
나중에 올 큰 비도 막을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보며) 항상 제가 지켜보고 있다는거.. 명심하세요.
오형만 : (노려보면)
태준 : (다시 서류로 시선주며) 나가보세요.
오형만 : (본다. 보더니 그대로 홱 돌아서서 밖으로 나간다)
태준 : ... (작은 한숨, 다시 고개들어 보면)
S#24. 사무실 밖.
밖으로 나온 오형만 주체할 수 없는 분을 이기지 못해 갈팡질팡. 홱 태준의 사무실쪽을 노려보며,
오형만 : 날 협박해? 완전히 나를 새루 봤다 그거지 어? 좋아 그래. 한번 해보자. 해보자구.
그러더니 씩씩거리며 걸어간다. 걸어가면서 한쪽에 있는 기물을 발로 뻥!차는것과 동시에.
S#25. 옥상.
유팀장 : 네? (돌아본다)
오형만 : (피우던 담배를 툭 떨어뜨려 발로 비벼끈다. 돌아보며) 김윤희라는 직원, 앞으로 유심히 살펴보세요.
아무래도 총지배인하고 그 뭐냐.. 그래요 부적절한 관계.. 그것처럼 보인다 그겁니다.
유팀장 : 그렇습니까? (그랬구나, 고개를 끄덕이면)
오형만 : 지금 총지배인은 자기한테 반기를 든 사람들을 하나씩 제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신 바짝차리지 않으면 앉아서 당하고 맙니다. 무슨말인지 아시겠죠?
유팀장 : (비장하게) 네. 오지배인님. (시선에서)
S#26. 레스토랑.
급하게 안으로 들어서는 유팀장, 물을 따르며 홀 안을 왔다갔다하던 윤희와 시선이 마주친다.
왠지 미심쩍은 표정으로 한껏 쏘아보더니 그대로 프레임-아웃. 윤희, 그런 유팀장을 ?해서 돌아보면.
S#27. 김복만의 사무실.
김복만 : (쾅! 책상을 치며) 뭐야? 뭘하고 있어?
수행원 : 양식당에서 웨이트레스를 하고 계셨습니다.
김복만 : 이런 미친것. 쓸개빠진 것. 뭘해? 웨이트레스? 다른데도 아니구 서울호텔에서?
수행원 : (괜히 자기가 면목없어 보면)
김복만 :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외투를 걸쳐입으며) 당장 앞장서!
S#28. 사장실.
커피를 마시며 결재서류를 살펴보는 윤동숙.
태준 : 지난 몇주동안 제가 검토한 호텔영업부분의 취약점들을 보강한 것들입니다.
윤동숙 : (보며) 우리 시설이 이 정도로 낙후됐구나..
태준 : 다른 특급호텔에 비해 교체시기가 대부분 늦어졌습니다. 카펫이나 커튼은 향후 1,2년까진 괜찮을것 같은데
가장 낡은게 바로 침댑니다.
윤동숙 : 다른건 몰라두 침댄 바꿔야지. 그나저나 돈이 꽤 들겠네.
태준 : 침대업체랑 최대한 단가를 맞춰보겠습니다.
윤동숙 : 요리 품평회건은 어떻게 됐어?
태준 : 오월달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에 맞춰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내일중으로 각 영업장에 시안이 배포될거구요.
대외 홍보도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윤동숙 : 삼년만에 다시 열리는 행산데, 무사히 잘 치뤄졌음 좋겠다. (그러면서 싸인을 하는데)
똑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
윤동숙 : 네.
비서 : (문을 열고 들어와) 총지배인님 프론트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한강유통 김회장님이 곧 도착하신답니다.
윤동숙 : (본다)
태준 : (보며) 알았어요. 곧 내려간다고 전해주세요.
비서 : (밖으로 나가면)
윤동숙 : 한강유통 김회장? 김복만회장.. 그 사람?
태준 : 사장님하고 약속하셨습니까?
윤동숙 : 아니. 약속 잡은적 없는데 다 저녁때 무슨 일이래니? 설마 또 호텔 팔라구 막무가내루 그러는거 아닐까?
