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인명구조대의 역사
안개 끼고 비바람 많은 날, 자주 배가 파선되어 조난 사고가 나는 암초 많은 위험한 바닷가. 몇몇 헌신적인 사람들이 낡고 작은 보우트 한 척, 밧줄, 손도끼, 튜브, 담요 몇 장의 초라한 장비를 갖추고 “작은 오두막 인명 구조대”로 활동하였습니다. 이 작은 오두막 인명 구조대는 조난 당한 많은 사람들을 살려냈습니다.
이 작은 인명 구조대는 점점 유명해졌습니다. 구조 받은 사람들과 그 거룩한 뜻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인명 구조대 위원회를 결성하고 이 보람된 사업을 위하여 돈과 시간을 바쳐 성능 좋은 보우트, 최신식 구조 장비, 구조된 사람들이 평안히 쉴 수 있는 아름다운 건물과 의료 시설을 마련하였습니다.
맨 처음, 위원회는 인명구조의 거룩한 사명감으로 불타올랐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매일 파선되는 것도 아니고, 경치 좋은 바닷가에 세워진 아름다운 인명구조대 건물을 그냥 썩힌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생각되어 평소에는 이 건물을 파티 장소로 임대하여 그 임대 수입으로 더 완벽한 인명구조 장비를 갖추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결정하였습니다. 위원회는 그 수입으로 더 좋은 시설, 더 좋은 장비, 더 아름다운 건물을 증축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위원회 사람들도 바뀌고 인명 구조대의 처음 뜻도 세월 따라 점점 퇴색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갑작스런 일기 악화로 그 해변 앞에서 배가 파선되어 많은 사람들이 조난 당하였으나 인명 구조대 사람들은 한 사람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인명 구조대 건물 안에서는 환히 불 밝힌 채 즐거운 음악 소리와 아늑하고 우아한 분위기에 취한 사람들의 술잔 부딪치는 소리만 들렸습니다.
이 사건 이후 인명 구조대 위원회 안에서 내분이 일어났습니다. 인명 구조대 건물을 본래 목적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사람들과 이 건물은 이제 인명 구조대 건물로 쓰기에는 너무 커졌고 아까우니 인명구조대 건물은 저 만치 따로 세우자는 사람들로 나뉜 것입니다. 투표 결과, 전자의 주장은 여지없이 묵살되었습니다.
인명 구조대 건물을 본래 목적대로 사용하자는 사람들은 위원회 측으로부터 몇 푼의 자금을 넘겨받아 해변 가에 초라한 인명 구조대 오두막을 짓고 새 마음으로 원래의 목적대로 “인명 구조”에 헌신하였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이 새로 생긴 인명 구조대에도 전에와 같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리하여 지금 그 암초 많은 위험한 바닷가에는 아름다운 불빛 반짝이는 클럽 건물로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교회를 비유한 것입니다. 이 세상에 물질적, 정신적, 영적, 불의한 권력, 거센 세속화의 물결에 빠져 조난 당한 사람들을 외면 한 채 아름다운 교회 건물 안에서 끼리끼리 모여 즐기는 교회를 비유한 것입니다. 이 비유가 우리 교회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이 비유가 나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첫댓글 한국교회도 루터와 같은 개혁자가 나와주어야 한텐데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