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내방가사
#옛여인의삶
#장장춘일가 長長春日歌/ 작가미상
시어머님 하신말씀 진주야 남강으로
빨래하러 가라시네 진주야 남강으로
물도좋고 돌도좋아 흰빨래는 희게씻고
검은빨래 검게씻네 난데없는 구두소리
귓가에 얼찐들려 오는듯이 살펴보니
과거보러 가신낭군 어여쁜 아가씨와
둘이서로 속삭이며 집으로 들어가네
그모습을 생각하니 이내신세 가련하다
마음하도 답답하여 광주리 옆에끼고
나물하러 동산가니 산과들 온천지에
호접춘풍 본격들이 꽃을 찾아 춤을추고
높이공중 종달새는 비비배배 지저귀네
들을보니 모든식물 가지가지 각색으로
인간여자 약한마음 스물두해 이봄철이
무광하고 가련하다. 속절없이 가련하다
하루종일 뜯은나물 한광주리 못채우고
인력이 뜻이없어 돌아갈길 바쁘도다
산중허리 올라서니 집집마다 굴뚝에는
나는연기 소리없이 하늘높이 간데없이
잘도잘도 올라가네 무럭무럭 하얀연기
제멋대로 오르건만 이내가슴 타는데는
연기없이 재만 되네 집으로 들어서니
시어머님 하신말씀 묵을쑤라 하신다네
바닥없는 키로퍼서 씻고씻어 묵을하네
올라가고 내려가고 홀로딛어 방아찧네
해진채는 꿰매발라 겨우겨우 묵을끓여
이보시오 낭군님요 이묵 한절 집어보소
먹기사 한다마는 동쪽하늘 바라보니
이내가슴 답답하오 아버님요 아버님요
이묵한절 들어보소 묵일랑은 그만두고
너네집에 돌아가서 은잔이나 가져온나
어머님요 어머님요 이묵한절 들어보소
어서바삐 돌아가서 은잔이나 가져온나
콩꼬타리 시동생요 이묵한절 집어보소
형수님요 어서가서 은잔이나 찾아오소
할님새 시누님요 이묵한절 들어보소
묵은두고 빨리가서 은잔이나 가져온나
할수없이 가야겠네 여섯폭 치마뜯어
한폭으로 수건짓고 한폭은 버선짓고
또한폭은 끈을짓고 남은걸로 바랑짓고
시대삿갓 숙여쓰고 절로절로 나는가네
저기가는 저대사는 우리누님 같다마는
시대야 너른바다 한모색이 없으리오
저기가는 저대사는 우리여식 같다마는
대천지 너른땅에 한모색이 없을소냐
가네가네 나는가네 깊은산중 절로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