태준 : 일단 제가 내려가보겠습니다.
윤동숙 : 저기.. 나두 나가봐야 되는거야?
태준 : 아닙니다. 사장님은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윤동숙이 결재한 서류를 들고 목례. 밖으로 나간다)
윤동숙 : (본다. 영 한쪽구석이 찜찜한데..)
S#29. 현관.
도착하는 김복만의 차. 김복만 수행원의 안내를 받으며 차에서 내린다. 한번 서울호텔을 올려다본 뒤 안쪽으로 들어간다.
S#30. 로비.
안으로 들어서는 김복만. 그러자 영접나온 직원들과 오형만, 일제히 인사를 한다.
김복만 본척도 안하고 걸어들어오는데 그 앞으로 다가서는 한태준.
태준 : 어서오십쇼 회장님. 총지배인 한태준입니다.
김복만 : (태준을 본다. 지긋이 보며) 총지배인이 새로오셨단 얘긴 들었소.
태준 : 갑작스럽게 오셔서 맞을 준비가 변변치 못합니다.
뒤에서 오형만, 다분히 감정있는 눈초리로 태준을 본다. 그러다 멈칫. 김복만뒤에 서 있는 수행원을 알아본다.
오형만 : (저 사람이 김복만의 수행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얘기지? 하는데서)
태준 : 어디로 모실까요.
김복만 : 양식당으로 갑시다.
태준 : 룸을 잡겠습니다.
김복만 : 아니.. 그냥 홀에 앉겠소.
태준 : (의아하게 보더니 이내) 이쪽입니다. (직접 안내한다)
김복만 : (뒤를 따라간다)
수행원 : (그 뒤를 따른다)
오형만 : (재빨리 머리를 굴리며 그 쪽을 본다. 시선에서)
S#31. 레스토랑 안.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유팀장과 미희. 태준이 안내한 김복만회장 일행이 도착하자 정중히 인사하며 안내한다.
홀의 가장 전망좋은 곳에 앉는 김복만. 일단 레스토랑안을 휘 둘러본다. 그러다 한쪽으로 시선주면
물주전자를 들고 홀 안으로 나타나는 윤희, 아직 김복만이 왔다는걸 모른채 손님들에게 물을 따라주고 있다.
손님들과 웃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
김복만, 표정없이 바라본다. 윤희, 자리를 옮기다가 무심코 시선을 돌린다. 그러다 우뚝.. 멈춰선다.
김복만 : (본다)
윤희 : (본다. 창백해지는 얼굴, 재빨리 돌아서는데)
바로 그 때 뒤에서 음식을 들고 오던 정식과 부딪힌다. 우장창! 그릇이 쏟아지고 음식물이 사방으로 튀면서
근처에 앉았던 손님들 소리를 지르며 일어선다. 윤희의 옷과 얼굴에도 음식물이 튄다.
김복만, 본다. 태준, 돌아본다. 유팀장, 저런저런! 재빨리 미희에게 눈짓을 하면 미희, 그 쪽으로 달려가 수습을 한다.
손님들 : 어우 뭐야 이거..
미희 : (손님들에게) 죄송합니다.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
윤희 :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재빨리 구부리고 앉아 음식을 치운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정식 : 괜찮아요. 난.. (그러면서 허둥지둥 닦아낸다)
김복만, 어금니를 꾹 문 채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는 위로
태준 : (수습하듯) 소란스러운데 다른곳으로 자릴 옮겨드릴까요?
김복만 : 아니요. 여기.. 아주 좋습니다.
태준 : 그럼 저녁식사 즐겁게 하십쇼. 여기 계시는 유지배인께서 잘 모실겁니다. (예의바르게 목례를 한 뒤 그 자리를 떠난다)
유지배인 : (목례를 하며 그 옆으로 다가서면)
김복만 : ... (본다)
태준, 미희와 정식이 수습하는 쪽으로 다가선다.
태준 : 괜찮아요? (윤희를 보며) 안다쳤어요?
