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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여우, 그리고 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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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요 중앙은행들의 금리 정책이 일제히 발표되었습니다.
드라기와 구로다, 그리고 제롬파월이 발표한 통화정책을 보면서, 마치 토끼와 여우 그리고 황소가 연상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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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요 중앙은행장들의 생각을 베이스로 시장에 대한 장기 전망을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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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BOJ와 ECB를 비교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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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BOJ의 통화 정책이 발표되었었는데요, 구로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다 한 것 같은데, 시장에서는 Dovish한 자세로 판단했더군요.
어쨌든, BOJ의 발표 직후 엔화는 오히려 하락을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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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엔화가 하락할 만한 재료는 없었지만, 시장에서는 뭔가 정책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었기 때문에 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 만큼 엔화의 약세가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최근 일본의 국채 10년물은 구로다의 행동을 기대하면서 대략 9BP 정도 상승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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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불황을 겪었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에 걸쳐서 비정상적인 통화 정책을 써왔었지요.
지금까지도 돈을 찍어서 일부는 주식 ETF를 매수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취업자들에 대한 기준을 완화할 정도로 고용 시장이 매우 타이트해졌고, 경기가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더 이상 비정상적인 통화 정책을 연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회의에서는 10년물 금리 목표를 25BP 정도 상향 조정을 하고, 물가 목표치를 기존의 2%에서 1.5% 수준으로 현실화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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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로다는 국채 금리에는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살짝 다른 방법으로 실질적 긴축을 시작했는데요, 현재 금리 목표치인 0% 대비 시중금리의 변동폭을 기존의 ±10bp 에서 ±20bp로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말만 슬쩍 바꾼 것이죠?
목표 금리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둔 것이 확실하지만, 실질적으로 물가 상황에 따라 JGB 10년물 금리가 20BP까지 상승할 여력이 생겨났음을 의미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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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죠.
제가 지금 막 일본은 실질적 긴축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럼 말이 안되죠?
통화 정책을 긴축적으로 가져가려면 적어도 테이퍼링 절차를 통해서 양적완화를 마친 다음에나 가능한 일입니다.
일본은 양적완화를 하면서 실질적 긴축을 시작하겠다는 건가요?
이건 타이어에 구멍을 내면서 바람을 넣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전혀 말이 되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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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연준이나 ECB 등은 항상 양적완화를 할 때에나 혹은 테이퍼링을 통해서 양적완화의 축소를 할 때에도 시장에 언제나 일정한 기간을 제시했었고 줄여나갈 양적완화의 목표치도 정액으로 제시해왔었지요?
가장 먼저 테이퍼링을 했던 나라는 미국이었습니다.
버냉키 시절에 테이퍼링을 발표하자마자 시장은 상당한 충격을 감수해야만 했었지요.
그런 시장 충격을 지켜보았던 ECB의 드라기 총재는 좀 더 조심스럽게, 시장 충격이 덜 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하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밝혀왔었습니다.
최근에 600억 유로규모의 양적완화를 300억 유로로 줄였었고, 이제 올 9월 이후로는 150억 유로로 줄였다가, 내년부터는 완전히 중단한다는 식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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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로다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별 충격 없이 통화정책 정상화 절차를 수행해왔었습니다.
그는, 양적완화의 종료 시점을 딱히 정하지도 않았고, 또한 줄일 금액도 따로 정하지 않았지만, 대신 목표 금리 수준만 정해놓고 금리가 그보다 오르면 좀 더 사고, 그보다 내리면 좀 덜 사는 방법을 취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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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테이퍼링을 딱 부러지게 어느 시점부터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2016년 말부터 본원 통화 증가 속도가 현저히 감소해서, 결국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35조엔 아래로 내려왔다면, 이미 구로다의 테이퍼링은 2016년 말부터, 쥐도 새도 모르게 진행이 되어왔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테이퍼링이 실질적으로 진행되어 왔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언제든지 탄력적으로 긴축 정책으로의 전환이 가능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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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다시 미국으로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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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FOMC에서는 연방기금 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되었습니다.
성명에서는 “경제 활동은 강력한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Strong> 이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3회 이상 나왔는데요, 이 말은 지난 번에 <Solid>라는 단어보다 훨씬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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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대해서도 “2%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는 지금까지 계속 유지되어왔던 “물가가 2%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것보다 강한 표현이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연준이 중시하는 PCE 물가지수가 4개월 연속 목표치인 2%를 넘어섰었거든요.
그러니까 이번 FOMC 회의에서는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확신을 좀 더 강하게 주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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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성명서가 발표된 직후, FF 선물 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 인상의 확률은 91.4%까지 상승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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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이런 요식적인 단어 보다는 <지금까지는(for now)>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행에 대한 연준의 우려감이 담겨 있는 매우 중요도가 높은 단어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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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현재까지는 견딜만 하지만 트럼프의 기행이 거듭된다면 시장이 돌연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중요한 뉘앙스를 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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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상 하원에서의 증언에서도 제롬 파월은 “높은 관세가 장기간에 걸쳐 부과된다면 경제에 좋지 않으며, 무역 전쟁이 연준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라고 했었기 때문에 이번에 또다시 연준이 비슷한 경고를 한다면 트럼프와는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다행이도 제롬파월은 트럼프와의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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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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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중앙은행들의 금리 정책이 모두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중요한 것은 일본까지도 공식적인 경기 팽창기에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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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ECB 총재는 <의심 많은 토끼>처럼, 경기 회복의 증거가 좀 더 확인되기 전까지는 양적완화의 끈을 함부로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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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BOJ 총재는 <꾀 많은 여우>처럼 부작용이 없는 방식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사실 상의 긴축을 시작했습니다.
다른 정치적 이슈의 개입을 제외하고 오로지 통화정책만으로만 본다면 미국에 이어 일본이 이번 경기 파동에서 두 번째로, 매우 강한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긴축>이라는 행동은 결국, 너무 빠른 경기 팽창에 대한 <제어 도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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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의장인 제롬 파월은 가급적 트럼프와의 마찰이 있을 수 있는 일체의 문구를 지워버리고 경기에 대한 자신감만을 피력하면서 <우직스러운 황소>처럼 스테디한 금리 인상의 속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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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연준이 발표한 중립 금리 수준이 2.9%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략 2019년 중반까지는 중립적 기준금리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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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저의 시장에 대한 장기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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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생각하는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그러니까 내년 중반까지는 주식만을 집중해서 흔들릴 때마다 매수할 생각입니다. 물론 본격적인 매수는 반드시 위안화가 강세로 전환되는 것이 확인된 이후라야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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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 금리에 도달하는 내년 중반 이후가 되면, 그 때부터 주식에 대한 신규 매수는 일체 중단할 생각입니다.
대신 채권 비중을 처음으로 늘리기 시작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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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수년 후가 되겠지만, 연준에서 금리를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할 때, 저는 비로서 가지고 있는 모든 주식을 버리고 인버스로 갈아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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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CLUB1 금융센터 박문환 이사(샤프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