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울시 25개 구 사무장 초청 테니스대회
3월 11일, 서울시 25개 구 사무장 초청 테니스대회가 금천 구립테니스장에서 열렸다. 서울시테니스 협회와 바블랏 그리고 금천구테니스 협회에서 후원한 이 행사에 최성현 서울시테니스 협회 회장과 우성만 금천구 협회 회장을 비롯해 18개 구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이 대회는 매 년 한 번씩 주최해 왔으나 코로나 기간에는 잠시 중단 되었다.
서울시 각 구 테니스협회 사무국장은 협회의 행정과 실무를 도맡아 살림을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들이다. 봄,가을에 열리는 구청장기와 협회장기의 예산 편성과 집행을 해야 하고 공식적으로 구청에서 받은 대회 지원금의 사용 내역을 프레임에 맞춰 구청에 보내야 하니 주어진 업무를 소화시키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능력이 필요하다.
오전 10시가 되자 사무국장들은 코트에 들어서면서 어느 구에서 왔는지 출전신고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대부분 빈손으로 오지 않고 현금 봉투나 건강 음료등 찬조하는 모습들이 정겨워보였다. 참가자들은 서울시테니스 협회에서 협찬한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금천구 김유환 사무국장이 협찬한 비트로 테니스화를 신은 다음 운동장에 모였다.
김유환 사무국장은 올해 20년째 금천구테니스 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어 서울시 25개 구 사무국장들이 모이는 이 모임의 회장으로 오래전부터 리드해 오고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각 구의 협회 회장이 바뀌면 사무국장도 바뀐다. 회장의 임기는 2년~4년까지 할 수 있으나 여건에 따라 중간에 사무국장이 바뀌기도 하는데 이번 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한 분들도 있었다. 각 지역에서 10~20여년 사무국장을 맡아 온 분들은 새로운 분들에게 가이드가 되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기도 했다.
간단한 개회식에서 김유환 사무국장은 “각 구의 테니스를 활성화 시키는데 가장 주된 역할을 하는 사무장들이 고생을 많이 해 단합 차원에서 이런 행사를 해 왔는데 먼 곳까지 찾아 주어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서울시 25개 구 각 사무장들이 온라인 카톡방을 만들어 다양한 현안 문제를 논의하고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긴밀한 소통창구가 되고 있다”고 했다. 또 “현재 가장 어려운 문제는 코트 부족 현상으로 기존의 동호인들이 온라인 예약이 어려워 대부분 테린이들이 코트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에 대처 방안을 고려해야 할 숙제다”라고 했다.
인사를 마치자 각자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그중 강서구와 중랑구는 여성 사무국장으로 시선을 끌었다. 동대문구 박준철 회장과 구로구 최유건 회장은 사무국장이 공석이어 직접 참석했다. 참가자들이 경기를 하는 동안 이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표찬혁 성동구 사무국장을 따로 만났다. 10년째 사무국장을 하고 있어 궁금한 질문에 확실한 답변을 해 주었다.
표 사무국장은 “이번 모임에서 각 구의 코트 현황을 조사해 보았다. 각 구의 70% 정도가 협회에서 코트를 운영하고 있고 올해 구청이나 관리공단에서 운영하던 코트를 일부 협회에서 운영할 수 있게 될 곳이 몇 곳 더 있었다. 협회에서 코트를 직접 운영을 해야만 안정된 시스템으로 협회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중대한 문제는 사무장들끼리 모여서 협의해도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해 내기엔 역부족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서울시테니스 협회 쪽에서 힘을 실어주면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금천구 김유환 사무국장님이나 저의 경우는 오래 이 업무를 맡다보니 행사를 치를 때 뭘 해야 되는지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는 상태다. 그런데 처음 업무를 맡은 신임 사무국장들은 행정 업무를 잘 몰라 그동안 경험했던 것들을 참고해 도와드리면 참 고마워한다. 그런 의미에서 직접 대면해서 소통하는 이런 행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부여가 된다”고 했다.
나무에도 결이 있듯이 25개구 테니스 협회가 처한 상황은 모두가 달랐다. 봄,가을에 열리는 대회에 구청에서 지원 받는 금액도 다르고 행사 때 테니스장을 사용할 수 있는 면, 즉 테니스 인프라도 달라 형편에 맞게 대회를 치르는 것은 상당한 리더십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또 얼마가 지원이 되 든 각 구마다 행사 지원금을 쓸 수 있는 사용처가 달라 정해진 가이드라인 안에서만 써야 하는 애로 사항이 있었다. 행사 용품은 안 되고 스포츠 용품만 되는 이 어려운 구분들을 해 나가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이른 아침부터 참석한 서울시테니스 협회 김호진 사무국장도 협회 운영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주었다. 소년체전 선발전부터 엘리트 행사까지 모두 관여해야 하는 상황이라 대단히 바쁘다고 한다.
김 사무국장은 “서울시에서 테니스 종목에 1년 예산으로 나오는 돈은 엘리트와 동호인들을 위한 각 구 대항전 그리고 대축전이나 대통령기등 대회를 출전할 때 쓴다. 그 예산으로는 부족해서 회장님 이하 10명의 부회장 그리고 25명의 이사들까지 연 회비를 내고 그래도 모자라면 최성현 회장님께서 감당하는 몫이다”며 “서울시 25개 구는 각 구마다 행사비 지원받는 예산이 거의 5등급으로 차이가 난다. 어느 구는 1천만 원을 받고 어느 구는 600만원 어느 구는 그보다 더 적은 예산이 나온다. 동대문구 사무국장을 10년을 해 본 경험으로 볼 때 예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구청과 체육회의 문턱이 닳을 만큼의 깊은 유대관계가 필요하고 회의에 참석하는 참여도를 늘리면서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야 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무국장들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서울시테니스협회 쪽에 바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서울시 대회를 1년에 두 번 할 때 상품이나 그외 참가품이 풍요로워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성현 서울시테니스협회 회장은 조금 늦게 도착했다. 각구의 테니스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해 물품을 협찬해 오고 있다는 것을 밝힌 최 회장은 “각 구의 사무국장님들께서 이렇게 단합된 모습으로 한 자리에 모이니 든든하고 너무 좋다”며 “구청과 서울시테니스 협회와 동호인들 간의 긴밀한 소통을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사무국장들은 매우 중차대한 임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동기부여와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무엇이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든든하게 후원을 할 생각이다”고 했다. 또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무국장님들이 한 가지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은 서울시협회장을 선출할 때 경선이 아닌 추대 방식으로 차기 회장을 뽑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선의의 경쟁을 통한 민주주의 개념보다 더 먼저 전, 현직 회장들 간의 화합을 우선시 하는 표현에서 강한 여운을 남겼다.
모든 행사를 마무리 하고 참가자 모두 식당으로 향했다. 푸짐하고 정성스럽게 준비된 야채에 곁들인 삼겹살은 무척 고소하고 맛있어 보였다. 비트로 신발과 점심 그리고 코트와 간식및 2차 커피까지 올라운드로 제공한 김유환 금천구 사무국장을 향해 모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진심은 스포트라이트가 필요 없다고 한다. 스포트라이트에 연연해하지 않고 구성원들을 지원해줄 때, 구성원들이 진심의 리더십을 느낀다고 한다. 바로 그거였다.
사무장 초청대회라는 플랜카드만 보면 단순한 친목 행사 같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장들은 각 구마다 주어진 문제를 교류하면서 효율적으로 균형을 맞춰 더 나은 테니스 환경으로 개선해 나가는 자리였다. 글 사진 송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