윤희 : (본다. 순간 글썽..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레스토랑에서 나간다)
태준 : (보며) 음식물 튄 손님들한테 세탁비 지급해드리고. 식사도 무료로 서비스 해드리세요.
미희 : 네 알겠습니다.
태준 : (윤희가 나간쪽으로 따라나간다)
김복만 : ... (시종일관 표정없이 바라본다. 시선에서)
S#32. 직원전용통로.
태준, 윤희의 모습을 찾아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다가 문득 저쪽 비상구쪽으로 난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본다.
태준, 그 쪽으로 가면.
S#33. 계단.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윤희. 그 뒤로 문을 열고 나오는 태준, 윤희를 본다. 문을 닫고 조용히 다가서서
태준 : 괜찮아요?
윤희 : (얼른 손등으로 눈물을 닦으며) 네.. 네 괜찮아요.
태준 : (본다. 주머니에서 윤희의 손수건을 꺼내 주며) 그렇잖아두 이거 돌려주려던 참인데.. 자요. 받아요.
윤희 : (받아서 눈물을 닦으며) 형편없죠 저..
태준 : 왜 그렇게 생각해요?
윤희 : 정말루 형편없구 바보같으니까요.
태준 : (보면)
윤희 : 처음이었어요. 아버지 도움없이 내 스스로 결정해서 무슨일을 시작한건. 그래서 더 잘하고 싶었어요.
나도 이렇게 혼자 잘 할 수 있다는거.. 아버지한테 보여주고 싶었어요.
태준 : 그런데요?
윤희 : 자신이.. 없어졌어요.
태준 : (본다. 보더니) 실수는 나쁜게 아니예요. 실수를 부끄러워하는게 나쁜거지.
오늘같은 일은 앞으로도 살면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어요. 그런 일에 얼마나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느냐..
그걸 보고 우린 프로다, 아마츄어다 그렇게 말하는거예요.
윤희 : (보면)
태준 : 계속 연습해요. 음식 나르는것도 그렇고 인생 사는것도 그렇고.. 연습없이 되는건 하나도 없어요.
포기하지 말구.. 자신 없어하지도 말구 계속 해봐요. 그럼 언젠가 아버지앞에서도 잘 할 수 있게 될테니까.
윤희 : 우리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시잖아요.
태준 : 어떤 아버지도 자식을 이기지 못한다는건 알아요.
윤희 : 우리 아버진 달라요. 보통 아버지들하군 다른 사람이예요.
태준 : 다른것처럼 보이는것뿐이예요. 속으론 다른 보통 아버지들처럼 딸때문에 많이 걱정하고 계실거예요. 틀림없이.
윤희 : (본다. 보더니 그대로 태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태준 : (멈칫.. 보면)
윤희 : 일분만요. 어깨.. 일분만 빌릴께요.
태준 : (본다. 그대로 둔다)
그 때 비스듬히 열린 비상구문 저 쪽으로 지나가던 영재,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와 문틈으로 태준에게 기대고 있는 윤희를 본다.
순간 싸늘하게 굳어지는 표정, 영재 얼른 고개를 돌려버린다.
S#34. 레스토랑 안.
시종일관 입을 굳게 다문채 앞에 놓인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은채 앉아있는 김복만에서.
S#35. 직원전용통로.
오가는 직원들 사이로 나란히 걸어오는 이주임과 제니.
이주임 : 난 노량진에 들려서 회 좀 떠가야 하니까 제니씨 먼저 장봐서 들어가 있어요.
제니 : 네.
그 때 제니를 툭! 치며 지나쳐가는 영재.
제니 : 아야! (돌아보면)
영재 : (성난 사람처럼 미안하단말도 없이 가버린다)
제니 : (신경질 나서) 근데 쟤.. 누구예요? 누군데 맨날 사람을 치구 다녀요?
이주임 : 어? 영재.. 우리 호텔 사장님 아들. 안하무인에 제멋대로에 완전 날라리야.
(한톤 낮춰) 돌아가신 전사장님두 내논 자식이었는데 뭐.
