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251127464
보통 색이 인간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말할 때
A색 물체는 A색 파장만 반사한다는 말을 주로 쓰는데,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파장은 그냥 색 같은 건 알빠노 하고 들어갔다가
어잇 쉽ㅎrㄹ 뭐야 하고 튀어나올 뿐,
각각의 파장을 색으로 인식하는 것은
진화를 통해 발전한 눈이 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눈이 어떻게 색을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같은 파장이라도 인식이 가능한 색과
가능하지 않은 색이 있다.
적록색각 이상이 있어 사람과는 색이 달리 보이는
강아지나 고양이의 눈이 좋은 예이며,
인간 중에서도 원추세포나 뇌의 이상으로
다수와는 다르게 색을 인식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그러한 증상을 색각 이상이라고 하고,
색각 이상은 색맹과 색약으로 구분된다.
인간의 눈은 아주 똑똑하게도
원추세포가 인식하는 색을 적, 녹, 청으로 나눈 뒤
각각 파장에 따라 에너지 흡수도를 다르게 한다.
그럼 뇌는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음 이 정도 흡수했으니 대충 이거군'하면서
머릿속에서 색을 보정해 결정한다.
한 종류의 원추세포는 대략 100개의 색을 구분하기에,
세 원추세포를 통해 구분할 수 있는 색은
이론상 100^3=1,000,000가지이다.
이 중 원추세포 종류 하나가 없으면
색 감지를 두 원추세포로만 해야 하므로
구분할 수 있는 색이 100^2=10,000가지로 줄어든다.
즉, 아예 감지할 수 없는 색이 존재하며, 이것이 색맹이다.
청, 녹, 적 원추세포 중 2개 이상이 없거나
아예 없으면 세상이 흑백으로만 보이며,
이러한 색맹은 전색맹이라고 부른다.
색맹의 대부분은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녹색맹과
붉은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적색맹으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흔히 적록 색맹이라고 묶어서 부르는 그것이다.
(빨간색&초록색을 서로 잘 구분하지 못하는 건 같기 때문)
이들은 청색 원추세포가 색을 최대한 보정하여
청색-노란색 스펙트럼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다만 세상에 있는 색은 너무 다양하므로
적록색맹에게 여러분의 얼굴이
아바타 외계인 OR 황달처럼 보이진 않는다.
좋은 예시로 우측 위는 적색맹(약),
좌측 하단은 녹색맹(약),
우측 하단은 청색맹(약)이 보는 그림이다.
그림을 보면 푸른빛이 돌긴 하지만
색이 어느 정도 구분된다는 건 감지할 수 있다.
(전색맹은 흑백에 밝기 차이만 있겠지만)
반면, 색약은 원추세포가 모두 존재하긴 하는데
그 중 하나 이상의 원추세포가 감지하는 파장의 범위가
다른 원추세포 쪽으로 쏠린 상태이다.
즉, 스펙트럼 한가운데의 원색은 잘 감지하지만
가장자리로 가 원색에서 벗어나거나 톤이 달라질수록
색들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원추세포의 기능 자체는 존재하는 만큼
감지할 수 있는 색은 색맹보다 많고,
미묘한 색이 섞여있을 때
두 색 간의 차이를 잘 눈치채지 못할 뿐이다.
(완벽한 설명은 아니지만)
비색각 이상자와 색맹 사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색맹과 색약은 비색각 이상자보다
색이 서로 비슷하게, 구분하게 보다 어렵게 보일 뿐이다.
이들은 살아가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세상에 널린 그 '비슷한 색'들을 기억하고 구분한다.
그러나 색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하는 직업
(항공, 철도, 특수부대 등)을 가질 수 없는 등
일상생활에서는 여러 애로사항을 겪는다.
하지만 어쩌면 가장 큰 애로사항은
색맹과 색약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왜곡된 인식일지도 모른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앞으로 서로의 눈을 이해하고
문제가 아닌 차이임을 인식하는
멋진 사람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끝-
첫댓글 오 흥미롭다..
색약 은근히 많더라 울아빠도 색약이라 한번 물어봤는데 가을에 단풍든 풍경을 보면 색깔이 잘 구분이 안가서 안예뻐보인다더라고
난 연핑크 연보라랑 연보라 하늘색 이게 잘 모르겠어. 같은 연한색이라도 톤에 따라 어떤건 구분 가능하는하고... 보라색이 빨강 파랑 섞인 색이잖아 빨강이 많이 들어간 보라는 안 헷갈리는데 파랑이 많이 들어간 보라는 네이비랑 구분이 힘들거나 거기에 흰색이 들어가서 연보라가 되면 어려워짐.