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학술대회장을 내려가는 길.
얼굴엔 마스크를 하고, 가방엔 감기약을 챙겨서
수서역으로 향했다.
감기가 정점을 찍는 발병 4일째,
줄줄 흐르던 콧물은 멈추었으나
연한 연두색의 sticky한 콧물이
코안을 떡허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목젖 주위에 있는 편도란 편도(tonsil)는
모두 팅팅 부어(edema) 목구멍은 작아졌고
좁아진 목구멍으로 침 한방울이라도 지나가면
불타오르듯 심한 통증(Burning sensation)들.
다행히 낮에는 약기운으로 버텼지만,
밤이면 야행성의 감기가 활개를 쳤다.
덕분에10월 하순의 긴긴 밤을
2-3시간마다 따뜻한 물로 목을 축이고
인후스프레이를 목젖 주변에 사정없이 뿌리며
아침이 밝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사흘을 버텼다.
좌장을 하고, 포스터/구연 발표 심사도 하고,
의사보수교육도, 이사회도 참석하고,
임원회의에도 머리수를 채웠다.
지도대학원생들은 구연과 포스터 발표를 하였고,
발표한 다섯명 중 두명은 우수발표상을 받았다.
만찬도 참여하고, 마지막 총회까지도 참석하였다.
사흘이 지나고 돌아오는 길,
학회장으로 갈 때보다 짐이 더 늘어났지만,
몸은 한결 가벼워져서 귀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사흘동안
낮에는 학자, 밤에는 환자로서 이중생활을 하며
제69회 대한해부학회 학술대회를 마무리하였다.
내년은 어디???? 강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