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에 / 시인 박상희
가슴에 담아두어 답답함이었을까
비운 마음은 어떨까
숨이 막혀 답답했던 것들
다 비워도 시원치 않은 것은
아직 다 비워지지 않았음이랴
본래 그릇이 없었다면
답답함도 허전함도 없었을까
삶이 내게 무엇을 원하기에
풀지 못할 숙제가 이리도 많았을까
내가 세상에 무엇을 원했기에
아직 비워지지 않은 가슴이 남았을까
돌아보면 후회와 어리석음만이
그림자처럼 남아 있는 걸.
또 한해가 가고
나는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출처] 12월의 시(詩) 모음|작성자 KIM SEONG GYUN
https://www.youtube.com/watch?v=OKpuutrAf0Y
어 춥다
종일 영하권
겨울의 중심에 들어섰나?
톡보내고 났더니 밖은 아직도 캄캄
기온 뚝 떨어져 활동하기 싫어 다시 잠자리로
일어나니 여덟시
얼른 밥 지어 한술 하자고
시래기 된장국도 끓이고 갈치도 한도막 구웠다
밥 뜸 들이는 사이 간한 배추를 한번 뒤집어 놓잔다
밑에 있는 배추는 간해졌지만 위에 있는 배추는 간물이 덜 들어갔다며 위아래를 뒤집어 놓는게 좋다고
통에 수북히 쌓인 배추가 간물에 절여져 쑥 줄어들었다
세 통으로 나누어 간한 걸 두통으로
위아래를 섞어서 다시 눌러 놓는다
오후에 건져 놓았다가 씻으면 된다고
매년 김치 담지만 난 이런건 전혀
집사람이 알아서 하니까 그저 그런가보다라고만 생각
내가 알아서 도와주지 않으니 집사람이 고생 많다
뭐 어쩔 수없지
된장국과 갈치로 밥 한그릇 뚝딱
배추시래기 된장국 맛이 좋다
요즘 배추시래기가 많으니 자주 끓여 먹어야겠다
고화백 전화
김장소에 넣을 파 사과를 살 수 없냐고
알아 보겠다고
상품권도 바꿀 겸 일을 보고 오자니 집안일 하고 나서 나가는게 어떠냐고
서울 처형이 강진서 버스로 광주와 다시 버스 갈아타고 장성 온다 했으니 그 시간 맞추어 나가 일보자고 한다
그도 괜찮겠다
집사람과 김장소에 쓸 대파와 갓 미나리 당근 무 등을 다듬었다
당근과 무는 많아서 일부를 신문지에 싸서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 보관해 두었다
겨울철에 무나물도 해먹고 청국장 끓여 먹으면 좋겠다
뒤처리까지 하고 나니 11시
나가서 일보고 처형모시러 가자고
에덴사과농원에 가니 문이 닫아져 있다
오늘은 사과를 팔지 않나 보다
집사람은 우체국 들러 일보고 난 신협 들러 상품권을 바꾸었다
이달과 12월 달은 일인당 70만원까지 상품권을 바꿀 수 있단다
이때 바꾸어야 10%라도 할인할 수 있겠지
사거리농약사에 들러 상품권으로 닭 후기사료 한포대 샀다
닭장 하우스 안에 있는 병아리와 기러기 새끼는 당분간 사료를 먹이는게 좋겠다
그래야 저 녀석들이 몸집 불려 겨울을 날 수 있을 것같다
서울 처형이 광주에서 장성 오는 버스를 탔다길래 바로 읍내 터미널로
터미널에서 10분 정도 기다리니 차에서 내리신다
동생 김장 도와주러 강진에서 버스 갈아타면서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다
그래 이런게 형제 정이겠지
처형이 무릎아프다며 기독의원에서 주사 맞고 갔으면 하길래 바로 기독의원으로