제니 : (그 말에 영재가 사라진쪽을 다시 한번 보면)
이주임 : 신경쓰지 마. 원래 저러니까. 그나저나 서지배인님 지금쯤 한참 꿈나랄텐데 파티준비하는 동안 어떻게 밖으로 끌어내나?
제니 : 제가 알아서 할게요.
이주임 : 그래. 그럼 이따 보자구. (먼저 가면)
제니 : (한번 더 영재가 간쪽을 본다)
S#36. 탈의실.
영재, 거칠게 웃통을 벗어서 옷장안으로 집어던진 뒤 수건을 들고 샤워실안으로 들어간다.
쏴! 쏟아져내려오는 물줄기. 영재, 그대로 찬물을 온몸에 뒤집어 쓴 채 벽을 짚고 서 있는다.
S#37. 진영의 아파트 전경.
S#38. 진영의 방안.
진영, 이불을 쓰고 푹 잠이 들어있는데 초인종소리.
진영, 뒤척이며 끝까지 버텨보지만 계속해서 울려대는 초인종소리에 결국 부시시 일어난다.
S#39. 거실.
현관쪽으로 터벅터벅 걸어나가며
진영 : 누구세요?
배달원 : 서진영씨댁 맞죠? 백화점에서 배달왔는데요.
진영 : 네? (그러면서 문을 열어주면)
배달원 : 실례하겠습니다.
그러더니 들고 있는걸 거실에 놔준다. 그 뒤로 서너명의 사내들이 줄줄이 물건을 들고 들어선다.
화려한 꽃이며, 여러개의 선물박스들,
진영 : 저기, 저기요. 저.. 이런거 주문한적 없는데..
배달원 : 신동혁씨라는 분이 보내신겁니다. (그러더니 선물을 다 들여놓고) 이만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배달원들 우르르 몰려나간다)
진영, 난감한 표정으로 선물들을 살펴보는데 카드 한장이 꽂혀있다. 진영, 펼쳐보면 " 생일 축하해요 - 신동혁 "
그 때 울리는 전화벨. 진영 얼른 수화기를 받으며
진영 : 네 여보세요?
S#40. 아파트 앞. (초저녁/어둡기 전)
차를 세워놓은채 그 옆에 서서 핸드폰을 들고
동혁 : 핸드폰은 왜 꺼놓구 있어요? 집 전화번호 알아내느라 얼마나 애쓴지 알아요? (웃음) 선물은 맘에 들어요?
어떤 취향을 좋아할지 몰라 그냥 종류대로 몇벌씩 사봤어요. 가장 맘에 드는걸루 입구 나와요.
진영 : (insert>) 저기요 동혁씨.. (하는데)
동혁 : 어제일 때문에 불쾌했다는거 알아요. 미안해요. 사과할께요. 어젠 내가 실수했어요.
진영 : (insert>) 저기 그게..
동혁 : 어쨌든 나와요. 저녁 근사한곳으로 예약해놨으니까 나머지 얘긴 저녁 먹으면서 하자구요.
생일이잖아요. 심심하게 집에서 혼자 보내고 말거예요? 그럴거 아니라면 어서 나와요. 나올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께요.
(그러더니 툭 끊어버린다)
S#41. 진영의 아파트 안.
진영 : 동혁씨..! 여보세요? (끊어져버렸다. 수화기를 한번 쳐다보며 한숨.. 내려놓는다)
그러면서 흘끔 선물들을 돌아보더니 앉은채로 엉금엉금 다가가 선물들을 풀어본다.
순간 놀라는 진영의 얼굴, 안에 옷이며 신발이며 핸드백까지.. 진영, 들어서 본다. 상표를 보더니 더 입이 떡 벌어지고.
다른 상자들도 열어보면 다 명품옷들만 바리바리 들어있다.
진영 : 이 사람.. 통이 큰거야 간이 부은거야? 이게 다 얼마치야? (다른 상자도 열어보면서 놀라면)
S#42. 아파트 앞. (밤)
어둑어둑해진 시간. 동혁, 한참을 기다린듯 시계를 본다. 안나오는걸까..
