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다보니 그쪽 방면의 책만 골라 읽게 되는 당연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좀 젊다면 다방면에 걸쳐서 교양을 쌓기 위한 독서를 즐기겠지만 그냥 조급함 때문에 관심분야에 관한 책만 읽게 된다. 그래서 편협한 인간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어쩌랴. 그래서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선택에 폭이 얼마 안 된다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앞에서 베스트셀러 분야에 책을 읽기엔 빨리 가야한다는 조급함과 나에게 앞으로 남은 인생에 도움이 무지 많이(?) 되는 책을 읽어야 된다는 강박증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인 것을... 나보다 한참 젊은 세대에겐 이해가 안될수도 있지만.....( 다 나이들어 보면 알것이다. ^^)
이 책은 나치 대학살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작가는 주로 인종학살이라든다 민족학살....어렵게 말하면 제노사이드에 대해서 꾸준하게 연구해왔고 그 결과물을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그러므로써 일반 독자들이 과거에 일어났던 상상할수조차 없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않길 바라는 일념으로 역작을 발표하고 있다.
먼저 이책을 읽고 나서 들었던 느낌은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다는 것과 과연 이것이 사실일까...혹시 작가가 거짓말을 시키지 않나 하는 것이였다. 믿을수가 없었다....(지금도 그렇다. 다 거짓말 같다.)
난 피상적으로 유태인 600만명이 나치 독일한테 가스실에서 집단으로 학살당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게 쉽게 와닫지 않있다. 그 숫자의 엄청남이...그냥 역사적인 과정에서 일어날수 있는 여러가지 사건들 중에 특별하게 두드러지는 하나의 사건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책을 다 읽고 나선 정말 이건 말도 안된다는 생각에 분노가 들끓었다. 어떻게 인간이란 종족이 그것도 이성을 가지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동물보다 못한 행동( 집단 총살, 가스실에서 집단 학살, 가스차로 집단 학살, 생체설험 등등 )을 그것도 서슴없이 과감하게 저질를수 있었는지...도저히 지금도 납득이 안 가고...이해가 안된다. 정말 이해가 안된다...죽을 때까지도 이해가 안될 것이다. (내가 생각이 짧은가...??)
소위 선진국이고 문명화된 종족이라고 자부하면서 20세기를 이끌어갈 위대한 민족이라고 자부하던 독일과 그 주변국들이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등) 이런 씻을 수 없는, 세상이 뒤집어 엎어져도 죄 값을 다 할 수 없는 일들을 아무런 도덕적, 윤리적 죄책감도 없이 행할 수 있었는지....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더군다나 유대인을 학살로 몰았던 것은 나치만의 계획적인 의도된 살인이 아니었다. 그것은 대다수의 독일 민족과 그 외 주변국가들의 묵인하에 행해졌던 제노사이드(소수 민족에 대한 대 학살)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국민 개개인과 그 외 국가들의 국민들 개개인에게 면죄부를 주기란 참으로 어렵다.
일제 36년을 식민지로 살았던 우리 민족이 끝없이 분노하고 대를 이어서 과거를 되돌아보고 그러면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후진을 양성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우리의 현실을 생각할때, 600만명이나 학살을 당하고도(그것도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 ) 그 모든 것을 과거로 돌려야 하는 민족의 아픔이 얼마나 클 것인가는 쉽게 짐작을 할 수 있다. 과거의 아픔을 기억해야만 하는 우리로써는 유대인들의 아픔이 뼈에 사무치도록 가슴아프게 울리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서 더 나아가서 마땅히 느껴야 하는(?) 공통된 역사적 비극을 가진 우리로서는 유대인과 민족적인 공통분모를 가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역사적 피해를 입은 민족으로써 더불어 아파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고 당연한 의무일 것이다. (비약이 너무 지나친지도 모르겠다.)
선택된 민족이기 때문에 받아야 할 고난인지는 모르지만 유대인들의 삶을 돌아보면 끊임없는 박해와 핍박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그 믿음 하나로 지상낙원을 꿈꾸며 성경의 예언이 이루어지길 희망했기 때문에 그 고난의 시대를 헤쳐왔을지도 모른다. 이교도들과 이민족들의 입장에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고 용납이 안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선택받은 민족이건 선택 받지 않은 민족이건 그런 입장을 떠나서 그래도 사실은 사실대로 인정하고 그들의 과거에 대한 원한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지성인으로서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의 바람직한 자세라는 생각이 든다.
천 년이 지나도 피해를 입은 유대인들에 가슴속에 맺힌 한과 가해자인 독일과 그 외 나라들의 죄 값은 쉽게 역사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희석될 수 없다. 그렇지만 유대인들이 받은 엄청난 피박은 더이상 되풀이 되어선 안되는 엄연한 사실로서 우리에게 여러가지 교훈을 준다.
역사를 돌이켜 보는 것은 더 이상의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급박하게 변하는 오늘날의 세계 정세 속에서 유태인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확실한 단언을 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자기 국가와 민족의 이해 타산에 맞물려서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를 되집어 보는 것이 더 큰 의마가 있을 것이다.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돌고 돌기 때문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자세가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되짚어 생각해 본다.
첫댓글 역사서는 흥미롭게 읽히지만 과거를 되돌릴수가 없다는 사실에 책을 읽으면서도 무척 속상하고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