다행히 점심 시간 5분 전에 도착하여 접수할 수 있어 치료를 받았다
점심 먹고 들어가자니 집에 가서 식사하잔다
시래기 된장국과 얻어 온 김장 김치로 점심 한술
집에서 먹는게 더 맛있다신다
뭐 한 일도 없는데 눈이 감긴다
낮잠 한숨 푹 자 버렸다
처형과 집사람은 나가서 다듬어 놓은 김장소를 씻는다
미리 씻어 놓아야 내일 김장소를 만든다고
오늘 배추 씻어 놓았다가 모레 김장 버무리면 되겠단다
일요일 날 한다더니 처형 오니까 하루 앞당겨야겠단다
사 온 사료를 닭장에 정리한 뒤 한주먹 주었더니 잘 먹는다
이번까지만 사료 사 먹이고 다음부턴 싸래기로 주어야겠다
야외솥에 불을 때 명태 머리를 삶았다
여기에 무와 대파뿌리를 함께 넣었다
이렇게 육수 만들어 김장하면 더 맛있단다
대덕으로 침맞으러 갈 시간
집사람에게 가자고 하니 크게 아프지 않다며 처형이랑 김장준비나 하겠다면서 나만 다녀오라고
처형이 계시니 함께 있으려나 보다
불한부석 더 몰아 넣고 대덕으로
고화백 전화
침맞으러 왔는데 이회장이 안계신다고
어? 이 시간이면 오셨을 건데...
문자 확인해 보니 이회장 문자가 없다
무슨 일 있나 하여 전화해 보니 광주 다녀오느라 늦었다며 곧 도착한단다
이회장 집 앞에서 고화백을 만났다
오랫동안 해외 여행하셔 여독이 아직 풀리지 않았을 것같은데 건강해 보이신다
즐겁게 잘 다녀 오셨단다
이회장님도 바로 도착
같이 침맞는 현미씨와 김사장도 왔다
난 고관절이 아프며 다리쪽이 절절 거린다고
지난번 침 맞고 난 뒤에 별 효과 없이 더 아프다
한참동안 아프지 않고 있다가 다시 아픈 원인이 뭘까?
침을 꽂으니 아픔이 바로 사라진다
이거참
절절한 것도 그 근처에 침을 꽂으니 짜릿하면서 그 기가 없다
이랬음 좋겠는데 침을 빼고나면 다시 아프니...
차타고 집에 오는데 벌써 아파오기 시작한다
김장돕는다며 배추 나르고 이것저것 하며 나도 모르게 몸을 써 그럴까?
좀이라도 무거운 걸 들 수가 없다
집사람과 처형은 간한 배추를 씻어 차곡차곡 쟁겨 놓았다
이래야 물이 쏙 빠진단다
오늘밤 춥다니 비닐을 덮고 그 위에 포장을 덮어 놓았다
간한 배추가 얼어버리면 김치맛이 없단다
이것저것 하고 나니 어느새 다섯시가 훌쩍 넘었다
문사장 전화
저녁에 별 일 없냐고
다른 일 없다니 숭어회에 막걸리 한잔 어떠냐고
나야 오케이
막걸리는 있으니 사오지 말라했다
하루일과 대충 정리
틈나는 대로 정리하는게 좋다
문사장이 숭어를 가져왔다
택배로 시킨건데 아직 포를 뜨지 않았다
문사장이 포를 뜨고 뼈와 머리로 지리를 끓였다
오랜만에 숭어회를 먹으니 맛있다
숭어회에 막걸리 한잔
집사람이 지리를 맛있게 끓여 내왔다
거기에 밥까지 한술
오랜만에 숭어지리를 맛있게 먹었다
유트브에서 드라마보다 오늘도 잠자는 시간을 놓쳐 버렸다
머리에 남지도 않는 드라마를 갑자기 왜 좋아하지
싸락눈이 살짝 내렸다
님이여!
벌써 일년을 마무리 짓는 매듭달이 문을 열었습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은 나만의 생각일까요?
그러나 올해도 한 달이나 남았습니다
년초 계획했던 일들 하나하나 마무리해 가시면서
이 달에도 님의 따뜻한 사랑으로 주변에 늘 훈훈함이 흐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