동혁, 진영의 아파트쪽을 올려다본다. 보다가 멈칫.. 보면
선물상자들을 도로 들고 기우뚱기우뚱 걸어나오고 있는 진영. 그만 발을 잘못디뎌 그만 선물상자들을 우르르 쏟아뜨린다.
동혁, 재빨리 다가가 부축하며
동혁 : 뭐하는거예요? 이건 뭐하러 다 들고 나와요?
진영 : (보며) 미안해요. 저.. 이거 못받겠어요. 저한테 어울리지두 않구.. 어차피 입을 기회두 별로 없구요. 낭비예요.
도로 가져가세요.
동혁 : 여자옷 도로 가져다 어따 쓰라구요. 그냥 둬요. 두고두고 입으면 되잖아요.
진영 : 비싸고 양이 많다구 다 좋은 선물은 아니예요 동혁씨.
동혁 : (그 말에 멈칫.. 보면)
진영 : (기분 좋게 웃으며) 대신 저녁이나 맛있는거 사주세요. 점심까지 굶어가며 잤더니 배고파요.
(그러면서 옷을 툭툭 털고 일어나 상자들을 다시 주워든다)
동혁 : (보면)
진영 : (차쪽으로 들고 가며) 뭐해요? 어서 차문 좀 열어요.
동혁 : (정말 어쩔수 없는 여자다. 픽 웃으면)
S#43. 진영의 아파트 안.
텅빈 거실. 그 위로 울리는 전화벨. 아무도 받지 않는다.
S#44. 탈의실 안.
퇴근하는 여직원들 옷을 갈아입는 한쪽에서 제니, 핸드폰을 끄며 갸웃한다.
제니 : 핸드폰두 꺼놓구.. 전화두 안받구. 대체 어디간거지? (다시 걸어보는데서)
S#45. 사무실. (저녁)
순정, 사복으로 갈아입은 채 전화기만 쳐다보고 있다. 째깍째깍.. 순간 때르릉 울리는 전화벨.
순정, 얼른 받으려다가 멈칫.. 하나, 두울, 셋까지 벨이 울리자 그제야 받으며 아주 우아하게
순정 : 네. 이순정입니다. (순간 표정 김새서) 서진영씨 오늘 오픈데요. 네. 내일 다시 연락주세요. (거칠게 툭! 끊어버린다.
시계를 보며) 퇴근 시간 다 지났는데 왜 아직 연락이 없는거야. (수화기를 든다. 그랬다가 다시 내려놓으며) 아니야.
아무리 그래두 여자가 먼저 전화하는건 좀 그렇지? 그래. 품위를 잃지말자. 우아하게 기다리는거야.
(그러면서 다시 전화만 쳐다본다. 시선에서)
S#46. 태준의 사무실.
업무를 보고 있는 태준, 잠시 목근육이 뻐근한지 목운동을 한다. 대충 일을 접고 일어나는데 발에 툭 걸리는 농구공.
태준, 농구공을 들어서 보면, 언젠가 윤희가 낙서를 해놓은게 보인다.
태준, 픽 웃으면서 보더니 통통 드리블을 해본다. 그러더니 갑자기 백핸드로 한쪽벽에 걸어놓은 농구골대에 슛! 골-인! 시킨뒤
웃으면서 밖으로 나간다.
S#47. 직원전용통로.
저녁시간 체크를 하기 위해 돌아보는 태준. 퇴근하는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쭉 걸어오는데
그 때 탈의실에서 뛰어나오는 미희와 마주친다.
미희 : 어머. 총지배인님! 아직 출발 안하셨어요?
태준 : ?
미희 : 오늘 서지배인님 생일이잖아요.
태준 : (순간 멈칫!) 아차차..
미희 : 여덟시까지면 별로 안남았는데
태준 : (시계를 보며) 백화점문 몇시에 닫죠?
미희 : 글쎄요.. 여덟신가? 확실히 잘 모르겠는데..
