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시대의 광고 문화 - 글로벌 광고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1. 25.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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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시대의 광고 문화
글로벌 광고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광고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한 제품은 있을 수 있지만 완벽히 글로벌한 인간은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한 문화권의 광고를 다른 문화권에 제시할 때는 표준화 전략과 현지화 전략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글로벌 광고에서 애매한 접근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표준화 전략과 현지화 전략 중 어떤 것이 광고효과를 높일 것인지 사전에 치밀하게 검토한 다음, 글로벌 광고의 여덟 가지 표현 전략 중 하나를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광고의 개념
글로벌 광고란 특정 국가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광고주가 자국 외의 외국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다. 브랜드의 국적이 갈수록 무의미해지고 문화권에 따라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문화적 차이는 글로벌 소비자 행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De Mooij, 2004/2007). 우리나라 기업들도 글로벌 광고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명실상부한 지구촌 시대가 열리면서 글로벌 광고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비교문화연구자 드 무이는 “글로벌한 제품은 있을 수 있지만 완벽히 글로벌한 인간은 있을 수 없다”(De Mooij, 1998)고 했다. 오랫동안 글로벌 광고 전문가들은 광고에서 감성 소구 방법이 이성 소구에 비해 세계인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해 왔다. 이는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 존재한다고 가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특정 문화권의 감정을 다른 문화권에 적용하면 동일한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일찍이 홉스테드는 문화권에 따른 문화적 가치관의 다섯 가지 차원을 제시했다(Hofstede, 1980). 즉 권력 거리(power distance), 개인주의-집단주의(individualism-collectivism), 남성성-여성성(masculinity-femininity), 불확실성의 회피(uncertainty avoidance), 장기지향성(longterm orientation)이 그것이다. 이 다섯 가지 차원은 국가 간 비교 문화의 맥락에서 글로벌 광고 전략을 전개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기본 전제다.
표준화와 현지화
글로벌 광고에서 제기되는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한 문화권의 광고가 다른 문화권에 제시될 때 그 문화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과연 광고주가 의도하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다(김병희, 2006). 사람들이 ‘보는 규칙(the rules of seeing)’을 배우는 보편적인 원칙이란 있을 수 없다. 그것은 자신이 살아온 자연환경과 사회환경에 따라 형성된다. 우리나라 글로벌 광고의 대표적인 사례를 두 가지만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표준화의 경우다. 현대자동차는 ‘소나타 하이브리드’ 텔레비전 광고를 2011년 미국 슈퍼볼(Super bowl) 기간에 집행했다(그림 1 참조). 이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광고 사례 중 표준화 전략을 적용한 경우다. 광고를 보면 구형 TV, 오래된 카메라, 자판기 같은 지금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구식 사물들이 등장한다. 그런 사물들 속에서 현대자동차의 소나타 하이브리드가 혁신적인 차량으로 등장한다. 관중의 환호 소리에 섞여 전화벨이 울리면서 시작되는 광고의 카피는 다음과 같다.
여보세요(hello)
준비··· 그리고(ready and~)
만약 우리가 늘 함께해 온 첫 번째 것에 고착되어 있다면(What if we always settled for the first thing that came along?)
그렇다면 우리는 절대 여기에 있지 않겠죠(Then we never gotten··· here)
안 그래요? 소나타 하이브리드를 소개합니다. 현대(would u···? no···. introducing The Sonata Hybrid. From Hyundai)
그림 1 소나타 하이브리드 광고(표준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 광고도 표준화 전략을 구사했다(그림 2 참조). 커피 한 잔보다 가볍다는 무게를 재미있게 표현함으로써 어느 나라 사람이 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갤럭시탭 10.1의 무게는 570g으로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보다 가볍다는 휴대성을 강조한 내용이다. 한 남자가 갤럭시탭 10.1로 상사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고가 시작된다. 지각한 이 남자는 상사에게 꾸중을 듣는데, 마음이 급해 서두른 그 남자는 맨 마지막에 엘리베이터를 잡아탄다.
그런데 웬걸? 삐삐~ 하며 인원 초과 신호가 울린다.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면 더 늦어지는 상황이라 급한 마음에서 갤럭시탭 10.1을 밖에 있는 남자에게 건네지만 계속 인원 초과 신호만 울린다. 그러자 갤럭시탭 대신 들고 있던 커피를 밖으로 건네자 인원 초과 신호가 울리지 않는다. 안도하는 표정을 지으며 끝나는 이 광고를 보는 외국인들은 갤럭시탭 10.1이 커피 한 잔보다 가볍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 광고(표준화)
둘째, 현지화의 경우다. 베트남에서 집행된 롯데리아 텔레비전 광고는 철저히 베트남이라는 현지의 특성에 알맞게 구성한 글로벌 광고다(그림 3 참조). “사랑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중고생은 물론 가족 단위의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광고에서는 ‘즐거움’이라는 롯데리아의 핵심 가치를 롯데리아의 주력 메뉴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아카펠라 노래로 표현했다.
