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성인들] ‘성체성사는 하늘 나라로 가는 고속도로’,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
“제 삶의 계획은 언제나 예수님과 하나 되는 것입니다.”
2020년 10월 10일, 복자가 된 카를로 아쿠티스(1991-2006)가 일곱 살에 첫영성체를 하면서 했던 말입니다. 그는 “성체이신 예수님 앞에 머무르면 성인이 된다”고 확신하며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특별히 바라보며 성체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카를로는 첫영성체 후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며 미사에 참례하였고, 미사 전후에는 성체조배를 하며 자신의 첫 자리에 늘 하느님을 모시고자 했습니다. 또한 가난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 안에 살아 계신 하느님을 찾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주는 데에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성체성사는 하늘 나라로 가는 고속도로”,
“성체는 하늘 나라로 가는 비단길”
카를로가 생전에 성체성사와 성체를 가리켜 했던 말입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최종 목적지인 하늘 나라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랐고, 성체의 신비를 통해 이를 깨닫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평소 컴퓨터 활용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카를로는 전세계에 있었던 성체 기적 사건들을 모아 자신의 웹사이트(http://www.miracolieucaristici.org)를 개설하여 올리게 되었고,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이 용기와 위로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내용은 우리말로 번역된 책인 「하늘나라로 가는 비단길」(전주교구 문정성당 판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고유한 존재로 태어나지만, 많은 이들이 남들을 모방하다 삶을 마감합니다.”
이는 카를로가 즐겨 반복했던 말이었고, 그는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를 위해 유일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쓰셨는데, 그것을 끝맺는 자유를 우리에게 맡겨 주셨다 말합니다. 더불어 그는 “슬픔은 자기 자신을 향한 시선이지만, 행복은 하느님을 향한 시선입니다.”라고 말하며 우리의 자유를 하느님께로 향할 때 진정한 행복이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기적들과 복자가 되는 영광
카를로는 2006년 10월 12일 백혈병으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7년 뒤, 선천적으로 음식물을 씹어 삼킬 수 없었던 한 소년이 카를로의 사진을 만지며 기도를 하자 음식을 삼킬 수 있게 되는 기적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기적은 여러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고, 마침내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정으로 2020년 10월 10일, 카를로는 복자가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그런데 기적은 또 있었습니다. 시복 절차에 따라 카를로의 관을 열었는데 죽은 지 14년이 된 그의 시신이 부패되지 않고 그대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1991-2006, 축일 10월 12일)
사랑스런 곱슬머리에 옅게 드리운 미소와 평화로운 눈빛을 지닌 평범한 15살 소년,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가 성체의 기적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밀떡이 진짜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는 기적보다 중요한 것은 성체를 받아 모신 우리가 그리스도의 지체로 변화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성체의 기적을 산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의 삶이자 우리가 살아내야할 삶일 것입니다.
[2024년 6월 2일(나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장우용 다니엘 신부(교구 청소년교육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