태준 : (다시 시계를 보더니) 알았어요. 먼저 가 있어요. (뛰어가면서) 다른 사람들한텐 좀 늦을지도 모른다고 전해줘요.
미희 : (본다. 픽 웃으면)
S#48. 호텔 현관.
택시를 잡아타는 태준. 올라타자마자
태준 : 아저씨 제일 가까운 백화점으로 갑시다. 빨리요. 빨리. (그러면서 시계를 본다)
S#49. 사무실.
순정, 시계를 보며 한숨. 다시 전화기를 쳐다본다.
순정 : 왜 아직 전화가 없는거야.. 무슨 일이 생겼나?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수화기를 든다. 그러다) 아니야.
여기서 무너지면 안돼. 기다리자. 그래. 인내.. 교양... 품위... (그러면서 초조하게 컴팩트를 꺼내 머리며 얼굴을 살피면)
S#50. 도로. (밤)
막히는 도로, 그 가운데 서 있는 택시. 태준, 시계를 보며 안절부절. 그러다 안되겠는지
태준 : 아저씨 여기서 세워주세요. (돈을 내고 택시에서 내린다)
빵빵! 경적을 울리는 차들사이를 빠져나가 저 멀리 보이는 백화점을 향해 뛰어간다. 있는 힘껏 질주!
S#51. 백화점 앞. (이하 계속 밤)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하는 셔터. 저 멀리서 뛰어오는 태준, 누군가와 부딪혀 쿵! 넘어진다.
아픈 표정으로 다시 일어나 뛰어가보지만 이미 셔터는 내려가버리고 태준, 재빨리 후문쪽으로 뛰어간다.
S#52. 백화점 후문. (밤)
마지막 손님들까지 거의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태준, 거꾸로 그 문을 밀고 들어선다.
백화점 직원들은 각 매장앞에 일렬로 서서 손님들을 배웅하는 중이다.
태준, 재빨리 귀금속코너앞으로 다가선다.
직원 : 손님. 죄송한데 영업시간이 끝났습니다.
태준 : (숨이 턱에 차와서 겨우겨우) 미안한데.. 나.. 꼭.. 선물.. 사가야 되거든요. (숨이 차서) 부탁합시다..
(숨이 차서 말을 못잇는데)
직원 : 애인분한테 하실건가보죠?
태준 : 에? (본다. 보다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며) 예, 예에..
직원 : (본다. 그러더니 결심한듯 매장안으로 들어가며) 어떤걸로 보여드릴까요?
태준 : (그제야 안심하는 표정으로 유리관 안을 쭉 들여다보더니) 거기.. 그 목걸이 좀 봅시다.
S#53. 고급레스토랑 안.
화면앞으로 내밀어지는 검은색 빌로드 상자. 동혁, 뚜껑을 열면, 다이아가 박힌 목걸이가 들어있다.
진영 : (? 보면)
동혁 : 이것까지 거절하진 말아요. 남의 성의 너무 무시해두 그거 실례예요.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목걸이를 직접 진영의 목에 채워준다)
진영 : (두근두근..)
동혁 : (다시 자리에 앉으며 본다) 잘 어울릴 줄 알았어요.
진영 : 저한테 너무 과분해요.
동혁 : 어떤걸 줘도 아깝지 않아요.
진영 : (본다)
동혁 : 알아요. 내가 이러는거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울 수 있어요. 이런 감정 나 역시 많이 낯설어요.
이렇게까지 날 미치게 만들었던 사람.. 이제까지 한사람도 없었어요.
진영 : (보면)
동혁 : 난.. 나를 미치게 만드는게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걸 내 손에 꼭 쥐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입니다.
그게 일이 됐든 회사가 됐든.. 여자가 됐든.
진영 : 저기요.. (하는데)
동혁 : 우리가 호텔직원과 손님이라는거 말구 이렇게 만나면 안되는 또 다른 이유.. 있습니까?
진영 : (본다. 잠시 간격을 두고 보더니)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내가 먼저 결혼하자고 프로포즈까지 했죠.
