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스는 주먹쥔 손을 들어올렸습니다. 이에 분대원들은 조용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프라이스는 분대원들이 준비된것을 확인하고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그가 쏘자 분대원들도 발사하였습니다. 한동안 요란한 총소리와 초연냄새만이 공간을 가득메웠고 열명의 적은 끽소리도 못한채 사살당했습니다. "소프, C4 깔고와." 그는 소프에게 C4를 건네주었습니다. 소프는 불만이 많았지만 그냥 참고 재빨리 C4를 설치했습니다. "2명씩 짝지어서 합류포인트에서 다시 만난다." 분대원들은 각자 짝지어 흩어졌습니다.
로우 프라이스 상사는 '에볼릭 스토커즈' 파벌의 타격2팀 조장입니다. 그의 나이는 50을 넘겼습니다. 그러나 매우 팔팔하다못해 맨손으로 20대의 팔팔한 젊은이들의 목을 딸수있을 정도의 체력을 자랑합니다. 그는 아무리 무거운 군장을 매더라도 지치지 않으며, 근접전의 달인이기도 합니다. 혹자는 사격솜씨는 다소 떨어진다고 하지만, 그는 이미 보통병사의 그것과는 수준이 다른 명중률과 센스를 지닌탓에 결코 그렇게 판단해선 안됩니다. 5.56mm는 어떻게 빗나갈수 있어도 그의 M203은 자비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포칼립스 초기에 사람들은 사냥개에 몰리는 토끼와 같은 신세였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문명을 상실한 고통과 혼란에 의해 다들 한동안 짐승의 그것과 비슷한 생존본능만을 따를 뿐이었고, 단일지역에서 너무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좀비가 되어 생존자들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었으며, 사람들을 지도할 기관이나 개인이 없는탓에 조직이란것을 구성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조건의 결과는 좀비와의 전투에서 조직적인 공격전술과 방어전술을 구사할수 없는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좀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완력과 체력과 생명력을 지닌탓에 일반인들은 그들을 결코 1:1로 이길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그저 하릴없이 저항하다가 운이좋았던 소수는 살고, 운이나빴던 다수는 죽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포칼립스 초기인류의 생활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변혁은 인류를 향해 손짓했습니다. 최초의 변혁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일어났습니다. 평범한 은행원이었던 '알렉산더'가 아테네시 곳곳에 흩어져있던 사람들을 규합해내는 기적을 실현시켰던 것입니다. 그들은 아테네시 그리고 다른 그리스 지역의 사람들을 규합했으나 그래봤자 300명이라는 초라한 규모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알렉산더는 잠시 절망에 빠지기도 하였으나, 곧 이를 떨쳐내고 사람들을 무장시켰습니다. 이들은 그나마 흔하게 널려있던 공사장의 쇠파이프나 목공소에 굴러다니는 기다란 잡목들을 주워다가 끝을 뾰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방진을 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내 그들은 자기자신들을 '네오 스파르탄'라 칭하였습니다. 붉고 빛나는 갑옷을 입은 고대 스파르타병사들과는 거리가 먼 꾀죄죄한 난민의 모습을 하긴했어도, 300이라는 숫자와 그들의 혈통은 그들의 전투의지를 끌어올렸습니다. 무장이 끝나자 알렉산더는 방진훈련에 매진하였고, 어느정도 훈련이 끝나자 군기지들에 공격을 시도하여 각종 무기를 탈취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작전에 돌입한 300명의 스피어월은 좀비들을 가차없이 군기지에서 몰아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들은 그 무기들과 방진을 바탕으로 군기지들과 각종 물류창고들을 정복해나갔습니다. 