그림 3 롯데리아 아카펠라 광고(현지화)
이 광고에서는 롯데리아를 베트남의 특성에 알맞은 사랑이 충만한 장소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이 밖에도 캠페인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광고 메시지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널리 전파했다. 베트남 학생들의 사랑과 우정이 롯데리아의 브랜드 가치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대한항공은 전 세계를 선도하는 항공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목표에 따라 표준화 전략을 적용한 브랜드 이미지 캠페인과 지역별 현지화 캠페인을 동시에 전개했다. 현지화의 사례를 보자. 고객들이 자신만의 앞서가는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동시에 항상 새로운 도전을 즐기며, 열린 사고로 자신과 다른 것에 개방적이라는 개인화 마케팅에 치중했다. 아시아 지역에 방영된 광고는 모델이 뉴욕 상공이나 파리 에펠탑 상공에 있거나 비행기 위를 걸어가거나 창에 걸터앉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상상할 수 없는 체험이 기다라고 있다는 소비자 혜택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카피는 현지어와 영어를 병행하거나 영어만 써서 보여 주었는데 영어 카피는 다음과 같다. “전혀 새로워진 스케일의 글로벌 네트워킹의 새 수준을 경험하세요(Experience a new level of global networking··· for life on a whole new scale) 엑셀런스 인 플라잇 대한항공(Excellence in flight, Korean Air)”. 미주와 유럽 지역 방영 광고도 같은 카피지만 비주얼은 현지 사정에 맞게 바꿨다. 이 광고들은 전체 브랜드 캠페인과는 달리 지역의 고객을 모집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대한항공의 광고 이미지는 좋은데 구체적인 취항지를 알 수 없다는 고객들의 불만을 이 광고를 통해 어느 정도 잠재웠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글로벌 광고의 표현 기법
그렇다면 우리나라 브랜드로 글로벌 광고 전략을 전개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프랜즌은 글로벌 광고에서 통용되는 광고 표현 전략을 여덟 가지로 분류했다(Franzen, 1994). 이 분류 기준은 특수 문화권에만 적용되는 에믹(emic) 접근법이 아닌 세계 여러 문화권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에틱(etic) 접근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교문화연구자 드 무이는 20개국의 인쇄 광고와 13개국에서 집행된 5000여 편의 텔레비전 광고를 조사한 결과, 여덟 가지 표현 전략이 국가에 따라 표현 방식은 변해도 모든 문화에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글로벌 광고의 보편적 표현 기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김병희, 2014; De Mooij, 2004/2007; De Mooij, 1998).
공개(announcement) 기법은 사람의 설명에 의지하지 않고 사실을 발표하여 사실이나 모양 그 자체가 상품을 대변하는 가장 기본적인 광고 기법으로 상품 이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진열(display) 기법은 진열대에 상품을 진열하는 것처럼 상품의 주체나 사용법을 보여 주는 방식이다. 연상 전이(association transfer) 기법은 상품의 주체, 대상, 행위를 다른 사물이나 사람 또는 상황 및 환경과 연결하여 브랜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업(lesson) 기법은 광고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며 쟁점을 제시하거나 소비자를 가르치는 방식이다.
드라마(drama) 기법은 두 사람 이상의 상호작용 메시지를 통해 행동의 연속성, 시작, 중간, 해피엔딩으로 구성되는 방식이다. 오락(entertainment) 기법은 직접적인 상품 판매보다 광고 수용자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는 방식이다. 상상(imagination) 기법은 만화, 영화, 비디오 기법처럼 비현실적인 상상 세계를 묘사하는 방식이다. 특수 효과(special effect) 기법은 카메라 효과, 녹음 효과, 비디오 기법, 음악 효과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는 현대적인 테크닉을 활용한다.
이상에서 제시한 여덟 가지 표현 전략은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에서 글로벌 광고 전략을 전개할 때 반드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지구적 차원에서 생각하고 현지에 맞게 행동하라(Think globally, act locally)!”는 슬로건이 글로벌 광고의 금과옥조로 인용되어 왔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 사이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상당수 체결된 지금까지도, 표준화 전략이 맞는지 현지화 전략이 효과적인지 전문가들조차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글로컬’이라는 모호한 표현이다.
하지만 글로벌 광고에서 모호한 접근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표준화 전략과 현지화 전략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일지 사전에 치밀하게 검토한 다음, 앞서 제시한 광고 표현 전략 중 하나를 적용하면 우리나라 기업들도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비상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글로벌 광고 (스마트 시대의 광고 문화, 2015. 11. 1., 김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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