동혁 : (본다)
진영 : 삼년만에야 겨우 대답을 들었는데.. 그냥 친한 동료로, 친구로 지내자는 말이었어요. 한마디루 깨끗이 거절당한거죠.
그래서 내 쪽에서도 맘먹었죠. 다 정리하자, 정리했다, 백번 천번쯤 다짐하구 생각하구.. 그런데..
동혁 : 그런데요?
진영 : 아직도 그 사람을 보면 가슴 한쪽이 떨려요.
동혁 : (본다)
진영 : 미안해요 동혁씨. 내 마음이 아직 이래서.. 다른 사람 받아들일 여유같은거 아직 없어요 나.
동혁 : 시간이 필요한거면 줄께요. 얼마든지 기다려줄 수 있어요.
진영 : 동혁씨.
동혁 : 물론 그게 너무 오래걸리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진영씨가 필요하다면 그 정돈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요.
대신 한가지만 약속해요. 진영씨 마음에서 그 사람 지워지면 그 땐 내 사람 되준다구.
진영 : (본다)
동혁 : 서진영씨만 나한테 와준다면, 나를 정말 한 남자로 믿고 사랑해준다면. 나도 한번쯤 희망을 걸어볼 수 있을거 같아요.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내 가족을 가질수 있다는 희망같은거요.
진영 : ! (본다. 보는 시선에서)
S#54. 백화점 후문.
밖으로 나오는 태준. 태준이 나오자 완전히 셔터가 내려지면서 불이 꺼진다.
태준, 선물을 외투 안쪽에 깊숙이 넣고 시계를 보더니 또 뛰어간다.
S#55. 진영의 아파트 전경 (밤)
S#56. 아파트 안.
이주임, 제니는 부엌에서 한참 음식을 준비중이고 현철과 미희, 정식등등은 거실에 앉아 케잌과 풍선을 준비중.
노주방장은 뒷짐진 채 여기저기 돌아본다.
그 때 벨소리가 울리고. 제니, 뛰어나가 문을 열면 안으로 급하게 들어서는 태준.
태준 : 많이 늦었지?
노주방 : 아니야. 아직 괜찮아. 주인공두 아직 안나타났어.
태준 : (땀을 닦으며) 주인공 어디갔는데?
제니 : (어깨를 으쓱하더니) 모르겠어요. 핸드폰두 꺼놓구..
노주방 : 뭐, 때 되면 들어오겠지. 그 때까지 고스톱이나 한판 칠까?
태준 : 그럴까요? (웃으며 한쪽에 자리잡고 앉는데)
미희 : (풍선 불며 지나가는 말처럼) 근데 순정지배인님은 왜 이렇게 늦으시는거야?
태준 : (순간 아차! 번쩍 정신들어 보면)
S#57. 호텔 사무실.
완전히 어깨가 축 늘어진 채 앉아 있는 순정. 두 눈 가득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고. 훌쩍훌쩍 콧물을 닦는데
그 때 울리는 전화벨. 순정, 흘끗 전화기를 노려본다. 훌쩍거리며 수화기를 들고
순정 : 여보세요.
태준F : 이순정씨 나 한태준이예요.
순정 : (훌쩍.. 훌쩍)
태준F : 미안해요 순정씨. 너무 정신없이 나오는 바람에 순정씨 기다리는거 깜빡했어요..
순정 : (동시에 쿵! 전화를 끊어버리더니) 뭐야? 날 깜빡잊어? 최악이야.. 어떻게 날 깜빡 잊을수가 있어?
그 때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오는 오형만.
오형만 : 어? 이순정씨 아직 퇴근안했어요? 오늘 데이트 있다 그랬잖아요. 뭐야. 바람맞은거예요?
순정 : (그 말에 어엉! 서럽게 소리내어 울기 시작)
오형만 : ? (보면)
그 때 다시 울리는 전화벨. 오형만, 받으려는데 순정, 확 코드를 뽑아버리더니 다시 어엉! 울어버린다.
오형만 우는 순정의 모습을 보면.
S#58. 진영의 아파트.
