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자앙(陳子昻)-계구람고증노거사장용(薊邱覽古贈盧居士藏用)(계구에서 회고하며 노거사 장용에게)
南登碣石坂(남등갈석판) 계구 남쪽에 있는 갈석 언덕에 올라
遙望黃金臺(요망황금대) 멀리 황금대를 바라본다
丘陵盡喬木(구릉진교목) 구릉은 온통 교목으로 덮였는데
昭王安在哉(소왕안재재) 연소왕은 어디에 있는가
覇圖悵已矣(패도창이의) 천하를 제패하려던 그의 뜻도 슬프게 끝나버렸으니
驅馬復歸來(구마부귀래) 말 몰고 다시 돌아간다
*진자앙[陳子昻, 661~702?, 자는 백옥(伯玉)]은 굴안 토벌에 종군했던 일이 있던 시인으로 이백, 두보 등 성당(盛唐) 시인의 선구자 역할을 하였고 문장에 뛰어났으며 서예에도 일가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위 시는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인데, 시인이 무유의武攸宜의 작전참모로 거란契丹(굴안)을 토벌하러 갔을 때, 시인은 단기 결전을 주장하여 그 책임자로 자신을 임명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실의 속에서 옛 연나라 유적을 찾아보던 중 어진 이를 후대했다던 연소왕燕昭王을 생각해 보고, 자신은 어진 왕을 만나지 못해 재주를 인정받지 못하고 포부를 펼칠 수 없음을 탄식하며 지은 시라 합니다.
*형식 : 오언고시(五言古詩)
*薊丘(계구) : 전국시대 연燕 나라 도읍이 있던 곳으로 지금의 베이징北京 동쪽 계현薊縣(=漁陽)에 있는 고원지대, 지금은 토성관이라 함
覽古(람고) : 고적을 찾아가 회고에 잠기다
盧居士藏用(노거사장용) : 거사는 벼슬하지 않은 사람, 뒷날 노장용은 진자앙의 문집을 간행했다.
碣石坂(갈석판) : 계구 동남쪽에 있는 언덕갈
黃金臺(황금대) : 갈석판 부근에 있는 대, 연소왕燕昭王이 지은 누대樓臺로 이곳 대臺 위에 황금黃金 천금千金을 쌓아두고서 천하의 현사賢士들을 초빙했다고 한다.
喬木(교목) : 큰 나무
昭王(소왕) : 중국 전국시대의 연燕나라 군주인 소왕昭王(BC311년~BC279 제위)을 가리킨다. 본명은 희직姬职이고, 정식명칭은 연소양왕燕昭襄王이다. 줄여서 연소왕燕昭王, 재위 기간 중 곽외郭隗와 추연鄒衍, 낙의樂毅 등 전국에서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여 부왕父王 때 제齊나라의 침공으로 잃었던 땅을 되찾기 위해 오국五国과 연합하여 제나라를 공격하여 제나라 70여 성城을 점령하는 등, 연나라를 부국강성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전국을 통일하여 패왕覇王이 되지는 못했기 때문에 5구와 같은 표현이 나온 것.
覇圖(패도) : 천하를 제패하려는 야심.
悵(창) : 탄식하는 모양
첫댓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친다는 말이 있지요....
옛날의 아름다운 고사가 지금은 많이 퇴색 되어
사리사욕만 탐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네, 회장님 말씀처럼 사마천의 사기 중 자객열전 예양열전 중
士爲知己者死, 女爲說己者容(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여인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얼굴을 단장한다.는
유명한 말이 있지요.
가끔은 옛 시절이 더 좋았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