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제사(차례)를 지내는가 지내지 않는가에 대해서는 집안마다 전통이 다릅니다. 그러나 가능하면 지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례편람' 이라는 옛禮書의 사시제 편에 “무릇 제사는 지극한 애경지심이 중요하며, 가빈(家貧)이면 형편을 헤아려 할 것이고, 병이 있으면 행제할 근력이 있는지 살펴 행하고, 재력이 충분하면 마땅히 의절에 따를 것이다” 라는 내용이 있는데, 그 내용 중에 "병이 있으면 행제할 근력이 있는지 살펴 행하고"라는 부분의 해석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병중인 가족이 있으면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즉, 제주가 제사를 지낼 수 없을 만큼의 중병이면 큰아들 등 다른 가족이 제주 역할을 대행하여 지낸다는 말입니다. (참고 : 喪중에는 輕服者(친척)가 대신하여 지낸다 하였고, 제주有病時 '대행축문'도 있음 : 제주가 병중이면 다른 사람(아들,동생,숙부 등..)이 "00를 대신하여 ㅇㅇ가 제주 역할을 하면서 제사를 지냅니다"하는 내용을 넣은 축문이 있음. 예: "...病 不能..." 등의 문구 삽입).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제사음식을 장만할 수 있는 상황인지 장만할 수 없는 상황인지의 문제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만약 아픈 사람이 있을 때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면, 가족 중에 장기간 투병 중인 사람이 있거나 연이어 다른 가족이 장기간 투병생활을 한다면 오랜 동안 제사를 지낼 수 없다는 말이 되는데, 계속하여 수년 혹은 수십년 동안 제사를 지내지 않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현실적으로 봐서, 제사를 지내지 않거나 차려 놓기만 하는 등 간단히 지내는 가정도 있으므로 질문자님 가족,친지들의 원만한 협의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외,,,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말이 생긴 이유로는, 옛날에는 냉장고 등이 없어서 제사음식의 보관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아픈 사람이나 몸이 약한 사람이 상한 제사 음식을 먹고 쉽게 탈이 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 못 먹고 살던 시절인지라 건강한 사람이 과욕 과식으로 탈이 나는 경우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염병이 쉽게 퍼지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한 이유 등으로 아픈 사람이 있을 때 제사를 지내지 않는 풍습이 일부에 생겼을 것입니다. 그리고 조상님께서 오신 김에 아픈 사람을 데려가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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