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규옥 | 2012-02-06 23:07:16, 조회 : 2,219, 추천 : 214 | |
2월 5일 일요일...
오늘 산빛산악회 등반은 구곡폭포 빙벽등반으로 급하게 정리가 되었다.
8시 10분... 왕십리 역에서 문섭대장과 상미를 만나기로 했다.
거기서 세사람이 만나서 선무형이 사는 아파트로 가서
선무형 차로 바꿔 타고 구곡폭포로 향했다...
구곡으로 가는 차 안에서 선무형에게 이번 겨울 빙벽시즌이 가기전에
체력적으로 아직 무리겠지만 토왕을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오늘 내가 등반하는거 봐서 데려가 주신단다...
사실 가보고 싶어서 한 얘기이긴 하지만 워낙 허당이라
말을 하고도 걱정이 된다... 민폐만 잔뜩 끼치는건 아닌지...
중간에 가평 휴게소에 잠깐 들렸다.
그런데 문섭대장이 갑자기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차를 바꿔타고 오느라 빙벽화를 차에 두고 왔다네...@@
돌아가서 가져 오기엔 너무 많이 와버렸다...
뭐.. 그건 그거고... 아침도 먹고... 커피도 한 잔 하고...
봉화산 입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앞에 있는 매표소에 도착했다...
날씨도 따뜻하고... 바람 없고... 햇살도 좋다.
등산로 입구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받다가 빙벽등반 하려고 왔으면
서약서에 인적사항과 연락처 적고 사인하고 올라가라고 한다.
잘 닦인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니 등산로 한쪽 바위에
경관용으로 10미터 정도의 인공 얼음을 얼려놨다...
등산로를 따라 10분정도 올라가니 구곡빙벽이 보인다.
그때가 10시 좀 넘었나?.. 그랬다...
빙벽엔 등반하는 사람들과 자일이 빼곡하고...
맞은편 조망터엔 빙벽등반을 구경하는 등산객들로 빼곡하다.
역시나 오지랖 선무형은 아는 사람들과 인사하고 소개시켜주기 바쁘다..^^
서둘러 장비를 착용하고 줄을 걸어 보려는데 마땅한 틈을 찾기가 힘들다.
선무형이 선등을 서기로 하고 내가 선무형 빌레이를 보기로 했다.
선무형이 빙벽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줄풀어~!'하면서
빙벽위를 요리조리 헤치고 정상까지 단숨에 뛰어가 버린다...
선무형 등반 시작할때 정상 10미터 아래에 있던 사람은
선무형이 정상에 올라갔을때도 정상을 5미터나 남겨놓고 있었다.
정말로 빙벽에서 뛰어가는걸 봤다... 완전깨갱~!
선무형이 선등을 끝내고 다음으로 상미가 올라갔다.
상미가 잘 올라가다 중간에 다른팀 자일이 내려오고...
그 자일과 등반자 자일들이 꼬이면서
상미가 확보물 회수도 제대로 안되고 본인 자일도 꼬여서
중간에 한참을 애먹었다...
상미 열받아서 짜증내는데 무서웠다~ㅋㅋ
선무형은 선등치고 내려와서 문섭대장에게 병벽화 징발당해서
아주 터를 잡고 구곡빙장을 사랑방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사람 저사람과 어울려 커피 마시고..
와인마시고... 양주 마시고...
아주 편안하게 누운자세로 빙벽등반을 감상하고 계신다..^^
구곡빙장의 폭은 15미터... 높이는 65미터 정도이고 중간에 직상 구간도 있어서
초보자엔겐 높이나 난이도가 약간 부담은 되겠지만 자연폭의 느낌을 느껴보거나
빙벽연습을 하기엔 아주 좋은 장소처럼 보였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등반중이라 안전상의 이유로
폭포옆 바위면으로 하강을 해야 했는데 하강자일이 16~18미리 정도의
스테틱 자일(줄다리기 할 때 쓰는 자일보다 가는자일)이라
튜브형 하강기엔 아예 들어가지도 않고...
