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달생편에는 이솝 우화보다 더 재미있는 얘기들이 등장합니다.
돼지를 기르는 이유는 잡아먹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돼지에게 물어볼 이유도 없는데 특별히 물어보았습니다.
석달 후에 너를 잡아 제삿상에 올리려 하는데 어떠냐고?
미안했던지 석 달 동안 맛있는 것을 먹여주겠다고 하고, 잡기 전에 목욕재계하고 정성껏 잡겠다고 사설을 떱니다.
여러분이 돼지라면 뭐라고 대답할까요?
당연히 아무 거나 먹어도 좋으니 그냥 돼지우리에서 명대로 살아가게 해달라고 하겠지요.
제명대로 살다가 편히 죽는 것을 고종명考終命이라고 하여 오복의 하나로 꼽는 다 하였으니
모두들 천수의 복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제주여행 첫날 밤,
친구들과 진하게 한 잔 하고 곤한 잠에 빠져 이른 아침에 눈을 뜨니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어
호텔을 나서 주위를 돌아본다.
커피숖은 보이질 않아
편의점에서 따뜻한 커피를 사들고 밖으로 나왔다.
마땅히 앉을 자리가 없어
편의점 건너편 밴치에 느긋하게 앉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보여 자연스럽게 옆으로 가서 앉잤다.
담배를 피우던 그 사람은 나를 흘깃 쳐다보더니 "한대 태우실래요?" 하며 담배를 권한다.
아직 환갑은 안되어 보이는 남루한 차림의 남자였지만 부드러운 인상과 듬성듬성 수염이 멋지다는 생각을 하며
담배를 입에 무니
주저없이 불을 붙여 주며 미소띤 얼굴로 흰 이를 드러내보인다.
이 자리는 내 자리라며 어젯 밤도 이곳에서 잤다는 말을 한다. 그러더니 주섬주섬 검정비닐에서 막걸리를
한 병을 꺼내더니 흔들어 뚜껑을 돌려 벌컥 한모금을 마신다.
"날이 추워지는데 겨울에는 어찌 지내시려구요?"
배식 웃으며 민생지원금에 기초생활 수급비가 있어 지금은 부자라며 걱정없다는 듯이
어께를 으쓱해 보인다.
"여관에서 삭월세로 30만원 주면 되니 겨울에는 그리 지내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묻지도 않았는데 제주도가 고향이고 한 때 배도 탓다며 주절주절
자기 인생사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한 동안 나는 말없이 듣고 있다가 담배를 비벼 끄며 자리에서 일어나 끄덕 인사를 하고 헤어지려니
담배가 4갑이나 있으니 한갑 가져가시라고 하면서 손에 쥐어준다.
그 사람 눈에는 내가 안스럽게 보였나?
부처의 눈에는 다 부처로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다 돼지로 보인다는 말처럼
어이없게도 나는 제주의 걸인이 되어있었다.
제주 노숙인과 만남에서
지금의 내 마인드로도 선뜻 모르는 타인에게 담배 한 값 베풀수있는 인성이 안되는데
가진것없어도 있는것을 나누는 그 친구를 보며
아직도 질기게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봅니다.
공자님이 나섭니다.
반소사음수 곡굉이침지 낙역재기중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
거친 밥 먹고 물마시고 팔 베고 누웠으니 즐거움이 그 속에 있도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인생과 명이라는 것이 다 다르듯이 삶에는 정답없고
시간의 강물 속에서 각기 다른 생각의 조각배를 타고 뱃놀이를 하는 것이
인생인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섬의 이름은?”
“제주도!”0.1초도 망설임 없이 나오는 답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모르겠는데요."
”모르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으면 모른다고 하지 말고, 망설이지도 말고 생각나는 대로 대답을 해야 합니다.
“나는 아버지다. 나는 엄마다. 나는 아들이다. 나는 딸이다.”“나는 건강하다. 나는 환자다.”“나는 부자다. 나는 가난하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모두 과거의 나에 대한 대답입니다.
내가 알고 싶은 나는 과거의 내가 아니라 미래의 나의 모습인데....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한 지
2천 5백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사람들은 나를 찾아 헤매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아우성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제 곧 종심의 나이가 되는데도 선듯 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얼마남지 않은 인생, 이제라도
내가 "나의 정체성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순간 나는 강건한 인간으로 살아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말이지요.
미래를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질문이라고 합니다.
반면, 질문하고 반드시 답을 얻게 됨을 믿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어떤 질문은 고통스러운 경험에서 비롯되고 또 어떤 질문은 즐거운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고통에서 비롯된 질문은 “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고 살 수 있을까?”로 시작될 것이고,
즐거움에서 비롯된 질문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로 시작되는 질문이 되겠지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질문을 할 때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금번 친구들과 함께한 제주여행은 이생각 저생각을 하며 생각의 날개를 달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