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졸시 보다 더 아름다운 글을 주신 프리지아님께
프리지아Freesia의 전설 중에서
숲의 님프nymph(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산천초목의 요정) 프리지아는 미소년 나르키소스(Narcissus, 나르시스, 나르시시스)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그녀는 사랑한다는 말은 고사하고 그런 내색조차 하지 못하고 혼자 애만 태웠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르키소스에 대한 사랑은 깊어졌지만 먼발치에서 그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고, 자만심 강한 나르키소스는 숫제 그녀의 사랑을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르키소스가 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물에 빠져 죽자 괴로워하던 프리지아는 그가 죽은 샘에 자신도 몸을 던져 따라 죽고 말았습니다. 이를 지켜본 하늘의 신은 프리지아의 순정에 감동하여 그녀를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만들어 주고 달콤한 향기까지 불어 넣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꽃에서는 청초하고 깨끗하며 감미로운 향기가 나서 첫사랑에 눈뜬 청순한 소녀를 연상시킨다고 합니다.
프리지아님은 전설 속 주인공 보다 더 아름다운 요정이십니다.
요정의 출현해 그리스 모든 신들께 감사드립니다.
동백꽃 전설 중에서
우리나라 서해안의 어느 섬에 전해 오는 이야기입니다.
폭풍이 심하게 몰아치던 어느 날, 한 청년이 파도에 휩쓸려 이 섬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청년은 섬에서 여러 날 머무르며 기운을 차렸습니다. 청년은 정성스런 간호를 해 준 대청도 처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녀와 결혼하고, 가난하지만 열심히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느 날, 남편은 꿈속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보았습니다. 부모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 남편은 고향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금방 다녀오리다. 꿈속에 부모님이 자주 보여서 몹시 걱정이오.” “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그런데 저, 부탁이 하나 있어요.” 아내는 고향에서 돌아올 때 동백꽃 씨앗을 가져다 달라고 했습니다.
남편의 고향에 동백꽃이 많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동백꽃 기름으로 머리를 단장해서 남편에게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남편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배를 타고 고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한 달, 두 달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해가 두 번이나 바뀌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가 고향에서 다른 여자와 결혼해 잘 살고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끝까지 남편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아내는 날마다 바닷가로 자가 먼 수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혹시나 남편이 돌아올까 하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노래를 부르며 슬픔을 달랬습니다. 오늘 오는가, 내일 오는가, 오지 못하면 소식이나 오는가 기별이나 오는가, 꿈에라도 오는가 기약도 없는 기다림에 지친 아내는 결국 병이 나고 말았습니다. 시름시름 앓던 아내는 이윽고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한편, 남편은 고향에 부모님만 두고 떠나 올 수 없어서 하루 이틀 미루다가 2년 만에 섬으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동백꽃 씨앗을 주머니 가득 담아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불과 열흘 전에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무덤 앞에서 통곡했습니다.
남편의 울음소리가 아내의 무덤을 적셨습니다. 남편이 무덤에 엎드리자, 주머니에 있던 동백꽃 씨앗이 후두둑 떨어졌습니다. 이듬해 아내의 무덤가는 동백나무가 싹을 틔웠습니다. 그리고 남편을 끝까지 기다린 아내의 사랑이 담겨 있는 듯 빨간 동백꽃이 피어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