구멍이 큰 8자 하강기에만 자일이 겨우 들어가는데 자일이 굵어서
잘 빠지지 않아서 하강에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 자일마져도 길이가 약간 짧아서
바닥에 닿지 않고 빙벽 사면으로 내려오게 되있는데 마지막엔 엄청 조심해야 했다.
하강하고 나니 온몸엔 온통 자일부스러기로 하얗다...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등반시간보다 하강 대기하고 하강하는 시간이 더 걸린다...
하강... 완전짜증... 시간도 많이 걸리고 바위면을 크램폰을 신고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라 크램폰도 많이 상한다...
점심시간이 되었는데도 마땅히 자리잡고 점심을 먹을만한 장소도 없고
얼른 등반할 요량으로 점심도 거르고 등반을 했다.
등반 중간에 선무형이 가져온 와인도 마시고 올라가고..
또 조니워커 한 잔 마시고 올라가고..
술을 마셨더니 속이 좀 뜻뜻하고 좋긴한데 평소에 술을 거의 못마시는 내가
음주 등반까지... 산빛와서 폐인이 되어가는 느낌이다..ㅋㅋ
상미 등반하는 모습을 보니 얼음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한것 같다.
이제 자신감 있게 슥~슥~ 잘 올라간다.
대장 역시 등반감이 있어서 자세보다는 실전 빙벽등반의 노련함이 보인다.
선무형은 그야말로 빙신의 경지인것 같고...이거 욕 아닙니당~ㅎㅎ
얼음의 신이라는 뜻의 빙~ 신..ㅋㅋ
3시가 넘어서 등반을 마치고 장비를 챙겨서 하산을 했다.
점심 겸 저녁은 가까운 인경형님의 삼봉푸줏간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인경형님 식당으로 찾아갔더니 너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인경형님도 가까운데서 빙벽하는걸 알았으면 같이 등반을 했을텐데 하시면서 아쉬워 하셨다.
우리는 꽃등심을 시켰는데 시킨것보다 훨씬 많은 양을 주셨다.
그 뿐 아니라 육회에... 갈비살에... 해장국에... 된장찌게에... 밥에... 냉면에...
4명이서 배가 터지게 포식을 했다.
인경형님은 자상하게도 손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옆에서 고기를 구워주시고
일일이 잘라주고.. 이것저것 열심히 챙겨 주셨다.
고기 맛도 너무 좋았고 음식들이 하나같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그리고 우리가 가게를 나설땐 집에가서 먹으라고 포장한 찌게거리를
바리바리 안겨 주셨는데 계산을 하려고 하자 오늘은 내가 산다시면서
극구 식사비도 안받으셨다... 얼추 계산해도 20만원은 될거 같은데...
인경형님 찾아가 민폐만 잔뜩 끼친건 아닌지 죄송하다..
그래도 인경형님덕에 아주 맛있는 고기와 음식…
양손까지 무겁게... 제대로 호강을 했다… ^^
인경형님~ 너무 감사드립니다~ 형수님께도요~^^
인경형님 식당에서 다들 한잔씩 해서 양대리가 대리운전을 했다.
다행히 서울까지 오는동안 차가 막히지 않아서 금방 도착했다.
서울에 도착했더니 7시 30분쯤 되어 있었다...
그냥 헤어지지엔 참으로 뭣한 시간이라 순학형님께 전화를해서
왕십리에서 뒷풀이가 벌어졌다... 거기서 짧은시간에 소주와 맥주.. 소폭까지
나는 무지 취했다... 한 잔 더 하자는 순학형님을 뒤로 하고 집으로 향했다.
요즘은 등반 끝내고 뒤풀이를 하면 왜 그렇게 한 잔 더 하자는 말을 뒤로 하고
집으로 향하게 되는지...^^;
아마도 산빛의 정이 아닌가 싶다..^^
내가 말술이면 다들 붙들고 밤새 마실텐데~ ㅎㅎㅎ
아직 폐인이 덜 된 관계로...ㅋㅋㅋ
오늘 하루도 정말 즐겁고 행복한 등반이었습니다.
P.S : 구곡폭포 -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산 5번지(봉화산 520m)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2-12-08 2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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