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0(토) 사순절 마흔째 날 묵상(출애굽기 20:18-20)
주님을 두려워하여
온 백성이 천둥소리와 번개와 나팔 소리를 듣고 산의 연기를 보았다. 백성은 그것을 보고 두려워 떨며, 멀찍이 물러섰다. 그들은 모세에게 말하였다. “어른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시오. 우리가 듣겠습니다. 하나님이 직접 우리에게 말씀하시면, 우리는 죽습니다.”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이 당신들을 시험하시려고 나타나신 것이며, 당신들이 주님을 두려워하여 죄를 짓지 못하게 하시려고 나타나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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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 신앙은 모든 존재하는 것들 너머에 그 모든 것을 만드시고 이끄시는 초월적 존재가 계시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합니다. 초월적 존재는 일개 존재자들과 다르기 때문에, ‘존재의 근거’(the ground of being), ‘존재 그 자체’(Being-Itself)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생명의 근원이며 존재의 바탕이신 하나님은 철학적 일반 원리나 어떤 개념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은 피조물들을 돌보시며 특히 자신의 형상대로 지은 사람을 상대해 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불러 광야로 이끈 백성들에게 열 마디 말씀으로 자신의 뜻을 밝히시고, 당신의 백성들을 가르칩니다.
고대 인간에게 신비 그 자체였던 천둥과 번개는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입니다. 하나님은 산꼭대기에 피어오르는 자욱한 연기와 나팔 수천 개를 모은 엄청난 소리로 백성들 가운데 나타나셨고, 이것은 백성들로 하여금 재앙과 파멸을 당할 듯한 두려움을 불러 옵니다. 그래서 겁에 질린 백성들은 모세에게 중재자 역할을 부탁합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임재가 심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시험하기 위함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진정한 자유인의 삶을 살 수 있는지 시험하시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죄 짓는 일이 없도록 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주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잠 9:10)이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두려워할 줄 아는 인간은 겸손합니다. 주님 앞에서만 두려워해야 사람 앞에서 당당할 수 있습니다. 주님 앞에서 두려워해야 주님의 피조물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주님을 두려워하는 것은 이웃과 형제자매의 자유와 생명을 존중하는 일이며, 모두가 함께 사는 상생공동체를 만드는 초석입니다.
사순절 기간 매일 아침 묵상으로 우리는 주님 앞에 겸손하게 주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오늘로 사순절 묵상을 마치지만, 우리의 일상은 언제나 주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기도: 거룩한 하나님, 우리가 늘 주님 앞에 떨리는 마음으로 서게 하여 주소서. 주님을 모시고 정결하고 깨끗한 삶을 살게 하여 주소서. 두려운 마음, 신중한 마음, 조심하는 마음을 잘 간직하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사순절 평화 발자국 : 내일 교회 가서 공동식사 참여하기
* 사순절 탄소금식(3/24-30. 소비 금식) : 커피 전문점 안 들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