태준, 난처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접는다.
노주방 : (보며) 왜? 안받어?
태준 : 네. 안받는데요.
미희 : 어떡해. 순정지배인님 많이 화나셨나봐.
노주방 : 거.. 어쩌다 그런걸 잊어 그래.
태준 : 그러게요. (보며) 어쩌죠?
노주방 : 어쩌긴. 내일 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야지 뭐. 그저 사람 마음 푸는데는 비는게 상책이야.
태준 : (손가락으로 긁적긁적. 거 참 난처하네)
그 때 베란다에서 망을 보고 있던 정식, 뛰어들어오며
정식 : 오세요. 서지배인님 올라오세요.
태준 : (보면)
미희 : (주방쪽을 향해) 제니씨! 서지배인님 올라오신대.
이주임 : 다 됐어요. 우리쪽도 준비 완룝니다.
미희 : 불꺼요! 빨랑빨랑..
벌쭘히 앉아 있는 태준과 노주방장을 가운데 두고 다른 사람들, 자리를 정리하고 불끄고 해가면서 난리법석떠는 가운데.
S#59. 아파트 앞 복도.
진영, 동혁과 함께 나란히 걸어들어온다.
진영 : 오늘 고마웠어요. 덕분에 저녁두 맛있는거 먹구.. 즐거웠어요.
동혁 : 앞으로 계속 즐겁게 해줄 수 있어요. 진영씨만 괜찮다면.
진영 : (돌아보며) 안녕히 가세요.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 돌아서는데)
동혁 : 그 사람을 빨리 잊게 만들어주는 방법.. 알려줄까요?
진영 : (본다. 웃으며) 다음에요. 다음번에 알려주세요. (그러면서 돌아서서 열쇠로 문을 열려는데)
갑자기 홱 진영을 돌이켜세우는 동혁, 그대로 진영의 허리를 감고 키스를 해버린다.
진영 : !
동시에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열쇠.
S#60. 아파트 안.
바로 현관문에 둘러서 있다가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썰렁해지는 사람들, 이러한 사태에 일제히 태준을 돌아보면
태준 : ...
S#61. 문 앞.
긴 입맞춤.. 뒤에 진영, 천천히 손의 힘이 풀어지면 동혁, 천천히 진영에게서 물러서며 본다.
진영 : (본다)
동혁 : (보더니 떨어진 열쇠를 들어 대신 문을 따준다)
진영 : (최대한 당혹감을 감추며) 가세요..
돌아서서 문을 열고 들어선다. 막 들어서는데 멈칫.. 그 뒤에 서 있던 동혁, ?해서 같이 보면.
꼬깔모에 풍선에 폭죽등등을 들고 빙 둘러 서 있는 사람들. 다들 분위기 서먹해져서 문앞에 서 있는 진영과 동혁을 본다.
진영, 머리에 돌맞은 기분으로 멍하니 쳐다보면.
제니 : (겨우 작게) 해피버쓰데이...
제각기 : (그제서야 각자 썰렁하게) 생일 축하합니다. 축하드려요..
진영 : 어.. 어어. (겨우 대답하면)
태준 : (본다. 어색함을 감추며 천천히 진영앞으로 다가선다)
사람들 : (시선, 일제히 태준을 따라 간다)
진영 : (본다)
동혁 : (보면)
태준 : 생일 축하해요 서지배인. (그러면서 선물을 주려는데 진영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본다)
진영 : (어쩔줄 몰라 아랫입술을 지긋이 물면)
태준 : (뒤에 서 있는 동혁을 본다)
동혁 : (엷은 미소.. 여유있는 자의 표정으로 태준을 본다)
태준 : (말없이 선물상자를 신발장위에 올려놓고 두 사람 사이를 지나쳐간다)
진영 : ! (돌아본다)
진영을 지나쳐오는 굳은 표정의 태준과 이긴자의 표정으로 돌아보는 동혁, 그리고 어쩔줄 몰라 돌아보는 진영의 얼굴..
세 사람의 엇갈린 시선에서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