그렇게 '네오 스파르탄'은 성장하였고, 세계 곳곳의 파벌들 또한 점차 조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에볼릭 스토커즈' 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성장한 파벌입니다. 창립자는 그레이엄이라는 전직 SAS 장성입니다. 그는 장성다운 조직력과 SAS장비 그리고 SAS요원들을 동원하여 좀비소탕작전을 벌이면서 버밍햄의 한 군기지를 기반으로 에볼릭 스토커즈를 조직했습니다. 이들은 SAS다운 실력으로 생존자들을 보호하고 구출해냈습니다. 이에 사람들은 구름같이 에볼릭 스토커즈에 편입되었습니다. 다른 폭주족 혹은 훌리건떼같은 파벌들은 영 미덥지못한데다가 오히려 좀비보다 더 잔악한 면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국은 유난히 파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좀비가 사람보다 열세에 있는 유리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다만, 아포칼립스 이전의 권태와 억압되었던 분노가 아포칼립스 이후로 폭발하면서 그들은 훌리건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훌리건들은 머리를 모호크식으로 깎고, 카오스 언디바이디드 문양을 문신하고, 도끼로 좀비와 다른 인간들의 머리통을 깨부수는 것을 즐겼습니다. 심지어 '컬티스트'라는 부류들은 4가지종류의 기괴한 신을 믿는 행태까지 보였습니다(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드게임회사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강력하고, 매우 잔혹하며, 일상에 매몰된 채 권태와 비만에 시달리던 아포칼립스 이전의 인간과는 무언가 다른것이 되어버린 사람들이었습니다.
에볼릭 스토커즈는 결코 훌리건들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전직군인들이었던 그들의 눈에 훌리건들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해치는 제거대상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훌리건들에게 전쟁을 선포하였고, 그들의 특기를 살려 암살과 사보타지로 훌리건들의 근거지를 하나하나 제거해나갔습니다.
로우 프라이스 상사는 이 분야에서 손꼽히는 솜씨를 발휘하였습니다. 그의 타격2팀은 6명밖에 되지 않았으나, 벌써 7개의 근거지를 C4로 날려버렸습니다. 그 작전들 하나하나 훌륭하지 않은것이 없었지만, 특히 '올빼미 학살' 작전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전설이 되었습니다.
그날 프라이스와 소프는 '나이트 아울'의 차고로 잠입하였습니다. 나이트 아울은 야간기습을 특기로 하는 훌리건들이었는데, 특히 자동차를 많이 가지고 있는 덕분에 한밤중에 생존자마을로 쳐들어와 약탈한 후 해가뜰때쯤에는 다시 도망가는 매우 악명높은 자들이었습니다. 에볼릭 스토커즈의 수장 그레이엄은 이들을 매우 경계하였고, 결국엔 그들의 차고를 사보타지하여 자동차들을 모조리 다 파괴할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 작전은 누가 보다라도 무모해보였던 탓에 그 누구도 작전에 참가하려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프라이스는 결국 빡쳤고, 불쌍한 소프를 데리고 차고에 오고야 말았습니다.
잠입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모르게 조용히 침투했습니다. 비록 경비병 세명이 골치아픈위치에서 버티고 있었지만 프라이스는 그들의 목숨을 가차없이 앗아갔습니다. 프라이스와 소프는 C4를 연료저장탱크에 깔아서 차고를 날려버릴 생각이었습니다.
"하. 이자식들. 이거 벤틀리잖아!" 프라이스는 그답지않게 놀란 기색을 보였습니다.
"아. 맞는것 같습니다."
"이런. 영국의 자존심을 이딴꼴로 만들다니. 이 자식들은 도저히 영국인이 아닌것 같단말야. 아니, 인간도 아니지! 그렇지, 소프?"
"에... 글쎄요. 우리도 딱히 다르..." 프라이스는 그순간 소프에게 알밤을 먹였습니다.
"에라이 자식아! 그러고도 니가 SAS냐! 아무리 우리가 드러운 일을 많이 했다고해도 어떻게 이자식들이랑 같다니! 제정신이냐?"
"아, 아닙니다!"
"뭐? 너 미쳤냐?"
"아, 아닙니다!"
"야, 나한테 거짓말하냐? 방금전엔 제정신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다'라고 말했지 않았냐?"
