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은
원래 무서운 규제아래 고행을 위주로 허는 디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근기가 하열한 사람은 위로는
선지식과 선배를 모시고 옆으로는 여러 뜻을 같이 한
도반과 같이 마치 부모초상을 당한 상제와 같은 그러헌 엄숙하고 경건하고 앞뒷을 헤아릴 수 없을만한
절박한 상황 속에서 일분일초 한 생각 한 생각을 단속해나갈 때에 그 사람에게는 커다란 깨달음이 약속이 되는 것입니다.
먹고 입을 것 다 먹고, 보고 들을 것 다 듣고,
온갖 시비에 참견하고, 잡담과 희소로써 그렁저렁 지내가지고서는,
이 무섭고 질긴 생사에 수렛바퀴를 끊고 넘어설 수는
없는 것입니다.
과거에 한량없는 부처님과 보살님네와 조사들이 생명을 걸고 용맹정진 허지 않고서 도를 얻은 분은 단 한분도
안계십니다.
우리가 이 부처님 열반하신 뒤 삼천 년 말세에 태어나서 가뜩이 하열한 근기로서 최상승 활구참선을 할려고
나온 것 이것만이라도 그렇게 기특하고 갸륵할 수가 없지마는,
우리는 거기에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동안에 무엇을 허느라고 이 말세가 되도록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육도를 윤회하고 있는가!
이를 갈아붙이고 가슴이 미어지고 골이 깨어질 것 같은 그러헌 대분심으로써 용맹정진을 하지 아니허면
아니 되는 것입니다.
바른 방법으로 그리고 열심히 정진해서 성취허지
못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부처님과 조사님네들이
한결같이 보증을 허셨습니다.
어떻게 닦는 것이 올바르게 닦는 것이냐?
죽은 참선을 허지 말고 산 참선을 해라.
죽은 참선은 무엇이냐?
중생사량심으로
이리 따지고 저리 따져서 차츰 차츰 알아들어가는 것이 있는 참선,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종합하고 비교해서 ‘아하, 이런 것이로구나.’ 경전이나 조사어록을 틈틈이 보아가면서 차츰차츰 마음에 얻은 바가 있고 알아들어가는 참선,
눈을 감고 공부를 해갈 때 무엇이 마음으로 느껴지고
얻어지고 보이는 것이 있는 참선.
이러헌 참선은 죽은 참선이요
오십육억 칠천만 년(56억 7천만년) 뒤에 미륵불이 출생
헐 때까지 밤잠을 안자고 공부를 한들 이러헌 죽은 참선을 해가지고서는 깨달을 기약이 없다고 조사스님께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왜 그렇게 열심히 경전에 의지해서, 조사어록에 의지해서,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이론을 동원해가지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해나가는데, 그리고 그렇게 마음에 얻어 들어가는 것이 있는데 깨달을 분(分)이 없느냐?
중생심으로 따져서 알아들어간 공부는
아무리 따져봤자, 아무리 따져서 그럴싸한 결론을 얻었다고 했댔자 그것은 중생심에 지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은
결정코 중생심으로 따져서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
것입니다 깨달음’과 ‘아는 것’과는 전연 그 본질에
있어서 다른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산 참선을 해서 깨달을 수가 있느냐?
산 참선’이라 하는 것은
이론이 없고 말길이 없고 들어서 알아 들어가는 그러헌 것이 없고 더듬어 들어가는 것이 없어. 다못 알 수 없는
의심, 꽉 맥혀서 알 수 없는 의단만이 독로해갈 때 이것이 바로, 알아들어가는 것도 없고 보인 것도 없지마는
이것이 바로 ‘산 참선’으로, 그 의심이 더 클라야 클 수
없고 더 골똘헐라야 골똘헐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을 때, 화두를 들랴고 안해도 저절로 화두가 독로했을 때,
그러헌 상황으로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닷새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면 홀연히 의심이 타파되면서
확철대오를 허게 되는 것입니다.
꽉 맥혀야 터질 수가 있는 것이지 새는 디가 있어서 솔솔 새나가면 터질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풍선으로, 풍선을 입으로 불 때
조그마한 바늘구녁이라도 터져서 터진 구녁으로 바람이 새나가면 그 풍선은 아무리 불어 봐도 터지지를
않습니다. 바늘구녁 하나 없이 꽉 맥힌 상태에서 풍선을 불어야 풍선이 점점점점 커져가지고 더 이상 커질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을 때 그 풍선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폭파허게 됩니다.
참선하는, 이 참선을 해서 깨달은 것, 알 수 없는 의심으로 그 의심이 독로해서 꽉 맥힌 상태에서 정진이 되아갈 때에 정말 아무 맛도 없고 재미도 없고 마음에 얻은 바도
없고 수긍헐 것도 없고, 그렇지마는
그렇게 맥힌 상태에서 화두가 독로해나갈 때에
머지안해서 깨달음이 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