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디젤 및 하이브리드 택시 출시가 가시화됨에 따라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올해 1월 리터당 1100원까지 치솟은 LPG 가격으로 인해 연료비 부담이 높았던 택시 업계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모습이다. 최근 수년간 택시 업계는 연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쳐왔지만,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다. 국토부 및 지자체까지 나서서 지원했던 CNG 택시 개조 사업은 최근 CNG 가격의 폭등으로 실효성이 전무해졌다. 경·소형 택시 운용은 기사 및 고객들의 불만으로 사라졌다. 현대차 i40 디젤 택시는 높은 차값과 연료보조금의 장벽에 막혔다. 대전과 제주에서 시범 운영 중인 전기택시는 아직 명확한 실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고통과 불만이 목까지 차오른 상황에서 희소식이 들려왔다. 그 동안 택시 사업에 미적지근했던 제조사 및 수입사가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 유가보조금 등 정책 변화와 시장 흐름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 소문 무성한 SM5 디젤 택시, 난관은? | | | |
국토부는 오는 2015년 9월부터 디젤택시에 대해 화물차나 버스와 같은 리터당 345.54원의 유가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현재 택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차량은 SM5 디젤이다. 택시 시장에서 명차로 꼽히는 1세대 SM5에 대한 향수와 리터당 16.5km의 높은 연료효율성, 그리고 2500만원대 낮은 소비자 가격까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서울과 대구, 부산 등 각 지자체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교대로 운행되는 법인택시의 경우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220km~290km, 개인 택시는 150km~180km인 것으로 조사됐다. 휴무일 등을 고려한 택시의 연간 주행거리는 8만~10만km에 달했다. 기존 SM5 택시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9.6km이다. 연 10만km를 주행하기 위해 약 1만400리터의 LPG가 사용된다. 8월 리터당 1040원 수준으로 인하된 LPG 가격과 198원의 유가보조금을 감안한 연간 연료비는 약 876만원이다. 연 10만km 주행·리터당 1640원의 디젤가격·보조금 345원 등 조건을 적용할 경우 SM5 디젤의 연료비는 785만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매년 91만원씩 절약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M5 디젤 택시는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낮은 요금과 보조금 혜택의 제약이다. SM5 디젤은 자동차관리법상 배기량 기준 분류법에 따라 소형택시로 분류된다. 기본요금과 거리요금이 기존 중형 택시보다 싸다. 대구의 경우 소형과 중형 택시 기본요금은 각각 2200원, 2800원이다. 거리요금은 소형택시가 170m당 100원, 중형택시는 144m당 100원이다. 일부 택시회사에서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아직 요원한 상태다. 또한 디젤택시의 유가보조금은 유로(EURO)6 환경기준을 통하는 차량에만 적용된다.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면 연료비 절감 효과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택시 업계는 유로6 엔진 장착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 벌써부터 보이는 그랜저 디젤 택시…LF쏘나타도 검토中 | | | |
그랜저 디젤 택시는 이미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현대차에서 공식적으로 판매하지 않았지만, 개인 사업자를 중심으로 차량이 운영되고 있다. 현대차에 집계된 그랜저 디젤 택시는 10여대에 달한다. 그랜저 디젤은 유로6 배기가스 기준에 들어맞은 R2.2 E-VGT 클린 디젤 엔진을 달았다. 따라서 내년 9월부터 유가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3.0 LPi 엔진이 장착되는 기존 그랜저 택시와 비교해 연비와 성능이 압도적이다. 그랜저 3.0 택시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8.2km로, 그랜저 디젤(14.0km/ℓ)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최대토크는 그랜저 디젤이 2배 가까이 높다. 실주행 연비와 오르막 등판 등 주행성능이 월등히 앞선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그랜저 디젤 택시에 대한 반응을 유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시장의 반응에 따라 얼마든지 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LPi 모델 대비 800만원 이상 비싼 차값이 부담이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는 LF쏘나타 디젤 택시도 검토하고 있다. LF쏘타나 LPi 택시 판매가 부진하고 SM5 디젤 택시가 성공을 거둔다면, 쏘나타도 디젤 택시 투입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LF쏘타나 LPi 택시는 오는 9월경 출시가 예고됐다. 현재 업계에서는 LF쏘타나 택시의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다. 디자인과 안전성은 좋지만, 택시에 가장 중요한 연비와 성능이 예전만 못하다고 분석했다. LF쏘나타 LPi 모델은 연비를 끌어올리기 위해 엔진(L4NA) 성능을 희생시켰다. 최고출력은 157마력(ps)에서 151마력(ps)으로, 최대토크는 20.0kgm에서 19.8kgm로 각각 떨어졌다. LF쏘나타 LPi는 이전 모델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장착됐지만, 공차중량은 20kg가 더 늘어났기 때문에 사실상 연비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렌트카 모델은 타이어 크기를 17인치(215/55R17)에서 16인치(205/65R16)로 줄였다. 차값과 연비에 민감한 대부분의 법인택시는 YF쏘나타 택시를 구매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장기간 차량을 보유하는 개인택시 사업자의 경우 LF쏘타나 디젤을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 ◆ 토요타, 프리우스 택시 전격 출시 | | | |
택시 시장 내 또 하나의 이슈는 수입 하이브리드 택시의 등장이다. 택시 업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토요타에서 프리우스 택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수입차 택시는 일부 모범택시나 리무진 업체와 같은 극소수 사업자가 별도로 구매·운영해왔다. 하지만, 수입사에서 직접 일반 택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택시 업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토요타 측과 프리우스 택시에 대한 의견을 공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토요타도 근시일내 관련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리우스 택시는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미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택시 상품성을 충분히 검증받았다. 프리우스 택시의 최대 장점은 도심연비다. 국내 기준 도심연비가 리터당 21.7km에 달한다. 시중에 가장 많이 판매된 쏘나타 택시(도심연비 8.5km/ℓ)와 비교해 2.5배 이상 높다.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법인택시 운행실태'에 따르면 법인택시의 하루 평균 운행거리는 221km, 영업거리는 141km(영업률 63.8%)였다. 또한 택시기사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0시간40분 내외로 조사됐다. 택시 주행 패턴은 대부분 도심 구간에서 이뤄지며, 상당 시간을 승객을 기다리거는 데 사용한다. 프리우스는 정체가 심한 도심에서 연료를 비약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승객을 기다리며 정차할 때는 엔진과 모터, 제너레이터 등이 자동으로 멈춰 연료소비가 전무하다. 유가보조금을 감안하더라도 연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디젤의 진동 및 소음, LPG의 연료 냄세 등과 비교해 감성품질에서 높은 평가을 받고 있다. 또한 유럽에서 2세대 프리우스 택시가 100만km를 주행하는 동안 정기적인 소모품 교체 외 수리가 없었다는 소식이 외신 톱 뉴스로 전해질 정도로 내구성도 압도적이다. 국내 택시 시장에서 기본 가격과 서비스 네트워크만 해결한다면 최고의 택시가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디젤과 하이브리드 택시의 등장으로 연 4~5만대에 달하는 택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