"아, 아닙니다!" 프라이스는 소프의 엉덩이를 걷어찼습니다. "하앙. ♡"
"그럼 뭐냐?"
"뭐냐니.. 무슨?"
"대체 뭔소리를 했냔 말이다!"
"아... 하앙?"
프라이스는 다시 소프의 엉덩이를 걷어찼습니다. "읏흥. ♡"
"됐다. C4나 깔아."
그들은 다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때, 차고뒤에 짱박아뒀던 잡지를 다시 파내던 훌리건한명이 이소리를 들었고, 훌리건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차고로 몰려들었습니다.
"야이, ----. 우리 -됐다. 소프! 벤틀리 문좀 따!"
"왜요?"
"왜긴 왜야? 타고 나가야지!"
소프는 문을 따기 시작하였으나 워낙 개조가 많이된탓에 잘열리지 않았고, 훌리건들은 문간에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프라이스는 얼굴이 붉게 상기되며 분노하였고, 그의 M203 이 증오를 내뿜기 시작했습니다.
"야이! ---들아! 내 탱크만 있었으면 네놈을 다 밀어버리겠어!"
고요했던 차고는 순식간에 총성으로 가득찼고, 그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건 훌리건들과 프라이스의 분노에 찬 함성뿐이었습니다.
"죽이고! 찢고! 태워!" "죽이고! 찢고! 태워!" "저놈의 해골을 따서 쿠른님께 바치겠다!"
"야이 계집애같은 ---들아! 이거나 먹어라!"
프라이스의 5.56mm 와 다목적고폭유탄은 훌리건들을 찢어발겼습니다. 신기하게도 프라이스는 절대 총에 맞지 않았습니다. 뭔가 보정을 받고있는것도 같았습니다. 그렇게 한참 죽이던 중 소프는 드디어 문을 땄고, 그들은 차를 몰고 차고에서 뛰쳐나왔습니다. 프라이스가 운전대를 잡고 소프가 차에있던 기관총을 잡고 쏴댔습니다. 그러자 훌리건들도 차를 몰고 그들을 뒤쫓았습니다. 이에 소프는 훌리건들의 차를 마구 쏘아댔습니다. 사태는 긴박하게 흘러갔고, 훌리건들의 차는 기관총탄에 터져나갔습니다. 심지어 어떤 훌리건들은 길가에서 총을 쏘아댔고, 소프는 눈앞이 붉게 변했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하면서 대충 내키는대로 쏴댔습니다. 이들은 결국 기지의 바리케이트를 부수며 탈출했고, 시간이 다 된 C4는 대폭발을 일으켜 차고를 날려버렸습니다. 그리하여 나이트 아울은 점차 쇠락해버렸습니다.
이 사건으로 프라이스는 '앵그리 올드'라는 명성을 얻으며 전설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어떤팬들은 2차대전사진에서 그를 닮은 이름없는 영국병사를 찾아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들은 프라이스를 2차대전부터 살아온 어떤 초인같은것으로 여겼지만, 프라이스는 그게 무슨 계집애같은 소리냐며 그것을 일축해버립니다.
그렇게, 프라이스와 불쌍한 소프는 오늘도 어딘가를 폭파하고 있습니다.
...
한편, 소프에 관한 이상한 소문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소프가 홍콩바에 가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고합니다. 그가 이러한 차림으로 형광봉과 붉은색조명탄을 가지고 갔다고 하며, 몸에 로프를 묶은 모습이 꼭 거북이의 등껍질과 같았다고 합니다. 대체 그는 왜 이런 차림을 했을까요? 특히 조명탄은 대체 무엇에 쓰려했을까요?
또 어떤사람은 소프가 이상한 옷을 입은 모습을 봤다고도 합니다.
이것으로보아 소프는 정말 홍콩바에 다니는것이 맞는것 같습니다. 본인은 매우 강하게 아니라고 말하지만요.
...
아... 하얗게 불태웠습니다. ㅋㅋ
첫댓글 대위에서 상사로 강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깨알 콜옵 드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